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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늦겨울

겨울밥상의 꽃! 대보름밥상2 (오곡찰밥)

음력대보름에 먹는 대보름밥상, 오곡찰밥편입니다.

5가지 잡곡을 넣고 찹쌀로 밥을해 9가지나물과 함께 먹습니다. 여기에, 참기름과 들기름 발라 바삭하게 구워낸 곱창돌김을 곁들여 쌈싸먹습니다. 나물의 가짓수도 잡곡의 가짓수도 각자의 집에 맞게해서 먹으면 됩니다.

중요한건, 겨울부터 봄까지 꾸준하게 묵나물과 잡곡을 먹는 버릇을 들이는 것입니다. 


대보름날은 그렇게 먹어온 겨울밥상을 한자리에 모아두고 작년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는 그런날입니다.

묵나물은 작년한해 말려왔던 나물들을 손질하고 나물로 만들어내며 작년한해의 우여곡절들도 떠올려보고 새해에는 복된날들로 가득차길 기원합니다. 잡곡또한 작년 가을에 수확한 잡곡들을 밥에 곁들여 먹으며 밥의 소중함, 잡곡의 소중함을 채워냅니다. 

이런 마음들이 가득차야 복이 넘치는날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그간 가을부터 겨울내내 잡곡밥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잡곡은 주식쌀을 제외한 모든 곡물을 포함한 말입니다. 땅이 한작물만 대거 키우면 땅도 금방 망가집니다. 그래서 잡곡은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멋진식재료입니다. 땅을 비옥하게 하는 식재료는 당연히 몸도 튼튼하게 해줍니다. 잡곡사랑은 우리땅과 우리몸을 가꾸는 일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잡곡생산량은 5% 정도를 선회하고 있어 식량자급율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수입산곡물로 연명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우리몸은 건강을 잃었다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건강'은 사회적조건과 환경으로부터 담보받는 것이기때문입니다. 


풍성한 잡곡이 생산되는 나라, 그 땅에서 수천년살아왔는데 1990년대들어 수입정책으로 인해 정부수매제도도 없어지고 대량수입산에 가격보장이 안되어 생산농가가 파탄났습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대보름 밥상'을 마주하는건 너무나 슬픈일입니다.

거기다가 수입산잡곡으로 한해 복을 기원하는 대보름밥상을 차려야한다면 더더욱 비참한 일입니다. 


그래서, 대보름밥상은 한해 복을 기원하는 그 마음에, 우리땅에 우리잡곡이 보다 많이 생산될수있는 사회적여건과 풍토를 마련해야함을 간절하게 담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대보름 즈음하면, 수입산잡곡이 더 넘치고 국내산과 섞어 속여파는일도 넘치게 생겨납니다. 

잡곡은 가을에 수확하니 가을철 내내 알뜰하게 하나씩 구입해서 밥상을 차려내면 좋습니다. 


우리나라 잡곡은 그 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콩만해도 그러하고 팥, 조, 수수,기장, 피 도 종자별로 무수히 많습니다.

워낙 땅이 좋아서 수천 수만가지의 품종을 가졌으나 일제강점시절 종자를 빼앗기고 미군정시절에 또 종자를 빼앗겼고 60-70년 대량생산에 목을 메다 개량종으로 생산풍토가 바뀌면서 토종잡곡들도 그 맹맥을 잇지못하고 소수에 의해 아름아름 씨(종자)를 나눔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척박한 풍토속에서도 종자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고, 여전히 우리잡곡을 매해 심고 거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보름날은 그들이 축복받는 날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먹는 우리들은 그들이 수확하는 가을부터 꾸준히 사다가 겨울밥상부터 봄밥상까지 채워내는 일을 기꺼이 흔쾌히 해내는 거.

그런 마음들이 모여 모여, 우리땅에 잡곡이 사라지지않게 하는것.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대보름날을 맞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해내야하는 '복'의 간절함이 아닐까. 



잡곡찰밥에 묵나물얹고 들기름에구운 김에 싸다 한아름 입안에 넣습니다.

내몸이 됩니다. 내몸처럼 묵나물과 잡곡을 더 많이 사랑하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래봅니다. 







7곡 찰밥 (일곱가지 잡곡찰밥)


재료: 찹쌀4컵, 찰수수 반컵, 약차조 반컵, 노란차조반컵, 피 반컵, 이팥 반컵, 개골팥 반컵, 잿빛팥 반컵  

준비물: 찜통, 면보


7곡찰밥은요 

7가지 잡곡을 넣고 찰밥을 만든 것입니다. 들어가는 잡곡 수에 따라 5곡, 7곡 으로 붙입니다.

찹쌀과 잡곡을 충분하게 불려준후 찜기에 넣고 쪄서 밥을 합니다. 


잡곡의 종류에 따라 불리기만 해도 되고, 한번 먼저 삶아서 준비해야 하는것도 있습니다. 

콩,팥 종류는 반드시 삶아서 준비해야 합니다. 워낙 단단한 터라 이대로 찌면 설익습니다. 찌기전에 한번 삶아서 단단한식감이 없게 준비하면 됩니다. 


찌는 시간은 전체양에 따라 달라지고요. 대략 1시간 정도로 쪄주면 됩니다. 


시간은 딱 정해진건 아니지만, 15분사이 간격으로 혹은 20분 간격으로 소금간을 한 물을 첨가해주면서 뒤섞어놓는 것을 해줍니다.그래야 간간한 맛도 들어 더 맛있어지고 색감도 더 이뻐집니다. 

이때! 소금물은 팥과 콩을 삶은물을 버리지말고 거기에 소금넣고 간간하게 만든후에 그 물을 부어가며 뒤섞어주면 됩니다.


앗! 압력솥에 하는 것과 불려 쪄서 하는 밥의 차이는요 떡지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어요.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다소 변동사항이 있기는 해요. 일반적으로 이런 차이가 납니다.  

쪄서 하는 것도 떡질경우가 있는데요. 그건 소금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그렇게 되요. 그러니 봐가면서 소금물을 부어주어야 해요.


잡곡 소개부터 해야하지요?

잡곡이 가장 중요하니깐요. 아마 오늘날 먹거리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 그리 여깁니다.

수확하는 가을부터 봄까지 꾸준히 잘 챙겨먹기를 바랍니다. 



찹쌀입니다. 조금 고민했어요. 현미찹쌀을 겨울내내 볶아서 튀밥으로 먹고있는터라 여기에 넣을까 하고요.

겨울에는 간식처럼 먹고 있으니 이번에는 탈곡 찹쌀로 해주자며 큰 선심썼습니다. 

그 옆은 찰수수입니다. 수수도 토종종자도 있고해서 종류가 많던데, 아직 만나질 못했어요. 장터에서 늦가을에 사다가 꾸준히 먹고 있어요. 찰기가 너무 좋구 쌉싸래한 듯한 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맛이 너무 좋아요. 수수와도 친근해지면 좋아요. 



▲ '피'와 약차조 입니다. 

'피'는 몇해전 일본에서 종자를 돌려받으며 복원해낸 것이여요. 좁쌀고 크기가 비슷해요 찰진맛이 있어요. 

약차조는 저도 처음 먹어보는데 노랑과 연두빛 두가지 색이 다 나요. 

차조는 차진 좁쌀을 부르는 이름이여요. 좁쌀은 곡물중 가장 작은알갱이입니다. 1미리안에 쏘옥 들어가는 크기입니다.



▲  '노란 차조'와 ' 이팥' 입니다. 

' 노란매조(차진맛이 없는 좁쌀)는 있어도 '노란차조'는 저도 처음 만났어요. 장터에서 구입했는데 직접 재배하고 판매하는 것이라 작년에는 '잿빛 차조'도 만났었어요. 올해는 안보이던데. 여하튼 가을날 장터에서는 눈여겨 보면 '토종잡곡'을 귀하게 만날수 있어요. '이팥'은 토종팥입니다. 일반 팥보다 크기가 1/2-1/3 정도 작은듯해요. 불려놓으면 길쭉하게 휘어져서 미소를 머금게 해줍니다.



▲ '개골팥'과 '재빛팥'입니다. 둘다 토종팥입니다. 개골팥은 얼룩하게 개구리색깔을 닮았다고 붙쳐진 이름이고 잿빛팥은 잿빛이라 붙여진 거여요. 팥도 종류가 정말 많죠? 가을이 무르익으면 장터에 이런 낯설은 팥들을 수확해다가 판매하는 분들이 있어요.

알록달록한 색감에 처음에 많이 낯설었는데, 팥이 붉기만 한줄 알았던 제 편견을 확 깨트려버렸어요. 맛도 각각 다 특색이 있어요. 



저는 주로 '조'와 '팥'을 많이 준비했어요. 이밖에 늦가을 수확하는 서리태도 좋구 토종콩도 좋구요. 콩종류도 워낙 많으니깐요. 가을부터 챙겨먹던 잡곡들을 한아름 준비해도 되고 특별하게 더 신경써서 준비해도 좋구요.

다만, 대보름에 맞추어 사면 수입산이 워낙 많이 판매되는 터라 또 구별도 쉽지가 않구요. 미리미리 가을부터 조금씩 잡곡을 즐겨먹다가 대보름에는 하나로 모아서 밥을 하면 될듯해요. 그것을 버릇들여 겨울밥상에 꾸준히 안착된다면 더할나위없는 계절밥상이 되리라 그리 생각합니다.  



준비한 잡곡은 먼저 잘 씻어서 불려놓습니다. 

잡곡이 워낙 거친 탓에 탈곡을 거칠게 합니다. 그래서 씻으면 맵쌀보다 더 진한 색이 나옵니다. 깨끗하게 씻어 불려줍니다. 

찹쌀과 함께 전날밤에 씻어 불려놓으면 됩니다. 



콩이나 팥 종류도 같이 불려놓습니다. 

다음날 삶아주어야 하니 불려놓지않아도 되지만, 불려놓으면 삶는시간을 단축할수 있습니다. 



팥과 콩은 반드시 삶아준후 쪄주어야 합니다. 안그럼, 생콩 생팥 먹게됩니다. 


콩은 그냥 물 넉넉히 부어 말랑할때까지 삶아주면 됩니다. 

하지만 팥은 한번 후루룩 끓여준후 첫물은 버리고 다시 물을 부어 삶아줍니다. 



팥은 사포닌이 많은데요 고것이 설사를 유발할수 있게 해요. 

그래서 끓인 첫물은 버리고 그 다음에 물 넉넉히 부어 딱딱한 것이 느껴지지않을 정도로 삶아주면 됩니다. 



먹어보면서 익는속도를 확인하면 됩니다. 팥알이 터지지않는 상태. 딱딱한 것이 없는 상태면 됩니다.



그리고, 팥 삶은물은 체에 밭쳐 모아준후 소금1-2큰술 정도 넣고 간간하게 만듭니다. 



잡곡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찜기에 젖은 면보깔고 불린찹쌀부터 수수, 조 등을 넣어주고 삶아낸 팥도 부어줍니다.  



그리고 잘 섞어줍니다. 



김이오른 찜통에 찜기를 넣고 쪄줍니다. 



알람을 15분이나 20분에 맞추어 놓고 그때마다 열어서 익은상태를 확인해가며 소금물을 전체적으로 뿌려주고 뒤섞어주기를 반복합니다. 잡곡이 익어가는 속도를 봐가면서 적당량씩 나누어서 부어주고 뒤섞어줍니다. 



그리고 뚜껑덮고 잘 쪄줍니다. 



윤기 좌르르~~ 잘 익었습니다. 

아오..넘 맛있어요. 소금간이 딱 좋게 되어 너무 맛있습니다. 







자~

한상 크게 폅니다. 

작년 한해 짬짬히 부지런 떨면서 마련했던 묵나물들과 찰기 좌르르 흐르는 가을잡곡밥에 겨울에 맛이 한창 좋은 돌김을 갓짠 들기름과 참기름에 발라 구워 곁들였습니다. 


너무 멋스러운 겨울밥상입니다. 제가 이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밥상입니다. 



이세상의 모든 맛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이세상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자랑스런 음식입니다.

겨울밥상으로 더 사랑받으며 우리들 일상에 더 깊숙이 들어오는 밥상이 되길 바래봅니다. 


부들부들 고소한 나물들에 차진 밥에 바삭한 김.

입안이 너무 행복합니다. 보기만해도 벅차고 한입 한입 차지게 복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제몸이 됩니다. 내몸처럼 묵나물과 잡곡이 더 아껴지고 우리들 일상에 언제나 함께하길 대보름날 더 굳게 마음 먹어봅니다. 



겨울내내 묵나물과 잡곡밥을 먹으며 '봄'을 기다려왔습니다. 

봄이 잘 찾아왔으면.. 그리 바래봅니다.


봄이 와도 묵나물과 잡곡밥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봄이 무르익기전까지 잘 챙겨먹으며 봄마중 우리 잘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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