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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늦겨울

늦겨울부터 맛있어요! 시금치나물과 톳나물~

간단하고 맛있는 늦겨울찬 두가지, 시금치나물과 톳나물입니다. 

시금치와 톳은 봄을 대표하는 식재료임에도 철을 앞당겨 생산하면서 제철이 마치 겨울인양 옮겨진 나물입니다.

그래서, 겨울보다는 봄에 가까이올때쯤 먹으면 제맛을 제대로 즐기면서 찬을 마련할수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시금치와 톳은 봄나물입니다. 봄이 되어야 맛있는 나물입니다. 허나, 워낙 일찍 재배하는 탓에, 또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대거 생산하는 탓에 겨울로 압당겨져 먹게된 것입니다. 그런데,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는 탓에 남쪽지방이 더 따뜻해져서 여러겨울작물로 재배해왔던 것들도 제맛을 점점 잃어가고 있어서 가면갈수록 맛이 덜해져갑니다. 

그러니, 겨울 느즈막히(늦겨울-추위를 한창 맞고 난 시기에) 먹기를 즐긴다면 오히려 제맛을 볼수 있습니다.


특히나,  톳, 미역, 다시마, 모자반등은 대표적인 바다봄나물인데, 양식풍토가 빨리 수확해 유통시키는 통에, 봄이 되면 장터에서 오히려 만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늦겨울부터 초봄이른시기까지 바싹 챙겨먹으면 좋을듯 합니다. 


동시에, 겨울부터 먹어왔던 맛과 늦겨울과초겨울에 먹은 맛이 어떤 차이가 있을꼬 하면서 '제맛'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담는다면 더더욱 좋을듯 합니다. 


식재료의 제맛은 제철이 주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식재료가 가장 맛있는 때가 바로 제철입니다. 곰곰히 겨울초부터 먹어왔던 겨울나물과 해조류들을 떠올려보면서 늦겨울에 먹는 것과 무슨차이가 인지를 구별해낼줄 안다면, 제철의 소중함을 더많이 느낄수 있을터이니 이보다 좋은 미각깨우침이 없을듯 합니다. 


허니, 늦겨울은 너무 이르게 재배하는 풍토가 제맛을 얼마나 잃게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한창 추웠던시간이 있었으니, 그시기를 잘 이겨낸 식재료들이 자기'맛'을 가졌으니, 제맛은 식재료의 본성이고 식재료의 정체성인 셈입니다. 그러하니, 제맛을 잃은 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닝닝함. 이맛도 저맛도 아니여서 화려한 '양념'맛으로 먹어야 하는 우리네 오늘날 음식문화는 바로 여기서부터 비틀거리고 여기서부터 휘청거리는 셈입니다. 


제철의 소중함을 잠깐이라도 들여볼수 있는 늦겨울이 된다면, 다가올 봄도 자기맛을 잃지않고 우리곁에 오기를 간절하게 바라지않을까요? 



시금치가 봄나물임을 알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겨울나물로 알고 한창 맛나게 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철잃은 시금치가 판매되나?하고 늦가을과 초봄시기에 요상하게 생긴 시금치를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철'에 제대로 키운 시금치였는데, 겨울로 잘못 알다보니 오히려 제철에 키워진것이 잘못된줄 알았던 겁니다. 

잘못인식한것이 가짜와 진짜를 구별못하게 하는 장벽임을 이때 알았습니다. 거기다가, 생김새가 조금 낯설어서 외래품종인가 그리여겼는데, 이것도 제가 잘 알고 먹어왔던것이 오히려 외래품종이고 낯설었던 시금치가 토종시금치였습니다. 


어찌나 부끄럽던지. 이렇게 뒤죽박죽 식문화가 자리잡아서 그간 자기가 먹어온 것(익숙한것)이 '정답' 또는 '제대로 된것'이라 여겼으니 어디부터 잘못된것인가를 한창 고민했었습니다. 


그간, 길들여오던, 먹어오던 그 모든 것을 백지에 놓고 제철식재료들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시간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먹어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였고, 식재료재배풍토, 사회적여건이 만든 결과물임을 알면서 가슴을 치면서 우리가 '맛'을 잃고 아니 제맛을 빼앗기며 먹어왔구나 하면서 가슴 쓸어내리기도 한 시간이였습니다.   


우리는 자기자신을 잃어버리면, 모든것을 잃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식재료도 자기제맛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까맣게 잊고 철잃은 것에 환호하고 그것이 제철인양 착각하고 제맛도 모르면서 '맛있다'(맛이 있다)고 떠들었을까요?  


시금치가 영양덩어리라고 떠드는 소리는 많아도 시금치가 봄이 제철임을 알려주는 소리는 없습니다.

해조류가 영양많다고 떠드는 소리는 많아도 봄에 먹어야 그 영양이 꽉찬다는 소리는 없습니다. 


우리들의 식재료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허술하고 가벼운것인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올 늦겨울은 시금치맛이 언제가 정말 가장 맛있는지 한번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듯 합니다. 

어디서 재배했는가, 어느 품종으로 재배했는가를 궁금해 하면서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겨울추위를 머금은 남쪽지방 시금치는 잎이 몇개없고 쫙 펼쳐져서 짙은 녹색을 가졌습니다. 

겨울바다바람을 맞았다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재래종 시금치입니다. 

또, 중부권이상지역에서는 줄기부분이 붉고 잎이 뾰족하고 줄기는 가느다랗고 잎이 꽤나 풍성한 시금치도 있습니다.

아삭함이 끝내주고 단맛도 강한편에 속합니다. 


보통 토종시금치는 잎끝이 뾰족한편입니다. (씨를 거둔다면 확인할수 있을터지만) 종자에 뿔이 달려서 뿔시금치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제가 장터에서 만나는 토종시금치는 수도권근처에서 키우는 종자인듯한데, 그간 보아왔던 시금치와는 사뭇 다릅니다.

근데, 너무 맛있습니다. 이제는 이것만 보이면 덥썩 사다 맛보기를 합니다. 이 시금치는 한창 추워지는 한겨울에는 안보이고, 초겨울초반까지 얼굴보였다가 한겨울에는 사라지고 다시 늦겨울에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아름 사다 요맛 죠맛 보고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맛까지 좋으니깐, 국간장과 들기름에 조물조물 무쳐내기만해도 든든합니다. 



사실, 시금치보다 더 봄나물인줄 까맣게 모르게 '해조류'인데요.  파래,김,매생이는 겨울해조류(겨울에 먹어야 맛있는)이고, 톳, 미역, 다시마, 모자반 등은 봄해조류라 봄에 먹어야 하건만, 봄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장터,시장, 마트에서 거의 사라지고 안 팝니다. 어찌나 아쉽던지. 그래서, 늦겨울에 바싹 욕심내어 챙겨먹으면 그나마 제맛을 다소 느끼며 즐길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늦겨울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톳도 영양적인 측면만 많이 강조하는데, 젤로 중요한건 '바다봄나물'이라는 것입니다. 3월쯤 소개해봤는데, 장터,시장,마트 그 어데도 너끈하게 팔질 않더이다. 하여, 조금 이르게 늦겨울에 소개하는 것이니, 얼렁 부지런히 챙겨드시옵소서.

요맛 죠맛 보고 있는데, 가장 만만한 것이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것이라 소개합니다. 

워낙 이맘때 톳이 가장 잎이 풍성해서 오돌토돌한 맛이 가장 좋습니다. 좋아하는 조리법으로 잘 즐기면 될듯합니다. 


아시잖아요? 제철에는 조촐한 양념에도 '맛'(이)있다는 걸요.


여기에, 톳뿐만아니라 생미역, 생다시마, 생모자반도 한창 잎이 풍성하고 식감이 가장 좋을때입니다. 톳과 번갈아 챙겨먹는다면 늦겨울밥상이 아주 푸짐할 것입니다. 놓치지말고 (찬거리가 없다며 공장제 식재료에 눈돌리지 마시구요) 잘 챙기옵소서~~~~






시금치나물

재료: 데친 시금치 크게 두세줌 

양념: 국간장1큰술, 참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대파약간, 통깨약간 





시금치나물은요,

늦겨울에는 뿌리가 있는 것으로 구입해 1센치정도나 0.5센치정도로 나두고 뿌리까지 챙겨먹으면 아주 좋습니다. 

시금치뿌리에는 요산을 제거해주는 구리와 망간 성분이 많습니다. 

또, 잎은 뾰족하고 짙은 녹색이고, 줄기는 붉은빛깔을 하고 있으며, 널찍하게 펼쳐지고 짙은 녹색에 보랏빛까지 머금으면 추위를 한결 잘 견디여 낸것이라 더 맛있습니다. 


이밖에, 잎이 뾰족하고 줄기가 가늘며, 잎이 풍성하고 줄기가 분홍빛인 토종시금치도 있습니다. (혹여 만난다면, 덥썩 꼭! 챙기시랏!)



㉠ 흙묻은 뿌리를 다듬고, 뿌리쪽에 칼집을 크기에 따라 두쪽 네쪽을 넣어줍니다.  

㉡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살짝 데쳐줍니다. 

-숨만 죽을 정도로 데쳐줍니다. 

-뿌리쪽부터 넣고 잠시 두었다가 잎부분넣고 담갔다 건진다는 느낌으로 데쳐줍니다. 

㉢ 깨끗하게 흐르는 찬물에 씻어주고 물기 짜서 볼에 담습니다. 

 -한잎에 먹기 길쭉한 시금치는 먹기좋게 썰어줍니다. 

㉣ 국간장, 참기름, 다진마늘약간으로 조물조물 무쳐냅니다. 

- 국간장 대신 소금으로 맛을 내어도 시금치가 맛있는 제철에는 괜찮습니다. 

-취향따라 초고추장에 무쳐내어도 좋습니다. 된장도 나쁘지않습니다. (제철일때! 요맛죠맛 조리해보시길)




제가가는 장터에서는 요즘 줄기가 유난히 붉고 잎은 가느다라면서 상당히 풍성하고 또 잎끝이 뾰족한 시금치를 판매합니다. (물론, 파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3-4곳정도는 됩니다.) 토종시금치인데, 너무 맛있습니다. 보통은 '섬'시금치가 맛나다고 하는데, 제 입맛으로는, 섬시금치보다 월등히 맛있습니다. 아삭함이 끝내주기때문이고 단맛도 훨씬더 좋습니다. 

혹여, 장터에서 만난다면, 낯설어 하지마시고 꼭! 맛보시길 권합니다. 



한바구니 2000원주고 샀는데, 너무 많더이다. 적당량씩 덜어서 꺼내 나물찬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팔팔끓는 소금물에 데쳐서 헹군후에 먹기좋게 썰어 물기 꽉 짜서 볼에 담았습니다. 

(요럴때 맛봐야 합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기 때문이죠.) 


국간장과, 다진마늘,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쳤습니다. 여기에, 다진대파, 통깨뿌려 마무리.

(데친나물은 조금 간을 세게합니다. 무칠때 간으로 맞추면, 먹을땐 다소 슴슴하다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 살짝 평상시 간하는 것보다 조금 더 넣어 주면 됩니다. 슴슴하게 먹어도 되긴해요! 참조~)






톳나물 


재료: 데친 톳 두세줌 

양념: 된장반큰술, 다진마늘약간, 통깨약간 


톳나물은요,

데치기만해서 된장,다진마늘에 조물조물 무쳐낸 것입니다. 

여기에, 취향따라 새콤한 맛을 넣어주어도 되고, 고추장을 살짝 더 곁들여도 되고, 고춧가루로 색감을 내어주어도 됩니다. 또는, 무채를 결합해서 파래무치듯이 무쳐내어도 되요. 마음껏! 편리한대로 즐기옵소서~


㉠ 톳은 팔팔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파릇하게 데쳐줍니다. 

㉡찬물에 헹궈낸후 줄기따라 먹기좋게 잘라줍니다.

-칼로 퉁퉁 썰지말고 줄기사이를 가위로 잘라주면, 버리는것 하나없이 알뜰하게 먹을수 있어요

㉢물기빼서 된장약간,다진마늘약간에 조물조물 무쳐냅니다.


톳은 초겨울에는 잎이 풍성하지않고 줄기에 듬성듬성 잎이 달려있습니다. 늦겨울에나 초봄쯤에는 잎이 촘촘히 붙어있습니다. 똑같은 한바구니를 사다 먹어도 늦겨울초봄이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당연히 가격도 초겨울보다 더 저렴하고 양도 많습니다. 이래저래 제철에 챙겨먹는것이 이득입니다. 


톳 손질법은 데친후에 가위로 줄기를 자르는 것만 신경쓰면 나머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팔팔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파랗게 데쳐준후 헹궈줍니다. 



먹기좋게 가위로 줄기를 따라 잘라준후 볼에 담고 된장,다진마늘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낸후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요즘한창 묵나물과 함께, 곁들이는 주요한 찬이 '톳나물'과 '시금치나물'입니다. 

워낙 만만하게 장터에서 만날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만들기도 워낙 간단하기때문에 그러합니다.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고 풍성하니, 더할나위없는데다가 '맛'까지 제맛을 갖추었으니 늦겨울밥상이 아주 든든합니다. 



톳으로는 요것죠것 해먹고 있는데, 요 톳나물이 젤로 맘에 들어요. 간단하고 맛도 좋기때문이여요. 

구수한 된장과 너무 잘 어울려요. 너무 짜게 무치지말고 슴슴한듯 하게 무쳐내면 더 좋아요. 


여기에, 단맛이 한창 머금은데다가 아삭함도 너무 좋고 '묵나물'로는 낼수 없는 '푸릇함'과 '붉은줄기'빛깔이 하도 예뻐서 보기만해도 흐믓해지는 시금치나물. 



오돌오돌 맛있는 소리에 흠뻑 빠지게 만드는 톳나물과 달짝지근 아삭한 맛이 돋보이는 시금치나물이 있어서 늦겨울밥상은 또한번 소란스럽게 맛있습니다.



요즘, 가축들 전염병으로 온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고, 그탓에 얼렁뚱땅 물가도 들썩거리고 여간 가난한 우리네 살림살이가 자꾸 쪼그라듭니다. 이럴수록 철잃지않은 제철식재료들을 더 잘 챙겨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봄나물인지 잘 알려주지않아 (잘 몰라) 봄에 잘 챙겨먹지 못했던 시금치와 톳! 여전히 늦겨울도 이른편이기는 하지만, 이맘때 맛보며 챙기며 '우울한' 우리네 밥상을 달래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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