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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요리/초가을

가을에 담가 먹어요, 쌀막걸리~~

이번 가을에는 꼭 막걸리를 담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마침, 남해(시댁고향)에서 쌀을 도정해서 보낸관계로 쌀도 넉넉하겠다, 겸사겸사 담갔습니다.


제철찾기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오늘까지 오면서.. 저는 제대로된 우리먹거리가 거의 없다는 걸 알았답니다.

종자문제까지 밥상을 차리며 하나 하나 조금씩 공부하다보니.. 답답함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렇게 길에만 나가도 먹거리 천지거늘..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였다는 사실에..정말 소름끼치도록 깜짝 놀랬습니다.

제철만 찾으면 그 답이 다 나올 줄 알았는데.. 제철을 잃은 것에는 그 원인이 있었구, 그 원인을 쫒아가다보니..먹거리전반이 거품덩어리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참많이 속상했고, 그러던차에.. 쌀을 수입하겠다는 정부발표를 듣고..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가진것도 하나없는 우리나라에.. 그나마 존재하고 있는 쌀을 덥썩 내준다고 하니..절망을 넘어선..고통이였습니다.


워낙, 많은 것을 내어주어 우리모두 충격이 덜하나..싶었습니다. 이것도 사실 제가 느낀 아픔중에 조금 큰것에 속합니다.

쌀, 밥, 그거 우리한테..참 많이 멀어졌구나...하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논을 갈아엎는 농부들만의 몫으로만 쳐다보기에는 ... 너무 우리 염치가 없는거 아닌가..싶기도 합니다.

밥..쌀..이것이 무너지면, 국제시세에 따라 변동되는 것도 순식간이라서.. 단순히 밀가루 옥수수값이 폭등해서 오는 결과물과는 전혀 딴판이 됩니다. 그간 그런 영향을 받지않고 걱정없이 밥을 먹을수있었던건 오로지 쌀을 자급할수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싸고 비싸다의 문제로 귀결되지않을 것이며, 또 수입쌀을 먹냐 마냐 문제로 우리앞에 있지도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건 아주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않게됩니다. 수입쌀은 대량 생산되기때문에 단일품종입니다. 그것이 자연재해와 해충으로 인해 작황에 문제가 생기면..우리는 그땐, 자급율이 없기때문에 아마 대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미 옥수수, 밀가루, 석유 등으로 우리들은 매년 값이 올라가네 마네를 느끼고 있지않습니까? 쌀까지 가세해서.. 이젠 완전하게 국제적인 먹거리빈곤국가로 전락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주변에는 먹을것이 천지(수입산으로)겠지요 다만 가격도 상상이상으로 비싸지고 저질의 수입먹거리들로 생명을 연장하며 살아가겠지요.. 극단적인 결말 같은가요? 글쎄요.. 이미 여러나라에서 겪고 있고..우리도 부분적이지만 계속 있었던 일인데..이렇게 안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더 현실적인 이야기랍니다. 

먹거리가 옥죄어 온다는 것..그것이 현실로 더 뼈져리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것이 쌀수입개방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 그 무게감이랍니다. 


어떻게 할것인가... 

저는 쌀수입개방..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쌀, 밥,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정부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고,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데 밥! 쌀이 왜 필요한지를 절절하게 느낄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논을 갈아엎는 농부들의 고통을 함께 느낄수있는 우리가 되길...바란답니다. 결국 우리밥상을 채워주는 분들이고..그들이 없으면..우리밥상에서 우리쌀로 만든 밥을 이제 올려놓을수없게 되기때문입니다. 


이야기는 거창했지만..결론은 하나입니다. 쌀! 그것이 우리에게 정말 무엇인가? ...

매일먹는 밥. 그것이 주는 기쁨을 이젠 말할수있을까? ..

쌀이 개방되어도 우리밥상은 여전히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이미 국적없는 밥상에 밥하나 더 얹는다고..무슨 문제나 될까여?  그럴까여?... 


쌀수입개방을 결정한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합니다. 그리고 이젠..우리들도..정부가 내팽계친 그 무거운 책임..우리가 짊어 져야합니다. 정부가 포기한거..우리 이대로 나둘수는 없습니다. 그 책임을 어떻게 져나갈 것인가는..우리모두의, 자각의 몫입니다. 


무거운 이야기여도. 이것이 우리들 사는 세상의 이야기이고, 앞으로 우리일상을 바꾸는 어마어마한 사건이기때문에..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다시 한번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쌀막걸리도.. 그 차원에서 담근 것이랍니다. 

꼭 담그고 싶었습니다.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  그리고 매년 담그면서.. 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막걸리는 해외에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걸리의 내용물을 보니..우리쌀이 아닌것이 정말 많더군요^^, 물론 고집있게 우리쌀100%로 만든 막걸리도 있습니다.막걸리를 우리음식이다하고 내보일때는 그 내용물도 우리것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매번 술을 담가 먹자고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1년에 한번쯤은 담가 그 맛을 즐겼으면 하는 게 바램입니다. 

시중 판매하는 막걸리는 감미료를 넣어서 상당히 달달합니다. 그러나 직접 담가먹으면 달지 않습니다. 또한 알콜도수도 높습니다. 길들여진 맛이 진짜 맛이 아니라는걸.. 담그면 아시게 될것입니다. 


담가 먹는 막걸리는 뒷끝이 없습니다. ㅎㅎㅎ 희한하지요?

맛이 아주 깔끔합니다. 우리음식을 우리들이 그 진정한 맛을 모른다는 거..그거 너무 이상하지않나요?

시중 막걸리에 길들여진 맛때문에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맛에 길들여지면, 시중에 파는 막걸리가 한참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됩니다. ㅎㅎ 그런 차이점을 배워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막걸리 담그기는 성공이아닐까 싶습니다. 


담그기가 어려울까봐 걱정하신다구요?

정말 담그기 쉬워요ㅎㅎ 제가 요리블러그라 그런다구요? 천만에 말씀! 진짜 쉽습니다. 

한번 용기가 용솟음치신다면, 꼭 도전하세요! 술먹는거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1년에 한번쯤은 담가 드셔도 좋을듯합니다. 




담근지 5일이 된날 걸렀습니다. 

색이 푸르스름하지요? 솔잎가루를 넣었습니다. 솔향은 별로 나지않아요 은근하네요ㅎㅎ

막걸리잔이나 사러가야겠어요ㅎㅎ 유리잔에 먹으니 폼?은 안나네요ㅎㅎ 

김치두루치기에 곁들여 맛보았습니다. 

온몸이 불타오릅니다ㅎㅎ 걸쭉해 보여도 깔끔한 맛이 참 좋습니다~







막걸리의 제맛을 배우자~~

쌀막걸리 담그기


재료: 맵쌀2키로, 국산누룩600g, 생수4리터 , 햇사과1개, 햇배2개(작은것)




간략하게 만드는법을 정리하자면

꼬두밥을만들어서 누룩과 섞어 항아리에 담고 5-7일 발효를 거치면 끝! 

그 이상 발효하면 식초가 됨!ㅎㅎ 

막걸리와 식초 만드는법 너무 간단하지요?


준비물로 간단합니다. 쌀과 누룩만 준비하면 됩니다.

쌀은 찹쌀로도 담그기도 하는데, 저는 이번에 남해에서(시댁고향)보내준 탈곡한 쌀 양이 넉넉해서 마침 잘되었다 싶어 담갔습니다. 누룩은 술을 만드는 발효제라 보시면 됩니다. 저는 모란5일장에서 국산누룩을 판매할길래 사왔습니다.

보통은 어물전에 가시면 중국산누룩을 주로 판매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국산밀로 만든 누룩도 꽤 많더이다. 

찾고자 하면..없는건 아닌듯합니다. 조금 신경써서 구입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쌀은 깨끗하게 씻어서 불려놓습니다. 하룻밤 불려주세요! 충분히 불려야 합니다. 

쪄야 하기때문이여요ㅎㅎ



하룻밤 불린쌀은 면보위에 담아 찜기에 찝니다. 1시간 남짓으로 찝니다. (쌀이 안익으면 더 시간을 두고 쪄주세요!)

찜기가 큰 것이면 한번에 쪄도 되는데..말이 2키로지..불려지면 양이 많습니다. 나누어서 찌시면 더 좋습니다.

저는 귀찮아서..꽉꽉담아 한번에 쪘더니.. 시간도 오래걸리고..왕꼬들밥이 되었습니다ㅎㅎ

밥은 먹어보아서 밥이라고 느끼면 됨돠~ (꼬들꼬들하면 되구요^^)

(저는 양이 많아서 뚜껑열어 몇번 위아래로 뒤섞어주었습니다. 참조)



누룩은 동그랗게 만들어진 것으로도 많이 판매하는데요, 무게를 달아본후 600g의 양으로 준비합니다. 

재작년에는 400g으로도 만들었어요, 올해는 사온양이 딱 600g이여서 남기기도 애매해서 다 사용합니다.^^

누룩은 밥찌는 동안 물1리터를 부어주고 불려놓습니다. 밥찔때 같이 불려놓으면 딱 맞아요




밥이 다 쪄지면, 누룩 푼물에 밥을 넣어줍니다. 잘 섞어줍니다. 골고루 섞일수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솔가루1컵을 넣었습니다. 재작년에 2큰술정도 넣으니..아무 맛도 안나서..걍 1컵 팍 부었습니다ㅎㅎ

솔가루는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된답니다. 취향껏 좋아하는 식재료가루가 있으면 응용해봐도 좋을듯합니다. 



솔가루를 골고루 섞어준후 물3리터를 섞어줍니다. 



그리고 항아리에 담습니다. 

(항아리는 미리 깨끗하게 물로 씻은후에 가스불위에 엎어두어 살균?을 해줍니다. 이때 불은 약불로 하구요, 마냥 불위에 올려두면 깨집니다^^, 항아리가 따땃해지고 수분이 날라가면 얼릉 가스불 끄고 한김 식혀두세요! 이작업도 밥찔때 하심 됩니다요~)



면보2개로 항아리 입구를 막아주고 끈으로 여몄습니다. 

항아리 덮어 하루-이틀 상온에 나두었습니다. 이틀되는날에 사과와배를 준비해서 



넣어줍니다. (상태도 확인할겸..겸사겸사..ㅎㅎ) 또 달달한 맛도 자연스럽게 생기라고..ㅎㅎ

(과일양이 적어서인지..달콤한 향은 폴폴 나지만, 달달한 맛은..안나요..ㅎㅎ, 암튼, 시중에 판매하는 막거리의 단맛..너무 진하다는 생각이..강하게 밀려옵니다.)


이틀쯤 되었을때는 너무 물이 없어서리..걱정이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니 괜찮아 졌습니다.

과일은 계속 동동 떠있습니다. 저는 씨만 빼고 껍질째 4등분해서 넣었는데요, 과일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마구 내준후에 넣는것이 더 효과가 많지않을까...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조~)



4일후 5일후 뚜껑열어 확인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여줘서..술익는소리...그걸 못들려 드리는 것이 안타깝네요.

탄산이 보글보글 올라오는데..그 소리가 너무 이쁩니다. 뽀글뽀글...치이~~ 이런 소리가 가득합니다. 

항아리에 귀를 기울이면 술익는소리가, 술익는 냄새가 너무 향기롭고 맛있습니다~



이렇게 만든후 쌀알이 동동 뜬채로 먹으면 동동주이고요, 

막 걸러내면 막걸리, 막걸리를 곱게 걸러서 살균하면 청주가 됩니다. (막걸리 발효를 좀더 하면 천연식초가 된답니다.)

막걸리 만드는법 하나를 배우면..아주 많은것을 만들수있는 재주?도 생긴답니다ㅎㅎㅎ

 

(이때! 이대로 먹어도 됩니다만, 상당히 독해요^^, 물 적당량을 섞어서 걸러주시는 것이 먹기에는 좋답니다.

원액?그대로 즐기셔도 무방한데..제가 맛보다가..온몸이 불타올라서리...ㅎㅎ 손으로 찍어 먹기만했는데.. 

취향대로 드셔도 무방합니다. 물 섞는 비율은 원액2컵에 물1/2컵에서 1컵사이로 알콜농도를 보시면서 조절하세요!!

보통은 1:1비율로 섞기도 합니다. 참조~)


앗! 막걸리 색깔을 자신만의 색깔로 만드시고 싶다면, 과일을 응용해서 해보세요!

예를 들어 복분자를 걸르기전에 넣어주면 복분자 막걸리가 되겠죠? 뭐, 가을이니깐 과일청 중 색깔있는 과일청 꺼내서 색을 내셔도 좋구요 단맛에 너무 익숙한 분들은 과일청으로 단맛을 조금 추가하셔도 무방합니다. 취향껏!! 그것이 만드는 재미니깐요ㅎㅎ



막걸리를 거르고 작은 병에 먼저 담았습니다. 

시아버님 영전에 갔다드릴려구요 그리고 나머지는 김치보관통(5리터)에 물섞지않고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먹을때 섞어서 먹으려구요ㅎㅎ 그리고 남은 양은 물과 섞어서 물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바로 먹으려구요ㅎㅎ)

앗! 찌개미는 제가..재작년에는 식초만드는데 사용했구요, (찌개미에 물 넉넉히 부어 상온에 그대로 나두면 됩니다. 그럼 시큼한 맛이 올라올때가 발효가 완성된것이여요, 그럼 다시 맑게 걸러서 냉장보관하시고 막걸리식초로 맛나게 드시면 됩니다. )

이번에는 다른용도로 사용할려고 따로 빼놨습니다. (그건, 실험?이 완료되는데로..또 글 올리겠습니다~)




자~~ 

한잔 차려봅니다~



안주는 묵은지와 돼지목살 넣고 달달 볶아 내놓았습니다. 두부김치도 괜찮구..뭐 간단한 전도 괜찮겠지요? 

취향것 준비하심 되겠습니다. 


어때요? 막걸리 담그는거 너무 쉽지요? 어케 담구어볼 용기가 생기십니까?

우리 옛 선조들은 술 담그는거 금지하기도 했다지요^^ 먹을 쌀도 부족했기때문이였지요.

지금은..제가..우리쌀 많이 먹자고..막걸리 담자고 하네요..ㅎㅎ 



알딸딸해져오는 기분과 만들었다는 뿌듯함..그것이 가득 넘칩니다.

저는 한국인은 김치를 꼭 담글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곤 했는데요, 이젠 막걸리도 담글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집집마다 특색있게 자신만의 멋들어진 막걸리 담가, 명절에 나누어 먹으면 더 좋겠지요? 

제가..일을 만들어 드렸나요? ... 명절 이후에 담가도 됩니다ㅎㅎ



이렇게 쉬운 막걸리.. 재작년에는 담그고 싶다는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조금 무거운 맘으로 담갔습니다. 


세상살이가 퍽퍽하니..술한잔으로 우리네 맘을 위로하곤 합니다.

막걸리는 그 중 단연 으뜸이겠지요.. 이젠! 그 위로를 우리가 해주어야 할때가 아닌가 그런생각..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 점점 사라지겠지요... 이미 시중에 판매하는 건..우리쌀100%로 만든건 별로 없으니깐요..


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않아도 막걸리 정도는 우리 담글줄 알면 재미난 가을날이 되지않을까...그런 생각입니다.

어때요? 한번 담가보실라우~~


막걸리의 제맛! 한번 배워보시는 것도 아주 좋을듯합니다. 

가을에는 너도 나도 막걸리 담갔다며 자랑이 넘쳐나는 그런 계절이었으면 좋겠네요~~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어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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