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정한다>는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대학살)을 부정하는 자와 법정싸움을 벌이는 영화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가 예상되겠지만, 절대 단순치가 않다. 또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이기이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에게 필연코 부딪히는 역사왜곡, 부정론자들과의 싸움을 어찌해야 할지를 들여다보게 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역사와 진실을 왜곡, 부정하는 자들로 쓰라린 근현대사를 살아온 우리들에게는 전하는 이야기가 더 묵직하고 무겁다.
영화의 시작은 역사교수(데보라)의 강연장에 홀로코스트 부정론자 (데이빗어빙)이 나타난다. 어빙은 자신은 부정론자가 아니라 '홀로코스트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지않았기에 홀로코스트를 인정하지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자신을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로 낙인찍은것은 명예훼손이라며 법정공방을 건다. 이 상황만으로도 뒷목잡게 한다.
물론, 영화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만큼이나 철저하게 이성적이길 원한다. 역사를 부정하는 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하지만, 차분해 지기가 여간 힘들다.
홀로코스트로 고통받고 간신히 살아낸 사람들은 이 상황만으로도 피가 꺼꾸로 치솟고 저들의 주장을 듣는것 만으로도 다시 죽음의 그현장에 서있게 하니, 그 잔인함은 이루말할수가 없다.
영화가 무르익어갈수록, 우리네사회가 가슴팍에 턱하니 올라앉는다.
어빙과 같은자들이 수굴대기때문이다. 친일파들이 그러했고, 일제가 그러했다. 나라를 팔아먹고도 애국자라 떠벌이고, 나라를 침략과 약탈을 해놓고는 근대화, 문명화를 이룩했다고 하고, 오늘날까지도 그 죄를 모르쇠하고 있으며 독도와 일본군성노예를 인정치않고 끊임없이 문제화해서 우리들 뒷목을 매번 잡게 만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얼마전에는 5.18민중학살 책임자 전두환이 자기죄값을 온전하게 반성한 반성문을 써도 시원치않건만, 괴상망측 흉칙한 '자서전'을 버젓이 내놓고 자신이 오히려 5.18의 희생양, 씻김굿 이라둥 미친소리를 써댔다. '자서전'을 쓸만치 용감한 것인가!
아님, 자서전을 쓰게할만큼 우리사회 역사청산이 너무나 미온적인 것인가! 도대체, 무슨배짱으로 무슨염치로 '자서전'을 썼단 말인가! 우리사회가 이렇게 만만한 콩떡으로 보였던 걸까?
전두환의 자서전은 5.18민중학살을 정당화하고 역사를 되돌리려하는 가증스럽고 음흉한 목적에서 쓰여졌다.
이것을 그대로 두고, 5.18민중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건 불가능아닐까? 두번 학살하는 것과 똑같은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을 우린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우린, 멍든가슴을 부여잡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파면했다.
그과정에서 명명백백한 죄가 들어났음에도 자기를 엮었다면서 끝까지 부정했는가 하면, 그 죄가 엄중해 감옥에 들어갔음에도 진실이 언제가는 밝혀질것이라는 헛소리를 한다. 거기다가 탄핵반대집회는 그야말로 희대의 '거짓말대회'가 따로 없을정도로 막말과 협박, 가짜뉴스로 저들의 본질과 목적이 얼마나 추악한지가 다 드러났다.
이런자들을 정치인으로 두고 그 잔인한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들이 미치도록 불쌍하고 처량하다.
우리들의 근현대사는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뒤바꾸려는 자들이 있는한, 치열한 싸움은 필연이다.
당연할 일일테다. 일제의 침략과 약탈은 친일파없이는 불가능했다. 친일파들을 온전하게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일제청산의 과업도 오늘날까지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들 현대사를 피비린내나는 고통스런역사로 만들었다.
절대 과거가 아닌, 오늘, 우리들 눈앞에 살아뛰며 마주하는 현실이다.
오늘, 우린 적폐청산요구를 들고 대선을 앞당겼고 대선승리를 안아왔다.
친일청산을 못해 근 반백년을 그 질곡에서 벗어나질 못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적폐청산 그 끝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그 죄를 엄중하게 물어 죄값을 반드시 치루게 하여야 한다. 이것을 막는자는 도도한 역사를 막는자이며, 찬란한 미래를 엄중하게 막는자이다.
우린, 다신 일제청산 친일청산을 못해 고통받는 세월을 살아온 날들처럼, 적폐청산 못해 재탕 삼탕하는 세월을 살고프지않다. 제대로 청산해 그 끝을 보자!
<나는 부정한다> 이영화는 어찌보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싶다.
피가 거꾸로 도는 심정이여도, 감성적 분노가 아닌 철저하게 이성과 논리로 역사부정자들을 대면하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또한 그 부정에 대응한다면서 '희생자와 피해자'들은 증언대로 함부로 내세우면 안된다는 것 또한 배워야 한다.
영화에서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앞에 진실 그 자체인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세워, 저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려고 몇번이나 시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받은 것을 증명하게 하는 너무나 잔인한 행위임을 깨달으며 그방법이 아닌 것으로 법정싸움, 사회적싸움을 벌인다.
우린, 쉽게 생각한다. 그 역사의 피해자가 나서서 증명하면, 증언하면 끝난다고 말이다. 하지만역사를 부정하는 자들은 그 어떤것을 내놓아도 부정한다. 그뿐아니라 희롱한다. 그런자들에게 피해자를 증언대에 세워 싸운다는건, 피해자를 두번 죽이는 고통을 만드는 일이다.
피해자, 희생자는 그 자체로도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을 그 고통속에 다시 빠지지않도록 지켜주어야 할 책임 또한 우리(사회)에게 있다는 것을 새삼 배웠다.
며칠뒤면, 5.18이다. 그날의 참혹한 살인이 벌어진지 37년째 되는날이다. 학살에 가담했고, 학살책임자는 여전히 민간을 학살하지않았다고 하고, 발포명령을 내리지않았다고 뻔뻔하게 지껄이고 있다. 2천명이 넘는 희생자와 부상자, 그리고 유가족들을 도대체 무엇으로 위로해준단 말인가!
어디이뿐이랴! 4.3 제주민중항쟁, 보도연맹사건, 한국전쟁 중 벌어진 민간학살 ... 수많은 간접조작사건 등으로 수많은 민중들이 죽어야 했고, 억울한 누명을 쓴채로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도 못한채 숨죽이며 살아왔다.
우린 어찌보면, 해방이후 한발짝도 그 세월에서 벗어나 살지 못한듯 하다. 그 왜곡된 역사위에서 오늘도 허우적 되고 있기때문이다. 그것을 멈추자면, 지금 당면한 적폐청산부터 화끈하게 해버리자. 그리고 그 토대위에 그 오래묵은 친일청산도 해내고, 현대사의 추악한 역사들도 깨끗하게 청산해보자
그래서, 다시는 일본군국주의자들의 망언으로 우리귀를 더럽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시는 민중위에 군림하고 호령하고 명령하는 권력자말고 민중만을 사랑하고 민중만을 섬기는 오로지 민중의 이익만을 옹호하고 지키는 정치를 누려봤으면 좋겠다.
영화 포스터에 쓰여진 말처럼,
'거짓이 승리하는 것을, 진실이 침묵하는 것을 나는 부정한다'
그래, 백만번 되내어 본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 겨울 수없이 부르던 노래를 떠올린다.
어둠은 빛을 이길수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수없다.
진실은 침몰하지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않는다.
거짓이 승리하는 것을,
진실이 침묵하는 것을 부정하는 우리가 있는한,
진실을 포기하지않는 우리들이 있는한,
역사를 부정하는 자들과의 공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부정한다> 영화는 지금 우리가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다시 돌이켜보게 한다.
그리고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여전히 우리는 싸움중이라는 것도 확인시켜준다.
상영관이 많지는 않지만, 놓치지말고 봤으면 좋겠다. 놓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영화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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