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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한여름

자두의 맛을 배우다, 토종자두 고야 ~

자두는 7월이 제철인 한여름 대표열매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먹고 즐기는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품종개량을 대단히 많이 한 것들이라 제맛을 제대로 알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품종개량이라는 것이 어떤방향으로, 어떤목적으로 했는가에 따라 지금의 얼굴과 모양새, 맛과 식감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입맛으로 그무슨 제맛이니 제 영양이니 하며 따지는 건 어찌보면 어리석은 일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들식재료들은 아주 많이 변했습니다. 무늬만 남은것이 있는가하면, 아예 다른맛과 식감을 가진것도 있고, 이름만 남고 모양과 맛,영양도 싹다 변한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맛을 배우고자하고, 제철을 알고자 한다면 토종식재료를 맛보고 토종식재료가 언제 수확되는가를 확인하면 그 식재료의 제철, 제맛을 배우게 됩니다. 


이번에는 '자두'맛을 처음 배워봅니다. 딱히 일부러 찾아본건 아닌데, 우연찮게 삼악산 하산길에 판매하는 '고야(토종자두)'를 만난 덕에 그 귀한맛을 배웠습니다. 



사진으로는 크기가 짐작이 될런지. 밥수저에 올리면 3알이 올라갑니다. 앵두보다 크고 방울토마토보다는 작습니다. 

작은 방울토마토라고 하면 딱! 맞습니다. 맛은 너무 좋습니다. 달콤새콤이 사랑스럽습니다.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은.

그래서 입안에 넣으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는 맛! 거기다가, 씹는맛도 찰집니다. 

와~~ 진짜 맛있습니다. 이런 자두맛이라면 반할거 같은데. 


아마, 현재 우리나라 품종개량 방향이 '크기', '단맛' ' 수량'에 집중하다보니 작으마한 크기가 그다지 품종개량에서 맘에 들지않았나봅니다. 그래서 지금의 자두는 크기가 점점 커지고 단맛도 점점 많아지는 종자로 (수입종자까지 끌어들여) 만들어지고 있으니깐요. 


이제는 우리들입맛이 강렬한 단맛이 아니고서는 달다라는 맛자체를 느끼지 못할지경에 다다른것 같습니다. 

그놈의 단맛, 그놈의 크기, 그놈의 수량. 이것때문에, 정작 중요한것을 잃고 있다는 걸 놓치고 앞만보고 미친속도로 더크게, 더많이 더달게로 달려가고 있는것이 지금 우리들식재료생산풍토, 환경입니다. 여기에, 철 앞당기기 까지 더해져서 식재료가 제맛을 잃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심을 잡지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먹고 즐기는 식재료들은 우리들의 또다른 얼굴입니다. 우리사회를 고스란히 닮아갑니다.

사람이 키우기 때문입니다.  식재료의 건강함이 그토록 위협받고 있는건, 우리사회가 안겨주는 고통이고 우리사회가 벌인 일입니다. 그래서, 식재료의 건강함을 따지고 묻고 찾으려면, 식재료 생산여건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고쳐지고 '먹거리의 건강함'이 개인의 노력(개인의 취사선택)이 아니라 사회의 노력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빨리 깨우쳐야 합니다. 


제철찾기여정을 시작하면서, '토종식재료'로 제철을 확인하고 제맛을 배워왔습니다. 

얼만큼 오늘날 식재료들이 변했는지도 확인했고, 또 망가진 우리사회가 얼만큼 우리먹거리를 망가뜨렸는지도 확인했습니다. 또, 내가 알고 있고 배워왔던 '맛'이라는 기준이 얼만큼 잘못되었는지도 알게되었고, 하나 하나 채우며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만들어갈 '맛'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아마, 토종식재료가 지금까지 존재하지않았다면 '제철', '제맛'이라는 기준도 잡지 못했으리라. 그래서 언제나 소중하고 귀한 식재료, 토종식재료입니다. 지금의 식재료 구별법으로는 성이 안차고 부실해보이고 못났을지 모릅니다. 

지금의 식재료 보는 눈은 오로지 모양이쁘고 단맛강하고 많은수량, 대왕크기를 자랑해야하기때문입니다. 



작고, 아담하고 느리게 성장하고 수확량은 작고 모양새도 그리 화려하지않지만, 천천히 땅의 영양을 흡수하며 제속도로 자랍니다. 이과정자체가 '맛'이고 '영양'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스러운 맛' 이말이 정말 딱! 맞춤 표현입니다. 

한입 베여 물면, 찰진 과육사이로 달코롬하고 새코롬한 맛이 흘러져 나옵니다. 아오 요녀석 참 맛있네. 이런말이 그냥 저절로 나옵니다. 입안에 한움쿰 집어 넣어도 다 들어가는 작으마한 크기지만 한알 한알 깨물어 과육을 맛보게 됩니다. 

차진식감이 아주 좋기때문입니다. 단맛신맛이 그 어느쪽으로 기울어지지도 않았고, 너무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아 정말 괜찮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꼭! 맛보시라고 강력추천합니다. 



사진으로는 크기가 가늠이 안될듯하여 만만한 밥수저위에 올려봤습니다. 세알이 너끈하게 올라갑니다.

정말 이쁘게 생겼죠? 2000원어치인데, 더살껄. 하는 후회가 먹으면서 엄청 되었다능.


또 언제 맛볼진 모르겠으나, 매년 7월이 되면 '고야' (토종자두)가 엄청 생각날듯합니다. 

그런 그리움을, 기다림을 알려줘서 더 맛있게 더 귀하게 챙겨먹고 있습니다. 







제철식재료를 잘 챙겨먹고자 한다면, 토종식재료를 귀하게 여길줄 알아야 합니다. 

토종식재료는 '제철꼬박지킴이' 이기때문이며, '제맛'을 간직한 식재료이기때문입니다. 


저에겐 '자두' 맛에 대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물론 더 몇해 맛보며 길들여져야겠지만, '자두'가 한여름 열매로 더 소중하게 자리잡을듯합니다. 


이번 여름산행은 유난히 수확물이 많았습니다. 비가 며칠 많이 왔던 탓인지 계곡물이 멋들어지고 경쾌한 연주에 맘을 빼앗겼고, 그 비에 잘 여물고 있던 산다래들이 우두둑 떨어져 한웅큼 주어오는 횡재까지. 

도토리도 알이 여물고 있었고, 밤송이도 탁구공만하게 커졌고, 우람하게 잘큰 산풀과 나무들은 더 짙어지고 농염?해졌습니다. 물론, 사우나 못지않게 땀을 흠뻑(철철철) 흘렸다는 것도 여름산행의 묘미죠. 


무더위를 잘 먹고 너무 푸르게 잘자라는 여름산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멋들어진 가을을 알차게 준비해주는 여름이 참으로 멋집니다. 사람에게도 여름이 '더위'에 지치는 것이 아니라 더 푸르게 잘 이겨내고 다가올 가을열매를 준비하듯 무언가를 알차게 채워내는 여름나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토종자두 '고야'를 귀하게 맛봤음을 전해드립니다. 

7월 여름산행을 강원도쪽으로 하신다면, 7월말까지는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토종자두'(고야)를 한번 욕심내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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