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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늦봄

닭맛이 중요해! 향긋하게 먹어요!, 닭구이~

담백하고 향긋하고 깔끔하니 너무 맛있는 닭구이랍니다.

지난번 토종닭사다가 묵은지에 찜쪄먹고 남은 반은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요, 그걸 꺼내서 살 발라내고 조선간장과 양파청으로 간단한 밑간해서 팬에 구웠답니다. 상당히 맛있던걸요?


우리나라 닭은 초스피드로 키워 파느라 사실 제대로 성장하기가 참으로 힘이듭니다.

그래서 맛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닭요리는 양념맛으로 먹는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니, 닭하면 튀김반죽 맛으로 먹거나 강정양념맛으로 먹던가.. 대부분이 양념맛으로 닭요리를 즐기는듯 했어요. 

닭이 맛있다면 닭자체요리가 넘쳐났을듯해요. 


그래서, 닭요리를 좀더 닭의 맛을 느끼는 방향에서 요리하는걸 좀 해봐야겠다 싶어서 이번에는 아주 간단한 밑간 정도만 하고 담백하게 구워내고, 요즘 한창 제철인 산나물 참나물(보랏빛줄기를 가진)을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같이 곁들였어요. 


어쩜 이리 닭이 맛있는걸까여? 이리 맛있는 걸 여태 양념맛으로 즐겼다는데..아쉬움이 참 많아집니다. 

식재료의 맛이 좋으면 사실 양념으로 그맛을 가릴 필요가 없는데..그걸 알면서도 신경을 많이 못썼네요.

토종닭은 제가 일반닭에 비하면 너무 맛있다는 걸 안뒤로는 일반닭을 잘 사먹지 않는답니다. 

맛있는 토종닭으로도 양념만 넘치게 요리했구나..하면서 이제부터라도 토종닭맛을 제대로 느끼는 방향에서 (자주 먹는편이 아니라서 요리종류가 늘어날것 같지는 않지만..) 해볼낍니다.


그 첫번째로, 닭구이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소금간만해서 구워도 괜찮을 듯했는데요, 요즘 조선간장으로 밑간하는 고기요리가 더 깔끔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듯해서 조선간장(국간장)으로 밑간을 해주었구요, 그러면서 닭살이 연해지라고 양파청을 곁들였어요. 

그외양념은 쓰지않았답니다. 그런데, 너무 닭이 맛있네요. 


언제나 제가 주장하는 바이지만, 토종닭은 정말 연하고 맛있답니다. 일반닭은 너무 닝닝하고 기름져요. 

거기다가 사료를 급하게 먹여 너무 급하게 키워 출하하느라 맛이 채워질 시간도 없어요. 기름만 잔뜩 낀채로 덜성장한 닭이 현재 유통되고 있는겁니다. 보통 2-3주 키워 유통하니깐.. 여기에 튀김옷에 양념맛으로 덕지덕지않하면 닭을 먹지않을듯해요.

닭을 엄청 많이 소비하고 있지만, 정작 닭맛을 모르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부들부들하면서 닭맛이 너무 좋아요! 거기다가 향긋한 참나물과 함께 먹으니 향긋하기까지 하구요.

별미찬으로 너무 좋답니다. 요즘 산나물이 맛있으니깐 곤달비,곰취, 참취 등등 이런 잎나물들과 함께 쌈싸먹어도 그만일듯 싶구요.

당연히 저는 쌈싸먹지요.ㅎ 향긋한 곰취에 닭구이 얹고 참나물무침 얹어서 한입 크게 벌려 먹습니데이~








앗! 조리법에 들어가기 전에요, 너무나 안타까운 산나물이기때문에, 참나물 구별법 다시 확인하고 갑니다.

자주 이야기해서 귀가 많이 따가우시더라도..아니 눈인가? 제대로 알고 봄날을 보내봅시다!



요것이 '참나물'이랍니다. 조금은 특별한 참나물이여요, 5일장터에서 만났는데요 유명산에서 직접 캐오셨다고 하네요.

줄기에 보랏빛이 보이지요? 줄기가 보랏빛이 있어야 참나물이랍니다. 연두빛만 있으면 그건 미쯔바(삼엽채)랍니다. 


유명산이 고지가 높은 산인데, 그산에서 캐오셨다고 하니 너무 반갑고 고마워서 또 덥썩 사고 말았답니다.



참나물은 줄기가 보랏빛이 있어요!  그것을 꼭 확인하시구요. 



그리고 잎모양인데요. 삼엽채는 세잎이 거리감없이 완전 붙어있는 반면, 참나물은 세잎에 줄기가 나있는 상태에서 붙어있어요. 

그건, 좀더 참나물과 친해진후에 한번 확인해보시면 좋을듯 하구요. 

대부분이 나물무침으로 많이 만나실텐데요, 보랏빛줄기는 나물로 무쳐놔도 보인답니다. 보랏빛 줄기가 없다면 삼엽채(미쯔바)랍니다. 그렇게 구별하시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미쯔바(삼엽채)를 참나물이라 부르니.. 사실, 참나물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백날해봤자..언제 제이름을 갖을렁가..하는 생각이 스치기는 합니다. 그래도 잘못된것은 고치고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미쯔바(삼엽채)는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참나물이라 불리우면 안된답니다. 


미쯔바가 자기이름을 제대로 가져가야, 귀한 참나물이 제대로 대접받을수 있지않을까..싶습니다. 










참나물과 곁들여서 더 맛있고, 기본간만해도 닭이 아주 맛있어요!

토종닭 구이 


재료: 토종닭1/2개, 참나물 크게세줌 

닭밑간: 국간장(조선간장) 1큰술, 양파청1큰술, 다진마늘1/2큰술, 제피가루한꼬집 



닭 손질법은 될수있으면 닭은 통으로 사오세요! 통으로 손질하는 것이 훨씬 손질하기가 더 쉽답니다.

닭껍질을 벗기기가 훨씬 수월해지고요, 닭껍질안쪽의 기름도 확인하면서 제거할 수있어서 더 좋아요.

(얼마나 닭이 사료먹고 기름지게만 키워지는지..눈으로 확인이 된답니다.)

일반닭보다 토종닭이 몇배나 기름기가 적은게 확인되요. 일반 닭은 누런기름 떼어내다보면 살보다 더 많은것 같아요.

닭껍질을 벗긴뒤에는 마디별로 썰어주세요! 토막치듯이 하면 닭뼈가 요리할때 쑤욱 튀여나와 먹기도 불편하고 보기도 별로 안좋아요. 당연히 손질할때도 뼈피가 빠져나와서 안좋구요


구체적인 손질법은 다음글을 참조하세요!

 너~무 부드럽고 맛있다! 토종닭 묵은지찜~


토종닭은 이미 반마리는 묵은지김치찜으로 먹었고 남은 것은 냉동했었어요, 그걸 꺼냈답니다.

그때 이미 손질을 일부 해놨었는데요. 뼈마디를 잘라서 큼직하게 썰어서 요리하는 편이라서요. 몇조각 안되어도 반마리양이랍니다.

일반닭 1마리 분량은 되요. 


뼈를 발라냅니다. 워낙 토종닭은 뼈가 굵직한지라, 뼈까지 칼을 넣은뒤에 뼈따라 살을 발라내시면 된답니다.

너무 깔끔하게 발라내지않으셔도 되요, 남은건 육수로 만들어두고 국물요리에 사용하면 된답니다.




살을 발랐으면 먹기좋게 썰어줍니다. 이때! 칼로 살살 두들겨줍니다. 그러면서 어슷하게 포뜨듯이 져며 썰어줍니다.

밑간은 양파청1큰술, 국간장1큰술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놓습니다. 



안넣기 섭섭하니깐..(양념 별로 안한다면서..ㅋ) 다진마늘1/2큰술, 제피가루 한꼬집을 넣어줍니다. 


* 제피가루는 우리나라 고유의 향신료이구요, 향긋한 향이 나면서 맛은 얼얼할정도로 매운맛이 나요. 물론, 양념속에 들어가면 그리 매운맛을 내지는 않습니다. 후추대용으로 사용하고 있구요, 국간장으로 밑간하면서 같이 사용하고 있어요*



달궈진 팬에 현미유 약간 두르고 마늘편썰것 약간, 대파약간 넣고 달달 볶아주다가 밑간한 닭을 넣고 볶아주세요!

닭고기가 노릇 노릇해질때가지 구워줍니다. 밑간외에 더 추가 간은 하지않았습니다. 딱! 좋았습니다. 




참나물(보랏빛 줄기가 있어야 되요!)은 먹기좋게 숭숭 썰어줍니다.

양념장은 아주 간단하게 새콤달콤한 맛에 맞추시면 됩니다.

양조간장1큰술, 현미식초1큰술, 참기름1큰술, 고춧가루2작은술, 통깨약간 넣고 섞어준후 적당량 덜어 볼에 담은 참나물에 넣고 살살 버무려놓습니다. 



접시에 양념에 버무린 참나물을 깔고 그위에 노릇하게 구운 닭구이를 얹습니다.

그리고 참나물에 사용했던 남은 양념을 위에 살살 뿌려줍니다! 끝!



앗! 요 토종닭으로 더 해먹은것이 있어요!

어수리 나물을 넣고 같이 볶았답니다. 어수리가 향이 너무 진해서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답니다.

오히려 참나물과 함께 먹는 샐러드가 더 깔끔하게 잘 어울렸답니다. ㅎ

그래도, 닭맛은 정말 좋았답니다. 밑간양념은 위의 것이랑 똑같거든요. 




자~~

접시에 담아봅니다. 


아오~~~ 너무 맛있습니다. 제가 육류를 별로 좋아하지않아서 자주 요리하는 편이 아닌데요.

요즘 국간장 밑간에 흠뻑 빠져서리.. 종종 해먹고 있는듯 하답니다.

우째뜬, 닭살점이 너~무 맛있습니다. 촉촉한것은 물런이거니와 살점이 부들부들하고 야들야들 그러면서도 씹는맛도 있구.

이렇게 맛있는 닭을 양념범벅으로 먹었다는건..왠지 예의를 못지킨것 같아요.

기본 간만해서 즐길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닭이 맛있는것'에 집중하면서 '닭이 어떻게 키워졌는가의 중요성'을 더 많이 느낄듯해요. 




다른 식재료들도 마찬가지 인듯싶어요.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하면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졌는가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것이 맛을 좌우하는 핵심임을 알기때문이여요. 그 기본적인 것을 우리나라는 특히나 육류에 대해서는 매번 간과하는 듯해요. 


아마도 외식문화가 많아지면서 양념맛으로 원재료의 부족함을 채우려다 보니 이것에 너무 많이 길들여진것 아닌가..그런 판단입니다. 집밥만큼은 우리가 아는대로, 아는만큼 조금씩 바꿔가면서 먹어보는것도 '맛'을 배워가고,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지는가'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워가는 일이 될듯합니다. 


그 어떤 요리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되지만, 닭요리에서도 '닭맛'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강조해봅니다. 그러면 기본간만 해도 너무 맛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너무 쉬운 원칙이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당연함이 우리나라 음식문화에는 쏘옥 빠졌다는 사실. 

그래서 양념맛으로 먹는 문화가 발달되면,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식탐을 한없이 충동질하고, 식재료는 어떻게 키웠는가에 집중하기보다는 대량생산만을 부추기면서 그 식재료의 귀중한 맛과 영양을 다 놓치게 되어 그야말로 부실함 그 자체로 키워지게 됩니다. 


식재료는 점점 더 망가져가고 있는데 '양념'사랑에만 빠진 음식문화는 지금 우리들의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더더욱 걱정이 큽니다.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졌는가?'에 집중할때만이 우리는 '제대로된 맛'을 배울수있고 온전하게 '맛'을 즐길수 있게 됩니다. 

여전히, 우린, 양념사랑에 너무 빠져있어요, 여기서 조금씩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어떻게 먹을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좀더 성숙해지지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닭을 먹을때 닭맛을 가장 중요하게 둔다면, 우린 어떻게 키워진 닭을 사랑하게 될까여? 


<더보기 >

☞봄식재료 총정리 3탄 (산나물과 봄열매)

봄철 식재료 총정리 2탄 ( 해조류와 해산물 편)

봄철식재료 총정리 1탄 (들나물과 봄철채소 편)

제철식재료가 중요한 까닭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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