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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늦겨울

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20, 박고지나물과 호박고지나물~

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스무번째, 박고지나물과 호박고지나물입니다.

하나씩 떨어뜨려놓고 찬을 만들어도 되는데, 양이 작은편이라서 박고지를 껴넣느라 한번에 소개합니다.


우선, '호박고지' 명칭부터 확인하고 갑시다. 인터넷을 보니 호박고지와 호박오가리가 혼용되어 쓰이더군요. 물론 저도 비슷한것이라 생각하고 써왔는데, 그것이 아니더라구요. '호박고지'는 애호박 즉, 푸른호박(여린호박)을 말려놓은 것을 말하고요. '호박오가리'는 늙은호박 즉 붉은과육을 가졌고 길쭉하게 과육을 돌려가며 썰어 말린것을 말해요. 어떤 차이인지 아시겠죠? 


별거아닌듯하지만, 명칭 하나도  사소한 의미가 달라지니 제대로 쓸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껴요. 

워낙 말도 글도 자극적으로 쓰여지는 터라, 본연의 의미가 그대로 투영되기보다 자신의 탐욕이나 욕망을 담곤해요. 

그래서 말과 글이 진실되게 표현되는 보편적인 방법임에도, 진실을 오히려 흐트러놓는 주범이 되는듯 해요.

이럴수록 의미가 제대로 투영되는 글과 말을 쓸줄 아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진심' 혹은 '진실'이런것을 너무 멀리 애돌아서 찾을필요가 없어질테니깐요. 말과 글을 그대로 듣고 말하고 읽으면 되니 이보다 좋은일은 없겠죠. 세상이 투명해질까요?


아무튼, '호박고지'와 '호박오가리' 우리 혼동치말고 제대로 불러주자구요. 

기본은 '고지'라 함은 얇게 썰어 말린것의 통칭이고, '오가리'라 함은 가늘고 길게 썰어 말린것을 말해요. 

그렇게 기억했다가 이름도 제대로 한번 불러주고요. 써먹기도 하면 좋을듯 합니다. 



박고지, 조금 생소하죠? 재작년에 길쭉하게 썰어서 말려놓고 겨울에 생각나서 간장과 설탕에 조려서 김밥에 넣어먹어봤어요. 쫄깃한 맛이 아주 좋아서 묵나물로 괜찮겠다 그리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박'은 한여름이 되면 장터에서 종종 판매를 하는데요. 

무게가 많이 나가는터라 누가 들어주지않으면 다른 장을 볼수가 없어요. 그래서 매번 여름장터에서 언제 될꼬올꼬 하는 고민에 주저하다가 옵니다. 그러던차에 작은덩어리로 하나 사왔는데, 조금썰어 생나물로 먹고 나머지는 말렸어요. 

그래서 한여름에 소개를 못하고 이런 긴시간을 흘러서 소개하게 되었어요. 


'박'은 한여름부터 초가을에서 가을중턱까지 만날수 있어요. 덩어리째 판매하기때문에 들고오는 수고만 어렵지않다면 꼭! 맛보라고 권하고싶은 식재료입니다. 한여름과 초가을이 무척 더운데 박은 시원한맛을 간직한 식재료거든요. 그래서 볶아서 내놓으면 그 시원한고 담백한 맛에 더위도 살짝 잊을수 있습니다. 나물로도 아주 좋구요 남은 절반은 말려서 묵나물로도 챙겨도 아주 좋습니다. 

작년에 말린것은 오독거리는 식감이 뛰어났는데, 이번 것은 부드럽게 손질되어서인지 살살 녹습니다. 


묵나물은 향이 담긴것은 향으로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멋진 식감에 반해서 먹곤합니다. 아마, 박고지도 멋진식감이 말리는 수고를 하게 만드는가봅니다. 올 여름에 기회가 된다면 작더라도 또 말리고픈 나물이기도합니다. 

고소한 들기름향에 부드러운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호박고지나물'은 또 얼마나 꼬들꼬들 맛있게 불려졌는지 모릅니다. 부들부들한 호박고지도 맛있는데, 이번건 꼬들꼬들한 맛이네요. 

요 식감도 너무 좋습니다. 하긴, 제가 뭔들 맛이 없겠습니까? 

특별하게 불리는시간도 같이 해주었는데, 박고지와 호박고지가 식감이 완전 다릅니다. 생각해보니, 박고지는 조금 얇게 말렸고 호박고지는 조금 도톰하게 말려서 같은시간으로 불리면 안되는 건데.. 기억나지않으니 같이 불려서 조리했지요 뭐.


그리하여, 부드러운 맛에 박고지를 먹고, 쫄깃하고 꼬들꼬들한 맛으로 호박고지를 맛봅니다. 


앗! 작년 늦여름부터 초가을. 가을중턱까지 길게 비가 장기간 내리는 바람에 그때 말린 여름식재료들이 다 부실했어요. 고생도 좀 했구요. 말릴 틈을 안주고. 볕도 잘 안내주고..해서 여간 힘겨웠어요. 곰팡이는 피지않았지만 거뭇하게 말려져서 이걸 먹을수있나 ..그런생각도 하고. 그래도 말린것이니 모아두었어요. 요런 사정때문에 그간 제일먼저 소개를 못했지요.

그러던차에, 맛이나 보자며 불리고 요리를 했어요. 어차피, 저야 '전기'로는 안말리기때문에 자연상태가 그랬는걸 어쩔수 없지요.

그대로 인정하고 글로 남겨보기로 하고 이렇게 담았습니다. 참조~


맛이요? 아무렇지도않아요. 그럼 됬죠. 모양이 좀 거뭇하기는 한데. 지난 여름과 가을, 어떤날씨였는지 아니깐 괜찮죠?

꺼내 준비하면서 올 여름과 초가을은 볕이 쨍쨍 쪼였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간절하게 품어봅니다. 







박고지나물과 호박고지나물


재료: 박고지 크게 1줌, 호박고지나물 크게 두줌 반

각각 밑간: 국간장 적당량, 들기름 적당량, 다진마늘 적당량 

양념: 들기름 약간, 대파약간, 통깨약간  



박고지와 호박고지나물은요,

말린나물중에 과육을 말린나물에 속합니다. 즉, 잎나물이나 줄기나물과는 다르게 열매를 썰어서 말린 것입니다. 

박, 호박, 가지, 무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말린 과육나물은 물에 잘 불려서 들기름과 국간장에 밑간한후 팬에 들기름두르고 살짝 볶아내면 됩니다. 


묵나물은 잎이든, 줄기든, 과육이든 '들기름'과 '국간장(조선간장)만 있으면 뭐든 맛있습니다. 필수!입니다.

각각 손질법이 달라서 그에 맞는 손질법만 익혀두면 어려움없이 간단하게 겨울찬으로 즐길수 있습니다. 


특히나 과육나물은 물이 충분히만 불려주기만 하면 되는지라 간단한 겨울찬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주로 여름채소들이 이에 속하고 무같은 경우만 늦가을에 말려주면 됩니다. 그 계절에 짬짬이 준비하는 것만 신경쓰면 됩니다. 



자, 박 말린것입니다.  중간 중간 탄것처럼 거뭇하지요? 요거이 무슨현상인지 모르겠어요. 말려지기는 잘 말려졌는데..

그렇다고 곰팡이는 아니거든요. 일단 불려놓으니 검은물이 많이 빠져나갔어요. 휴~ 다행이다. 



조선호박으로 짬짬이 말려놓은 것인데, 글씨 이모양인거여요. 아무튼 물에 담가 충분히 불렸어요.

그랬더니 검은물이 많이 빠졌더라구요. 얼쑤~ 하고 여러번 헹궈 검은물을 마저 빼주고요 

물기짜서 준비했습니다. 



거뭇한 부분은 맛이 이상하거나 하지않았어요. 이런계절도 있는거지요. 그러니 이런나물도 생기는 거구요.

물론 지구온난화가 만든 날씨변주지만 작년처럼 여름채소를 말리기 힘들었던건 오랫만인듯 싶어요. 


움파여요. 초겨울에 장터에서 파는 조선대파를 사다가 겨울내내 길러먹고 있어요.

푸른잎이 계속 나와요. 그부분만 잘라서 요리에 쓰고 있어요. 어찌나 기특한지 모르겠어요.

한파가 왔던때에도 너무 잘 견뎌주고 잘 자라더라구요. 아주 요긴하게 겨울내내 잘 먹었어요.

물론, 지금도 씩씩하게 잘 크고 있어요. 먹는양을 따라가지 못해..힘겨워하고 있지만요.(대파가요.)



나물양념으로 쓰게 쫑쫑 썰어놓으면 됩니다. 



1. 호박고지나물 


불려진 호박고지는 여러번 헹궈준후 물기 짜서 볼에 담았습니다. 

워낙 도톰한 호박고지라서 꼬득거리는 식감이지만 더 불리지않고 조리했어요.

식감을 따지는 분이라면 불려지는 상태를 확인하고 조리하면 더 좋아요. 


국간장과 들기름을 각각 1큰술씩 넣고 다진마늘도 약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준후 

팬에 담고 들기름 넉넉히 두르고 달달 볶아주었습니다. 



조금 촉촉해 지라고 물1/4컵도 붓고 볶았습니다. 살짝 간이 모자리 국간장약간 더 추가했구요.

그리고 움파넣고 통깨뿌려 마무리~



2. 박고지나물 


호박고지나물과 같은 방법으로 했습니다. 

잘 불려진 박고지를 볼에 담고 국간장과 들기름으로 밑간해주고 다진마늘도 약간 넣어 조물조물 해준후 

팬에 담고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대파넣고 통깨넣고 마무리~



자~

그릇에 담아봅니다. 


오잉? 두가지 찬이 식감이 달라서 그맛에 더 맛있었습니다. 

박고지는 너무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어요. 들기름에 볶아놓으면 우리나라 나물은 왠간해서 다 맛있긴 한데요.

박고지 말려두고 챙겨먹을만큼 괜찮은 멋이 있는 나물이네요. 올 여름에는 많이는 아니여도 볕이나 잘 나서 잘 말렸으면..하고 간절히 바래봅니다. 



호박고지나물은 오잉? 꼬들꼬들 쫄깃한 맛이 일품이네요. 이야~ 

말리는데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덕분에 부드러운 나물과 꼬들고뜰한 나물 두가지를 맛보며 흥겨워했습니다. 



묵나물은 그 계절에 짬짬이 준비하는 노고만 있으면 후다닥 만들어 내놓을수있는 겨울찬입니다. 

제철 식재료가 넉넉치 않은 초봄까지 너무 귀하고 소중한 식재료가 '묵나물'입니다. 

'묵나물'의 가치가 이런 차원에서 더 빛났으면 합니다. 그계절에 말리고 식재료가 부족한 계절에 찬으로 챙기는 멋 말이죠.


박고지와 호박고지도 잘 챙겨먹는 겨울이 되도록 우리 올 여름 초가을에도 잘 말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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