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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로 읽는 세상/시작과 돌아보기

거칠게 돌아보다.0





돌아보다. 거칠게...

...


산에서 걸어온길 돌아보면 그걸음에 대한 보상같이 펼쳐지는 풍경에..얼마나 행복해했는데..

살아온 날들을 돌아본다는 건..그리 행복한 일만은 아니네..

돌아보는 시간이 짧든 길든 돌아보는 건, 역시나 긴호흡이 필요하다.

돌아보기 시작하면 그것이 부족한것이든, 충족한 것이였든 ..마음을 무겁게 한다.

다시 제 갈길 제촉할수있기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질수있기를.. 바랄뿐...이다.


제철찾기 

그 시작은 아주 간단하고 무한한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했다. 

<맛>의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제맛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시점이 출발점이다. 

식재료마다 자기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 맛을 '제맛'이라고 하고, 그 맛을 온전하게 누리고 즐기는 것을 '제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식재료를 어떻게 이해하느냐' 아니, 식재료를 어떻게 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시기가 중요치않다, 식재료가 어떻게 생산되고  어떻게 유통되고 어떻게 섭취하느냐 를 제대로 봐야 식재료를 온전하게 '안다'고 할수있다.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볼줄 아는, 아니, 봐야한다. 그것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고통이 시작된다.


처음은 먹는것에 대한 태도를 고쳐보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너무 함부로 대하는 먹거리에 대해 '사람'을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을 보면, 먹거리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것이라 생각했다. 자기돈주고 사먹는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 키워낸 것을 값을 치루고 먹는다는 관점을 가져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생산하는 사람이 없는 먹거리라는 것은 존재하지않는다. 만약 그것이 존재한다면, 이미 그나라는 망한나라이거나 이세상에서 전멸한 나라일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먹거리를 사람이 만든것이라는 생각자체를 하지않는다. 

'내돈'이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돈에 가려진 먹거리는 그 생산의 값어치를 계산해주지않는다. 그러하다보니 돈벌이로 생산하는 먹거리가 독이되고 가고, 그걸 내돈주고 사먹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입만 혀만을 즐겁게 해주는 물건일뿐이다. 

때론, 위로가 되기도하고 화풀이도 되어주기도하는 먹거리, 내가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즐길수있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내입까지 오게되는지를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건 중요하지않기때문이다. 문제는 '돈'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보이지않는 먹거리는 점점 가증스럽게 이쁘지만, 우리몸에 피와 살이 될리는 없는 '독'스런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우리가 먹는 그 모든것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않은 것은 없다. 그만큼 '사람'이 만들어낸 (물론 자연의힘으로 키워지는 것이겠지만 )그 자연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사람이 결정한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않는 먹거리라는 건 존재하지않는다. 그만큼 사회가 복잡해졌고, '자연산'이라는 것도 결국은 선택하고 가져오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만드는 사람들, 그들의 노고를 조금은 생각하면, 먹거리에 대한 태도가 너무 흥청망청 먹지는 않겠지..하며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유통가공하는 사람들은 그리..착하고 너그럽고, 정직하지만은 않았다. 

돈을 쫒아가다 돈을 닮아버린 사람들은 먹거리도 돈을 닮게 만들었다. 먹거리가 세상살이와 하나도 다르지않게되었다.


제철찾기를 나서며 막연했던 식재료에 대한 이해는 조금 풍성해졌다. 물론, 허무하기 짝이없는 허탈감도 무한히 생겼다. 

무엇이 이리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좀처럼 이세상을 이해하기도 힘들고..이런세상에 살면서 좋다고 배불리먹으며 살았다는 것도..이해하기가 참 어렵다. 


요즘 밥맛이 떨어졌다. 딱히, 뭐 아픈데도 없는데.. 말이다.

장을 보러가면, 뒷짐지고 한참을 바라보다.. 씁쓸함을 한가득 담아두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직 제철을 배워야 할것은 많은데... 그것보다 제철을 잃어버린 식재료들이 이젠..눈에 아프다. 

나는 얼만큼..이길을 더 가야할지..모르겠다. 

과연, 이길을 많은사람들이 가고싶어할까?.. 그리고 어렵게 힘겹게 토종식재료와 제철식재료를 키워내고 있는 생산자들도..힘이 날까?...아니, 제철을 잃어버린 식재료를 보고 아파할까?..그 아픔을 감당할수있을까?... 


농부가 씨앗을 잃었다. 이제 씨를 사다 심는다. 종자를 잃은 농부가 태반이다. 

종자를 잃은 식재료로 대부분이 키워지고 있다. 종자를 사다, 그 종자에 맞는 농약과 비료를 구입해서 그대로 심고 키워내는것.. 그것이 현재 농업상태이다. 물론, 대물림해서 자기종자를 가지고 토종종자 나눔도 하고있기는 하다. 그것 정말 미미하다. 

장터에서 아주 귀하게 볼수있는 토종종자식재료들은 아마..이 할머님대를 끝나면,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종자공부를 한 내용의 핵심부분이다. 어떻게 할것인가?


가공식품, 나는 첨가물과 화학조미료가 나쁘다 좋다를 따지고 싶지는않다. 가공식품의 핵심은 돈벌이다. 

그것을 만드는 회사가 정말 사람의 건강을 따지고 몸에 이로운 것을 목적에 두고 만든다는 것을 나는 절대로 믿지않는다. 

그건 있을수없는일이기 때문이다. 이윤을 내는것이 목적이기때문에, 한시적으로 눈속임을 할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 좋은 가공식품을 찾는일, ..그건 차라리, 낙타더러 바늘귀에 들어가라고 하는일이 더 빠르겠다. 

 

제철해산물은 더 가관이다.

씨가 말라 더이상 잡혀오지않는 것들이 태반이다. 

그런데도 제철이랍시고, 철마다 먹자 즐기자 방송은 떠들고 있다. 과연, 이렇게 찾는 제철해산물이..진짜 제철이기는 하는걸까?

나는 이럴땐, 내 닉네임을 없애버리고 싶다. 씨를 말라가게 하면서까지 먹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죄다 수입산으로 채워낸 가짜 '제철'요리에 정말 화가 치민다. 

이렇게 먹으면 우리 몸에 피와 살이 되기는 하는건가? 도통...뭘 먹자고 그리 떠들고 요란한지 모르겠다. 

내가 말하는 제철찾기와는 영 반대로 가고있는 해산물제철... 답답할 뿐이다. 

우리는 얼만큼 해산물의 씨를 다 마르게 한후에 통곡하게될까? ..하긴..걱정이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해산물에 대한 글을 올릴때마다..나는 고민이된다.. 나도 뭐 별반 다르나.. 나도 이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모른다는 무서움이 밀려온다. 


제철과일...글쎄.. 제철을..지킬수있나 싶다. 

죄다 성장촉진제 먹여 이르게 빠르게 나오게만 경쟁하는데..과연..제철을 지키는 과일이..어떻게 버틸까... 

이런 과일을 찾는이가..있을까?.아니, 그 생산자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을까?..그런사람이 정말 버텨낼까?... ㅠㅠ


농산물을 죄다 버려놨다. 

친환경모자를 쓴 것들은 첨단장비를 갖추는 것이 골자다. 첨단장비는 석유로 운영된다. 물론 막대한 돈이 먼저 들어간다. 부자만이 살아남게 만들어놨다. 이명박정부가..에잇! 

친황경모자쓰고 우리앞에 오는 식재료는 뭐가 친환경인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석유팡팡 써가며 철없이 생산해내오는..이것..또 뭐 환경을 더 많이 파괴하는 또다른 음식쓰레기가 아닌가..그런생각이다. 


에휴...제철찾기..과연..나는 어디까지 갈수있을까?

나는 과연 이 모든것을 무시하고 갈수있을까?

어디에..희망을 걸어야할까? 

그리고 나는 왜? 이길을 가야하는거지?.. 

제철..과연 그것을 찾을 수있고, 희망을 만들어 갈수있는 걸까?

함께 만들어 갈수는 있는걸까?.. 

아니, 나는 잃어버린 밥맛을 되찾을수있을까?

장터를 돌아다니며 예전처럼 호기심과 궁금증에 들떠 마냥 기쁘게 뛰어다닐수는 있을까?


-제철찾기3년을 돌아보는것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