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락 껴안고 싶은 것들/나에게 말걸기

그래도 나/는 /간/다




깜깜한 앞길이다

그래도  나/는/ 간/다.


피땀으로 일군 자식같은 농산물 죄다 갈아엎어놓구도

차디찬 땅 내버려둘수없어 

혹독한 이 겨울, 씨를 뿌리는 그 심정처럼

나/도/ 간/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뿐이라며 

센 비바람과 폭우에도 절대 땅에 드러눕지않는 풀처럼

나/도/ 간/다.


나밖에 몰라 나의 아품에 천지가 무너지는줄 착각하며 

하루하루 끙끙대며 살아가는 비겁한 나지만,

그래도 나는 내 갈길을 재촉한다.


민주민권이 지하로 숨어 

숨마저 내어쉬는 것조차 버거운 이 세상에

혹여, 나의 침묵이 일조했을까...그것이 더 무서워서

무서운 갈길에..발걸음을 내딛는 용기를 내어본다.


나의 것에만 아파만했던 나의 비겁함이

아플까봐 눈 질끈감은 나의 침묵이 

도망치려는 나를 떠민다.


갈아엎어버린 땅을 하염없이 보고만 있는 나

작은 바람에 드러누워 다신 일어나지않겠다고 하는 나

그래도 떠민다.


떠밀리듯 가도, 나/는 /간/다.

비겁함과 침묵이, 

이세상의 그 무엇보다 더 무섭다는걸..나는 오늘 뼈저리게 배웠네.



-2014년 12월19일 대한민국 그리고 내가 너무 무서워...-

'와락 껴안고 싶은 것들 > 나에게 말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뚜벅뚜벅  (8) 2015.01.05
울림  (6) 2014.12.30
겨울산행  (10) 2014.12.14
'아니'라고 백만번 대답하고 싶은 말....  (12) 2014.12.12
괜찮아~~ 사랑이야!  (6) 201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