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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껴안고 싶은 것들/나에게 말걸기

꽃으로도 피는구나 너는.


*수락산 2016년 2월 14일



눈부시게 시린 꽃, 눈꽃

너는 꽃으로도 피는구나

날카론 칼처럼 져미는 시린바람에도 

어여쁜 꽃으로 피는구나


무엇이 너를 피우게 한것이더냐

시련마저도 꽃으로 피우는 그 힘은 무엇이더냐


1년내내 좌절과 절망으로 한겨울을 살아

도망치고 움추리는 것외에 

삶의 중심를 놓아버린 우릴 꾸짖는걸까?


시련은 맞받아치는 거라고

도망치지말고 숨지말고 당당히 맞서라고

시련마저 꽃으로 피워내라고

그리 말하고 싶은것일까?


시려도 눈부시게 피는구나

너는 꽃으로도 필줄 아는구나



- 산행시작부터 싸라기눈이 솔솔 흩날리듯 (눈이라고 여겨지 않을만큼)내렸다. 싸리눈은 좁쌀모양의 눈. 절대 나뭇가지에 쌓일수없다. 그런 눈을 하나씩 하나씩 자기몸에 붙여 꽃을 만들었다. 정상에 오르니, 날카로운 바람결따라 꽃이 피었다. 전날 봄날같이 따뜻한 비가 내려 젖은 나뭇가지에 하나씩 하나씩 내리는대로 들러붙어 고운 솜털같이 어여쁘게 피었다. 땅위에는 쌓이지도 않는 눈이 소복하게 나무위에 피었다.

어찌나 이쁘던지 어찌나 곱던지. 너무 추운 칼바람에 하산만 생각하고 있었던 나를 한없이 멈춰서게했다.

시리고 시린꽃이라서 눈물이 난것일까? 그저, 칼바람에 도망치고픈 나를 비웃는듯이 '시련도 꽃으로 필수있다'고 그리 말해주는 거같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나도 너처럼 지금의 아픔을 꽃으로 피울수 있을까...그리물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