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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한겨울

부들부들 너무 구수해, 시래기된장나물~

늦가을에 말린 시래기로 나물을 만들었습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과 구수한 맛이 정말 좋습니다. 

늦가을에 부지런 떨면서 말린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동치미무를 다발로 팔때 넉넉하게 사다가 동치미무로 빨간동치미(빨간통무물김치)도 담그고 무청은 데쳐서 말려줍니다. 

이맘때가 가장 바쁘고 정신이 없을때이긴 합니다만, 해놓고 나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부지런떤 보람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겉잎 말린것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우거지는 배추겉잎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보통, 시래기는 무청으로 많이 만들고 또 한창 유명해지다 보니 무청으로 단정짓기는 합니다. 

어떻게 부르든, 거친 겉잎을 말려서 겨우내 맛있게 챙겨먹는다는 건 보통의 지혜가 아닌듯싶고, 또 이것이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서 현대인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식재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사서 먹는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늦가을에 통무김치담그면서 준비하시면 덤을 얻은 듯이 기쁘답니다. 

넉넉하 사다 무말랭이도 만들고 무청은 시래기 만들고 그렇게 늦가을을 보내면 겨울부터 봄까지 아주 든든합니다. 

늦가을에 빼놓지말고 꼭 만들어 두셨으면 하네요


시래기는 푸른 잎인지라 햇볕에서 말리지 않습니다. 봄나물을 말리듯이, 소금물에 데쳐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말리면 된답니다.그래야 푸른잎이 살아있고 엽록소파괴가 많이 되지않아서 영양을 제대로 흡수할  수있답니다. 

너무 많은양을 만들다보니 대부분이 데치지않고 그대로 말리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누렇게 변하게 말린 것들도 많습니다. 

데치지않고 말려도 푸른빛깔을 유지하려면, 그늘지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답니다. 

직접 말리지 못하시는 분들이 시래기를 구입할때 유념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늦가을에 말려 겨울부터 맛보기 시작해서 봄까지 맛을 봅니다. 

양이 많다면야 1년연중 먹어도 질리지는 않습니다. 

작년에는 늦여름,초가을 열무를 말리기도 했습니다. 초가을열무는 무성하게 자란탓에 시래기로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시래기 손질법중에 빨리 무르게 삶겠다고 소다를 넣고 삶는방법을 소개하는것을 봤는데, 이방법은 아니 사용하는 것이 좋답니다. 

소다는 비타민B군을 파괴하기때문입니다. 빨리하는 비법일수는 있으나 손실되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답니다.

급한일이 아니라면, 조리법은 최대한 영양손실이 없는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빨리'가 조리법내용의 전부가 되어서는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저는 푹삶아서 시래기겉껍질을 벗겨내고 된장과 들기름에 조물조물 무쳐서 사골국물에 살짝 볶아주었습니다. 

요즘 한창 들기름에 쏘옥 빠졌답니다. 뭘 무쳐도 이리 맛있으니 큰일입니다. 

직접 재배한것을 짠 것인데, 시판 들기름과는 너무 맛이 달라서 깜짝 깜짝 놀라고 있답니다. 

요즘 먹는 모든 나물을 다 이 들기름에 무쳐서 먹고 있는데.. 들기름의 고소함에도 깜짝 놀라지만 식재료의 제맛도 한층 살려주는듯해서 조리법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됩니다. 기름하나의 변화가 주는 제맛.. 식재료가 더 부각되니 이보다 좋은 조리법이 있을까...

들기름이 가진 영양도 남다르지만, 들기름이 고소함뿐만 아니라 식재료의 담백함과 그 자체맛을 최상급으로 올려주는듯해서 맘을 다 빼앗겨버렸습니다. 


시래기도 들기름에 무쳐놓으면 부들부들 야들야들한 식감에 구수한 맛이 한층 더 좋아집니다. 

여기에, 천연조미가루도 넣어 더 맛을 감칠맛나게 해주었습니다. 멸치가루, 새우가루, 표고버섯가루를 넣었습니다. 

요즘 한창 먹고있는 담백한 사골국물로 조려주었더니, 영양덩어리.. 그자체가 된듯합니다. 



입안에서 샤르르 녹듯이 구수함이 가득한 시래기 된장나물~

겨울밥상에서 투박하고 소박하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맛입니다. 

겨울밥상에 보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먹고나면 기분이 더 좋아지게 해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늦가을에 부지런을 떤것에 대한 보람도 담고,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도 채워내서 든든하고 

구수함 한가득 입안에 담겨줘서 더더욱 사랑스럽습니다. 

겨울밥상에서 꼭 챙기고, 꼭 있어야 하는 소중한 음식입니다. 



자, 늦가을에 부지런떨며 준비하신분들은 얼렁 꺼내 구수함 한판 채우시죠?

(못말리셨다구요? 구입하는 방법도 있어요 구입할때는 잎상태를 푸른 것으로 고르시고요, 삶아지고 손질된것을 구입할때는 어떻게 삶아진것인지를 꼼꼼히 알아보고 구입하시면 된답니다~)



시래기된장나물


재료: 손질한 시래기 크게 1줌 반 

밑간: 된장1과1/2큰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2작은술, 멸치가루 ,새우가루, 버섯가루 약간씩 

양념: 사골국물1/2컵 



시래기를 만드는 작업부터 보여드립니다.

늦가을이면 다발무를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다발무라 함은, 다발로 묶어서 무청과 함께 판매하는것을 말합니다.

보통 무가 5-7개씩 묶여있습니다. 다발무도 종류가 몇가지가 있는데, 동치용무 다발이 있고, 일반무 다발이 있습니다. 

동치용무는 조금더 자그마한 크기이고 단단함이 조금더 좋습니다. 

동치용무 다발을 2-3다발을 사다 통무물김치(통무김치, 빨간동치미)를 담그고 나머지는 무말랭이를 만들고 무청은 시래기를 만듭니다.  시래기를 만들때는 무청이 낱개를 떨어지지않게 무끝과 함께 잘라줍니다. 


무말랭이는 말리는 공간이 넓고 햇볕이 많은 드는 집이라면, 굵직하게 썰어서 널어 말리시면 되구요, 저희집은 햇볕이 많이들지않고 말릴곳도 넓지가 않아서 한면은 1센치정도 넓이고 나머지면은 3-5미리두께로 썰어서 말렸답니다. 

무말랭이가 햇볕을 받고 말라야 비타민D가 생성이 된답니다. 건조기에 말린것은 비타민D형성과는 아무상관이 없답니다. 



시래기를 보통 방송에서 보면, 생으로 말립니다. 무에서 잘라낸후 바로 빨랫줄에 널어서 말리는 것을 볼수있는데요

이렇게 말리는 것은 그늘진 곳에서 잘 말려야 한답니다. 안그러면 푸른잎의 엽록소가 변질되어 누렇게 된답니다. 

가정집에서 말릴때는 먼저, 팔팔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살짝 데쳐줍니다. (저희집은 소형빨래건조대가 전용 나물말리기용이라서 여기에 말립니다.) 찬물에 잘 헹궈 물기를 빼준후 건조대에 널어 말려줍니다. 2-3일정도면 충분히 바싹 마릅니다. 

말리는 장소는 그늘지고 통풍이 잘되는곳에서 반드시 말립니다. 푸른잎 채소는 모두 이방법으로 말린답니다. 

그래야 엽록소가 많이 파괴되지않고 그대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 말려진후 수확?한 것들입니다. 

푸른잎이 제대로 살아있지요?  

다 말린것을 보관할때도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면 된답니다. 


한번 쓸량만 꺼내 물에 담가둡니다. 



충분히 불려줍니다. 반나절정도면 충분합니다. 

잘 불려졌으면,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팔팔 끓여줍니다. 한번 끓고나면 약불로 줄여 (불에 올린시간 총 30여분정도) 삶았습니다. 



다 삶아졌으면, 냄비뚜껏을 덮고 그대로 식혀둡니다. 물이 식을때까지 내비두면 됩니다. 

이과정도 중요합니다. 여열로 계속 불려지거든요^^



다 식었으면, 시래기의 윗부분줄기를 엄지검지로 비비면 얇은막이 나옵니다. 그막을 제거해줍니다. 

개인적 생각은 제거 안하고 먹어도 딱히 문제될것은 없다는 것이지만, 부드럽게 드시고자 한다면 제거를 해주시는것이 좋답니다. 

제거해준후에는 깨끗하게 여러번 헹궈줍니다. 



여기까지가 준비과정입니다. 

이제, 시래기나물 시작합니다. 


가지런히 모아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둡니다. 

물기꽉 짜서 볼에 담습니다. 



시래기나물은 밑간이 중요합니다. 

밑간이 되어있어야 간이 잘 맞습니다. 나중에 하면 골고루 양념되지않고 겉돌기만 한답니다. 


된장1과1/2큰술, 다진마늘1큰술, 들기름1큰술을넣고 조물조물 버무려놓습니다. 



여기에 감칠맛을 더해주고자, 천연조미가루를 꺼냈습니다.

멸치가루와 새우가루, 표고버섯가루 약간씩을 넣어주고, 대파채썬것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밑간한 시래기를 넣고 사골국물1/2컵을 붓습니다. 

(얼마전 사골을 끓였거든요, 육수는 멸치육수, 다시마육수, 야채육수 뭐 다 괜찮답니다.)



촉촉하다 싶을때 불을 끄고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너무 부드럽게 호로록~ 입안에서 사라집니다. 

씹을것도 없이 살살 녹는다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그리고 입가에 환한 미소가 가득 담겨지게 됩니다.



소박한 음식도 부지런을 떨어야 얻어진답니다. 

늦가을에 말려 겨울에 먹는 구수함, 소박함, 든든함 이 모든 것이 한그릇에 다 담겼습니다. 



딱히, 시래기를 먹는 제철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제철이 있답니다.

늦가을 무청으로 말려야 하기때문입니다. 

늦가을에 말린 보람, 겨울 내내 즐길수 있는 그런 밥상을 준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준비못하신분들은 아쉬워 마시고, 내년이 하면 됩니다.

요즘은 말린 시래기도 많이 판매하더이다. 장터에서도 한창 판매하구요^^

그래도 직접 말려 만들어 먹는 시래기가 더 좋을듯 합니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만큼 소중하게 먹을수 있게 하니 더 많은 것을 배우는지도 모릅니다. 


겨울도 추위로 무르익어가고,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계절없이 너무나 추웠던 한 해인듯싶습니다. '시리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한해입니다.

아퍼하기만 하지말자...그 한마디가 너무나 절박한 위로가 됩니다.

한해 마무리는 우리들의 시린몸을 녹여줄 그 무언가를 꼭 찾아내길 바래봅니다.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어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제철찾아삼만리 http://greenhrp.tistory.com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