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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늦여름

여름식재료의 제맛을 겸손히 배우다, 토종 가지 무침(가지나물)~

올여름은  맛을 제대로 배우는 계절이 된것같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무심코 그냥 저냥하게 먹어왔던 소소한 식재료가 이렇게 특별한 맛이 숨겨져 있다는 걸 배우니..

새삼, 너무 멀리 돌아서 제철찾기를 했구나..하는 생각도 스치구..

너무 늦지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름에만 챙겨먹으면 된다는 생각만 했고, 다른계절에 먹는 맛과 무슨 차이를 가지는가에 너무 많이 집중했구나..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올해는 품종에도 관심을 기울여보니.. 제철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계절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구나..하면서

토종 식재료에대한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된듯합니다.


무엇이 자꾸 절 이리로 움직이게 하는지..

가장 크게는 맛과 식감,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 ..아마 그것 때문인듯 싶습니다. 

토종식재료는 우리나라에 토착되면서 여러대를 거쳐 환경과 토지에 적응을 마쳤기때문에 그 맛과 식감, 영양까지 두루두루 검증된 식재료입니다. 

요즘은 친환경이라 소위 불리면서도 철을 잃어서 비료와 농약으로 덕지 덕지 뿌리고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에 비하면, 토종식재료는 아무렇게나 키워도(비료나 농약을 덕지덕지 뿌리지않아도) 그 맛과 식감 그대로 있으니..어찌보면 우리에게 보물같은 식재료가 아닐까..

다만, 대량생산에 못미쳐서.. 많은 농가에서 버림을 받고 있지만, 아름아름 키워내고 있는지라..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깊이있게 종자이야기를 하지않더라도, 요즘 종자회사에서는 유전자조작을 해서, 그 식재료 씨앗으로 다시 재배되지않도록 화학 인공처리를 합니다. 

그래서  식재료 모종을 심었으나.. 그 씨를 받아 다시 키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참..요상해지는 세상입니다.

그런 식재료를 먹고도 우리가 탈없이 살았다는 것이..참..요상할 지경입니다.


유전자조작이 문제로 크게 대두한것은 유전자에 농약성분 살충성분을 넣으면서 시작되었는데요, 그 밖에 더 많은 다양한 시도들은 특별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않기 때문에 그냥 모르는척 넘어가고 있는것입니다만, 씨는 가지고 있지만  발아 할 수 없는 식재료... 너무 무시무시하지않습니까?

자연을 거슬러도 너무 거슬러..낸... 뭐, 여짓껏 잘 먹고..살아왔는데..큰탈이야 있을까만은...그런생각이겠지만..

종자를 계속 사게 만들려고 하는 일...이라...고 여기기에는 참으로 인간사..세상사.. 참 .. 씁쓸합니다. 

농사짓는분들, 텃밭을 키우는 분들은..다 아는얘기... 먹고 즐기는 우리들만..모르는 얘기지요^^


맛있는 얘기가 넘쳐야하는 요리블로그가...참..우울하게 하는데 뭐 있는듯 싶습니다. (저도 맛있는 줄만 알았던 먹거리의 민낯을 보게되니..미칠지경ㅠㅠ)맛있게 먹고 땡! 하면 될것을...저도..우리 음식이, 먹거리가..맛있기만 한것이 아니라는데..참으로 놀라고 있는지라...뭐 이쁜말로 포장할 방법을 모르겠네요ㅠㅠ


종자이야기는 ..앞으로 제가 두고 두고 공부하면서 채워보겠습니다. 

아무튼, 토종식재료는 발아가 가능한 식재료입니다 .대물림이 가능한 식재료인 것이죠, 씨를 받아다가 다시 심고 또 키워서 먹고 씨를 남기고..하면서 여짓껏 우리한테 온 것이랍니다. 기특하고, 고맙고..그리고 욕심내지 않는 맘도 담겨진듯해서.. 소박함이 철철철 넘치는 사랑스러운 식재료입니다. 

그리고 소박하다고 해서 절대로 얕볼수 없는 맛과 영양!! 그 이상의 기쁨을 안겨줍니다. 


올 여름, 조선오이, 조선호박, 토종고추, 그리고 토종가지까지.. 여름대표 식재료의 제맛!! 저는 제대로 배우고 알게 된듯해서 너무 뿌듯하고 기쁩니다. 그 누구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맛!이고, 그 누구라도 이땅에 살고 있다면, 꼭 맛보며 즐기라고 강력하게 권하는 최고의 우리식재료, 최고의 제철식재료라고 감히 불러봅니다. 제철찾기..그 길이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고 보니.. 저는 참으로 기쁩니다.

비록 쌀개방으로 우리앞에 놓여진 난관은 더 없이 커지겠지만.. 토종식재료를 보면서 잠시 희망을 가져봅니다. 

꼭 우리대에 잃어버리지 않고 대를 이어 주는 그 소박한 역할을 꼭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별것두 아닌 가지나물 가지고..이런 요란스런 이야기 하는 사람도 아마 저뿐일거란..생각두 들기두 하네요^^


매주 산행을 하는 저는 산행 전 혹은 후에 자기텃밭에서 파는 식재료를 자주 구입합니다. 

최근 천마산에 갔다가 천마산 들머리 텃밭에서 직접 키워 판매하는 토종가지를 구입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장사를 하려고 하지않는듯한 모습인지라.. 참 여유롭게 판매를 합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토종가지라고 하니, 제가 생으로 먹겠다고 했습니다. 농약도 안쳤으니 괜찮다며 흔쾌히 하나 꺼내주셨습니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저는 장터에서 토종가지인줄은 몰랐구, 작으마한 가지를 종종 구입했었는데, 그건 생으로 먹으면 시원하고 달큰하고 씹는맛도 재밌고 해서 종종 요리하기전에 생으로 먹습니다. 그래서 생으로 집어들고 먹으면서 하산을 했지요^^

맛있다고 하니, 판매상이 너무 기뻐하셨습니다. 자기농산물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서 인지..환하게 웃음지으며, 농사에 대한 자부심도, 토종식재료에 대한 자부심도 어깨 한가득 넘쳐나셨습니다. 


생으로 먹어서 맛있는 가지를 맛보셨는지요?

저는 제철찾기하면서 먹게된 버릇 중 하나인데요, 요리하기전에 생으로 맛보는 것 그 맛을 좀 잘 알면 요리할때 도움이 됩니다.

아무거나 막 먹어서는 안되지만, 요리전의 식감과 맛이 어떻게 요리후 변하나..하는 것을 알면 요리가 한층 재밌어지기도 합니다. 


아마, 가지를 생으로 먹는 분은 몇분 안계시겠지만, 가지를 생으로 먹어서 맛있는 것이 있답니다. 

토종가지가 그 중 하나입니다. 참 맛있습니다. 가지가 맛있다는 걸 알게 된것도 생으로 먹으면서 알게된것 같습니다. 

보랏빛가지가 더 이뻐보이는 맛!! 


우야튼, 토종가지는 일반가지보다는 작고 여려 보이지만 단단합니다. 나물로 무쳐보면 물이 적게나오는 것을 금새 알수있습니다. 

식감도 부드러우면서 씹는맛이 제법 있습니다. 달큰한 가지 맛이 쑤욱 혀끝을 감돕니다.



결혼초 가지무침을 해놓으면 맛없다면서 투덜댄이유가..양념맛이 아니라는걸...오늘에야 알았답니다.

어머니가 해준 토종가지무침을 따라갈 방법이..실력?이 모자라서 안된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뿐아니라 식재료의 맛을 따라갈수가 없었던 겝니다. 


급격한 산업화, 그것은 농업에도 영향을 주었고 그로인해 대량생산에 집중하다보니 짧은기간동안 우리들에게 소중한 맛을 잃어버린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넘쳐나는 먹거리지만, 결코 제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먹거리,식재료현황입니다.

올여름은 가까운 장터에 가서 조선오이, 토종고추, 조선호박, 토종가지로 여름의 맛, 식재료의 제맛 한번 맛보시는 것도 아주 좋은 여름나기가 아닐까싶습니다. 여름이 가기전에 꼭 맛보셨으면 하는( 제철찾아삼만리가 너무 늦게 알았지만) 너무나 온동네방네 떠들며 자랑하고 싶은 맛!이랍니다.







가지의 참맛!을 배우다~

토종가지나물(가지무침)


재료: 토종가지6개, 조선대파약간

양념: 국간장1과1/2큰술, 천연당1작은술, 고춧가루2작은술, 참기름1/2큰술, 다진마늘1/2큰술



방법은 너무 간단합니다. 일반나물과 다른것은 찐다는 것 정도!



가지가 참 이뻐요ㅎㅎ

아담한데 참 단단해요, 깨끗하게 씻은후에 꼭지잘라내구요, 반갈라줍니다. 그리고 김이 오른 찜통에 넣습니다. 

5-8분정도 쪄줍니다. 가지 두께를 보시고 좀 두터운 것은 더 썰어서 넣어주세요 




다 쪄지면, 꺼내 한김 식혀두고 젓가락으로 먹기좋게 찢어줍니다. 

(쪄놓고 볼에 식혀서 보니 물기가 거의 없습니다.) 



잘 찢어놓았으면, 국간장1큰술, 천연당(비정제설탕)1작은술, 참기름약간, 고춧가루2작은술, 다진마늘약간, 다진대파약간을 넣습니다.

그리고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가지가 이렇게 식감이 좋다는 생각을 처음해봤습니다.

흐물흐물했던 가지 식감의 나물이 별로라서 저는 볶음이나 조림을 주로해먹었는데..

가지나물이 참 맛있다고 느끼기는 처음입니다.

이미 제철찾기하면서 토종가지로 가지요리를 즐겨먹었었는데..이런 식감이란걸..눈치를 채지못했네요..

참 희한합니다. 그러면서..요리를 함부로 했다는 생각.. 무한히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내손에 오기전에 이미 준비된 맛! 그것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요리를 저는 쉽게만 볼수없고..항상 어렵다고 느끼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이 먹어봐서 그맛에대해서는 장담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손맛! 보다 중요한 제맛! 그것을 또 배워봅니다. 



참 맛있습니다. 

가지나물이 이렇게 맛있다는 걸..또 한번 배웁니다.



토종가지가 참 여리게 생겼는데..쪄서 무쳐보니 씨도 엄청 들었드라구요^^

보이시는 하얀것들이 '씨'ㅎㅎㅎ 그런데 너무 맛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거...왜 이제 알았을까요...

너무 만만하게 본것같습니다. 제가 아는 맛이라 과신했던거...그런것이 참 부끄럽네요

평소에 알고있다고 생각하고 즐겨왔던 맛, 혹은 그 맛만큼은 자신한다고 여겼던것, 아마 이런 것들이 요리에 대한 선입견, 편견이 되어 맛의 사소한 차이, 깊이를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맛에 대한 선입견 편견이 참 많은데.. 고치려고 참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제대로 한방? 맞습니다. 토종식재료..절대로 만만히 볼 맛, 만만히 넘어갈 맛이 아니라는 걸..똑똑하게 배우고 느끼는 여름입니다. 

그 어떤 요리비법보다 너무나 소중한 맛에 대한 배움, 그것이 있는 여름이라 제겐 참으로 소중한 계절이 될듯합니다. 


그간 먹어온 것들이 식재료를 먹은것이 아니라 양념을 먹었구나..라는 생각도..들었습니다.

제철찾기는 <현대인의 편리함>을 하나씩 버리고 가는 길이라, 마냥 힘겹고 애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배움도..제게 소중히 남겨줍니다. 



<더보기> 

2014/07/29 - [제철요리/여름] - 풋고추는 매운맛이 감돌아야 제맛!!, 토종 풋고추무침~

2014/07/16 - [죄충우돌 요리이야기/요리팁] - 오이의 참맛을 배운다, 조선오이소박이~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어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제철찾아삼만리 http://greenhrp.tistory.com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