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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초여름

여름에 꼭 챙겨먹어야 하는 별미밥3, 여름콩에 토종밀쌀밥~

여름에 꼭 챙겨먹어야 하는 별미밥세번째, 여름콩에 토종밀쌀밥입니다. 

여름에 수확하는 곡물과 잡곡으로 차린 밥입니다. 당연히 여름에 잘 챙겨먹어야 하는 밥입니다. 

여름콩은 완두콩과 강낭콩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호랑이콩도 챙깁니다.

여름곡물은 보리, 우리밀, 국산귀리가 있습니다. 곡물은 보통 가을에 수확하지만 겨울부터 싹을 틔워 봄볕에 무르익고 늦봄과 초여름부터 수확하는 곡물이 있습니다. 이 곡물들이 여름곡물입니다. 이때부터 차곡차곡 챙겨먹으면서 '곡물'의 귀중함을 배운다면 이보다 좋은 '여름나기'는 없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곡물은 자급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터라 수확시기에 잘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량수입곡물에 밀려 어렵게 생산하는 농민들에게 힘을 주는 일이고, 수확시기에는 수입산이 다소 물량이 들어오지않기때문에 수입산에 속아 구입하지않을수 있고, 또 무엇보다 여름을 든든하게 이기게 하는 힘을 주기때문에 더더욱 좋습니다. 


거창한 이유를 달지않아도 여름에는 여름곡물을 자연스럽게 먹는 우리들이 된다는 것 만으로도 기쁨이 아닐까싶습니다. 



우리밀, 토종밀은 사실 '기적'이라는 말을 붙여야 하는 곡물입니다. 수입밀이 원조식량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우리땅에서 재배되던 밀은 초토화되었습니다. 저렴하고 대량으로 들어오는데 그것을 감당할 농민이 존재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사라졌다 한들 이상한 일이 아닌일인데, 이 어려운 시기를 오롯이 감당하며 '우리밀'을 지켜오고 키워온 농민분들이 계셨습니다. '달걀로 바위치기'라는 말이 딱! 맞을법한 이야기인데, 결국 바위를 깨뜨렸습니다. 대단한 힘입니다. 

그누구도 우리밀이 살아있으리라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기어이 살아 오늘날 우리앞에 왔습니다. 


저는 이것을 '기적'이라는 말외에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기적'은 이렇게 오는 것이구나라는 것도 배웠고, '기적'은 이토록 간절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그 무엇임을 사무치게 배운것 같습니다. 


물론, 그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니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며, 그 기적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땀과 노고의 여정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밀을 먹는다는건 '기적'을 먹는일이고 우리에게 '축복' 그 자체입니다. 


사실, 저는 제철찾기여정을 하면서 우리나라 식재료전반이 광폭할정도로 망가졌음을 확인하면서 좌절과 절망감에 빠지기를 수없이 반복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밀'을 마주하며 '희망'을 그렸습니다. 그래, '우리밀'이 이리 살아 우리에게 왔다면, 지금의 우리사회의 망가진 식재료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도 분명 있으리라는 희망,

비록 암담한 현실에 그 답도 희망도 한줌 가지기 어렵지만, 그 막막한 현실을 부셔버리는 힘을 가졌다는 걸 저는 확인했습니다. 


우리밀은 그런 존재입니다. 아낌없이 사랑해줘도 모자란 식재료이며, 한없이 사랑해도 되는 식재료입니다. 

이 소중한 우리밀이 수확되는 시기가 바로 초여름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할일은 잘 챙겨 먹어주는일입니다. 



밀가루요리할때마다 소개는 했지만, 밀가루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않는터라 요리로 소개를 많이 못했습니다. 또 다양하게 즐기지도 못하는 해서 여러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밥에 넣어먹기로 했습니다. 

지집은 밥에 넣어먹으면 일상음식이 되니 더 친근해지리라 여겨서 그리했습니다. 

밀가루음식을 좋아하는 집이라면, 밀가루로 구입해서 낯설어하는 밀가루입맛을 더더욱 친숙해지도록 하면 좋을듯합니다. 


짙은 색깔의 쌀알이 토종밀쌀입니다. 금새 찾으셨죠? 이분도미라서 저렇게 누렇습니다. 

'밀'이 누렇다니 이상하다 여기겠지만, 쌀알도 그렇구. 하얀건 겉표면을 너무 깎아서 그리된것이죠. 원래 누런색이 제색깔 맞습니다. 여기에, 얼마전 장터를 갔더니 강낭콩이 한창 제철이라 여기저기서 알알이 까서 바구니에 소복하게 담아 팔구 있더라구요. 당연히 한바구니 사왔습니다. 포슬포슬한 맛이 너무 좋은 강낭콩에, 완두콩까지 곁들여 잡스럽게 만들어 봤습니다. 



강낭콩이 종류가 진짜 많더군요. 검은색, 빨간색 하얀색에 얼룩무늬까지, 한데모아 파시길래 덥썩 사왔습니다. 

강낭콩도 수입산 천지거든요. 이맘때 장터에서 햇거를 사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그리고, 평상시 먹고 있던 5분도미쌀과 차조2가지, 찰수수도 넣었지요. 넘 잡?스러운가요? 



제눈에만 그런가. 보석같이 이쁘지않아요? 너무 어여쁜 여름밥입니다. 



밀쌀이 어떤맛을 내어줄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너무 많은 잡곡들 탓에, 구별을 못합니데이~

거기다가 30분정도 따로 불려서 넣은지라 딱히 튀는 식감을 안겨주지는 않았습니다. 

보통은 쫀득쫀득하고 톡톡 터지는 맛이라는데, 제가 만든밥에서는 부드러운맛 말고는 딱히 입안에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이리 요란하고 화려한 밥을 마주하고도 즐겁게 맛있게 먹어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앗! 강낭콩의 포슬포슬한 맛은 끝내줬습니다. 

꼭! 여름장터에 가시면 강낭콩 한아름 사다 밥에 넣어 맛있게 챙겨보세요! 너무 맛있습니다. 



올 여름 우리밀 토종밀과 무척이나 친근해질듯 합니다. 밥에 매일 넣어 먹을꺼니깐요.

그 친숙함이 제가 할수있는 작은 일이니깐요. 


우리밀 토종밀을 지켜온, 가꿔온 수많은 농민들께 감사와 존경 그리고 희망을 담아 여름밥상에서 소중하게 귀하게 챙겨먹겠습니다. 


지금 우리땅에서 자라는 쌀을 제외한 모든 잡곡이 우리밀이 수입밀에 초토화되었던 그 상황과 하나도 다르지않는 상태입니다. 버티는 것, 그자체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우리밀과 같은 똑갈은 비통하고 처참한 길을 걸으라고 할순없습니다. 그렇게 버티라고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을 지키는 일은 '먹는우리들' 몫입니다. 정부는 버렸습니다. 죽는날까지 먹어야 사는 우리는 버릴수 없습니다. 

거창한 거 필요없습니다. 우리들 일상밥상에서 '우리곡물'이 끊기지않고 친숙해지는 일을 잘해내는 겁니다. 

그런 의지가 불끈, 불쑥 솟아나는 시간이 였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콩에 토종밀쌀밥


재료: 토종밀쌀1컵, 맵쌀1과1/2컵 (5분도미) 차조2종류+ 찰수수 각각 1/4컵씩, 강낭콩 크게 한줌반, 완두콩 한줌


여름콩에 토종밀쌀밥은요,


밀쌀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될수있으면 통밀에 가까운것이 좋습니다. 좋아하는 식감에 따라 바로 밥을 해도 되고 먼저 불려두기를 했다가 쌀과 섞어밥을 해도 됩니다. 불리면 부드럽습니다. 


평상시 밥하는것과 다르지않으니, 입맛만 친숙해지면 됩니다. 딱히 부담스러운 식감도 아니여서 양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향으로 차근히 친숙해지면 될듯합니다.


중요한건, 우리밀과 친해지는일입니다. 무엇보다 자기집에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낙, 잡곡이 많은 밥이라서 혹여 튀는 식감이면 안될듯해서 30분정도 먼저 불렸다 쌀과함께 섞었습니다. 

씻어보니 2분도미라던데 '통밀'에 가까워서 쌀뜨물도 하나도 안나오더라구요. 헹구는 물이 아주 깨끗했습니다. 



밥물은 다시마우려끊인물입니다. 1.2배물량이면 됩니다. 검지손가락 한마디정도 물이 올라오면 됩니다. 

치카치카 ~~~ 밥냄새 진하게 뿜으며 가스불위에서 솥추가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짙은 붉은빛깔도 사라지고 검은강낭콩은 어데로 갔는지 알길이 없어졌습니다. 

너무 고운 보랏빛콩들만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보석같이 어여쁜 여름밥~~~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너무 잡곡이 많아 혹여 타박할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내심 표현은 안했지만 정말 기뻤습니다. 

이제는 거칠다는 말조차도 꺼내지않는걸로 봐서 '포기'한걸까요? 아님 친숙해진걸까요?



어쨌든, 통밀밥은 성공입니다. 올여름 부쩍 친숙해져서 통밀이 들어간 여름밥 애타게 기다릴줄 아는 일만 남았습니다. 

여름내내 잘 챙겨먹으며 우리밀의 소중함, 애틋함도 한가득 담으렵니다. 


너무나 기특하고 고마운 '우리밀' 밥으로도 한번 꼭! 챙겨드셔보세요!

우리같이 만들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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