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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껴안고 싶은 것들/나에게 말걸기

지는꽃






지는꽃


-제철찾아삼만리-





바람이 불길 기다려요~~

비라도 오면 비와 함께 떠나요

그 누군가의 이불이 되길, 그 누군가의 거름이 되길 바라면서요


바람이 안와도 되요

내뿌리에 이불이, 거름이 되면 되니깐요


모두가 화사하게 핀 모습을 사랑하지만

저는 이제 진짜 여행을 떠나요

벌과 나비가 맺어준 열매로 더 풍성해지기도 하지만

아니되어도 상관없어요


이제 떠나는 여행은 설렘이거든요

한 나무에만 있다가 이제 바람따라, 비따라 떠나요

그 여행에 축복을 해준다면, 더 멋진 여행이 될것같아요


그 여행의 끝은 흙과 한몸이 되는날

바람따라 비따라 떠나는 이 여행은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충분히 덮어주고, 그 누군가의 거름이 되는 일이라서

얼마나 설렌지 몰라요~~


날보며 울지말아요, 날보며 슬퍼말아요

나는 너무 멋진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이젠, 바람과 비 친구가 나를 데려가면 되요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주러 떠나요

나는 누군가에게 더 산산히 부서지러 가요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나를 만나면

환하게 웃어주세요! 저의 설렘가득한 여행을 축복해주세요!

슬퍼말아요, 제여행처럼 설레보세요!

그 누군가를 위해 떠나는 저처럼요


산에서, 길가에서, 들에서 나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나누어주러가는 마지막여행에 환한 미소로 답해주세요!


나를 애써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나는 이 설레는 여행을 기다려요

바람이 오기를, 비와 함께 와도 좋아요~~ 

친구들이 보내주는 이 멋진여행 저는 기다려요

그리고 주저하지않아요 기꺼이 떠날꺼예요

그 누군가가 나를 맞이해도 좋구, 나를 맞이하지않아도 좋아요

그 누군가의 봄을, 여름을, 가을을, 겨울을 함께 할꺼예요

그리고 그 누군가의 흙이되어.. 그곁에 오래도록 머물꺼예요


그래서 나는 이 여행이 설레요~~


내가 떠나는 여행에  산과 들이 더 푸르러지고, 

내가 떠나기 때문에 주렁주렁 결실이 맺어지고

내가 머물기때문에 살벌한 겨울을 이겨내요

내가 산산히 부서지면 화사한 봄을 맞이해요


나를 다시 봐주세요~ 

나의 멋진 여행에 축복을! 환한 미소를! 남겨주세요!!



-지는 꽃이 꼭 나를 닮았네, 그 닮음에 가슴한편이 뭉클함이 가득한 그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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