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1. 06:31

한여름에 챙겨먹는 밑반찬, 늙은오이(노각)짠지입니다.


늙은오이의 한자이름이 노각이여요. 늙은오이라는 말이 더 이쁘지않아요? 왠지 늙었다는 말이 요즘은 슬프게만 들리지만, 오이의 한생?이 끝나가는 그 마지막 자락에 내어주는 멋진 식재료입니다. 오이는 늙으면 상당히 우람해지고 도톰한 씨를 품고 있습니다. 그 씨는 농부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해에 심을 씨앗이기 때문이지요. 근데, 요즘은 씨를 사다가(종자회사에서) 심기때문에 조선오이가 아니면 굳이 늙은오이를 귀하게 여기며 씨앗을 말리는 작업을 하지않습니다. 


아무튼, 귀한 늙은오이는 한여름이 되야 만나는 식재료이지만 요즘은 초봄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종자개량을 해서 '늙은오이'로만 생산되기때문입니다. 어린오이도 먹고 늙은오이도 먹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늙?혀서 먹는다는 이야기죠.애호박이 호박의 어린호박을 먹는것이 아니라 아예 어리게만키워서 먹는 종자가 있는 것처럼요.  


이것이 좋은 일인지..나쁜일인지는 제가 아직 판단을 못하겠어요. 다만, 씨만큼은 농부가 주인이되어 가졌으면 좋겠어요.

씨(종자)를 가지지않은 농부는 생산의 주인이 되기 어렵기때문이여요. 매번 종자값이 만만치 않기도 하거니와 종자회사에서 씨와 비료,농약을 세트로 판매하기때문에 생산에서 모든것이 종속되어 말그대로 '일만하게 만드는' 거거든요. 생산토대를 중요시 여기는 저로써는 이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어요. 제가 토종식재료를 귀하게 여기는데에는 '씨'가 농부의 손에 있기 때문이여요. 


먹는 우리로써는 씨가 농부에게 있건말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겠지만, 농부에게는 '씨'의 주인이냐 아니냐에 따라 생산태도가 완전 달라져요. 씨의 주인이 되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하기위해서 애쓰지만, 씨의 주인이 되지않으면 한해 많이 생산하기만 되는 거 그 이상을 가지지 못해요. 수확하는 자세도 달라져요. 그만큼 씨가 가지는 역할은 대단히 중요해요. 키워지는 것이 다르기때문에 그 결과물인 농산물도 달라집니다. 당연히 먹는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문제는 두고두고 먹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고민해보기로 합시다. 참으로 깊어지는 이야기거든요.   


아무튼, 요즘 오이가 늙기시작했습니다. 5일장터에서도 직거래장터에서도 이젠 늙은 노란 아니 누렇고 우람한 늙은오이가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뭐, 오이를 수확하지않고 나두면 늙은오이가 된다고 하더라구요. 

씨를 거둬야 하는 입장에서는 늙은오이는 다음해를 위한 소중한 존재입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한여름 찬으로 좋은 식재료이구요. 



늙은오이는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고 속씨를 빼내고 굵직하게 썰어 물기짜서 새콤달콤하게 주로 무쳐먹습니다. 어린오이와는 다른 식감이기때문에 또 그 식감맛으로 한여름을 채워주곤 합니다. 

이번에는 곱게 채썰어서 물기를 완전하게(거의없게) 짜서 짭조롬하게 만들어 밑반찬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저희 시댁에서 주로 해먹는 여름찬인데요. 한번 이렇게 먹으면 물기를 짜는것이 만만치 않지만 계속 이렇게 만들어 먹게됩니다. 그만큼 끌리게 되는 찬입니다. 


오이지처럼 오독거리는 맛도 있구 그러면서도 오이지처럼 너무 짜지않구 또, 일반 늙은오이무침처럼 한없이 물이 나오지도 않아서 밑반찬으로 만들어 두면 한여름이 무척이나 든든합니다. 

밥에 쓰윽 비벼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요즘처럼 찬이 마땅치 않을때 해놓으시면 든든하실거구만요. 



요 접시에 담긴 짠지가 늙은오이1개에서 나온 거구만요.ㅎㅎㅎ 엄청 작다구요? 그죠. 늙은오이 수분을 다뺐더니..이만큼밖에 안나오더군요. 손에 쥐가 나도록 짜야해요. 고거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한번 만들어두면 정말 든든해요. 

젤로 맘에 드는건 두고 먹어도 물기하나 나오지 않는것이 진짜 맘에 드네요.ㅎㅎ

한여름 밥상 밥맛살리는데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손아귀가 힘들긴 하지만 고까이것하면서 수고하셔도 될만큼 맛있습니다.

한여름에 꼭! 챙겨드셔보세요! 








한여름 밑반찬으로 너무 좋아요!

늙은오이짠지

재료: 늙은오이1개, 실파약간, 

절이기: 소금1작은술

양념: 소금약간, 고춧가루1큰술, 참기름1큰술, 통깨약간, 설탕1작은술



늙은오이 짠지는요,

껍질 벗겨내고 씨빼고 곱게 채썰어서 소금에 살짝 절여놓은후에 남은 물기를 꽉!!! 짜주고 간단한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낸것입니다. 조리법은 엄청 간단합니다. 다만, 물기짜는일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조금은 어려운점이여요. 


늙은오이가 늙어가도 수분을 엄청 먹거든요.ㅎㅎ 크기는 우람해서 가지고 있는 물도 한아름이라구요. 

오이지 짜는 것보다 조금더 힘이 들어용^^, 그래도 재주껏! 요량껏! 짜내시면 두고 먹을수있는 밑반찬이 나오니깐 도전하는것을 두려워하지는 마세용!!!! 요정도의 수고도 없이 요리가 될수는 없잖아요.


물기는 최대한 짜내야 짠지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짜도 짜도 끝이 없어보이지만 최대치로 짜내주는일만 신경쓰시면 다음은 너무 간단하게 만들어집니다. 식감도 식감이지만 물기가 나오면 질척해지고 양념도 겉도니깐요.


곱게 채썬후에 소금을 넣고 수분을 적당히 빼준후에 손으로 다시한번 물기를 대충 짜준후 면보에 담아 있는힘껏 짜주면 됩니다. 


짜다라고 느낄정도로 소금양을 넣어주시는 것이 좋아요. 물기짠후 소금간을 해도 되긴 하지만 밑간이 배여야 뒤에 무칠때 훨씬 좋아요! 짜게 절여도 물로 다 나가서 그런가 나중에 물기짜서 맛을 보면 짠맛이 생각보다 안들어있어요. 안심하시고 짜게 절이셔요. 절이는 시간은 오래걸리지않아요. 절인노각이 흐물해지고 반투명상태가 되면 잘 절여진 것입니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참기름만 있으면 됩니다. 다진마늘약간 정도만 추가하셔도 되구요. 설탕은 취향따라 넣어주시면되요. 




늙은오이는 구입하실때 짜리몽땅하면서도 오동통한 것으로 사는 것이 좋아요! 속살이 두터우니깐요.

조선오이 늙은오이를 구입했어요. 당연히 짜리몽땅하고 오동통합니다. 으찌나 귀엽고 어여쁜지..ㅎ

한뼘길이에 양손으로 잡으면 조금 안잡힙니다. 

껍질이 상당히 도톰하기 때문에 감지필러로 쓰윽 벗겨냅니다. 그리고 반갈라서 씨를 빼줍니다. 



저는 늙은오이가 너무 짜리몽땅혀서 세로로 반만 잘라서 채를 썰었는데요. 대략 길이가 4-5센치내외가 좋더군요. 

아래 사진처럼 편을 곱게 썰어주고 옆으로 뉘여서 다시 곱게 채썰어줍니다. 

속살이 두텁지않으면 채써는 일도 만만치 않으니깐요. 도톰한 늙은오이로 꼭!!!! 구입하세요!



처음에 소금 1작은술로 잠시 절여두었는데..짠맛이 어디로 가버렸어용. 

1큰술정도 넉넉히 넣고 절여주시면 되요. 안그럼 무칠때 간을 다시하셔야 해요. 



소금 넣자마자 물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잠시 나두니 흥건하게 물이 빠져나왔습니다. 

손으로 대충 물기를 꽉 짜준후 면보에 담고 있는힘껏!!!! 짜줍니다. 물한방울도 안나올때까정요. 

아무튼, 한바가지..물을 짜준후 면보를 펼치면 실오라기 처럼 생긴 자태가 나옵니다. 



볼에 담고 고춧가루1큰술, 참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설탕1작은술도 넣어주었어요. 단맛이 짠맛을 살짝 중화하니깐요. 설탕은 안넣으셔도 무방하고요. 많이 넣으면 오히려 맛이 덜해요.


이때! 물기짠 늙은오이 간을 먼저 보시고 소금간이 사라졌다 판단되면 소금약간 추가하시면 되요. 



조물조물 무친후에 다진실파,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오호~~ 손아귀의 고생이 보람으로 느껴지는 찬입니다.

한여름 밥상이 너무 든든하고 맛있어집니다. 요녀석만 있어도 밥한그릇 뚝딱 해칠울만큼 맛있습니다.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오이지랑은 다르지만 그 식감이 또 재미지고 맛있습니다. 



얼마전 산행후에 늙은오이를 한바구니 사왔어요. 4-5개가 넘던데..3000원하더라구요. 사와서 열심히 물기짜고혀서 밑반찬으로 후딱 만들어 두었어요. 아주 든든하구만요. 당분간은 밑반찬 걱정안해두 되겠슈~~~


물기짜고 나면 양이 1/5-1/6분량으로 부피가 확 줄어서..에게게..이런 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두고먹는 밑반찬으로 충실히 역할을 합니다. 즉석에서 만드는 짠지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렇다고 너무 짜지않으니깐요. 그것도 그리 신경쓸일이 못되요. 



별거아닌 양념인데, 손이 자꾸가고 밥맛을 좋게 만들어줍니다. 거참..희한하네..ㅎㅎㅎ그러면서 먹습니다.

요즘 찬거리가 없어서 걱정이라면 꼭! 만들어 보세요! 든든하실껩니다. 

늙은오이가 주는 아주 맛있는 한여름 밑반찬입니다. 


<더보기>

여름식재료 총정리4탄 (여름열매편)

여름식재료 총정리3탄 (여름 해산물편)

여름식재료 총정리2탄 (여름채소와 곡물편)

여름식재료 총정리1탄(초여름 식재료편)

제철식재료가 중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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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철찾아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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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indyhill73.tistory.com BlogIcon 바람 언덕 2015.08.11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 엄니의 베스트 중의 베스트 찬이네요.
    학창시절 참 많이 먹었어요. 물리도록....^^;;;
    추억이 이렇게 찾아 오네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지의 곳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