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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로> 찾기/오늘을 노래하다

60만번의트라이, 차별에 맞서는 청춘의 발랄함에 흥겹다.





오사카조고 고급학교 19살 럭비부 청춘들의 발랄하고 뜨거운 도전!

이렇게 한줄로 이야기해도 좋을듯한 영화이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없이 오히려 잔잔한 울림을 담고 있다. 


오사코조고 고급학교는 재일조선인이 세운 조선학교이다. 

재일조선인은 사실, 오해와 편견을 가장 많이 봤아왔던 존재이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말이다. 

더군다나 일본사회에서도 그들을 보는 시선, 편견, 그리고 차별은 이미 오래되었다. 사회적차별은 심각한 지경이다. 뿐만아니라 한반도의 남과북이 긴장할때마다 그들을 더많이 괴롭혔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말과 언어 문화를 배울수 있는 학교를 세워내고 그 사회적차별에 맞서는 용기를 키워내고 있었다. 


오사카조고 고급학교만 하더라도, 오사카시에서 학교운동장이 시 소유라며 빼앗기를 밥먹듯 했고, 학교보조금도 차단했고, 무상교육에서도 이들만을 제외시켰다. 이런 사회적차별앞에 그들은 더더욱 강해져야했다. 


재일조선인들에게 조선학교를 세우고 유지하는 건, 오로지 하나인듯했다. 그들이 사는이유, 그들이 살아가는 힘 ..그것이라고..

그들의 후예인 3-4세가 여전히 사회적차별을 감수하고 아니, 맞서서 살아가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내일도 럭비공을 가슴팍에 움켜지고 상대방진영 끝까지 열심히 달린다. 이것이 이들이 말하는 '60만번의 트라이' 이다. 60만 재일동포들의 삶을 담았기때문이다. 

트라이는 영어로 도전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는 럭비용어이다. 상대진영 끝까지 공을 들고 뛰어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재일조선인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자신의 삶의 가치를 부여잡고 일본사회를 향해 뜨겁게 뛰어들어가고 있다. 


작게는 재일조선인 럭비부 청춘의 전국럭비대회 성공기이지만, 이들은 일본사회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되새기고, 부당한 차별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내고 있는 과정을 그려낸 소중하고 가슴벅찬 이야기이다. 



비록 어린나이지만, 그들의 눈에 비춰진 일본사회의 부당한 차별에 대해 그들은 움추려들거나 남북분단상황을 탓하지만 않았다.

고스란히 그들 여린 어깨위에 짐으로 우리사회는 얹어주었지만, 그들은 청춘의 발랄함, 뜨거움으로 그리고 럭비라는 스포츠의 힘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가슴뜨겁게 일본사회를 뛰어다니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물론, 다큐에서는 일본사회에서 주는 차별을 다 담지는 못했다. 럭비를 중심으로해서 그 경기를 치루어가는 청춘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상이된다. 일본사회가 주는 그 차별의 무게, 일본우익들의 강폭한 차별의 무게를 ...

그 무게를 그들은 럭비공에 싣고 달려가고 있는 것을.. 이 다큐를 보다보면 그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보험, 연금, 교육등의 국민으로서의 당연히 받아야하는 권리를 차단당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일본인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도 되지만, 그들은 우리말을 배우고 우리언어를 지키고 조선인 임을 잊지않고 살아가는것, 그것이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럭비를 통해 하나씩 배우며 청춘시절 울고 웃으며 그들이 더 단단해져 가는것을 나는 보게되었다.

 


나는 12년전 쯤에 지구촌동포연대(KIN)에서 활동하는 j일꾼을 만난적이 있었다.

그는 서른살이 안되는 청년이였고 그가 내게 전하는 우리나라(대한민국)의 부당한 재일조선인 처우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 그 반짝이던 눈을 잊을수가 없었다.  

그 청년이 내게 해준 이야기는 임시 여행권을 발급받아 고국(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일도 국적을 한국으로 바꿔야만 된다고 하는 이상황을 그는 부당한 처우라고 했다. 재일조선인은 남과 북 어디에도 속하지않은 무국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특수한 상황을 무시하고 한국으로 국적을 바꿔야만 고국땅에 잠시라고 발을 내딛을수있다는 것... 그래, 너무 부당하다.

그들은 일본사회에서 정말 어렵게 자신들을 지키기위해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과연 고국(대한민국)은 무엇일까...를 되묻게되는 ..

그러나 더더욱 가슴 미어지게 하는것은 여전히 12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에게는 국적전환을 요구하며 임시여행권을 발급하겠다고 한다.

우리에겐 그들을 품어안을수있는 너른 품이 있기는 하는걸까? 

그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수는 없는걸까?..


분단이 우리가 원해서 된것도 아니고, 분단이전에 일본인에게 끌려간 조선인의 후예들이게 국적을 강요한다는 것은 그들 가슴팍에서 고국을 또 둘로 갈라놓는 잔인한 행위이다. 물론 이들은 남(대한민국)도 북(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선택하지 않은 무국적 존재들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사회역사적으로 북과 친하다. 이들이 분단이후 이들에게 처해진 탄압으로 인해 교육적기반이 턱없이 부족할때 북은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 고마움은 이루 말할수없으리라 생각된다. 사상의 차이를 떠나서 아낌없는 지원은 이들의 외롭고 절박한 심정을 위로해 주었기때문이다. 그에 비해 우리남측(대한민국)은 한번도 이들을 도와준적도 없으며, 오히려 간첩으로 엮기에 바빴다 그리고 반세기가 지나가는 이시점에도 이들의 존재자체를 그대로 존중해준 적도 없다. 아직도 이들은 고국땅을 밟으려면 국적선택의 기로에 서야 한다. 이건, 또다른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일본에 사는 이유가 자신이 원해서 일본을 간것이 아니였기때문이다. 


너무나 발랄하고 당당한 청춘들의 이야기인데.. 그들의 이야기속에..

일본강점과 분단으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오늘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그들의 삶의 무게가 더 뜨겁게 느껴진다. 


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영화도 현실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실이 주는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거짓이 없는 우리들 그대로의 삶을 보여주기때문이다. 



이 다큐속에 함께 웃고 울며 럭비대회에 참여했던 이들은 

지금 떳떳하고 당당한 일본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고 있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살고 있는 이들,

그들은 일본에 살지만, 분단에 자유롭지않으며, 일본사회에서 구석으로 내몰려 구성원으로의 대접을  받고 있지못하다. 

그러나, 그들은 주저앉고 울고 있지만은  않으리라, 그리고 그 누구보다 뜨겁게 서로를 부둥껴앉고 자신들의 존재,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잘 가꾸어내리라 나는 확신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들에게 덧씌워진 분단의 시선을 걷어줄것을 ..간절히 바란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부딪히는 분단의 장벽과 일본의 차별에 맞서 더 뜨겁게 살아 나갈 재일조선인!! 그들을 뜨겁게 응원한다. 

그들에게 도움은 주지못할망정, 그들이 잠시라도 고국을 방문하는 기회마저 분단의 시선으로 빼앗아가지 않기를 바란다. 


어눌한 우리말을 사용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조선인임을 잊지않고 조선의 문화를 지키려고 한다.

물론 대한민국의 문화도 이들은 즐긴다. 그들에게는 이미 남과 북이 따로 있는 듯하지않았다. 

어찌보면 지금의 남과 북을 하나로 묶어내는 그런 힘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우리사회가 이 힘을 보아주고, 키워주면 안되겠는가?  

그럼 혹시 아는가? 우리가 그토록 어려워했던 통일이라는거..이렇게 한걸음 다가 올지도 모르지않는가? 


일본강점의 상흔, 분단의 상처..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재일조선인, 그들의 삶을 가슴뜨겁게 응원한다. 

그들을 지금 그대로 받아주는 우리사회(대한민국)가 되길...나는 간절하게 간절하게 또 바라며 영화소감을 마감한다. 



 덧, 이 영화는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한다. 참 아쉽다. 기회를 만들어서라고 꼭 관람했으면 한다.

또하나의 우리들청춘이 가슴뜨겁게 살고 있노라고 느낄수있기때문이다. 

사진출처: Daum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