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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요리/늦가을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27, 서리태콩장~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스물일곱번째, 서리태콩장입니다.

서리태는 서리를 맞은후에 수확해서 달큰한 맛이 한층 좋은 콩입니다. 늦가을에 수확한 서리태콩을 사다 밥밑콩으로 넣어먹고, 콩자반도 해먹고, 맛난 떡도 해먹고 등등 두루두루 챙기면 든든한 밥상이 마련됩니다. 


이미, 작년에 겨울찬으로 소개했는데요.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부터 쭈욱~ 잘 챙겨먹으면 좋을듯 싶습니다. 

하여, 가을찬으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늦가을찬으로 자리를 잡으면 될듯합니다. 11월 중하순경부터 챙기세요!


서리태는 콩중에서 유명하다보니, 수입산도 대거 들어와있는데다가 개량콩까지 생겨서 여간 신경을 써야합니다. 

(유명하거나, 유행을 타거나 하면, 백퍼센트 수입산천지가 됩니다. 왜? 잘 생산할데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대량으로 저질수입산을 끌어들이는데만 혈안이 되는건지. 이거 정말 우리, 심각하게 고민 좀 한번 봐야할듯 합니다!)


워낙 콩을 80%가까이 외국에 빌어먹는 처지라 수입산이 주인이고, 국내산이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는데요. 

조금 유명한 서리태는 수입산으로 대거 채워진지가 꽤나 되었습니다. 겉모양새로는 구별하기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하여, 수확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구입하는 것이 좋고, 속색깔을 확인해야 합니다. 연한 연두빛이 국내산 서리태라고 하네요.

짙은 녹색은 중국산 또는 개량콩입니다. 개량콩은 국내에서 서리태를 개량해서 재배하는 건데요. 모양만 서리태모양이고 실제 서리전에 가을초반, 또는 중턱에 수확한다고 합니다. 모양새는 엇비슷하고 국내산이건만 맛은 '서리태'맛이 아닙니다. '국내산'이라고 마냥 기뻐할수 없는 까닭은, 이렇게 요상하게 개량되어가는 품종이 너무 많아지고 있기때문입니다. 


거, 무니만 서리태, 도대체 어떤 사랑을 품어야할까요? 뭐, 이건 콩만이 아니죠. 외형은 그럴싸한데 내용은 외국종자이거나 모양과 무니만 따라하고 전혀 다른맛을 내는 품종이 전반적으로 키워지고 있으니깐요. 그래서, 우린, 종자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그리고, 식재료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개량한다면 무얼 중심으로 개량해야하는지를 들여다 보게합니다. 


서리태, 하나 먹고자해도,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만큼,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고민은 생산풍토와 환경, 여건을 들여다 보고 그것을 고치는데 힘을 모아야 제대로된 먹거리를 만날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늦가을 서리태의 독특하고 뛰어난 맛을 챙겨먹으면서, 이런 고민들이 무르익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랑말랑 간도 딱! 좋아서 아주 맛있고 든든한 늦가을 밑반찬이 되었습니다. 

이 맛난 서리태콩을 콩장으로만 먹기에는 너무 아깝죠.  당연히, 밥에 팍팍 넣어 늦가을밥으로도 챙겨먹습니다. 



차조(약차조, 노란차조)도 넣고, 햇찰수수도 넣고, 초여름부터 챙겨먹어왔던 우리통밀도 한아름, 여기에, 서리태콩도 슬쩍 얹었죠. 워낙, 콩이 나오는 초여름부터 하나씩 하나씩 챙겨먹어온터라 각각의 콩들이 죄다 특색있게 맛있습니다. 

한해중 가장 늦게 맛보는 콩이 '서리태'인데요. 그래서인지 더 애틋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더 달큰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지도 모릅니다. 


밥에서부터, 콩장까지 알뜰하게 다 챙겨보세요! 



콩장은 두고먹자면 딱딱해지지않게 해야하는데, 그건 아주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먼저 푹 잘 익혀준후 양념장을 넣고 조리면 되요. 왜냐면, 단백질성분이 많은 식재료는 열과 짠맛에 강하게 수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익히지않은 상태에서 양념을 넣고 조리면 단단해져서 양념을 스며들지 못하게 해 딱딱해지거나 질겨지는 식감을 가지게 됩니다.


먼저 단백질성분을 충분히 익히면, 조직감이 헐해지면서 양념도 잘(고루) 스며들고 딱딱해지지않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왠간한 단백질성분이 많은 고기류나 생선류 또는 해산물 장조림(간장조림)은 부드럽고 속까지 양념이 쏘옥 잘 배인 음식을 만들수 있습니다. 


간단하죠? 푹 먼저 삶아준후, 달콤짭조롬한 간만 잘 맞춰서 조려주면 되는 겁니다. 



든든한 늦가을밑반찬, 서리태콩장 하나 만들어두면 늦가을밥상이 두둑해집니다.

만들기도 너무 쉬우니, 하룻밤 충분히 불려주었다가 폭 삶준후 맛깔난 양념장에 바특하게 조려내시와요~~








서리태콩장 


재료: 불린서리태콩 2컵, 

삶기: 콩 불린물 1컵반 

양념: 콩불린물반컵, 양조간장3큰술, 비정제설탕2큰술, 조청1큰술, 포도씨유1큰술, 통깨약간 




서리태콩장은요,

서리태콩을 먼저 충분히 불려줍니다. (최소 두시간 이상은 불려줍니다. 그건, 삶는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함이여요. 잘 불려내면, 삶은시간이 그리 오래걸리지않아요. 참조~)


다 불렸으면, (불린물도 버리지않고 다 쓸것이니 불릴때  깨끗하게 한번 씻어낸후 불려주세요!) 

불린물 1컵반을 넣고 푹 삶아줍니다. 당연히 먹어봐서 확인합니다. 


비린내안나고 잘 익었으면, 불린물반컵에 단맛과 짠맛 동량으로 해주고 식용류1큰술을 넣어줍니다.

-단맛과 짠맛을 동량으로 하는건, 가장 무난하면서 가장 맛있기때문인데요. 취향따라 가감하면 됩니다.

-식용유는 윤기를 나게 해주는 것 하고 양념이 타거나 눌러 붙지않게 하기위함입니다.  


그리고, 중불에서 양념국물이 거의 사라질때까지 조려내면 끝! 


서리태입니다. 장터에서 사왔는데요. 늦서리태를 찾아내면 됩니다. 개량종 서리태가 가을초반부터 중턱까지 수확했던터라 '늦서리태'로 꼭 집어 찾아야 제대로 구입할수 있어요. 참조~



서리태는 동글동글하게 안생겼어요. 넙데디해요. 넙적한 원형이랄까. 거기에 분칠한듯이 뿌옇게 하얀것이 덮여져 있어요. (농약이 아니라 서리맞으면서 생기는 거 같아요 물론, 제생각임.) 


중국산과 국산 구별법을 담았는데요. '연한녹색'이라고 하니, 짙은 녹색인지 한번 의심스러우면 확인해봐야 할듯하구요.

또, 개량종도 진한녹색이여요. 거기다가 콩모양이 동글동글해요.넙데디 안함.  


에구구.. 이런 구별법 몰라도 맘 푹놓고 밥상차리는날 왔음 좋겠네..진짜.



우선, 콩 불리기

전날 먼저 씻어서 물 넉넉히 부어두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날 요리할때 꺼내면 가장 편해요.

3시간 정도 불렸더니, 주름이 아직 쫙쫙 안펴졌어요. 뭐, 삶기를 오래하면 되니깐. 그냥 하기로 했죠.

(하룻밤 충분히 불려주면 주름없이 탱탱하게 불려집니다. 그럼, 음청 빨리 삶아집니다.)


불린콩 2컵에, 콩불린물 1컵반을 붓고 푹 삶아주었습니다. 



어느정도 익었나 중간 중간 확인해 봅니다. ▲사진처럼 짱짱하게 불려지고(주름살없이) 먹었을때 비릿한 맛이 없으면 잘 익은 것입니다. 


그럼, 불린물 반컵을 붓고, 양조간장3큰술, 비정제설탕2큰술, 조청1큰술, 포도씨유1큰술을 넣고 조려줍니다.



바닥에 양념이 살짝 남았을때,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너무 간이 잘되었습니다. 말랑말랑 너무 맛있습니다. 수저로 팍팍 먹어도 아주 괜찮습니다. 

뜨끈한밥에 한수저 퍽 퍼올려 준후 쓰윽 비벼서 먹으면 너무 맛있어용~~~



콩밥에 콩찬에...길러 먹는콩나물에..콩!콩!콩! 넘실거리는 늦가을밥상이지만 밥에 넣은 콩맛따로, 찬으로 먹는 콩장맛 따로, 나물로 먹는 콩맛 따로, 풍성하게 해줍니다. 


늦가을에는 그 누구집에도 여기저기서 '콩콩콩' 거리는 밥상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서리에 많은 채소들이 한해를 마감하고 겨울나기에 들어섰습니다.

그런 와중에 서리를 맞아야 오히려 야무지게 제맛이 드는 '서리태'는 서리가 주는 선물일까요? 


계절마다 그 계절만이 가지고 있는 바람, 비, 볕이 깃들어야 제맛이 듭니다. 

늦가을 서리를 맞고 더 알차지는 '서리태'는 왠지, 지금의 우리들 같지않습니까?


오늘 대통령은 우릴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지만, 

그것을 헤쳐나가는 우리들은 너무 눈부시게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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