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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초겨울

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4, 돌김구이~

간단하고 맛있는 겨울찬 네번째, 돌김구이입니다. 

당연한 겨울찬이기도 하고, 빠지면 절대안되는 겨울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겨울에는 필수!찬입니다.

매년 찬바람이 시큼해지는 날이 오기시작하면, 김굽기를 빼먹지않고 합니다. 들기름에 구워지는 김향은 단연 집안가득 채워지고 그향에 그닥 배고프지도 않았건만 급작 배가 고파지면서 허기가 몰려옵니다. 


요즘처럼 가공식품이 안만들어지는 것이 없는터라 김도 구운김이 포장지에 이쁘게 담겨서 판매되지만, 구운김을 사다먹는일은 거의 없습니다. 선물이나 받으면 모를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직접구운것만 못하기때문입니다. 석쇠에 구워지는 그 향도 내줄리 없고, 진한 들기름과 참기름향이 나지않기때문이며, 바사삭한 돌김식감을 내어주지도 않기때문입니다. 


번거롭다고 생각하면 마냥 번거롭지만, 당연히 해야할 자연스러운 노동이라 여기면, 별로 힘들이지않고 너무 맛있는 찬이 뚝딱하고 만들어집니다. 차디찬 얼음같은 바닷물에 손한번 안담가보고 거져(김 생산노동에 비하면 꽁짜나 다름없죠.) 사다가 기름발라 굽기만 하면 되는걸 뭐가 어렵겠습니까!  저야 뭐 미련하게 조리하는 걸 워낙 좋아하는지라 딱히 노동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이라는 이름을 붙이는건, 잘 안해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붙여봤습니다. 

가볍게 돈주고 휙~사다먹는건 자신의 노동을 건너뛰고 먹는지라 그 작은 노동의 가치를 우숩게 여기고, 하찮게 여깁니다.

그 하찮은 일이 얼마나 '맛'을 좌지우지하는지를 모르게 됩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열심히 노동하며 살아가지만 자기노동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건 사회전반이 그 노동을 값어치있게 존중하지않은 탓이지만, 우리들도 만만치 않게 그리 변해가고있다는 사실이 더 슬프고 비참합니다.  

'번거롭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 저는 오늘날 우리먹거리문화에서 중요한 기치라고 생각해요. 밥상에서 '번거롭게' 먹는 음식종류가 늘어갈수록 좋은일이다 그리여깁니다. 그만큼 '먹는것'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니깐요. 그렇다고 마냥 강요해서는 안되요. 스스로가 깨우쳐서 바뀌여야 해요. 스스로가 번거로움을 감수하겠다고 해야, 만드는일이 흥겹습니다. (혹여, 김구워줘! 이렇게 아무렇게나 던지듯이 말을 전할까 걱정되서요..ㅎ, 자기가 하지않을 일을 넘에서 떠넘기는 건 비겁한 겁니다.) 



돌김은 11월이 되면 첫수학을 합니다. 말그대로 돌에서 채취하는지라 번거로움도 많고 수량도 적다고 합니다. 겨울기간동안 두세번정도 더 수확한다고 하니, 겨울철 잘 챙겨드시면됩니다. 돌김은 거칠게 생긴터라 구멍이 슝슝 뚫려있고 두께도 도톰한 편입니다. 

그대신 김향이 진합니다. 김중에는 가장 먼저 채취하는지라 지금부터 맛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은 보통 1월쯤되야 단백질함량이 높아져서 더 맛있습니다. 재래김같은경우 (간장에 콕 찍어 싸먹는 김)는 1월김이 최상입니다. 아직 판매하지도 않구요. 대부분이 작년김을 팔고 있었어요. 김을 맛보겠다 하문 돌김부터 초겨울에 맛봤다가 한겨울에 들어서면 재래김을 사다 양념장 맛있게 만들어 콕 싸서 드시면 되요. 


재래김도 기름에 구우면 또 맛있기는 하지만, 바로 석쇠에 휘리릭 앞뒤로 구워다가 간장에 찍어먹는것이 가장 맛있고, 돌김은 들기름참기름에 발라 소금 솔솔 뿌려 먹으면 너무 맛있습니다. 지집은 겨울내내 김굽는냄새가 납니다. 진한 들기름과 진한 김향이 빠진 겨울밥상이라는 건 있을수 없습니다. 간혹 밥상을 땡땡이치거나 제가 몸이 극도로 아프지않는이상 꼭! 나오는 찬입니다. 

매일 굽지는 않지만, 떨어질라치면 굽습니다. 콧노래도 부르면서 말이죠. ㅎㅎ 근사하잖아요?

고소고소한 들기름과 참기름이 굽기도 전에 코끝을 자극하다가 석쇠에 구으면 김향까지 ~~

잠깐 멈추면 금새 타버려 구멍도 하나 나공. 바사삭하게 구워진 김을 가위로 크지막하게 잘라 보관통에 담으면 그 어떤 찬도 부럽지않게되요. 자꾸 밥이 어디있었지..그러면서 밥을 찾아 다니기도 하구요. 짭조롬한데도 자꾸 손이 가서 결국 밥에 먹지 못할때도 더러 있구요. 다시 구워야 하는데도 너무 맛있는걸 멈추지 못할때가 있어요. ㅎㅎ



김구워놓으면, 항상 칭찬 일색입니다. 최고! 최고! 그 어데에도 없는 고소함과 바삭함과 김의 향긋함! 때문입니다. 

사다먹는것과 비교할수 없는 너무 너무 맛있는 맛 그 자체입니다. 요녀석 우찌 겨울에 태어났노? 기특하게시리..ㅋㅋ


요번, 장터에서 햇돌김을 사왔습니다. 보통은 직거래 장터에서 곱창돌김을 사오는데, 곱창돌김은 일반돌김보다 더 거칠고 더 두껍습니다. 그만큼 또 향도 진합니다. 하지만 물량이 작아서 가격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번에는 일반돌김을 사다가 즐겨보려고 합니다. 1톳 사와서 처음 구웠는데, 으찌나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겨울철 밥도독은 돌김구이가 아닐까? 그죠? 


겨울찬이 만만치 않아요, 돌김1톳 사다가 들기름 참기름 섞어서 소금솔솔 뿌려 석쇠에 구워 내놓아보세요! 

다른 찬이 암껏도 필요없어요! 요거 하나만으로 밥한그릇 뚝딱!입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구워서 드셔보세요! 그 환상적인 맛과 향에 쓰러집니다. 이웃님들 모든밥상에서도 그런 쓰러짐이 가득하길...ㅎ






돌김구이 

재료: 돌김 넉넉히

양념:  들기름3+ 참기름1. 볶아 갈은 고운소금.

준비물: 기름붓, 석쇠


돌김구이는요,

들기름과 참기름을 3:1비율로 섞은후에 기름붓으로 김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한면씩 발라주면 됩니다. 그리고 고운 소금으로 솔솔 흩뿌려준후 석쇠에 올려 초록빛이 보이게 구워주면 됩니다. 

약불에서 스치듯이 지나가면서 구워주면 됩니다. 타지않게 주의하면서요. 

그리고 먹기좋게 가위로 썰어서 보관통에 담으면 됩니다. 너무 쉽죠? 이리쉬운데 왜 잘 안구워먹을까요?


햇돌김입니다. 조금 늦게 구입하려고 했으나, 장터만 가면 꼭 이리 충동구매 하고 맙니다.

김이나 구워야겠다고 사왔삤습니다. 돌김은 특성은 도톰한 편이라 다른김들에 비해 크기가 우람합니다. 똑같이 100장(1톳)인데도 말이죠. 




제가 웬간해서는 상표 이런거 잘 안보여주고, 또 구체적인 사진으로 잘 안보여주는 편인데, 이런 김구이에 사용할 기름은 특별하게 사진한장 보여드립니다. 제철찾기를 하면서 들기름과 참기름만큼은 국산을 꼭 고집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들기름은 중국산에 비해 2.5배정도 가격이고, 참기름은 3.5배정도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지집이 워낙 나물요리를 좋아하다보니 들기름과 참기름은 빼놓지 못하는 필수양념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니 들기름은 국산으로 대체가 그나마 가능한데, 참기름은 고민이 되더군요. 그러던차에 제철찾기시작할때 마음을 확 굳혀버렸습니다. 더이상 못사면 이젠 이가격보다 더 비싼가격으로도 못살날이 곧 오겠다는 심각함이 들어, 비싼값 치루며 사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적게먹고 귀하게 먹으면서 국산참깨재배가 활성화될수 환경과 조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웁니다. 


정부수입정책에다가 우리들의 무분별한 식탐까지 보태서, 농가가 버틸제간이 없으니깐 점점 줄어들고 있는거고 그나마 버티는 농가들이 살아남으려면 정말 '용'써야 하는데, 국산 참기름, 들기름 사먹는것이 무슨 큰 대수도 아니지만 모른채하면서 먹을순 없을듯 하여, 어렵지만 그리 먹어보기로 한지 몇해됩니다. 그랬더니 팡팡 쓰지는 못하지만, 소중하게 챙겨먹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향'이 진짜 좋습니다. 중국산과는 비교가 되지않습니다. 이 아찔한 고소함. 그것이 국산참기름과 들기름의 소중함을 가르쳐줍니다. 저렴하고 펑펑 쏟아지는 중국산에 소중한 국산참깨와 들깨를 뺏기고 싶지않습니다. 

아무튼, 정부의 대책없는 수입정책은 우리밥상에서 정작 소중한 '맛'을 빼아가는 것같아 진짜 밉습니다.

그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국산들기름과 참기름을 사다 먹을수 있게, 제발..작작좀 수입했으면 합니다. 



들기름과 참기름의 비율은  들기름 3:1정도면 되구요. 대충 맞추시면 됩니다. 

이러다가 두 기름이 똑 떨어지면 현미유도 괜찮아요. 다른기름으로도 괜찮습니다. 


지집은 김만큼은 '들기름' 입니다. 양보안합니데이~ 왜냐구요? 다른기름이 못따라가니깐요. 



고운소금을  기름과 함께 준비하고 기름붓을 준비합니다. 기름솔이라고도 판매하기도 하구요. 제빵도구용으로 요즘은 많이 나와요. 그것도 없으면 수저뒷면으로 쓰윽 발라주셔 되요. 없으면 없는대로 하면 되요. 




기름과 소금을 뿌렸건만, 사진으로는 구분이 안가죠?

김은 한면씩만 바르면 되는데요. 따라놓은 기름이 조금 남았을경우는 안바른 면도 쓰윽 발라주어요.




두장씩 석쇠사이에 넣고 



약한 가스불에 왔다리 갔다리 스쳐가면서 굽습니다. 

사진찍느라 잠시 멈췄더니 김이 파악 솟구칩니다. 

푸른빛깔이 전체적으로 감돌면 잘 구어진 것입니다. 






다 구워졌으면, 가위로 먹기 좋게 썰어줍니다. 이때가 너무 좋습니다~~~

자르면서 입에 호로록~~~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자~

접시에 담아봅니다. 


향을 전할수 없는 것이 이리 안타까울수가 있나...ㅎ

고소한 들기름향과 바삭한 김향이 입안에서 춤춥니다. 끝내줍니다. 한입만 배여물면 눈을 감게 만들정도로 고소합니다. 

아오 맛있어! 끝내준다! 역시 집에서 구운김이 최고! 



이맛이 너무 좋아 겨울내내 구워먹기도 하지만, 봄까지 이짓?을 합니데이~

구운김을 따라올자(찬)가 없어서이기도 하구요. 제가 김 엄청 좋아하거든요. 하기야 우리나라사람치고 김을 안좋아한다면 그짓말이겠지요. 근데, 저는 무진쟝 좋아합니다. 마른김을 맨입에 달고 살정도로...걍 좋은겁니다. 아마, 김 원없이준다면야 저는 밥 안먹고 살지도 몰라요. ㅎ 너무 좋아해서 하는일이지만, 너무 맛있어서 감사해 하며 먹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원초적인 식탐대마왕같아요...)



김사진이 원래 잘 안나오는데, 오늘따라 사진도 잘 나왔습니다. 고소함이 끝내주게 보이죠? 맛도 그러해요!

돌김구이! 이제 시작하시면 됩니다. 

김구이 번거로움 암껏도 아녀요. 얼릉 구워다가 밥상에 턱하니 얹어놓고 맛있는 한끼 해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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