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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요리/늦가을

구수하다 구수해! 늦가을별미, 아욱현미죽~

늦가을에 먹으면 너무 좋은 토종아욱현미죽입니다.

아욱은 가을별미식재료입니다. 구수한맛을 내어주기때문에 국으로는 가을에 따라갈 식재료가 없습니다. 

가을에 환상적인 국물맛을 내어주는 아욱국도 먹고, 현미불려 죽으로도 근사하게 먹었습니다. 

어쩜이리 맛있는겐지. 어데서 이런 구수한 맛을 내어주는지 거참 희한할뿐입니다. 


아욱으로 국도 먹고, 죽도 먹었어요. 꿩먹고 알먹고인가요? 전날 저녁에 국으로 구수하게 챙겨먹고 다음날 아침에 구수하고 부드러운 죽으로 한그릇 먹으니 이거 너무 좋은데요? 가을날 꼭 챙겨드시라고 강추합니다. 


요즘, 늦가을날씨가 따뜻해서 들과산이 여간 고달픈듯해요. 나물들이 초봄인줄알고 왕성하게 자라고 초봄꽃들도 한창 피고 있었어요. 어떤 들꽃은 꽃도 새로 피우고 있었구요. 이러니 재배하는 나물이나 식재료들도 적정시기까지 자라고 말아야하는데 따뜻한기운이 계속되니 초과성장을 하는듯 싶어요. 이런 작은 변화들이 어떤파장으로 우리들에게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작은생명체들은 아주 섬세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 늦가을을 보내고 있는듯 싶네요.  

땅에 기대어 농사짓는 사람들은 바람소리의 작은변화도 볕의 작은 움직임도 예민하게 듣는다고 해요 (워낙 하우스재배농가가 많아 이런분들이 많지는 않지만요.) 지금의 때아닌 따뜻함은 얼마나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울까요? 지금이 한창 내년봄에 나올 식재료들을 심어야하는데.. 제가 추위를 엄청 싫어하는데 요즘은 얼렁 추위가 왔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아무튼, 계절을 느끼고 살아가려고 하는 저로써는 이런날씨가 계속되는것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원래 이맘때 늦가을식재료중에 나물이나 채소들은 거의 자취를 감춰야 맞는 시기인데, 여전히 장터에서 파릇파릇한 가을식재료들이 보입니다. 이맘때 노지에서 자라는 식재료들은 서리를 맞아 그 해의 생?을 마감하고 뿌리를 길게 드리우는데 집중하거든요. 

그래서 장터에서는 주로 말린나물들을 팔기시작하는데 올해는 여전히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가을식재료들이 많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가을냉이, 가을아욱, 조선배추입니다. 다들 크기도 우람하고 억세졌습니다. 장터에서 만나면 가장 반갑지만 이런날씨가 한편으로 우람하고 억세게 만든터라 안타까움도 한자리 차지합니다.  

당분간은(이런날씨가 지속된다면) 만날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조금은 예년과 다른성장이지만 그래도 이만한 가을식재료는 없기때문에 잘 챙겨서 늦가을밥상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작은변화도 느껴보면서요.



얼마전 장에갔다가 토종아욱을 사왔습니다. 토종아욱은 재배아욱보다 작고 아담하게 생겼습니다. 요즘날씨가 엉뚱하니 줄기가 다소 굵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배아욱에 비하면 아담합니다. 재배아욱은 종자가 단기일에 우람하게 성장하게 개량된것이고 토종아욱은 성장기간이 다소 길지만 아담하게 큽니다. 현재날씨변화때문에 성장이 길어져서 줄기가 조금 굵고 단단해졌습니다. 

이거야 날씨를 이겨내기 위한 것이니 먹는우리야 기특하다하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요즘, 한창 맛보고 있는 토종돌산갓김치와 총각김치 같이 곁들였습니다. 죽에 너무 잘 어울립니다. 특히 갓김치는 끝내주는 구만요.

톡쏘는 맛이 익을수록 더 좋아집니다. 아삭한식감도 너무 좋구요. 올해는 담글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장터에서 우연히 만나 입이 호강하네요. 죽에 늦가을김치 곁들여 먹으니 꿀맛입니다. 



아욱을 사오자마자, 국부터 끓였습니다. 후루룩 끓여서 '왜이리 맛나냐!' 이런 말이 한입 먹을때마다 터져나옵니다.

구수함이 끝내줍니다. 보드라운 아욱잎이 호로록 빨려들어오고요. 아욱국만 있어도 가을밥상은 사실 너무 호화스럽습니다.

어쩜 이렇게 소박하고 투박하게 생겨가지고 한수저 뜨면 깜짝 감짝 놀랄만한 구수함에 홀딱 빠져버립니다. 

아마, 이런맛때문에 가을아욱을 사랑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죽을 끊이는 방법이 아욱국을 끓이다가 쌀을 넣고 만드는 것인지라 국부터 먼저 챙겨먹고 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래서 아욱죽은 국도 챙겨먹고 죽으로도 한끼 해결하니 아주 좋은데요? 거기다가 국은 국대로 끝내주게 맛있고 죽은 죽대로 끝내주게 맛있으니 더할나위없이 기특한 아욱입니다.



늦가을에 호강하는 밥상이 바로 아욱죽인것 같습니다. 정말 투박하기 그지없는데 으찌나 구수하고 든든하고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톡쏘는 갓김치도 한번 얹어먹고, 잘익은 총각무도 얹어먹으니 꿀맛입니다. 


아욱으로 국도, 죽도 한껏 챙겨드시면 좋을듯 합니다. 늦가을김치도 곁들여서 말이죠.






구수함이 끝내줍니다!

토종아욱죽 


재료: 토종아욱 2000원어치, 현미1컵 

국양념: 다시마우려끊이물8컵, 된장3과1/2큰술, 다진마늘1큰술, 새우가루2큰술, 대파약간  

죽끓이기: 물3-4컵 


아욱죽은요,

아욱국을 끓인후에 불린쌀을 넣고 죽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너무 간단하죠?


우선, 아욱손질법입니다. 토종아욱은 연하기때문에 특별한 손질없이 쫑쫑 썰어서 넣으면 됩니다만, 재배아욱은 워낙 거칠고 잎이 두꺼워서 잘게썬후에 소금약간 넣고 나물무치듯이 바락바락 조물조물 주물러줘서 푸른물을 빼내줘야 합니다.

그래야 풋내도 안나고 국도 쉽게 끓여집니다. 

다만, 이번 토종아욱국은 다소 줄기가 굵어진듯하여(때아닌 따뜻한 늦가을로 인해)  재배아욱처럼 손질했습니다.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아욱국은 된장과 새우가루만 준비하면 아무 문제없이 더할나위없이 맛있는 국이됩니다. 마른 통새우도, 혹은 생새우도 괜찮습니다. 새우와 된장이 가장 잘어울리는 국이 아욱입니다. 편리한대로, 취향껏 즐기면 됩니다. 


준비된 육수에 된장풀고 새우가루넣고 한소끔 끓인후에 손질한 아욱넣고 푹 끓여주면 끝!입니다. 

이렇게 국을 다 만든후에, 불린쌀을 넣고 물 몇컵을 추가해서 농도를 맞춘후에 잘 저어가며 끓여주면 됩니다. 

간은 이미 된장으로 내었기때문에 특별한 간이 필요치않습니다. 



토종아욱입니다. 이전에 보았던 것보다는 잎도 살짝 거칠어졌죠? 크기는 아담합니다. 여전히. 

줄기도 아래쪽이 살짝 굵어졌습니다. 원래는 하나도 안건드리고 줄기째 쫑쫑 썰어서 바로 국에 넣어 끓였는데요. 이번에는 재배아욱처럼 바락바락 주물러서 손질해주었습니다. 


사립문 걸어잠그고 먹었다는 그 아욱국은 '토종아욱'이랍니다. 아직도 맛을 못보셨다면 꼭! 장터에서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잎이 아담하게 생겼어요(손바닥안에 쏘옥 들어오는 크기). 줄기와 잎이 만나는 곳이 붉은빛이 있어요. 



굵은 아래쪽 줄기는 떼어내고요 잎에 붙은 연한 줄기만 남겼어요. 깨끗하게 씻은후에 쫑쫑 먹기좋게 썰어줍니다. 



그리고 볼에 담아 굵은소금 약간 넣고 물 약간 넣어주고 나물무칠때처럼(조금 쎄게) 바락바락 주물러줍니다. 

재배아욱은 아주 세게 바락바락 주물러줘야 합니다. 상당히 거칠어서요.  토종아욱은 몇번 안주물렀는데 금새 숨이 팍 죽네요.
주물러주다보면 푸른거품이 나오면서 푸른물도 빠집니다. 푸른물이 안나올따까지 주물러주면 됩니다. 

몇해전까지만해도 토종아욱을 잘 몰라서 재배아욱으로 요리할때, 이렇게 바락바락 주무르면 손가락에 힘을 너무 줘서 아프더이다.
토종아욱은 이런것 안해서 좋더만, 이번 이상한 날씨탓에 해봤는데 생각보다 거칠지 않아서인지 금새 해결되었습니다. 


숨도 죽고, 푸른물도 잘 바졌으면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채반에 밭쳐서 씻어주면 훨씬 빠릅니다. 그리고 채반에 밭쳐 물기를 빼놓습니다. 




육수는 다시마우려끓인물 입니다. 8컵을 부었습니다. 

(다시마우려끓인물은 물2리터에 다시마사방10센치 5개 넣고 상온에서 하루우려낸후 냄비에 붓고 여기에 물2리터를 더 추가한후 후루룩 끓여줍니다. 후루룩 전체적으로 끓어오르면 불을 바로 끄고 다시마 건져낸후 식혀서 냉장보관해서 밑국물로 밥물로 사용합니다.)


된장3과1/2큰술을 체에 밭쳐 풀어줍니다. 



아욱은 새우와 찰떡궁합입니다. 새우가루 2큰술을 넣어줍니다. 

(새우가루는 마른통새우를 살짝 마른팬에 바삭하게 볶은후에 휘리릭 갈아주면 됩니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손질한 아욱을 넣습니다. 장터에서 사온 2000원어치 다 넣었습니다. 



푹 끓여줍니다. 다진마늘 1큰술도 넣구요. 



푸른색이 누런푸른색으로 변하는 시점이 오면 거의 다 끓여진 것입니다. 

그럼, 대파약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만든 국은 맛있게 챙겨먹습니다. 

이정도 양으로 죽을 끓이면 너무 많습니다. 국먼저 챙겨먹고 남은것으로 죽을 끓이세요!




불린 현미입니다. 지집은 현미를 밥으로 잘 안먹어서 늘상 불려놓고 볶아서 현미튀밥으로 챙겨먹고 있는터라 불린현미는 언제든지 있습니다. 오동통하게 잘 불린 현미입니다. 보통 하룻밤 정도는 충분히 불려놓은 것입니다. 

일반쌀같은경우는 2-30분정도면 충분히 불려집니다. 현미도 1시간내외로 불려주면됩니다. 

현미가 거칠다보니 한번 갈아주었습니다. 또 갈면 끓이는데 시간이 단축되니 겸사겸사 갈아주었습니다. 

잘 불린 쌀이라면 굳이 갈지않고 넣어주셔도 됩니다. 갈때는 너무 곱게 갈지말고 거칠듯하게 갈아주면 딱! 괜찮습니다. 



팔팔 끓고있는 아욱국에 현미간것을 넣습니다. 

저어가면서 끓여줍니다. 눌지않게 하는것이 죽요리에는 가장 중요합니다. 

국으로 절반가량을 먹은터라 국물이 모자랐어요. 물3-4컵으로 농도를 조절해줍니다. 



걸쭉해지고 쌀알이 다 익으면 완성입니다~




자~

아욱죽 한상 폅니다. 


잘익은 늦가을 김치덕도 보고, 구수함이 한가득 넘치는 아욱의 힘도 마주합니다.

끝내주는 아욱죽한상입니다. 아욱국밥상도 끝내주고요. 

구수함에 홀딱 반해버리는 정말 근사한 식재료 맞습니다. 



매년 가을에는 아욱국과 아욱죽 같이 챙겨먹어야겠습니다. 

너무 환상적입니다. 이리 투박한 모습에 구수함이 철철철 흐르니 어쩜 좋아요?

제가 젤로 좋아하는 밥상입니다. 



노지아욱이 들어가기전에, 꼭 챙겨드시옵소서~

가을날 이런 멋들어진 식재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축복같습니다. 

너무 추워지면 만나기 힘들어 지니, 얼렁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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