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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초여름

너무 새콤해서 과일청으로 담갔어요! 살구청~


새콤한 맛이 강해서 과일청으로 담갔습니다. 

살구는 초여름 대표열매입니다. 딱 이시기만 만날수 있는 열매이기도해서 초여름에 별미열매, 과일로 챙겨먹으면 좋습니다. 얼마전, 산행후 들머리에서 토종살구를 워낙 맛있게 챙겨먹은터라 집앞에서 크기는 우람했지만 그래도 비슷하려니 하고 사왔건만, 어찌나 시큼하던지 먹기에는 다소 힘들더군요. 하여, 아껴먹다 남은 토종살구랑 합쳐서 살구청을 예상에 없었던 일이지만 담그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토종과일이 아담하고 작아도 맛있구나 하는 생각과 결론에 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유통경로에서 생긴문제인지 아님, 유독 이집만(판매하는 곳)이 새콤한것을 파는겐지는 모르겠습니다. 

작년까지도 그럭저럭 먹을만은 했는데, 이번건 정말 너무 셔서 먹기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냥 먹는건 안되고 새콤한맛을 살려 다르게 요리하거나 곁들여 먹는것으로 해야할듯 합니다.

 

▲ 위사진이 토종살구인데, 너무 이쁘죠?


보통은 살구빛깔인데, 꼭 이쁘게 익은 매실같기도 하고, 크기도 작은매실크기만했습니다. 먹어보면 새콤한 맛도 있지만 달콤한 맛도 있구 아삭한 식감도 있구 부드러운 식감도 있었습니다. 개운하게 맛있었습니다. 

산행후에 산것이라 집으로 가면서 한알 한알 먹다 오잉? 넘 맛있다 하면서 야금야금 먹다 고이모셔와 사진한방 찍었습니다. 정말 붉그래한 얼굴이 너무 이쁩니다. 알은 무척이나 작으마했지만, 여짓껏 매해 먹어보던 살구맛과는 다르게 야무지게 맛있었습니다. 칭찬 엄청하면서, 역시 토종살구가 짱!이다. 그런 생각이 한가득이였습니다. 


이러던차에, 이왕 살구맛도 봤으니, 판매하는 살구도 맛보면 좋겠다 싶어서 집앞에서 판매하는 살구로 사왔습니다. 



위 왼쪽 사진 개량 살구가 이번에 집앞시장에서 구입한것인데, 주먹만하다고 해야하나, 개량살구랑 같이 담아 찍었는데, 작으마한건 토종살구이고 짙은살구빛의 우람한 것이 개량 살구입니다. 보기에는 엄청 맛나보였는데, 새콤함이 한가득이라서 '아이셔'이말이 툭 튀여나옵니다. 거기다가 보통은 살구가 익으면 폭꺼지듯 부드러운식감인데, 아삭아삭하게 단단하더라구요. 한창, 개량살구가 나왔다고 소식은 들었는데, 이정도의 맛인줄은 몰랐네요. 설마. 집에서 후숙시켜야 하는건가? 그런생각도 들더군요. 어쨌든, 그덕에 계획에는 없었던 과일청 하나 담갔습니다. 



살구가 매실과 비슷하게 생겼고 익으면 맛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매실청은 매해 의무처럼 담그다가 몇해전부터 담그기를 그만두었습니다. 그건, '덜익은 과일'로는 요리를 하거나 음식재료로 사용하지않는다는 기본적인 상식에 동의했기때문이고, 또 하나는 너무 과도한 유행, 혹은 선전으로 마치 매해 꼭 담가야하는 그런 방식으로 정리되어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최근 매실에 독성이 있다고 언론 방송이 있은후에, 매실판매가 저조하다며 농민들쪽에서 항의가 만만치않았는데요. 

사실확인을 정확히 하자면, 어떤 과일이든 덜익은 건 독성이 있습니다. 그건 생리학적으로, 또 생존본능에 가까운 기본적인 생태기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매실' 이라는 품종이 따로 있지않기때문에, 그간 '청매실'은 풋매실, 덜익은 매실이 맞습니다. 그래서 씨부위에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그 독성이 얼마나 유해할거냐가 남았는데, 청으로 담가 숙성시켜 적절한 기간을 소요하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고, 또 양이 미비하기때문에 아주 많은양을 먹지않는다면 그리 큰 해를 입지않는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방송한 내용은 그다지 틀린내용이 없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이것때문에 판매가 저조했던 것이 아니라 최근 '가습기 살균제'등으로 여러가지 불안과 걱정들이 혼합되면서 그 영향이 커진 것이라 판단합니다. 물론, 그런시기에 방송했기에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한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론방송에게 그 책임을 다 묻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그간 언론방송은 오히려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않은채 마치 '건강한' 그 자체로 효능만을 강조해왔기때문입니다. 그래서 '독성'에 대한 것이 그토록 크게 다가왔으리라 여겨집니다. 


또한, 익은매실로 사실 판매하는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건 무르기때문에 소비자손에 도달하기도 전에 유통과정에서 상하는일이 쉬어서 푸른매실, 덜익은 매실유통을 관례화했고, 또 매실이 익기전에 따면 '양'이 익은후보다 몇곱절은 많기때문에 더더욱 덜익은매실을 판매해왔고 덜익은 매실을 과일청을 담그고 요리하고 즐기라고 떠들었던것이 사실입니다. 이것 또한 몇몇 방송사에서 꾸준히 폭로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매실관련 글을 따로 쓰려고 했다가 여기에 담으려니 말이 길어지는데요.

어쨌거나, 덜익은과일을 즐기는 방식은 그다지 권장할 만한 음식문화는 아닙니다. 덜익은매실을 예로부터 먹어왔던건 일부러 덜익은 매실을 수확해서 먹은 것이 아니라. 비와 바람에 익기도 전에 떨어진 덜익은 매실이 아까워 담그기 시작한 것입니다.또한 방법도 찌거나 말리거나 해서 사용했습니다. 이런점에 기초해서 지금처럼 대량으로 덜익은 매실로 매실청을 담그는 것을 유행삼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이 적당하게 담가 즐기면 될듯합니다. 


또, 이번 기회로 덜익은 매실보다는 익은 매실에 대한 관심을 높여, 생산자들도 익은매실을 잘가꾸는데 집중하고 그에 맞게 유통과 판로가 보장받게 해주는 것을 해주었으면 하고, 먹는 우리들도 시큼한맛만 있는 매실청이 아니라 은은한 매화향이 한가득 들어있는 매실청을 궁금해하고 사랑하고 아껴주었으면 합니다. 


그간, 여러 과일청을 담가보았지만 덜익은과일로는 담그지않았었는데 유독 매실만큼은 특별하게 문제의식도 없이 덜익은매실로 담그기를 해왔던 것에 저는 조금 충격적이였고 초봄 매화의 그 곱고 짙은 매화향을 사랑했듯이 그 향을 과일청에 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반성도 많이했습니다. 


그래서, 매실청은 매화향을 담았느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한 맛판별, 영양판별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방향에서 매실이 그윽한 향기로 우리들밥상과 음식문화에 자리잡아가길 바래봅니다. 




살구청 담그기


재료: 개량종 살구 900g, ;비정제설탕1키로


살구청은요

여느 과일청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잘 씻어 말린후 동량보다 조금 더많게 설탕을 잡아 켜켜이 넣어주고 최소 3개월이상 숙성시킨후 과육은 빼내고 절임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보통 과일청은 발효와 숙성을 해야하는건데, 우리들의 일반적이고 보편화된 방식은 설탕절임에 가깝습니다. 

발효를 하려면 기본 설탕양이 적어야 하고 미생물이 살아있을수 있게 해줘야 하기에 온도도 신경을 꽤 까다롭게 써야합니다. 그래서, 발효액 또는 효소라 부를땐 그만큼의 까다로운 공정과 영양(미생물)이 들어있는 것일때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 유통하는 또 만들어 먹고있는 대부분의 과일청은 설탕절임이므로 많이 먹기를 권장하거나 영양을 과대포장하는 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과일의 향과 풍미를 담은 설탕절임. 또는 설탕(단맛)대용쯤으로 여기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대략은 1:1 비율로 절임을 하지만, 과일이 대부분 수분이 많이 있으므로 1:1.2정도 비율로 해줘야 특별하게 숙성시키는 시간동안 특별한 관리없이 잘 보관할수 있게 해줍니다. 서늘하고 그늘진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절임한 날짜를 기록해두고 3개월 또는 1년이후에 개봉해서 절임액을 사용하면 됩니다. 


담근후 며칠동안은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주기를 신경써서 해주는 것만 잘 하면 됩니다.


개량종 살구를 맛보자마자 바로 설탕과 버무려 절여야겠다는 맘이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어찌나 시큼하던지.

과일로 먹기에는 너무 불편했습니다. 토종살구는 너무 맛있었는데. 담에 산행후 들머리에서 또 만나면 꼭! 사다 다시 맛봐야지하는 다짐을 굳건하게 했습니다. 


또, 개량종 살구는 크기가 큰것 말고 아담한 크기로 사야겠다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품종이 여러가지라는데, 주먹만하게 큰건 시큼한 맛밖에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살구를 구입할때 크것에 미련을 버리고 아담하고 작으마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저처럼 시큼한 맛에 놀랐다면 과일청으로 양보하면 되요. 


과일청은 많은양을 담그기에 집중하지 말고 적은양으로 하나씩 담가보고 자기집에 맞는 것으로 선택해서 한두종 정도는 자기집만의 과일청으로 안착시켜도 좋습니다. 이맘때  담기 좋은 과일청은 '앵두', '보리수'가 있고, '살구'도 그중 하나이니 형편이 되는대로 담가두었다가 요리에 단맛대용으로 즐기면서 자기집에 맞는거, 또 맘에 드는 것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같이 손바닥에 놓으니, 3배에서 4배정도는 크기가 큰듯합니다. 색깔도 토종 살구는 꼭 부끄럼을 타는 어여쁜아이 볼처럼 이쁘게 익은색깔이 나는반면, 개량종 살구는 짙은 살구빛입니다. 둘다 잘 쪼개집니다. 

반 쪼개 씨를 빼낸후 개량살구는 너무 크기가 커서 몇조각 더 내어줍니다. 그리고 무게를 잰후 비정제설탕양을 정해서 버무려준후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니 살구과육은 쪼글쪼글 해지기 시작하고 과즙은 쭈욱 뿜어져 나왔습니다. 


한 4-5일쯤 지나보니 더 쪼글거려졌습니다. 살구향도 폴폴 나구요.

매일 살탕녹여주느라 확인하고 있는데, 과즙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네요. 


시콤한 개량종 살구덕에, 생각지도 못한 살구청을 담그게 되었어요. 다 숙성된후의 맛이 궁금해집니다. 



중간에 생각날때 건지는 다 건져서 맛있는 떡을 만들까요? 떡이나 빵에 넣으면 아주 근사할 것 같기도 하구요.

다만, 시큼한 맛이 강해서 떡도 시큼해지려나 하는 걱정이 들긴합니다. 뭐, 숙성되봐야 알것 같습니다. 


맛있게 잘 익어다오! 주문을 걸어봅니다. 


살구청담그기를 해놓으니, 작년에 담근 '앵두청'과 '보리수청'이 궁금해집니다. 

얼렁 꺼내 확인해보고 요리에 음식에 넣어 먹어야 겠네요. 마침, 산머루청이 다 떨어져가고 있거든요. 

조만간 소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사용하기 시작할때 소개하겠습니다. 


매실청 담그기를 그만두고 작은양으로 계절과일을 두루 과일청을 담가 먹기 시작하니, 그다지 부담스럽지도 않고(만드는데) 각기 달리주는 풍미를 하나씩 익히는 것이 더 재미납니다. 

요리는 사람의 노동이 근본 바탕입니다. 그 노동이 너무 무겁고 힘겹지않아야 하는데, 양을 많이하면 당연히 하기도 전에 힘겹습니다. 많은양을 할땐 많은사람들의 협조가 그만큼 필요합니다. 그것이 보장되지않는다면 너무 혼자 낑낑대지말고 적은양으로 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적은양으로 담가 즐기기를 권합니다. 뭐든, 만드는 사람의 노동이 가쁜해야 하니깐요. 


또, 매실청이 준 교훈처럼, 유행따라하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취하면 좋습니다. '유행따라하기'는 맹목적이라 사람을 바보로만들고 겉멋만 요란하게 들게 합니다. 하지만 제머리로 오로지 생각하기를 즐기고 살아간다면 비록 어려움과 힘겨움이 덕지 덕지 붙은 세상이지만 그렇게 가꾼 삶은 참으로 소중해집니다. 요리에서도 음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행'이 아니라 '어떻게 먹을것인가'와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진것인가'를 고민한다면 풍요롭다는 거품이 걷혀지면서 '먹는다'는 그 의미가 입만 즐거워서는 절대 안된다는 걸 깨우치게 됩니다. 

이런 깨우침 하나하나를 놓치지않고 살아간다면 그 어느날 달라진 '너와 나', 우리를 만나게 되리라 그리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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