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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로 읽는 세상/어떻게 먹을 것인가?

<먹는방송>에 푹 빠져버리는 우린, 헤어나올수 있을까?




요즘, 방송 미디어를 통틀어 '먹는방송'은 참으로 많다. 그 누구든 먹지않고는 살지 못하기에 어찌보면 '먹는방송'은 필연일수도 있지만, '먹는방송' 그자체는 우리들사회와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같다. 


<먹는방송>은 여러가지 영역으로 나눌수 있지만, 가장 크게는 '먹는행위'만을 강조하는 것에 집중되면서 방송이 흐르는 내내 군침만 자극하고 '먹고야만 말겠다'는 동물적 식탐만 오로지 부추긴다. 결국은 '뇌'를 멈춰버리게 하고 '생각'자체를 부숴 버린다. 생각을 멈추게하고 뇌를 오로지 '동물적감각'에만 머물게 하는 건, 사람이기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빠져들어가고 있고, 오히려 더 열렬히 환호하며 즐기고 있는듯하다.


삶이 버거운 우리들이 어찌보면 아무생각도 나지않게 만들어주는 '먹는방송'에 환호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왠지  '먹는것'을 탐하고 열망하는 것만이 버거운 내삶을  위로해주는 듯 여기기 때문일테다. 

하지만 기억해내야 한다. '먹는것' 행위에서부터 먹거리 그 존재자체까지 그 어느것 하나 빠짐없이 '사회적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먹는다'는 초감각적 자극만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것에 빠지게 하는 건, 오히려 지옥에 살고 있는 우리들삶을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지않겠는가! 지옥에 살고 있는 우리를 지옥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잠깐 잊는 것만이라도 하고픈 우리들은 마음도 의지도 지칠대로 지쳐있고 다칠대로 다져있으니깐.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먹는방송에 빠져있는 그시간은> 잔인한 우리들삶을 잠시 잊고 벗어나는 '해방'이 아니라 지옥에 영영 살게 만드는 '마약'을 투여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오히려 지옥에 내의지와 상관없이 살아낸게 아니라 이제는 한몸이 되고 내삶이 되어 지옥 그 자체가 되는건 아닐까? 


삶을 버겁게 만드는 사회를 바꾸지않는한, 우리들삶에 그 어떤 변화도 만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 놓치지말아야 한다. 

그러니, 버거운 삶에대한 위안, 위로를 '먹는것'으로 삼으면 안된다. 위안 위로도 전혀 되지않을 뿐더러 오히려 독스럽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버거운삶은 '삶을 버겁게 만드는 사회'를 바꾸어야 가능하므로, 다시말해 우리가 사는지옥을 바꿔야 가능하므로 '먹는것'에 위로받으려고 안감힘 쓰는것 그 자체가 우릴 슬프게 만든다. 



'먹는것'은 먹지않고 살수없기에 우리삶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삶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니, 먹는것만을 강조하고 부추기는 방송미디어에 우리 미쳐가지말자. 빠져나올수 있어야 한다. 


어떤이들은 요즘 '먹는방송' 과 '요리방송'이 많아지는 것이 마치 먹는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라고 하고, 어떤이는 삶을 보다 윤택하게 살아내고자하는 열망이라고 떠든다. 

과연 그러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보편적으로 '먹는방송'이라고 함은 먹는다는 행위를 담은 방송을 말하는데, 그것만 줄곳 방송하는 것을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좀더 폭을 넓혀보면, 먹을거리에 대한 지식, 정보, 만드는 행위, 먹는행위를 다 포함한다. 이렇게 넓히면, '먹는방송'은 모든방송과 미디어에 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당연하다. '먹지않고서는 살수없는' 우리들삶과 똑같다. 그래서 '먹는것'을 빼놓고 삶을 이야기할수도 살아낼수도 없다. 하지만 삶이 온통 먹는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먹는방송에서  '먹는행위'만을 강조하는 건 지옥에 사는 우리들삶을 묻고 따지지말고 그저 '먹기만'하라고 떠드는건 아닐까. 그래서 화가난다.


'요리방송'은 좀 다른가?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다는 건 그나마 낫지않을까? 지금처럼 공장제품, 외식으로 끼니를 대부분 해결하는 우리들삶에서 먹는것을 직접 툭탁 툭탁 올망 졸망 만들어 먹을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간절한 마음을 담은걸까? 이것도 마찬가지다. '요리하는 행위'에만 집중하고 강조하는건, 먹는것을 만드는 것 또한 일생을 매순간을 먹고살아야 하는 까닭에 우리삶에서 빼놓을수 없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것(요리하는 행위와 기술)만 강조한다면 다시 되물어야 한다. 요리하는 행위와 기술에만 우리삶을 다 놓아버릴수 없는 까닭이다. 


'먹는방송', '요리방송'에 흠뻑 빠진우리, 그 허우적거림에서 벗어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방송미디어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무엇을 위해 방송하는지를 묻고 또 물으며 방송과 미디어 내용을 잡아야 한다. 그 책임은 무겁다. 하지만 그 책임을 종이장만큼이나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하긴, 방송미디어도 우리삶(우리사회)과 뭐가 다를까.  '돈'이 목적이고 생명수이니 거기에 춤출수밖에. 그런 방송미디어에 그 어떤 경계도 없이 넋놓고 맞장구치며 춤추는 우리들, 벗어날수 있을까? 가능할까? 뇌를 멈추게하는데 거기서 벗어날수 있을까? 


사실, 나도 먹는것을 떠들고 이야기하는 블러거이다. 그래서 언제나 조심스럽고 고민이 된다. 먹는것 그자체가 질곡이 되지않고 독이 되지않게 하려면, 우린 현재의 우리들삶과 사회를 반드시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들삶을 가꾸어야만 우리는 행복해질수 있고, 우리삶을 좌지우지하는 사회제반문제들을 피하지말고 들어내야하고 마주해야 하고 또 뜯어 고쳐내야만 한다. 그것이 없다면, 살아있는것도 죽은것도 아닌 '좀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먹는이야기가 넘치는 방송과 미디어에서 무엇을 봐야 우린, 무분별한 동물적식탐에서 벗어나게 될까? 


그 첫번째는 식재료를 보는눈을 가져야 한다. 

먹을거리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씨앗, 품종, 어떻게 키웠는지,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재배 수확, 유통에 이르는 사회적경로와 배경은 어떠한지를 반드시 들여다 보아야한다. 


한시도 살아내기 버거운 우리들삶인데, 그냥 맛있게 먹는 것만 쳐다봐도 , 한번쯤 방송보며 군침만 질질 흘려도 괜찮을거 같은데, 이것까지 고민해야 하나 싶을테다. 하지만 정말 따져물어야하고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생각해내야 한다. 


우리 사는 사회는 그 어떤 물건, 사건 하나도 거져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져 내앞에 오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먹는것 하나도, 방송미디어도 그러하다. 그런데, 중요한건 '생각을 멈추게 하는 것'은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건 또다른 '가만있으라'는 사회지배방식인 것이다. 부당한 것이 넘치고, 불평등한것이 만연한데, 그로인해 내삶이 망가지고 있는데, 생각없이 살아내라는건 부당함, 불평등함을 내삶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없이 주는대로, 주어진대로 살아내라고 하는 것의 또다른 폭력이고 강압이다. 


그런데, 이런 방송미디어에 우리들은 미친듯이 환호하며 빠져있다. 더 원하고 더 간절해진것 같다. 아니 그순간 행복하다고 착각에 이르기도 한다. 이쯤되면, 진단해야 한다. 우리들삶이 내삶이 얼마나 아프면 이럴까하고. 

삶을 고쳐내는데 마음을 쓰고 힘을 들여야 한다. 먹는건 삶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것이지만, 절대 삶의 전부가 될수 없으며 지치고 병든 삶에 위로라는 '착각'은 줄수 있어도 근본적인 위안도 위로도 절대로 될수 없다. 


뿐만 아니라 '먹는것'(식재료를 비롯한 먹는행위까지)은 사회적결과물이므로 그것이 우리앞에 오기까지의 전 과정은 그저 '내돈주고 사는' 결과물이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점을 비롯한 우리들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마냥 좋다는 것도, 마냥 건강해지리라는 것도 착각이고 거짓이 많다. 


먹는것에 대한 영양적지식은 '돈'이 되는쪽으로 방향을 튼지가 이미 100여년이 넘는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양학적 분석이 넘치게 된것, 그 시작은 가공식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생기게 되었다. 더 까놓고 이야기하면 먹거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긴 것이다. 영양적으로 좋다고 하든, 영양적으로 나쁘다고 하든 죄다 '돈'과 관련이 있다. 고로, 먹거리를 판단하는데 중요치않은 분석이다.  영양적으로 좋다고 떠들며 팔든가, 영양적으로 나쁜건 안들었다며 팔든가 그런식이다. 

어찌 저찌해도 '돈'이 되면 식품회사는 뭐든 한다. (식품에 대한 공포도 돈이 된다)


이상하지않은가! 영양적분석은 왠지 우리가 식품(먹거리)을 보는 정확한 눈같은데, 어찌 오히려 독이될까?

영양적분석, 효능정보는 보편적이지도 일반적일수도 없다. 절대적인양 생각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 어떤 먹거리도 한가지 영양소나 특출한 영양소만으로 채워진 것이 없기때문이고, 또, 먹는사람의 몸이 천차만별이고 그 화학적반응도 죄다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몸이 아픈사람에게는 그 아픈원인에 기초한 치료영양소를 찾아 처방해야하니 어찌보면 영양적분석이라는 건, 효능이라는 건 '아픈사람'에게 간절히 필요한 것이다. 특별하게 아픈게 없다면, 영양성분과 효능에 민감해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떠돌고 영양정보와 효능정보는 '돈따라 춤춘다'는 사실과 식재료를 어떻게 키웠는가에 대한 고민을 들여다보지않게하여  '좋은것이니 많이먹자'는 무뇌적인 식탐만 부추길뿐이다. 


영양이 많다고 떠들어봤자 어떻게 키웠는가를 자신있게 말할수 없다면, 그 영양이 온전하게 들어있겠는가!

효능이 좋다고 요란해봤자 어떻게 키웠는가를 당당하게 말할수 없다면, 그 효능이 나타날까!

도대체 그 영양분석과 효능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온걸까? 옛서적에서 왔나? 그렇다면 그 옛날 먹던 그식재료가 그대로 키워지고 있단말인가?(품종자체가 죄다 개량되었다 그 고서에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아님. 잡지에서 발표하고 그 어느 연구기관에서 발표한거 곧이 곧대로 믿고 먹으면 되나? 

식재료를 보는눈! 까칠해졌으면 좋겠다.  효능따위, 영양성분따위보다 어떻게 키워졌는가를 더 궁금해 해야 한다. 

그 식재료의 뿌리인 씨앗은 어떤 것인지, 품종은 어떻게 분화되었는지, 재배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여건은 어떠한건지 궁금해 해야한다. 도대체, 그 식재료가 어디에서 온것인지를, 어떻게 키워져서 내앞에 오게된것인지를 우리, 궁금해 해야하고 묻고 따져야 한다. 지금 우리들의 먹거리는 많이 병들어있다. 우리사회만큼, 우리삶만큼. 

그 병든 먹거리를 효능과 영양성분따위가 자꾸 감추려고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먹거리는 사회가 키운다. 그 사회가 어떻게 키워내는가를 볼수없다면, 그 먹거리는 영영 병든채로 남는것이고, 그것을 볼수있다면 병든곳을 찾아 도려내고 새살이 돋게 치료하면 된다. 


그렇다면,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은 또 어떻게 봐야할까? 

기본은 음식의 구성요소인 '식재료를 보는 눈'이 당연히 가장 중요하다. 어떤식재료로 만들었는지를 봐야한다. 

여기에, 사회적배경이 어떠한가를 반드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음식은 사회적배경에 춤추며 만들어져왔다. 예를 들면, 돼지와 닭이 많이 생산되면 돼지고기과 닭을 주재료로 한 음식이 새로 생겨나고(삼겹살, 삼계탕, 닭갈비 등등 , 수입밀이 밀려들어오자 밀가루음식이 주식인 쌀을 밀어내고 밥상의 주인이 되었다.  먹는사람의 취향, 건강따위에 의해 음식이 만들어지지않았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어떤 재배환경인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먹거리생산현황은 정말 기형적이고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산이 넘쳐나니 그 걱정을 하지않은채 마냥 먹기만 부추기고 있다. 

이전에는 많이 생산되는 재배환경에 기인해서 음식이 주로 만들어지고 유행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많이 수입되는 것대로 음식이 되고 있고 즐기고 있다.거기다가 방송과 기업이 짜고치는 음식문화에 우린 이미 흠뻑 빠져있다.  마치 우리들이 입맛이 까다로와지고 고급스러워져서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들이 넘쳐나고 즐긴다고 착각하지만. 사회적배경을 떠난 음식문화라는 건 없다.  


지금 우리가 즐기며 먹고 있는 태반의 음식들은 우리사회가 만든 결과물이다. 우리사회가 어떤 음식문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또한,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음식을 만들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내야 한다. 

자국민의 먹거리를 해결하지 못하는 생산토대(수입산에 기대는 정책, 생산자를 홀대하는 정책)는 건강한 음식따위를 절대로 만들수 없게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져리게 깨우쳐야 한다.  유행따위가 음식문화를 뒤흔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먹는건 유행이 아니다. 삶이다. 삶이란 그 누굴 따라하고 그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잖는가! 음식문화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음식은 우리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된다. 건강치못한 음식으로인해 망가진 몸뚱아리로 고통받고 살아내기를 해야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자신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가 건강하게 식재료를 키워내고 건강음식을 만들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드는데 '먹는방송'에 흘리는 군침보다 더 많은 관심을 더 쏟아야 하는 까닭이다. 


우리들은 우리사회를 '지옥'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않는다. 그런데 희한하다. 그런 지옥에서 만들어지는 식재료와 음식인데 우린, 왜 뇌를 멈추게 하는 '먹는방송' '요리방송'에서 빠져 나오질 못하는 걸까? 우리의 몸도 삶도 이미 지옥의 한부분이 되어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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