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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초여름

소금에 삭히는 매력에 빠진, 봄갈무리~


'삭히기'가 주는 매력에 풍덩 빠져 그것으로 봄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늦봄부터 시작해 한창 진행중입니다. 


'삭히기'는 10%소금물에 소주를 소금량만큼 넣고 갈무리재료에 부어준후 발효를 시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고유의 김치형태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삭히기' 갈무리방법은 일부러 고집스럽게 하려고 노력중이였는데, 그 까닭은 소위 장아찌라면서 만드는 식초장아찌가 장아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발효'과정을 겪는 삭히기가 월등히 저장방식이도 좋고, 발효한 맛이 주는 그 독특함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고집이, 이제는 끌리는 마력에 의해 계절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나 봅니다. 

삭히기는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번거롭지않습니다. 또, 경제적(저렴)이기도 하고(소금과 물만 있으면 되니깐요), 무엇보다 '맛'이 월등히 좋습니다. 새코롬하게 발효되어 내어주는 익은맛은 양조식초가 줄수없는 너무나 매혹적인 맛입니다. 그맛이 하도 좋아 가을중턱이면 시작하는 고추와 깻잎은 꼬박 삭혀놓습니다. 그대로 다음해까지 두어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필요할때 꺼내도 되고, 골마지가 필때쯤 건져서 짠기빼 장물에 담가두어도 되고, 고추장양념, 젓갈양념에 버무려놔도 됩니다. 요긴한 밑반찬으로는 짱! 으뜸!입니다. 


그래서, 삭히기는 주로 가을에 하려니 하고 있었는데, 올봄부터 한번 도전해보았습니다. 

이미 소개한 '마늘종'삭히기가 그 첫번째인데요. 너무 맛있어서 짬짬이 사다 삭혀두었습니다. 일단, 만들기가 워낙 쉽고 한쪽 그늘진곳에 내비두기만 하면 되니깐 별로 어려울것 없어서 이것을 늦봄식재료 살때마다 온갖것을 실험해봐야겠다 싶어 산나물부터, 햇마늘, 쪽파대가리, 쪽파줄기, 첫오이까지 만나는 족족 , 또 한번에 다먹기 많은 것들은 얼마씩 덜어서 만들었습니다. 실험차원이기도 하고, 앞으로 '갈무리' 주요방법으로 잘 자리잡자면 어느정도 경험이 축적되야 하므로 여차저차 해냈습니다. 


일단, 오늘 글은 봄갈무리를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기본 봄갈무리는 '말리기', '얼리기', '삭히기'가 있는데, 주로 봄볕이 좋아 말리기가 좋은데, 올봄은 유난히 비가 잦아 날잡기가 어려웠고 늦봄시기를 놓치니 봄식재료도 놓쳤습니다. 산나물은 초여름까지 가능하고, 초여름에는 여린 봄식재료는 없지만 우람한 봄식재료들은 여전하니 그것들로 말리기를 도전하셔도 무방합니다. 


'얼리기'는 산나물과 죽순, 딸기를 주로 하는데, 현재로서는 딸기는 늦었고, 산나물과 죽순은 적당히 챙겨먹으면서 얼마 남겨두었다 한여름에 챙겨먹으면 끝내줍니다. 


오늘은 주저리 주저리 얘기를 써보려고 하니깐요. '삭히기'에 대한 고민도 한번 해보시고, 계절갈무리방법도 한번 두루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네요. 



산나물 삭히기는, 곰취, 보랏빛줄기를 가진 참나물, 참취를 소량씩 삭혀보았습니다. 

3일정도 지나니 금새 노랗게 익더니 새코롬하게 익어버렸습니다. 그위에 골마지도 펴서 냉큼 꺼내 짠기 적당히 빼주고 장물에 담갔다 꺼낸 것입니다. 아무 양념안하고 먹어봤는데 새코롬한데 짜요. 짠기를 꼭 빼야 합니다. 

곰취는 삭히니, 정말 상쾌한 곰취향이 퍼집니다. 


앗! 삭히는 방법은 앞에서도 알려드렸지만, 1리터물을 준비했을때, 소금반컵, 소주반컵이면 됩니다. 

소주를 넣으니 끓이지않아도 되고, 식재료 종류에 따라 골마지가 안피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은 굵은소금이여야 하구요. 봄철에 포대째로 구입해 간수를 빼줍니다. 가을에는 김장수요때문에 가격도 조금 더 오르니깐요, 봄철에 햇소금도 좋고 간수를 1-2년 뺀 소금도 좋구 10-20키로 포대로 사서 베란다에 두고 쓰면 좋습니다. 

벽돌을 아래 두고 올려두면 간수가 잘 빠져 좋습니다. 예전에는 금간 독(항아리)에 넣고 간수를 빼줬다고 합니다. 

매해 봄마다 1포대씩 구입하는데요. 기본 전년도에 구입한 1포대가 있습니다. 여유분으로 구입해 다음해까지 간수를 빼려고 구입하는 것입니다. 참조



또, 소주는 이번 '마늘종'하면서 넣었는데, 삭혀지기도 너무 잘되고, 시간이 지나도 골마지가 끼질않아 옳타쿠나하고 사용하게 된것인데요. 식재료에 따라 골마지피는 여부는 달라지더라구요. 예를들면, 마늘종, 마늘은 골마지가 잘 생기지않구요. (근데, 마늘종을 다른통에 담근건 생겼시요.) 쪽파 대가리는 생길기미조차 없습니다. 산나물은 3-4일안에 노랗게 익고 그후에는 골마지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오이는 10일정도 지나니 생기더이다. 


어쨌거나, 소주는 마늘종담글때에는 '먹다남은 소주'를 사용했는데, 옳타쿠나고 덩실 춤추며 좋아라 하는 통에, 담금주용 소주로 대병 사와 넣었습니다. 도수가 높으면 더 효과적이라 여기면서요. 

근데, 그닥 별차이가 없는듯허니, 먹다남는 소주를 이용하셔도 될듯합니다. 



자, 그럼, 골마지 이야기를 해봅니다.

사실, 골마지는 보기가 좀 그래서 그렇지. 실제 잘 발효된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김치의 골마지와 삭힐때 골마지는 조금 다른듯 합니다. 둘다 과발효가 된것인데요. 김치에서는 과발효가 김치맛을 버리게 하지만, 삭히기에서는 고것이 삭히는 맛의 핵심입니다. 허니,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골마지가 생기면 더 맛나겠구나 여기면 됩니다. 그리곤, 위에 뜬 골마지를 체로 떠내면 되겠습니다. 대부분 돌이나 무거운것을 눌러서 삭히기 때문에 골마지위로 삭힌재료가 올라오질 않았으므로 딱히 재료가 물러지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건져서 바로 헹군후 장물에 담거나 고추장, 된장에 박아도 되고, 액젓양념, 고추장양념에 버무려 밑반찬으로 두면 됩니다. 


저도 무슨 문제가 생긴건가 하고 골마지가 생기면 큰일나는줄 알고 아예 다 부어버리고 새로 소금물 만들어 붓기도 몇번 해봤었지요. 근데, 한번은 걍 나두었는데, 고거이 새콤한 맛이 기가막히게 좋은 거여요. 몇년 삭혀보니깐, 그대루 두었다가 체로 떠낸후 건져내 양념해 먹는게 젤로 맛나더이다.  


여하튼, 삭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아주 맛나게 갈무리하는 방법같습니다. 

삭히는 시간은 애써 기다리지말고 걍 내비러 두세요. 급하게 먹을까닭이 없잖습니까! 어짜피 갈무리하는 것인데. 

저는 1년정도 삭힌채로 그대루 둔적도 있어요. 아삭함과 새콤함이 끝내준네다가 톡쏘는 맛까지 더해져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런탓에 딱히 기억나지않으면 처음담갔던 그대로 내비둡니다. 물론,이번은 실험이 궁금해서 상태점검을 수시로 했지만요 


이번에 여러종류로 해보니, 산나물만 일찍 신경쓰면 되고, 마늘종과 마늘, 쪽파대가리는 신경안써도 될듯하더이다. 

오이는 10일경쯤해서 물 따라내 끓여 식혀 부어주었습니다. 그건, 다른식재료와 달리 수분을 많이 가진 재료라 염도가 떨어지는 관계로 중간에 한번쯤 팔팔 끓여 주는게 나을듯 합니다. 




산나물은 정말 삭히는게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해서 절반은 찬으로 먹고 절반씩 덜어서 소금물과 소주에 담가두어본 것입니다. 생각보다 빨리 삭혀져서 깜짝 놀랐는데요. 또, 골마지가 생기는거 보고 안절부절했는데, 잘 익은것이라 하니 내년에 담글때에는 내비두려구요. 곰취와 참나물은 일찍 건져내 장물에 담갔고, 참취는 걍 내비두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마늘종은 두번째 담근 것이여요. 세번째것도 있어요. 

두번째 것은 위의 사진처럼 골마지는 커녕 물이 맑고 투명합니다. 세번째 것은 골마지가 도톰하게 껴서 골마지만 냉큼 걷어내주었습니다. 역시 골마지가 끼니 새코롬한 냄새가 끝내줍니다. 더 맛나진거겠지요? 


앗! 위사진 오이는 첫오이를 따주어야 다음것이 잘 열린다고 여리고 작으마한 것을 파시길래 실험차 사와서 냉큼 담근 것입니다. 10일동안 골마지없이 노랗게 잘 익길래. 앗싸 하고 있다가 생겨서, 골마지는 걷어내고 물 따라내 팔팔 끓여주고 소금도 추가해 식혀준후 다시 부어 한쪽 구석에 내비두었습니다. 




마늘은 삭히는게 너무 궁금해서 햇마늘 알이 작은것으로 반접 정도 사왔어요. 통으로 담그려고 보니 속알이 너무 잘잘할듯해서 죄다 껍질 벗긴후에 담갔습니다. 


삭힐 재료 보관통에 담고, 소금물 만들어 부어주고 소주 소금양만큼 부어주면 끝!

정말 간단하죠? 



10일정도 지나면, 요로코롬 투명해집니다. 제가 한알 먹었습니다. 새콤 짭조롬 알싸합니다. 

당연 아삭합니다. 이야~~~~ 


요건, 아직까지 골마지는 커녕 물이 조금 뿌옇게 되기는 했지만. 무난하게 삭혀졌습니다. 

마늘은 이방법이 완전 짱! 이상태로 그대루 두고 필요할때마다 꺼내 양념해 먹어도 될듯하구요.

건져서 장물에 담가도 될듯하구요. 여하튼 맘에 쏙 듭니다. 




그래서, 마늘은 반접 더사와 기여이 통으로 담갔삤습니다. 하하하


위사진 맨처음은 참취를 소금물에 담가둔 것입니다. 나머지는 곰취와 참나물 삭힌 것을 꺼내 장물에 담근 것입니다. 


앗! 장물은 향신간장: 다시마우린물: 조청을 1:1:1 비율로 맞춰 부은 것입니다. 

1/4컵씩 부어가며 간을 조절하시면 되요. 여기에 취향따라 양조식초를 추가해도 되구요. 




쪽파 대가리...(머리는 사람에게만 사용한다네요^^) 는 좀 일찍 담갔습니다. 

기억이 나지않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할때(굵은1단이 1500원할때) 사다 대가리만 죄다 짤라서 소금물에 삭혔습니다. 

이녀석은 가라앉질 않습니다. 동동 뜬상태로 삭혀지는데요. 골마지 안생깁니다. 

근데, 새코롬하게 익었습니다. 이대로 먹어도 괜찮습니다. 달큼한 맛만 추가하면 될듯해요. 


주로 일식집에서 주로 만나는 그 식감과는 다릅니다. 고건 아삭아삭하잖아요? 요건, 아작아작해요. 


어쨌거나, 요건 두가지 방법으로 시도해봤는데요. 하나는 액젓에 절였다가 장물에 담그기를 해봤고, 지금처럼 소금물에 삭히는 것을 해봤는데요. 액젓에 절였다 장물에 담근건, 조금 질긋한 면이 있는듯 한데, 요건 새코롬한 맛도 있고 아작한 맛도 괜찮아서 요렇게 해서 양념에 무쳐먹어도 될듯하구요. 


저는 맘이 땡기는 대로 해볼려구요. 



이상! 삭히기에 맘이 홀딱 빠져 봄갈무리를 했습니다. 

딱히 더 할생각은 없는데, 스멀스멀 부추로도 해볼까. 배추(조선배추, 얼갈이, 열무)는 안될까? 고사리도 괜찮겠는걸? 뭐 이런저런 상상의 실험정신이 넘쳐나고 있기는 합니다.


사실, 이번 봄철에 작년가을에 담근 고추지와 깻잎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워낙 많이 소개한터라 굳이 다시 소갤 안한 것뿐인데요. 소금물에 삭힌게 얼마나 맛있는지 아니깐 봄철갈무리로 흔쾌히 도전한 것같습니다. 


이웃님들 봄갈무리에 어떤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봄은 갔습니다. 하지만 봄갈무리는 가능합니다.

허니, 필요한 만큼 적당량 도전도 해보시고, 말리기, 얼리기도 적당히 챙기면 될듯합니다. 


갈무리는 잘하면 할수록 제철지킴이를 더 잘할수있게 해줍니다. 

그런 차원에서 언제나 도전하시고, 좋은 버릇으로 잘 자리잡길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이런 글도 재밌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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