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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로 읽는 세상/시작과 돌아보기

제철찾아삼만리, 2016년 결산2


2016년 한해가 저물어 가는 달, 우리는 너무나 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촛불은 우리들 절망을 쓸어 담았고, 또다른 우리들의 희망을 간절히 담았습니다. 

희망이 꽃피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희망은 절망 한가운데서 쏘아올리는 법이니깐.


지금시국에서 가장 중요한건, 그 누가 하사하는 '민주주의'를 우린, 버려야 합니다.

그 누가 하사할수도 없고, 그 누가 대신 누릴수 없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우리자신이 주인이 되는 시간. 우리사회에 대한 우리들 책임이 막중해지는 시간 그 자체가 '민주주의'입니다. 


2016년 12월은 우리사회에대한 우리들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역사적으로도, 우리삶 한가운데도 우뚝 세워내는 시간이 될듯합니다. 그 한걸음 한걸음에 우여곡절도 춤을 출테지만, 우리들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 누가 대신하는 삶을 살수 없듯이, 그 누가 대신하는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어찌보면, 지금 정국에서 가장 많이 변하고 깨우쳐야 하는건, 우리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부당한 세상에 순응하고 어쩔수없는 일이라며 주저앉고 숨죽여 자신만 탓하며 살아온 우리들, 그 노예같은 삶을 걷어차는일 아닐까. 


사사로이 쓴 권력을 끌어내면서 '우리, 간절한 꿈을 꺼내자.' 사람으로 살수없게 만드는 모든 억압과 굴레를 들춰내보자 

이것이 없는 세상을 떠들어보자. '그꿈이 현실이 되는 시간이 어떤 것인지 우리, 만들어가보자' 


오늘도 내일도, 가장 중요건, 깨우치는 우리들자신 입니다. 

깨우쳐가고 채워져가는 우리들자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것만이 '민주주의'를 가꾸는 힘이며, 우리들의 잔혹한 삶을 바꿀수있는 유일 무이한 힘입니다. 


2016년 12월은 이런 소중한 깨우침을 자신들삶속에 우직하게 뿌리내리는 달인듯 싶습니다. 


제철찾기여정은, 제철식재료가 넘실대지 못하게 하는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는일이 였습니다. 개인의 취향이나 노력따위로 제철식재료를 즐길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재료는 '사회가 건강하지않으면' 얻어질수 없는 결실과 같은 것이였습니다. 당연히 지금의 우리들 식습관, 음식문화도 개인의 취향으로 만들어 진것이 아니라, 기형적인 사회적풍토에서 어쩔수없이 차근히 길들여진 것이 많다는 것을 하나씩 깨달아 가는 일이였습니다. 


제철찾기여정을 시작한지 올해로 네번째 맞는 겨울입니다. 작년까지는 아파하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면, 지금은 무덤덤합니다. 그건, 배운만큼 실천하는 일(삶이 되게하는일)만 남았기때문이고, '먹는 일' 그  사소한 일조차 '사회'적 안받침없이는 그 어떤 자유를 누릴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보다 잘 먹기위해서가아니라, 그 누구라도 잘 먹기위해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들 식단은 더 투박하고 거칠고 소박하게 만들어내고, 사회는 더 풍성하고 많은 것을 내어놓을수 있게 만들어내는 일이 더 중요한 일 같습니다. 


앞으로의 제철찾기여정도, 우리들식단에 사회성을 부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여깁니다. 

'우리사회는 어떻게 키워내고 있는가'를 더 많이 고민하고, 더 걱정하면서 먹을줄 아는 우리들이 필요하다 여깁니다. 

그길에 느끼는 만큼 함께 공유하고 작지만 하나씩 바뀌어가는 우리들이 되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식량정책을 뒤바꿀수 있는 힘이 되지않을까요? 


제철찾기여정이 언제나 그러했지만, 내년에는 아래에 제기하는 방향에서 더 한걸음 내딛어보려 합니다. 




1.특히나, 밥을 즐겨먹는 문화가 그 무엇보다 잘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여기저기 떠돌아도, 실제 '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삶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얼마나 각팍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거기다가, 80%식량을 외국에 빌어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삶 80%를 외국식자재에 맡긴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80%의 외국식자재가 조금이라도 춤추고 미쳐버리면, 우린 나가떨어집니다. 이것이 22%식량자급율을 가진 우리들 운명적 삶입니다. 이럼에도, 자급율이 안받침 안되는 우리먹거리 정책을 그대로 두고 미친듯이 초감각적 식탐만 쫒는다면, 어쩔수 없다면서 이런 삶을 살아낸다면, 우린 영원히 먹는것의 노예가 될것입니다. 


쌀, 남아도는 것이 아니라, 쌀을 먹지않게 하는 먹거리쟁책과 기형적인 우리들식문화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여, 제철찾기여정도 밥과 즐기는 제철음식이 넘치길 바랍니다. 제철식재료와 밥은 쌍둥이요. 한 몸임을 꼭! 잊지마시길. 



2.계절별 제철식재료는 느즈막히 그 계절 끄트머리쯤 맛보고 즐기는 것을 버릇들였으면 합니다. 



계절별로 제철식재료를 즐기는 방법이 사뭇 다릅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 계절이 무르익은후에서 맛이 들기때문에, 그것을 기초해 계절별 제철식재료를 챙긴다면 더 풍성히, 더 영양가 있게, 그러면서도 저렴하게 즐길수 있습니다. 


이밖에 계절별로 특색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은 새싹이 나오는 초봄, 나무순이 나오는 봄중턱, 산나물이 나오는 늦봄시기로 나눕니다. 여기에 맞게 하나씩 챙겨가면 됩니다. 


여름은 초여름시기까지 산나물을 즐기면 좋고, 한여름에는 여름식재료의 든든함을 채우고, 늦여름에는 여름갈무리를 시작합니다. 또한 여름식재료는 가을중턱까지 안받침하므로, 초가을까지 즐기면서 장아찌나 말리기를 해서 찬을 마련하면 아주 든든합니다. 특히나, 계절의 변주가 여름에 가장 많으므로, 더위를 잘 이겨내는 여름식재료를 더 애지중지하면서 먹을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여름부터 나오는 곡물 (밀, 보리, 여름콩)들을 신경써서 챙겨먹습니다. 


가을은 초가을과 가을중턱까지 여름식재료 도움을 받으며 먹습니다. 가을중턱부터 가을식재료를 조금씩 맛보기 시작하고, 늦가을에 집중해서 즐깁니다. 특히나, 가을에는 풍성한 곡물과 과실과 열매가 많으므로 곡물을 꾸준히 신경써서 챙기는 것과 견과류를 신경써서 챙겨먹는 것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맛있는 김치재료가 풍성하게 나오는 늦가을시기는 겨울나기김치를 잘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겨울은 유명한 겨울식재료들은 사실 늦겨울쯤 즐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겨울해조류인 김, 파래, 가시파래, 매생이 등을 챙겨 먹으면서 초겨울을 보내고, 한겨울부터는 봄,여름,가을부터 마련한 마른나물들과 장아찌를 주요찬으로 해서 식단을 짭니다. 또한 가을동안 두둑하게 챙겨먹지 못한 곡물들도 한아름씩 챙겨서 거칠고 투박한 밥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늦겨울부터는 그동안 유명했던 겨울채소들을 (실제 초봄식재료들이 이르게 나오면서 겨울식재료감투를 쓴것이니) 챙겨먹으면서 봄맞이 준비를 합니다. 

여기에, 초겨울부터 '콩나물 기르기' '대파기르기'를 버릇들여놓으면 겨울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무엇보다도, 제철식재료는 많이 먹자가 아니라, 제철에 생산하게 하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제철식재료가 어떤 종자로, 어떻게 키워지는가를 더 꼼꼼히 들여다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 누구라도 맘껏 즐길수 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들의 식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제철해산물은 제철먹거리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워낙 바다사정이 좋지않기때문에, 오히려 제철해산물은 우리바다사정이 어떠한지 더 들여다보고, 바다를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야 합니다. 
각 계절별 유명한 제철해산물들은 많이먹자며 덤벼드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계절식재료보다 안타까워하며 보살펴주어야 하는 해산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매계절마다 바다, 땅, 들, 산에 대한 우리들의 사회적책임을 느껴가고 채워가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3.효능과 영양을 강조하는식재료와 정보(지식)를 멀리하자 


효능과 영양이 필요한 사람은 '아픔사람'입니다. 아프지도 않는데, 효능과 영양을 앞세우는건, 식재료의 근본문제를 들여보지말고 마냥 먹으라고만 강요하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또한, 효능과 영양이라는 건, 어떻게 키워졌는가를 보여주어야 그 결과물로 얻어지는 것들입니다. 어떻게 키워졌는가는 알수 없는데, 그식재료가 마냥 건강하고 효능이 좋다라고 떠드는건 새빨간 거짓말일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먹거리사건사고가 잦은 현대에 와서는 '이윤'따라 영양과 효능정보가 창조됩니다. 건강함과 아무런 인연도 없으며, 오로지 '탐욕'에 넘실대며 '많이 먹여내' 이윤을 뽑아내려는 작태가 더 많습니다. 


더불어, 효능과 영양은 마냥 몸에 집어넣는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삶으로 채워질때 가능한 것입니다. 

자기몸이 소화를 온전히 해낼때, 효능과 영양도 발현되는 것입니다. 마냥 몸에 집어넣는다고 건강해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우리몸은 소화할수 있는 것만 소화해냅니다. 그러니, 거기에 휘둘려 우리몸을 망가뜨릴 필요가 없습니다. 

소박하게, 계절별로 나오는 식재료들을 아름아름 적당량씩 잘 챙겨먹으면 그만입니다. 


왠지 몸에 좋다고 하고, 효능도 있다고 하면 우린, 일단 많이 먹고보자는 심보만 생깁니다. 

이런 식문화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영양이 있어봤자 입니다. 그럴수록 어떻게 키워졌는가를 자신있게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효능이 있어봤자입니다. 그럴수록 어떻게 키워졌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이런 자세만 갖추어도 수많은 먹거리 사건사고들을 방지할수 있습니다. 점점 만능효능에, 만능영양에 떡칠한 '괴물먹거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사회가 건강하지않고 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할수 있는 사회적여건이 없는데, 어디서 만능효능과 영양을 겸비한 식재료가 나올수 있을까요? 하늘에서 떨어진단 말입니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즉, 거져 오는 식재료는 없습니다. 

식재료는 사회적산물입니다. 사람의 노동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어떻게 키워냈는가를 들여다보지않는 효능과 영양정보는 허상이며,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기에 벗어나는 일이 오늘날에는 가장 건강하게 먹을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싶습니다. 

소박하게 제철식재료들을 아름아름 챙겨먹으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영양소는 다 채워집니다. 

중요한건, '제철에 키워지는가', '품종(종자)은 무엇인가', '농약과 비료를 덜 사용하는가', '사회적으로 이렇게 키울수 있는 제도적 안받침은 되고 있는가' 가 더 궁금해 해야 합니다. 왜냐면, 효능과 영양은 이것이 기초될때 비로소 우리몸에 스며들수 있기때문입니다. 


 

여기에 기초해서, 

내년에는 계절별 찬을 잘 정돈하는 것이고, 계절별식단을 짜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특히나 계절별식단은 내년 봄까지 일단 모으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여름부터는 섬세하게 나누어서 초여름찬, 한여름찬, 늦여름찬 등으로 세부화해서 찬을 정리하는게 어떨까싶고, 월별자료는 겨울까지 (2월) 꾸준히 내고, 3월부터는 작년자료에 기반해 어떻게 할지 고민이 정리되야 할듯 싶습니다. 


그간, 레시피에 집중했던 글쓰기방식에서, 사회적여건 마련의 중요성에 기초해 다양한 문제제기를 하는 글을 써나가는 것이 더 중요치않나 싶습니다. 올해 한해 ' 어떻게 먹을것인가' 주제로 담았던 것들을 좀더 자주 쓸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얼만큼 될런지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 그간 축적해온 고민들을 풀어놓는 것일터인데, 하나씩 제머리로 정리되는대로 하나씩 담아내면 되겠다 싶습니다. 



거창하게 '결산'이름을 달았지만, 큰 변화보다 그간 해오던것을 잘 정돈하고 발전시켜내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여전히 알고 배워야 할것들이 많습니다. 계절별로 하나씩 하나씩 우리들 식문화와 더불어, 사회적생산여건까지 함께 들여다보면서 '먹는다'는 것이 초감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소중한 힘, 기반임을 배워나가고, 우리들의 소소한 삶 하나하나가 사회(수많은 사람들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음을 깨우치고 삶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어나가는 책임을 하나씩 담는일이라 여깁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얼만큼 해낼지 모르겠습니다. 제철식재료를 몰라 그것이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와버렸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전보다 수월하게 글을 쓸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런 신기한 힘이 생겨나랏!그것이 올해 결산 마무리 주문입니다. 


아직, 12월 초반이라 한해결산이 낯설기도 할터이지만, 저는 이리 마무리하고, 룰루랄라 '내년맞이'를 해볼랍니다. 

뭐, 그다지 달라질일이 없지만, 올해 못다한 일들이 있어서, 그런것들도 조금 욕심내보고 그러려구요. 

어쨌거나, 2016년 결산 마무리합니다. 


2016년 함께 고민해주고, 함께 관심가져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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