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가장 맛있는 가을에, 무말랭이도 말리고, 무청도 말려봅니다.
무도 1년연중 만나는지라 사실 제철을 잃은 대표적인 채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듯이 무는 늦가을이 되야 맛이 듭니다. 제맛은 제철을 알려주는 귀한 가르침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제철을 잃어버린것을 안타까워하지않고 철모르는 채소들과 식재료들을 환호하는 사회적분위가 매번 낯설기만 합니다.
무도 제철에는 토종무로 즐겨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소위 무의 효능과 영양관련 정보는 '토종무'의 효능이기때문입니다.
현재 우리가 즐기는 무는 개량무이거나 외국종자 무도 40%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슬프지요.
너무 친숙한 식재료들도 사정을 들여다보면 알차고 내실있는 키움이 있었다는 판단이 안듭니다.
재배풍토가 외국종자로 일부분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통일되다시피 되었다는 건 무언가의 인위적인 주객관적인 요인들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원인 무엇이었는지, 겉으로 보기에는 풍성한 식재료들이 정작 무엇을 잃고 있는건지를 똑똑히 보는 눈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즘처럼 '먹거리'방송이 전반방송을 좌지우지할 만큼 많아졌지만, 정작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지고, 식재료에서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건 여기에 장단맞추어 우리도 '군침'만 흘리며 '홀린듯이' 식탐만 늘어납니다.
원초적인 '식탐'만을 자극적인 방송도 문제이고, 그 자극에 무분별하게 휩씰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어려운일입니다. 먹는것 앞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앞세울수 있는것은.. 그만큼 아주 근본적인 본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성에 가까운 것일수록 우리는 차분히 자기조절, 통제력을 가져야 합니다. '무분별한 식탐' 이것을 잡는일이 먹거리문화에서는 가장 절박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이것만 능숙하게 조절해낼수 있다면, 먹거리에서 나설수있는 많은 문제들을 바로잡는데 그리 어렵지않을 것입니다.
또 옆으로 샜습니다. 먹는우리가 '식탐'에 정신줄 놓지말고 어떻게 키워졌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성숙하고 많아졌으면 합니다.
가을날 너무 맛있는 무, 한창 수확철이라서 어디를 가도 풍성합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넉넉하게 사다가 겨울철 먹거리로 준비합니다. 겨울철에는 '말린나물, 말린식재료'를 즐겨먹자 고 겨울제철음식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워낙 겨울에는 철잃은 식재료들이 가장 많이 나오는것 같아서 봄이나, 여름, 가을에 말린 나물들을 겨울철에 잘 소비하면 넉넉하고 풍성한 밥상이 되리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먹을량만큼 말려서 보관했다가 겨울에 하나씩 꺼내서 찬거리로 내놓으면 이만한 좋은 찬도 없습니다.
지집은 봄부터 산나물을 시작으로해서 여름나물, 가을식재료를 하나씩 갈무리하면서 겨울에 먹을식량을 준비해왔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무말랭이도, 무청말리기도 그 여정중의 하나입니다. 몇해전부터 이렇게 겨울밥상을 미리 준비해오다보니 이제는 버릇이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우리집에 맞는 양, 좋아하는 말린식재료를 구별해서 그 계절별로 준비하는 것만 잘 조절하면 됩니다.
가끔 엉뚱한 욕심이 튀여나오기는 하지만, 잘 조절해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먹거리를 대하는 가장 중요한건, 자신의 몸이필요한 만큼만 살줄알고, 먹을줄 아는 것 입니다.
요것만 우리가 조절하는 능력이 된다면, 먹거리에 나서는 수많은 문제중의 절반이상을 해결하게 될것입니다.
물론, 저도 그런 조절을 열심히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식탐'앞에 무너지지않기를..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마, '제철찾기여정'은 '식탐'과의 싸움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무도 말리면서, 무청도 같이 말리고 있습니다. 한번에 이만큼 말린것이 아니고요. 이미 여러차례 수확?을 했습니다.
날이 좋은날도 선택해야하고, 지집 말리는 곳이 그리 넓지가 못해서 많은양을 한번에 말리지 못합니다.
조금씩 사다가 조금씩 짬내어 말려냅니다. 자기집에 맞게 잘 말리시면 될듯합니다.
당연히 겨울에 먹을양만큼 챙겨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늦게까지 먹는다면 초봄정도면 되지않을까 싶네요.
앗! 무말랭이랑, 무청시래기를 보면 보랏빛이 있죠? 고건 보라색무와 보라색무청을 말려서 그리된것입니다. 일부러 산것은 아닌데요. 산행후에 짐꾼이 있는 관계로다가 사왔어요. 마침 보라색무를 팔길래 1개정도만 살려고 했는데, 딱 5개를 팔고 있었거든요. 개시라고 하셔도 두개정도 살려고 하니깐 들고가겠다면서 다 사자고 하는바람에 일단은 사왔습니다.
생으로도 먹구요. 무생채로도 먹구요. 얼쑤~ ^^, 많아서 무말랭이도 만들었어용.
가을에 말려 겨울부터 봄까지 든든하게 먹어요!
무말랭이와 무청시래기 만들기
재료: 무청이 달린 무 적당량
무말랭이와 무청 시래기 만드는 방법은요,
무말랭이는 볕에 말려야 영양이 가득해지고요. 무청시래기는 서늘한 그늘진곳(통풍이 잘되는곳)에서 말려야 영양이 보존됩니다.
그연유는 무말랭이는 볕을 받아야 비타민D가 형성이되고, 무청시래기는 데쳐서 그늘에 말려야 비타민C가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과학적이죠?
요방법만 잘 챙기면 특별한문제없이 영양도 챙기면서 장기보관이 가능해집니다.
일부러 사다가 말리셔도 되구요. 늦가을김치준비하면서 조금 넉넉하게 사다가 말리셔도 됩니다.
마침, 짐꾼이 있는터라 사온 빨간무입니다. 제가 파시는 분한테 혹시 ' 전차무'인가요? 했더니 아니랍니다. 그냥 붉은무라네요.
전차무도 보랏빛을 가졌는데요 토종무거든요. 매번 잘 만나지 못하는 '토종식재료'를 파시길래 혹시나 해서 물었는데 단호하게 '전차무'는 이것과는 다르다고 하시네요. 흐음.. 멀리서 보라색만 보고 '전차무'인줄 알고 뛰어와서 사려고 했건만...
이것저것 물어본것도 미안하고 크기가 너무 제각각이라서 2개정도만 살려고 했는데.. 1개만 우람하고 나머지는 올망졸망한지라 '딱 5개'만 판매하고 있었는데 제가 '개시'라고 하시고.. 짐꾼이 들고가겠다며 다사자고 흠.. 이걸로 뭐해먹지? 그런생각부터 들던데..
무청은 시래기 만들면되고, 무는..흠..일단 생것부터 맛보고 그리고 생채도 해먹고, 김치거리는 딱히 필요한것이 아니라서..그래서 말리기로 했습니다.
맨윗쪽(첫번째 사진)의 무만 색이 흐리멍텅하고 크기도 조금 크구요. 나머지는 올망졸망합니다. 손바닥만해요.
하나가 손바닥에 쏘옥 들어왔구요. 고녀석은 바로 깍아서 생으로 맛봤습니다. 매운맛도 있지만 달콤한 맛이 일반무에 비해 조금 강한듯 하네요.
이중 3개를 골라 무말랭이를 합니다. 보랏빛이 진한 건 보라색이 나구요. 흐릿한 무는 속살이 진초록이더라구요.
무신 조화인지..ㅎ
무청은 보라색..ㅎㅎㅎ 무가 총 5개니껜 무청도 5개. ㅋㅋㅋㅋ
근데, 무청은 일반무보다는 상당히 길쭉해요.
보라색무는 저도 처음 먹어봐요. 보라색을 무척이나 (환장?할만큼) 좋아하지만 인위적으로 색깔을 넣었다 싶은 식재료는 잘 안사거든요. 원래색이라면 먹습니다만. 요새 워낙 개량품종에 인위적인 색깔넣기를 하는듯하여서 말이죵.
아오..보라색..보기만해도 저는 너무 너무 좋아용.. 이 환상적인 색깔이 세상에 있다는거 그거 너무 멋지지않아요?
크기가 작다보니 일반 반으로 퉁 자른후에 썬 단면이 바닥으로 가게해서 두께가 0.5센치정도 되게해서 편을 썬후 다시 0.5센치두께로 썰어주면 됩니다. 결방향대로 즉, 섬유질 방향대로(무세로방향) 썰어줍니다.
볕에 바싹 말려주면 됩니다. 아니 희한한건..똑같은 보라색무라는데..왜 한녀석은 저모냥인지 모르겠구만요.
속살이 연두빛이여요. 크기는 젤로 우람하면서..ㅎ
사실, 저는 무말랭이는 말려가면서 집어먹는것이 젤로 맛있더만요.
달콤하니 쫄깃한 맛이 너무 좋아서요. 요무는 더 달콤한듯 싶네요. 달달하니 가며오며 말린것 확인한다며 집어먹었지용.
눈으로도 확인이 됩니다. 보라색무, 하얀무. 그죠?
말리는 식재료는 가장 중요한것이 바싹 잘 말리는 것입니다. 수분이 어느정도 남게되면 부패의 온상이 됩니다.
딱딱하게 바싹! 말려서 밀폐봉지에 담아 필요할때 꺼내 불려 드시면 됩니다.
시래기. 시래기는 빨간무시래기는 데치는 사진이 없어용.
이번 통무김치하면서 무청이 꽤나 나와서 그때 사진을 찍었습니다.
방법은, 팔팔끓는 물에 소금약간 넣고 줄기부분부터 담그면서 데쳐줍니다. 줄기가 숨이 살짝 죽으면 잎부분도 마저 밀어넣고 데쳐줍니다.
다 데쳐졌으면, 찬물에 헹궈줍니다.
그리고, 옷걸이에 걸어서 말렸습니다.
지집은 말린나물이 겨울식량이라서 채소전용 빨랫대가 있어요.
근데 고거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빨간무 말릴때 5개의 무청인지라 펼쳐놓고 말리기가 민망해서 옷걸이에다가 널어 말렸어요.
자리도 덜차지하고 괜찮은거 같아요. 많이 말리겠다문야.. 빨랫줄을 길게 늘어뜨려서 말리면 되겠지만 그정도의 공간이 안나와서요.
또 쬐금씩 나누어서 말리는지라 옷걸이에 말리는것이 괜찮은 것 같네요.
옷걸이에 말린채로 수확?해와서 사진찍었습니다.
푸르게 푸르게 잘 말랐죠? 데쳐서 말리면 이렇게 진한 초록색이 머물러 있습니다.
앗! 무청 말리기에서 주의점이 있어요.
말리는 동안 그대로 내비두면 안되요. 좀 마르기시작했다 싶을때 잘려진단면이 있는쪽 즉, 말리는 윗부분을 쭈욱 들었다가 나주어야 합니다. 이러는 이유는요. 그대로 두면 말린채로 옷걸이나 걸이대에 쩍 달라붙어서 떼어내기가 어려워요.
또, 물기를 짜준다고 걸어놓고 아래쪽 잎부분을 쭈욱 짠채로 말리면 나중에 수확할때 잎이 붙어져버려서 마구 부셔져요.
떼내기도 어려워지구요. 나중에 수확할때 잘 빠져나올수 있게, 걸려진 사이공간을 벌려주어야 해요.
뭔말인지 아셨죠?
시래기도 보라색무가 어떤것지 금새 구분이 가죠?
보라색무5개, 다발무두단 이렇게 무청을 말리니깐 한아름입니다.
왠지 농사를 지은듯한 흐뭇함입니다.
겨울내내 맛있고 든든한 찬으로 안겨줄것이라 더더욱 흐뭇합니다.
잘 말려진 것들은 옷것이에서 빼내서 큰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담은후에 종이가방에 담아 걸어둡니다.
이때 비닐봉지는 느슨하게 감싸 숨통을 열어놓습니다.
사실, 저는 봄부터 겨울식재료를 준비합니다.겨울에 먹을 식재료를 미리미리 준비합니다. '말린나물'은 다 겨울을 위한 것입니다.소소한 부지런함이 겨울을 채워줄것이라 믿으며 그리해왔습니다.
가을에는 조선호박, 가을무, 무청을 잘 챙기는일이 중요한 일과입니다. 가을에 할일이면서 겨울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주 소박하고 투박한 '말린나물'들이지만 겨울에는 가장 사랑받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한해를 결산하는 그런 밥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게는 말린계절을 그리워하고 기억해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사다먹어도 그 누가 뭐라하지않는 세상이지만, 굳이 짬짬히 부산떨며 말려가는건 그 소소함이 추운 겨울 그 어느날 감격으로 오기때문입니다. 그 맛을 알기에, 봄부터 부산을 떱니다.
겨울 그어느날 맛볼, 소중한 식재료 무말랭이와 무청시래기 자기손으로 만들어 준비하면 그 소중함이 더 배가됩니다. 특히나 겨울식재료가 요즘처럼 봄것도,여름것도 마구잡이로 에너지낭비하며 생산되고 있는이때에, 별거아니지만 소박하게 제철에 말린 나물로 차린 겨울밥상은 더더욱 값어치있게 빛날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웃님들의 겨울밥상에도 이 소박한 이치가 통하기를 바랍니다.
<더보기>가을식재료를 정리했어요. 참조하세요!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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