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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락 껴안고 싶은 것들/나를 채우는 시간

나를 채우는시간 2. <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의 어떤 책도

너에게 행복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책은 살며시 너를 일깨워

너 자신에게로 돌아가게 한다


거기에는 네가 필요한 모든것이 있다

해와 달 과 별,

네가 찾고 있는 빛은 

너 자신속에 깃들어 있으니깐 


당신이 책에서 

오래도록 찾고 있던 지혜가 

지금 모든 책장에서 반짝이고 있다.

이제 그 지혜는 네것이다. 


- 헤르만 헤세, Bücher -



『책을 통한 자아 도야와 성숙을 이루고자 하는 데는 오직 하나의 원칙과 길이 있다. 

그것은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이다. 

그저 시간이나 때우려고 읽는사람은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더라도 돌아서면 곧 잊어버리니, 

그의 정신은 책을 읽기전이나 후나 여전히 빈곤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될것이다. 

그럼으로써 그가 읽는 것은 흘러가거나 소실되지않고 그의 곁에 남아 그의 일부가 되어, 깊은 우정만이 줄수있는 기쁨과 위로를 전해 줄것이다.』



『아무생각없이 산만하게 책을 읽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 속을 눈감고 거니는 것과 같다. 

우리 자신과 일상생활을 잊기위함이 아닌, 

인생을 좀더 깨인 의식과 성숙한 태도로 다시 살아가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엄격한 교사에게 호출당한 겁먹은 학생이나 

소주병을 찾는 노숙자처럼 책을 대해서는 안된다. 

도망자나 삶의 의지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알프스에 오르는 산악인이나 

무기고에 가는 전사처럼 책을 대해야 한다.』 



『사랑이 없는 독서, 경외심이 없는 지식, 가슴이 없는 교양은 정신에 대한 가장 나쁜 죄악중의 하나이다.』 



『한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 책을 친구로 삼는것을 뜻한다. 

특히, 문학작품을 읽을때는 몇몇 인물과 사건만 알게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작가의 방식과 기질, 내면의 풍경, 나아가 작풍이나 예술적기법, 사고와 언어의 리듬까지 접하게 된다. 한권의 책에 매료되어 작가를 알고 이해하기 시작해 그와 모종의 관계를 맾을 때야 비로소 그 책은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은 책을 읽고나서 한쪽에 내팽개치지않고 그 책을 소중히 간직한다. (…) 그렇게 책을 사는 사람, 그 느낌과 정신에 마음이 움직여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무분별하게 이것저것 읽기보다는 자기 마음에 와 닿는 책들, 깨달음과 기쁨을 안겨주는 작품들을 가려읽고 책을 소장할 것이다. 이런 사람을 어디 손에 잡히는대로 마구잡이로 읽어대는 독자와 비교할 수있겠는가.』 



『일생동안 몇 권밖에 책을 읽지 않았는데 진정한 독자다운 사람이 있다. 반면에 책이란 책은 다 지어 삼키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주절거릴 수있으면서도 그 모든 노력이 헛된 사람도 있다. 교양이란 교양의 대상을, 다시말해 개인의 인격과 개성을 전제로 하기때문이다. 인격과 개성이 없어서 교양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공허해 질때, 지식으로는 남을지는 몰라도 거기에 사랑과 생명은 생겨날수가 없다.』 



『좋은 책과 좋은 취미의 적은 

책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책이나 마구 읽는 사람이다.』



『(…) 만일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타오르는 정열이나 젊어지는 느낌, 새롭고 신선한 숨결이 느껴지지않는다면 그 시간은 모두 헛된 것이다. 』



예술을 둘러싼 대립도 다른경우와 마찬가지다. 

서로 사랑하지않는한, 끝내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다. 

또한 세계를 외면보다 내면에서 경험할때에만 서로 사랑할수있다. 



- 헤르만 헤세, 문학평론1 Schriften zur Literatur 1 -





저는 결코 인류 전체가 정신적으로 획일화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민족적 특성이 사라지는 상태는 바람직하지않기때문입니다. 

이세상에는 다양성과 차이점이 존재해야 합니다. 

수많은 인종과 민족, 수많은 언어, 그리고 온갖 종류의 심성과 세계관이 있다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제가 전쟁과 정복과 국가의 합병을 매우 증오하며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개성과 다양성을 띠며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인류 문화가 이러한 사악한 세력의 제물이 되기때문입니다. 

저는 '획일화를 추구하는 무리들'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며, 고유한 자질과 다양성 그리고 독자성을 키워가는 자들을 사랑합니다. 


- 헤르만헤세,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시상식에는 참석하지않고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연회에 낭독할 감사 연술문을 보냈다. -




『멋진 책에 빠져드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떤 장관이나 왕이 몇년에 걸쳐 해낸 일보다 더 훌륭하고 현명하며 가치있는 일이다. 그들이 파괴할때 나는 건설하고 그들이 흩어 놓을때 나는 모으고, 그들이 신을 부인하거나 십자가에 못박을때 나는 신을 사랑한다.』 


『뛰어난 문학이 사라지지 않고 읽히는 것은 학문적인 판단 때문이 아니다. 생존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작품은 다행스럽게도 항상 스스로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 헤르만 헤세, 문학평론2 Schriften zur Literatur 2 -



믿음과 회의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은 서로 모자람을 채워준다.

한 번도 회의를 품은 적이 없는 곳에서 올바른 믿음도 생기지않는다. 


- 헤르만 헤세, 기념문집 Gedenkblätter


『우리가 보는 것들은 우리안에 있는 것과 같아. 

우리 안에 있는 현실 말고 다른 현실은 없어.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토록 비현실적으로 사는 거지. 

자기밖의 모습들을 현실이라고 여기고, 

자기안의 본래 세계가 표현되지 못하게 하니 말이야.』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단 한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존재이다. 

세상의 현상들이 단 한번 교차되는 중요하고 특이한 하나의 지점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개인사는 고귀하고 영원하며 신성하다. 

그렇게에 모든 인간은 살아서 자연의 의지를 충족시키는 동안에는 경이롭고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누구든지 깨닫고, 누구든지 고통받는다. 

구세주는 이런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힌다.』 


『네 스스로 생각해내려고 애써야해. 

그러고는 정말로 네 본질로 부터 나오는것. 그것을 하면돼. 

다른 길은 존재하지않아』.


『생각이란, 우리가 그걸 따라 그대로 사는 생각만이 가치가 있어.』


『모든 사람의 삶은 제각기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나는 내면에서 우러나는 대로 살려고 애썼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도 어려운 일이었던가.』



-헤르만 헤세, 데미안 



모든 예술의 시작은 사랑이다. 

모든 예술의 가치와 밤위는 사랑할 줄 아는 예술가의 능력에 달려있다. 


-헤르만 헤세, 유고집-



우리 시대의 예술가는, 자신이 지닌 이상 외에 어떤 다른 이상도 갖고 있지않다. 

그래서 그는 전적으로 자기자신이 되려고 한다. 

그는 자연적으로 내면에서 빚어지고 준비된 것을 실행하고 표현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소망하지않는다. 

그래서 예술가는 가능한 한 일반 시민에 대한 적대감을 멀리한 채,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것과 표현할 수있는 것을 만들어 낸다. 

예술가는 자신의 분노에 휩싸여 흥분하지않는다. 

대신 그에 알맞는 표현을 거리고 끌어당기고 반죽해서 만들어낸다. 

그는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을 쾌적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변화시키려고 

새로운 아이러니와 새로운 풍자,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 


-헤르만헤세, 언어 Die Sprache -



『늙는다는 것은 마냥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가치와 마력, 지혜, 그리고 고유한 슬픔을 지니는 것입니다.』 


『자연속에서 인간만큼 나쁘고 거칠고 잔인한 것은 없습니다.』


『살아있는 모는 것은 되어가는 과정이지, 완전한 존재가 아닙니다.』


『죽음에 관한 나의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지않는다. 이러한 죽음에 대한 나의 태도는 망상도 상상도 아닌 현실로서 나의 삶의 한 부분으로 다가온다. 나는 사라진 것에 대한 슬픔을 시들어가는 꽃잎하나에서도 느낄 줄 안다. 이것은 절망이 아닌 슬픔이다.』 


삶의 행로는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나 사람이 영향을 미쳐 변화될 가능성은 있게 마련입니다. 이 가능성은 우리가 순수함과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사랑하는 능력을 가질 수록 더 커지는 것입니다. 


삶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삶에는 자신이 줄 수있는 만큼의 의미만이 있을 뿐입니다. 

개인은 이것 마저도 제대로 할수없기에 종교나 철학에서 답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답은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삶은 사랑을 통해서만 의미를 얻을 수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랑을 많이하면 할수록, 헌신을 많 하면 할수록 삶의 의미는 더욱더 풍부해집니다. 


인간은 지상을 정복했지만, 훌륭한 지배자는 아닙니다. 천국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깨달은 사람, 고결한 사람들은 가르침이나 설교보다는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의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면서 자기 맡은 바를 다합니다. 


전쟁을 바라고 준비하면서 앞으로 평화가 찾아 올 것라 막연한 약속을 남발하는 사람, 외부의 침략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들의 계획에 협력하도록 유도하는 사람. 이들이야 말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와 평화를 위협하는 사람들입니다. 



-헤르만헤세, 서간집 Briefe



사람이 가장 사랑할수 있는 것은 자기자신이다. 

또 가장 두려워 할수있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그런데 원시인들의 신화나 계율 그리고 종교와 더불어, 

이처럼 우리삶의 바탕을 이루는 자기애를 금지시키거나 감추고 위장하는 허위적 감정 전이가 생기게 되었다. 

이제 남을 사랑하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낫고, 더 도덕적이며, 더 고상한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인간의 자기애는 원초적 본능이라 이웃에 대한 사랑은 제대로 행해질수 없었다. 

때문에 이웃사랑의 형태로 위장한 고양된 자기애가 고안되었다. 

이렇게 해서 가족, 종족, 마을, 교회, 민족, 국가가 성역이 된것이다. 


-헤르만헤세, 개성 Eigensinn 



죽음은 냉혹하게 보였지만 길잃은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신중한 아버지처럼 강하고 정다운 것이기도 했다. 

문득 죽음은 어질고 착한 우리의 형제이며, 적당한 때를 알기때문에 마음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고통, 실망, 우울이 우리를 나태하고 가치도 품위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성숙시키고 정화시키기 위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헤르만헤세, 페터 카멘친트 Peter Camenzind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모방하고 변조할 순 있어도 사랑만은 그렇게 할수없다. 사랑은 훔치거나 모방할수도 없다. 사랑은 오로지 자신을 전부 내줄수 있는 마음에만 깃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예술의 원천이다.』


생각할 때와 마찬가지로 창작에서도 우연한 사고의 대상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는 시대의 문제를 체험하며 깊이 생각하는 열정과 순수함의 정도와 집중이 관건이다. 



-헤르만헤세, 유고서평집 -



우리는 가까워질수없어. 

마치 해와 달, 바다와 육지가 가까워질 수없듯이 말이야. 

이봐, 우리 두사람은 해와 달, 바다와 육지처럼 떨어져 있는거야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의 세계로 넘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거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존중해야해. 

그렇게 해서 서로가 대립하면서도 보완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지.


-헤르만 헤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내가 담을 수있는 만큼만, 느끼는 만큼만 글을 옮겨왔다. 당연히 순서도 내맘대로 썼다. 유념하시길..

* 글상자에 담긴것은 같은 책에서 나온 글들이라서 묶었음. 

*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빙고!'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 이렇게 많이 적어놓은 '헤세'의 말과 글이 내안에 얼마나 혹은 얼만큼 살아 숨쉴지..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