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끌리는 영화인데..보지 못했던 영화 한편을 기어이 보고 말았다.
노래의 힘을 믿어보기로 하고 무작정 영화관을 출발했다.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자면, 이 영화는 너무 잘만든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어떤이들은 음악인들의 이야기라 평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보지않았다. 노래라는것, 음악이라는 것은 애초에 사람이 자기삶을 그려내는 공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방황하는 예술가 혹은 음악가들의 이야기로 보면 즐거운 음악을 맘껏 들었다고 생각하면 그만인 영화이다.
하지만, 노래가 가슴을 담아 만들어지고 그 노래가 가슴으로 부르는걸 아는 사람이라면, 이건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금새 눈치챌수있다.
물론 음악인들이 봐도 감동적이다. 그러나 나는 팍팍하게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이다.
노래가 음악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우리에게도 자기삶을 그려낼수있는 것이 노래라면..말이야.. 이영화는 우리에게 오늘, 나는무엇을 노래하고 있는가를 , 또 무슨 노래를 쓰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것은 아닐까?
이영화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유명한 스타가수 제조기인 프로듀서(댄)의 몰락과 자신이 써준 곡 때문에 유명해진 스타가수 남친(데이브)이 버린 어느 작곡가(그레타)가 우연히 만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노래를 만드는 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치유하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그레타)이 삐딱하게 한다리 흔들며 부르는 자세?가 너무 맘에 든다. 그 무심한듯하게 부르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여주인공이 너무 맘에 들어 한눈에 반했고, 이영화가 끝나갈때쯤에는 그 여주인공의 노래에 대한 사랑, 그 진솔함 그것을 꼭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주인공(그레타)이 부르는 노래는 끌림이 상당하다. 물론, 과거의 남친과 사랑을 할때 만들었던 노래들도 너무 멋지다.
그런 가사에 그런 음악...너무 잘 어울리는 사랑노래였다.
그리고 그가 배신을하고 자신의 맘에서 멀어졌다는 걸 눈치챈것도..그(데이브)가 작곡한 노래를 들으며..자신을 위한 노래가 아니라는 걸..담박에 알아챈다..귀신이다..ㅎㅎ 그렇다. 딴마음 가지고 있는 친구를 알아채는 건..굳이 음악이 아니여도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가 그 배신감, 절망감을 담은 노래를 우연찮게 뮤직바에서 부르게 되는데..그 노래를 듣고 있는 관중?들에게는 별다른 반응을 주지않았으나, 오늘하루 콱 죽어버리고 싶은 어느 유명했던 프로듀서(댄)의 하루를 담아낸듯하여...그 프로듀서(댄)는..술한잔 걸치다 그 노랫소리에 그만..홀딱 반하고 만다. 그리고 버릇이 나왔다. 유명하게 해주겠다, 음반을 내주겠다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러자, 그는..솔찍하게 이야기했다. 그녀의 노래가 자신의 오늘을 담았기에..자신의 가슴팍으로 들어왔다는 것과 사실은 빈털털이 신세라는 걸..그리고 그들이 서로에게 음악으로 공감하는 과정이 나온다.
이건 그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평소에 즐겨듣던 음악을 같이 들으면서(이것이 이들의 공감방식, 소통방식이다) 뉴욕거리를 뛰어다닌다. 그러다 춤을 춰야겠다며 춤추러간다.. ㅎㅎ
사실..나도 영화를 보면서 춤을 추었다. 비록 추임새같은 흔들흔들이였지만..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마 음악이 아니고서는 이해할수없는 과정일지 모르겠다. 노래가 만드는 소통, 공감은 아마..이런것이 아닐까..싶었다.
그리고, 그들은 노래를 만든다. 뉴육 그 어딘가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 고층빌등에서, 그곳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소음까지도)까지 다 담아서 말이다. 하나의 단조로운 선별된 음율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완성된 자신들의 노래를 그들은 하나씩 하나씩 녹음한다.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 자신이 만든 노래는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를 담았으니깐, 그래서 그 음악이 나는 너무 좋았다.
꽉 막힌 음악실에서 꿍짝꿍짝 덧붙이고 포장? 혹은 수술?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들의 삶 그대로를 다 담은 그 노래가 너무 좋았다.
그들의 행복함이 노래 그 선율, 가사 하나하나에 다 담겨졌다. 물론 가사에는 행복만을 담지는 않았지만, 자신들의 삶 그 모두를 담아낸 그 무엇이라고..말할수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똑같은 하루를 공평하게 받는다. 그러나 그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참 다르다.
자신만은 안다. 자신이 산 하루를 포장한다고 포장될수없다는 걸 말이다. 자신은 속일수없으니깐..
물론 음악적 재능까지 있어서 노랫말을 쓰고 오선음표를 붙이는 작업까지 한다면야 더할나위없겠지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다들 훌륭하고 좋은 노래를 만드는 건 아니다. 결국 얼만큼 자신에 충실한 노래를 쓰고 부르느냐가 노래의 생명력일 것이다. 거기에 그 자신의 노래가 여러사람들의 공감까지 받는다면, 그건 <우리들의 노래>가 되는 것이다.
나는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능력이 삶에 모두 녹아나지는 않는다.
또 능력이 없다한들 주어진 하루는 공평하다. 그 공평한 하루에, 나는 어떤 노래를, 어떤 운율을 담아 살고 있는가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묻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꼭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런 목적이야말로 아름다움을 철저하게 파괴하니깐..
오히려 솔찍하고 담백하게 자신을 내어보이는것, 있는 그대로 오늘을 보는것, 그것이 바로 나의 노래이고 우리들의 노래가 아닐까?
거창하게 불러질 필요도 없다. 딱 그만큼만, 나를 표현하고 싶다. 그것이 이영화를 보면서 내게 온 짜릿한 감동이다.
언젠가..나는 모든사람이 예술가로 사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술이라는거.. 예술가들의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예술은 소위 예술가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따위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모든것이 다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것을 있는 그대로 노래하고 즐기고 그리고,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때문이다.
거기에 예술적 감각이라는 말로 기준을 삼는다는것은 웃기는 이야기다.
내노래가, 내춤이, 내그림이 어때서? 내삶인걸, 그 삶을 노래하다가 그 삶이 자신의 삶과 똑같다는 공감이 많아지면, 그것이 바로 대중예술이 되는 것이다.
나는 우리모두가 가슴뜨겁게 오늘 한순간 한순간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슬품이여도 좋다, 기쁨이여도 좋다, 무료한 어느 순간이여도 좋다. 좌절이여도, 승리감을 맛보는 순간이여도, 그 어떤 순간에도 그 삶에 충실한 자신의 노래를 듬뿍 듬뿍 담아내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노래하라!, 자신의 삶을 표현하라!, 그리고 그런 삶을 소통하라!' 라고 말이다.
비긴어게인. 다시 시작해!! 그래! 다시 시작하자!
우리가 어떤삶을 살았던,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 하든 말이다. 다시 시작하자! 그것이 이영화가 주는 이야기이다.
나는 음악인으로 음악을 평하듯이 이영화를 이야기하고 싶지않다.
그들이 사랑하는 삶의 한부분을 노래에 담았을 뿐이다. 그 이야기는 아름다움만을 담지않았다. 버림받음도 있었고, 추락도 있었다.
그래, 어떠랴! 우리 지난날들도 누군가에게 버림받았을테고, 어딘가에서 추락했을터인데.. 그 좌절과 배신감을 가지지 않고 오늘을 살고 있는 이가 있는가? 자신의 삶이 기쁨과 행복만이 차고 넘쳤다고 그 누가 뽐낼수있을까?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 담을 노래도 마찬가지다. 어떤 색깔이여도 좋다, 어떤 음율이여도 좋고, 어떤 리듬이여도 좋다. 다만, 오늘에 충실한 자신을 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를 볼수있는 눈도 가지고 그 안에서 나를 한껏 안아주면서 때로는 위로하고 때로는 다독이고, 때로는 울리면서..말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가 담겨진다.
추락과 함께 찾아온 무너진 가정(댄의 가족)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화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주인공(그레타)도..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친과의 만남을 가진다. 난 여기서..화해한다면..정말 이영화 잘못 만들어진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여주인공은 아주 멋들어지게, 거절한다. 나는 달라졌다고 말이다. ㅎㅎ 멋져 !!!
그리고 다시 시작하며 만들어진 음반을 계약하러 갔으나.. 여주인공은 다른 결정을 한다.
나는 그 결정이 너무 좋았다. 기획사에 던져주는 음반이 아니라 세상 모두에게 선사하는 자신들의 노래임을 명확히했다.
역시 예술인, 멋진 음악인, 음악을 사랑할 줄 알고 누릴줄 아는 멋진 사람이다.
나는 노래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노래를 5선지에 그려진 것이라 생각하지않는다.
음율이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없어도 된다.
나는 이미 노래를 부를 준비가 되어있기때문이다.
부족해도 된다. 나를 표현하는 것이면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좋다.
우리에게 오늘은 너무 잔인하고 비참함이 넘쳐나는 곳이다. 이곳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모든 것들을 노래하는 것이 오늘을 뜨겁게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 아닐까? 도망가는 것과는 비교할수없이 아름답지않을까? 그 노래가 비록 슬픔에 가득찬 노래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 노래를 같이 부를수있는 그 누군가와 함께라면 더더욱 행복하지않을까?
아마 그 누군가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같이 느끼는 슬픔이..행복임을 알아가는 우리들 말이다.
나는 우리들의 오늘을 노래할수있을까? 그것이 이영화를 보면서.. 내가슴속에 밀려들어오는 감동, 울림..그것이였다.
덧1, 아쉬운 점이 있다면...영어노래를 직역을 하다보니..가사전달이.그대로 전해받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어쩌랴! 감정만은 음악,노래로도 충분히 전달되니..그것이 음악이 가진 힘! 마력인것을...ㅎㅎ
덧2. 마지막장면은..통쾌했다. <비긴어게인>의 핵심이랄까?ㅎㅎ 다시 시작해! 라는 명제앞에 가장 통쾌한 시작!!
사진출처: Daum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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