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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요리/늦겨울

은은한 단맛이 입에 착착 감겨요, 호박죽~

겨울철 별미, 호박죽입니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여린호박을 내어주고, 늦가을즈음에 우람하고 붉은 '늙은 호박'으로 우리들 먹거리를 채워줍니다.

작년여름에 '조선호박'에 반해 여린 조선호박 너무 맛있게 먹었고, 가을볕에 짬짬이 말려 겨울찬으로도 먹고있습니다.

그리고 늦가을에 만들어지는 늙은호박으로 맛있는 호박죽을 끓였습니다. 


말이 늙은 호박이지, 가장 맛있게 익은 호박을 부르는 말입니다. 베타카로틴이 가장 풍부해지는 시기입니다.

베타카로틴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되는것을 막으면서, 암세포 증식을 늦추는 항암효과가 좋은 성분입니다. 

맛있게 익어서 내어주는 영양입니다. 또한 이맘때가 달큰하고 가장 맛있습니다. 그 단맛이 당뇨환자에게 나쁜영양을 주지않고 부기를 빼는데도 좋습니다. 뿐만아니라 위점막을 보호해서 위장이 약한사람, 위궤양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이런 영양이 아무 호박이나 주는 것이 아니라, 늙은호박일수록 이런 영양을 담뿍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린호박은 호박대로 맛과 영양을 가지고 있지만, 늙은호박은 그(여린호박)보다 몇배나 좋은 영양과 맛을 담았으니, 어찌보면 호박앞에 붙은 '늙은'이라는 말은 '맛과 영양의 깊이'를 상징하는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늙을수록, 익을수록 깊어지는 맛과 영양처럼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인격도 깊어지고, 헤아림도 넓어지고 , 삶에 대한 사랑도 깊어졌으면 합니다. 많은 이들이 늙어가는걸 좋아하지않지만, 좋아했으면 한답니다. 나이가 드는거, 늙는거 막을수 없는일 아닙니까? 하지만, 정신의 늙음은 막을수 있다고 합니다. 그건 자신이 선택할수있는 일이라고 하니..

우리는 육체가 늙는건 막을수 없지만, 삶의향기가, 인격의 깊이가 더 풍성해지는건 자기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멋지게 늙어보는건 어때요? ㅎㅎㅎ 늙는거 두려워하기보다 즐겨보자구요ㅎㅎㅎ

늙은호박은 아마 그런 깨우침을 주는 식재료인듯합니다. 

별...걸 다 갖다 붙칩니다만.. 

늙은호박이 주는 맛과 영양 꼭 챙기시는 겨울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람한 늙은호박을 사야하는데..때를 놓치고 말았답니다. 늦가을과 초겨울에 한창 판매를 했는데..장터에서 집까지 들고올 엄두가 안나서요. 매번 장을 볼때마다..어떻게 델꼬올꼬..하며 엄청 고민만하다 오곤했는데.. 

결국은 집 가까운 시장에서 듬성듬성 잘라둔 늙은호박을 사왔답니다. 요즘은 이렇게밖에 판매를 안하더라구요^^

안타깝지만, 이렇게 잘라놓지않았다면..여전히..고민만 하다 못사왔을듯해요. 

내년에는 늦가을에 집앞시장에서 얼릉 사다 모셔둬야겠어요.ㅎ 


늙은호박은 늦가을부터 맛볼수있는 식재료입니다. 초겨울에 드셔도 좋구요 집에 모셔두었다가 한겨울에 챙겨드셔도 좋답니다. 

속을 제거하고 껍질벗겨서 듬성듬성 썰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겨울 그 어느날 꺼내 뜨끈한 죽으로도 아주 좋습니다.

물론, 얇고 길게 썰어 늦가을볕에 말려 '호박오가리'를 만드셔도 겨울날 든든한 식재료가 됩니다. 

매년 맛있게 챙겨보자구요~



이번 호박죽은 현미찹쌀을 갈아서 넣었구요, 동부콩을 삶아서 같이 넣어주었답니다. 

강낭콩, 팥 도 괜찮답니다. 노란호박죽에 빨간콩이 색감으로도 잘 어울리지만, 포슬포슬한 콩맛이 또 별미이기도 합니다.

새알은 만들지 않았답니다. 취향따라 넣어 끓이시면 된답니다. 


늙은호박이 주는 은은한 단맛은 생각보다 기분을 좋게해줍니다. 

소금약간 넣고 한수저 한수저 떠 먹다보면, 늙은호박의 깊고 은은한 단맛에 빠져듭니다. 

가끔씩 포슬포슬한 동부콩맛과 거칠게 갉은 현미찹쌀이 부드럽게 씹힙니다. 

포만감도 좋구, 은은함에 빠져 기분좋게 한끼 해결하게 해줍니다. 








은은한 단맛이 입에 착착 감겨요~

호박죽


재료: 늙은호박 1개 분량(중간크기), 불린 동부콩1컵 , 불린 현미찹쌀2컵, 물 적당량씩 




우선, 늙은호박, 현미찹쌀, 동부콩을 준비했습니다.

늙은호박은 시장에서 5000원에 주고 사왔어요, 껍질과 속을 다 제거해서 판매했습니다. 요즘은 늙은호박을 얇게 길게 썰어 말린 것(호박오가리)를 주로 판매하고 늙은호박은 이렇게 손질해서 가끔 판매합니다. 시장을 잘 돌아다니시면 늙은호박을 안에두고 파시는 분들이 계셔요! 잘 찾아내시면 된답니다. ㅎ (저희동네에서는 건어물가게에서 판매하더군요^^)

손질이 안된 늙은호박일경우는 필러로 껍질을 얇게 벗겨내고 속도 들어내고 씨는 잘 챙겨서 꼭 드시구요 , 듬성듬성 썰어놓으시면 됩니다. 


현미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하룻밤 충분히 불려놓습니다. (겨울철에 맛있는 죽 식재료들이 많으니 현미찹쌀을 넉넉히 사다두고 죽만들어 드시면 좋을 듯싶어요, 구수한맛도 좋구 씹는맛도 제법 좋답니다.)


동부콩도 하룻밤 충분히불려 준비합니다. 강낭콩이나 팥 같은 포슬포슬한 맛이 나는 콩종류로 준비하시면 된답니다. 색상이 붉은빛이면 좀더 어울림도 좋구 하니 색깔도 맞춰주시면 좋구요, 동부콩이나, 강낭콩, 팥은 말리면 상당히 딱딱한 편인지라 충분히 불려야 삶는 시간을 줄일수있답니다. 



늙은호박은 푹 삶아야 하는데요, 크기를 적당하게 썰어서 냄비에 담습니다. 그냥 넣어도 상관은 없답니다. 

다만 부피가 많이 차지하고 삶는데도 조금더 시간이 걸립니다. 적당하게 썰어 큰냄비에 담고 물 적다량을 부어줍니다.

늙은호박이 삶으면 또 자기가 품고 있었던 수분을 다 내놓기때문에 너무 많은 물을 부을필요는 없습니다. 

자박하게 부어줍니다. 

늙은호박이 다 익었으면, 불에서 내려놓고 핸드믹서기로 휘리릭 갈아줍니다. 

그럼 금새 이쁜 노랑색으로 변합니다. 



호박을 삶는동안, 그 옆에서는 불려진 동부콩을 냄비에 넣고 물 적당량 넣고 푹 삶아줍니다. 

오동통해지고, 포슬포슬하게 잘 삶아지면 완성된 것입니다. 



불린현며찹쌀은 물 적다량 넣고 핸드믹서기로 거칠게 갈아줍니다. 너무 곱게 갈 필요는 없답니다. 거칠게 갈면 씹는맛도 있어서 더더 좋거든요^^  

늙은호박을 갈아놓은 냄비에 간 현미찹쌀을 넣고 끓여줍니다. 



현미찹쌀이 잘 익을때까지 농도를 맞추어가면서 끓이면 됩니다. 

다 완성될때쯤 다 익은 동부콩을 넣어줍니다. 휘리릭~ 섞어주면 끝!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소금약간 넣고 먹었는데 늙은호박의 달큰한 은은함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구수하게 씹히는 현미찹쌀도 부드러워서 좋습니다. 

착착 입에 감기는 부드러움과 은은한 단맛에 마냥 행복합니다~



입에 착착 감기는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호박죽~~

겨울별미로 최고입니다. 

겨울이 가기전에 꼭 챙겨드시와요~



겨울에는 호박죽 꼭 놓치지말고 챙겨드세요!


오늘 무척이나 춥습니다. 

든든하게 챙겨드시고 몸관리 잘하셔야 할듯합니다. 


제철찾아삼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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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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