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가을볕이 너무 좋아서, 이것저것 짬짬히 하고 있는 여름갈무리가 좀더 활기차 졌습니다.
초가을은 여름갈무리를 잘 하는 시기인데요. 여름채소들이 대부분 가을중턱까지 생산되는까닭에 초가을에 집중해서 노지여름채소들을 하나씩 하나씩 아쉬움도 한가득 담아 (내년 여름에나 만날수 있으니깐요) 갈무리를 합니다.
몇해전만해도 여름과 가을에 때아닌 가뭄 또는 장마, 태풍으로 '말리기'로 하는 갈무리는 여간 힘겨웠습니다.
그런탓에 일주일정도 날이 짱짱하다 싶으면 늦여름부터 말리기작업을 해왔는데, 올 늦여름은 또 비가 연일 오는통에 가을로 미루었습니다. 다행한건지. 초가을은 가물정도로 비가 덜오고 날이 짱짱해서 짬나는대로 조금씩 말리기를 해왔습니다.
이미, 한차례 소개를 했고, 두번째로는 참외짠지를 소개했고, 이번에는 그간 말려온 것들과 최근 말리기 시작한 것들을 모아서 담았습니다.
전국이 다 날이 짱짱한 것이 아니라서 남부지방쪽은 비가 (태풍영향으로) 오기도 한다고 하니 그곳은 말리기로 여름갈무리는 조금더 늦추어야 할듯 하구요. 그렇지않은 동네는 볕이 짱짱할때 구저하거나 망설이지말고 볕드는 곳이면 어느곳이나 아름아름 말려보셨으면 합니다.
지집도 볕들어오는 공간이 그다지 많지않지만 짬짬히 말리다보면 한아름되더이다.
또, 가을볕은 워낙 건조하고 따스해서 채소말리기에 아주 안성맞춤입니다. 특히나 늦여름까지 여름채소가격이 안정적이지 못해 밥상차리기가 여간 부담스러웠건만, 초가을 들어서는 여름채소들이 느즈막히 가격도 내려가고 양도 많아졌습니다. 이런때를 놓치지 마시고 적절양 사다 찬으로도 즐기고 절반정도는 남겨두고 말리기를 하면 좋습니다.
가을볕에 여름채소말리기를 초가을에서부터 버릇들이면 여러가지 좋은점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겨울철 식재료가 부족한 계절이 두둑할뿐만아니라, 요즘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날씨가 우여곡절이 많아 식재료생산에 어려움이 아무때고 찾아드니, 가격이 저렴한 제철일때 알뜰하게 먹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남겨두고 말려두기를 하면 요모죠모 든든해집니다.
또, 초가을시기 남는채소들을 마냥 냉장보관하지 마시고 적은양이여도 상관없으니 볕에 바짝 말려두는 것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른양념으로 사용해도 되고, 쓸모야 머리를 굴리면 이것저것 나오니깐요.
어쨌거나, 초가을볕에 무진장 좋은데, 이걸 또 '건조기'에 말리는 건, 정말 낭비입니다. 볕이 짱짱하지 못하면 덜 말리면 되고 말리기를 못하는 걸로 하면 됩니다. 여름갈무리가 '말리기'만 있는게 아니기때문입니다. 허니, 가을볕이 짱짱한 날에 떠나가는 여름식재료들을 하나씩 하나씩 담아낸다 여기고 가을바람, 볕을 잘 살펴보면 됩니다.
이밖에, 여름갈무리로 '소금장아찌'가 있습니다. 보통은 삭힌다고 하는데요. 아주 짠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누렇게 변하면 꺼내 짠기빼고 양념에 버무리면 됩니다. 소금물에 뜨지않게 잘 눌러두기만 하면 내년까지 거뜬하게 챙길수 있습니다.
여름채소로는 '노지깻잎'과 '노지고추'를 소금물에 삭혀두면 아주 좋은 여름갈무리입니다.
올해 초가을에는 특별하게 '참외'를 소금에 담가 짠지를 만들어 두었는데요. 너무 괜찮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한데다가 만들기도 너무 쉬워서 아직까지 참외가 판매된다면 가격확인해보고 한껏 도전해보세요! 강추합니다.
노지깻잎은 작년과 가격이 비슷한데, 고추는 조금 오른편이라서 삭힐려면 조금 가격추이를 확인해보고 너무 비싸면 양을 줄이던가 내년으로 미루든가 판단하시면 될듯합니다.
호박, 가지, 깻잎은 여름대표식재료입니다.
호박은 늦여름시기 가격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근데, 늦여름 후반부 부터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지집 근처에는 '조선호박'을 연일 판매하고 있어서 두덩이 사오면 하나는 챙겨먹고 하나는 나물말리고, 한덩이 사온날은 반덩이 먹고 반덩이 말리고 하문서 말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호박가격이 많이 내려간다 싶을때는 넉넉하게 짬짬이 틈틈이 말렸다가 말린나물을 초가을과 가을에 챙겨먹는 것도 괜찮은 식단입니다.
가끔 말리다가 비가 오거나 하면, (말리기 실패) 곰팡이가 피도록 놔두지말고 바로 요리해버리면 됩니다.
또는 냉동실에 잠시 넣어두었다가 요리재료로 빠른시일내에 사용해도 되구요.
가지는 지금 가장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 푸짐합니다. 생으로 먹는 가지는 가을중턱까지 마지막이니깐요. 잘 챙겨먹도록 하면서도 절반가량은 말려두기를 짬짬이 하면 좋습니다. 말려서 가을식단부터 겨울까지 알뜰하게 챙겨먹어보는 것도 좋은 버릇이 되지않을까싶습니다. 더불어 다양한 가지말랭이요리도 늘어나면 좋구요.
깻잎은 향신채로 사용해보려고 말리기를 조금 해놨는데요. 많은양은 필요없고 실험차 하는 것이라 필요하신분들은 말리기를 하시면 될듯합니다. (깻잎은 잎채소라서 소금물에 데쳐서 볕좋은날 그늘에서 말려야 합니다.) 노지깻잎은 가을중턱까지만 나오는터라 생잎으로 알차게 일단 잘 챙겨드시고, 적절양은 '삭히기'를 해서 내년여름전까지 알뜰하게 챙기는 찬으로 두면 너무 좋습니다.
지난번에 겸사 겸사 말리기를 시작했던 '팽이버섯'은 가격이 조금 올랐더라구요. 해서 마무리해버렸구요. 어떻게 요리에 이용할까 하는 고민중입니다. 바짝 말려도 빳빳해지지않고 눅눅한듯한 느낌이라 여러날 볕에 널어놨습니다.
할만큼 했다 싶어서 '보관팩'에 일단은 넣어두었습니다. 토란대는 찬찬히 챙겨먹으면 될듯하구요.
양파는 한번 해본 것인데, 요놈두 꾸덕꾸덕한 상태에서 진척이 없는듯 해서 '몇날을' 볕에 마냥 내두었다가 얼마전에 보관팩에 담았습니다. 어디에 써먹누하면서 고민중입니다.
다른채소는 그다지 걱정이 없는데, 호박이 간혹 바짝 말렸어도 벌레가 생길때가 있어요. 허니, 딱딱하게 말려졌다고 느껴져도 볕에 더 내비두도록 하세요!
앗! 요즘 '홍로'사과가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맛보고 있는데 (홍로는 국산품종 사과입니다. 사과는 대부분 일본품종입니다) 볕이 너무 좋아 몇개를 편썰어 말려보았습니다.
바싹 말리면 되는데요. 제가 야금야금 맛보느라.. 얼마나 챙길지 모르겠습니다. 말랑말랑하게 말렸을때가 아주 맛나던데요. 그걸 더 바짝 말리면 걍 먹기에는 부담스럽고 그때는 보관처리해야 할듯 합니다. 혹시나 해서 사과는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게 낫지않을까싶습니다. 일단은 볕에 며칠 마냥 널어놨습니다.
삭히기는 추석 전후, 특히나 '후'가 나을듯 한데요. 추석전에는 채소가격이 다소 오르는 편이라 피하는게 좋을듯 한데요. 추석명절음식재료는 비싸지고 오히려 여름갈무리채소들은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니, 장보다가 가격이 적정하고 볕도 좋고 널어말릴 여유가 있다싶을때를 잘 골라서 '말리기'와 '삭히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사실, 말리기는 볕에 말려두고 뒤집어 주기도 해야하고 볕과 바람소리에 귀기울여 들여놨다 널었다 해야하는 잔일들이 있지만, 삭히기는 소금물에 담가두기만 하면 되요. 신경을 쓴다하문 노랗게 변한시점부터는 혹여 삭히는 물의 염도가 떨어졌나하고 물을 따라내 끓였다 식혀 부어주면 되는데요. 점점 날이 쌀쌀해질터이니 염도가 확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생각보다 느려터지게 관리해도 크게 문제될일이 없습니다. 마냥 게으르게 방치할순 없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하면 되니깐. 그리고 날이 더 추워지면 그대로 내비두어도 뭐 안 상하더라구요. 늦겨울쯤 낮기온이 조금씩 오를때쯤 삭힌물을 따라내고 한번 끓여 식혀 부어주면 여름까정 끄떡 없어요.
어쨌거나, 분명 여름은 작별을 한것 같기도 하나, 낮기온은 땡볕입니다. 여름식재료들과 작별은 초가을시기에 집중됩니다.
내년에나 만날수 있는 애틋한 여름채소들을 하나씩 하나씩 야무지게 잘 챙겨먹으면서, 또 갈무리를 잘하는 것이 가을맞이 시작 즉 초가을이 그러한 시기입니다.
올해는 오이를 너끈하게 사다먹질 못했습니다 물론, 재래종오이로 장에 갈때마다 사와 '지집만능쌈장'에 콕 찍어먹는것으로 만족해했지만, 얼마전보니 가격도 어느정도 내려간듯 해요. 오이도 여름이 제철이라 내년여름에나 만날수 있습니다.
이런 애틋함을 하나씩 담는것이 제철을 사랑하는 아끼며 살게해주는 소중한 과정입니다.
여름채소에 대한 애틋함을 한가득, 한아름 담아내는 초가을시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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