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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요리/가을중턱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46, 시래기나물~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마흔 여섯번째, 시래기나물입니다. 

시래기는 무청을 말린 것입니다. 원뜻은 배추나 무청을 말린것을 말합니다. 비슷한듯하여 혼동하는 '우거지'는 배추나 무청 또는 푸성귀의 겉잎을 뜻하는 말입니다. 주로 시래기는 무청으로 말리고,  우거지는 배추겉잎을 사용하는 편입니다. 

헷갈리게 사용하더라도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음식을 만들던, 먹던 조금은 주인답지않을까싶습니다. 


시래기는 말린나물의 하나이라서 식재료가 부족한 겨울부터 봄 중턱까지 챙겨먹으면 좋은데요. 

제가 게으름피우다가 봄철에 못챙겨먹고 때를 놓쳐버리니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철에는 그 더위에 시래기 손질(삶아놓기)을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하여.. 이제서야 작년에 말린 시래기를 꺼내 푹 삶아두고 이것저것 챙겨먹어보려고 합니다. 


그러던차에, 마침 이맘때가 시래기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라 겸사겸사 시래기 만들 차비도 하시면 좋을듯 하여 '찬'으로 담아 소개합니다. 



시래기는 가을무의 잎줄기를 말려 둔것인데요. 가을무는 다른계절의 무와 달리 무청(무줄기와 잎)을 주렁주렁 달고 판매합니다. 그럼, 그런 가을무들을 사다가 가을무 맛도 보고 적당량을 무말랭이도 만들고 무청도 말려 시래기를 만듭니다. 


시래기는 줄기나물이지만 바람이 잘통하는 그늘에서 말립니다. 보통 줄기나물( 예: 고사리, 토란대, 고구마줄기 등)은 볕에 짱짱하게 말리는데, 시래기는 푸른잎과 줄기가 같이 있는터라 데쳐서 그늘에 말려줘야 색감도 좋고 영양손실도 적습니다. 

상당히 번거로울거 같아도 생각보다 엄청 쉽습니다. 데쳐서 '옷걸이'에 줄줄이 걸어 말리면 됩니다. 

많은양을 한번에 말린다 하문, 이방법이 더 불편하겠지만, 지금부터 초겨울까지 말리는 기간으로 두고 가을무 먹을때마다 아름아름 말린다 여기면, 아주 쉽고 무난한 방법입니다. 


조금 욕심을 내어 말리겠다면, 이맘때 가을장터에 가면 시래기용 '무청'만 한단씩 모아서 판매하기도 하니 그것을 사와서 데쳐 그늘에 말려주기를 하면 됩니다. 말리는 시간은 넉넉히 이틀정도면 무난합니다. 바싹 마를때까지 내비러 두면 됩니다. (사실, 시간을 재보지는 않았습니다. 바싹 마르면 말랐네 하고 거두어 들이기만 할뿐.)


재래시장에서도 한창 다발무를 팔고 있으니 한다발 사다 맛난 무요리도 해드시고 무청은 말려보고, 적당량의 무는 말리기를 하면 좋습니다. 저는 가을중턱에 들어서면 한다발씩 적정한 텀을 두고 사다가 무와 무청을 말리기 시작합니다. 

벌써 시작했습니다. 아직 다발무는 구입을 하지않았지만, 장터에서 무청있는 무를 사다가 말렸습니다. 


양이 얼마 안되니깐 무청을 살짝 데쳐서 옷걸이에 널어두고, 무는 절반은 챙겨먹고 절반은 볕에 말렸습니다. 

작년에 말린 무말랭이가 올해 쓰임새가 너무 좋아서, 올해는 장아찌용, 김치용, 무침용 등등으로 구별해서 썰기를 다양하게 해서 말려보고 있습니다. ( 조만간 소개할께용.)  



작년에도 알뜰살뜰하게 말렸던 무청을 잘 말려두었다가 절반도 못챙겨먹고 이제서야 먹게되었습니다. 

너무 늦게 챙겨먹는터라 맛이 어쩔런가 했는데, 역시 '시래기' 입니다. 잘 손질해서인지 부들부들 야들야들 술술 넘어가는 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구수한 시래기맛은 그 어떤 식재료도 따라가기가 참 어려운듯 싶습니다. 


너무나 소박하고 투박한 우리민족의 알뜰한 살림살이의 하나인데, 그 어느날 영양많다며 유명해지고 그 가치를 높이 여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시래기가 만들어지는 여정, 삶으로 만들어낸 고달픈 노동은 귀하게 여기질 않는 듯합니다. 

음식이 유행이 되어서는 안되는건, 삶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 그러합니다. 


그 어느 음식도 그러하지만, 영양많다는 칭찬일색보다 그 음식을 만들어내는 삶의 여정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에 더 깊은 관심을 두는일이 중요합니다. 


가을볕에 가을무와 무청을 말려가는 그 소박함, 우직함이 어찌보면 '영양'을 담아낸 묘술이 아닐까싶습니다. 

많이 욕심낼 필요없습니다. 좋은 버릇하나 만든다치고 차근히 도전하면 됩니다. 그래서, 가을무를 더 소중히 여기고, 귀하게 먹을줄 아는 우리들 식문화가 만들어지면 됩니다. 그런 가을날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시래기는 손질이 번거로운 편에 속합니다만, 손질만 해놓으면 그 어떤 식재료보다 쓰임새도 넓고 간단한 요리를 후다닥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전날 충분히 불려놨다가(반나절이상) 그날저녁에 푹 삶아주고 삶은 냄비 그대로 식혀두었다가 (내비둡니다) 다음날  줄기를 잡아채 살짝 비비면 껍질이 밀려나옵니다. 고걸 쏵 벗겨 가지런히 모아 통에 담아둡니다. 번거롭나요?.. 흠.. 불려지는거야 지가 알아서 불려지는거고. 삶는거야 불위에 올려두기만 하면 되는거구. 삶은뒤에 뒤뜰에 내비두면 되고. .. 물론, 다음날 줄기를 하나씩 만져가며 껍질을 벗겨내는일이 있기는 한데, 얼마 안걸려요. 별거아니죠? 


식재료손질법은 번거로운게 아니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공정입니다. 그러려니 여기면 지혜가 나옵니다. 허니, 무난하게 무던하게 해내시길. 







시래기 손질법 


㈎먼저, 시래기 만드는법을 잠깐 확인하고 넘어갑니다. 

가을무의 줄기(무청)을 소금약간 넣은 끓는물에 데쳐줍니다. 삶는게 아니고 부드러워지면 건져내면 됩니다. 

찬물에 헹군후 물기 짜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 널어서 말려 줍니다. 

바싹 바짝 말려줍니다. 종이가방에 보관하면 좋습니다. (구멍뚤은 비닐봉지에 담아 )


㈏시래기 손질법에서 중요한 것 

㉠ 물에 충분히 불린다 

-  시래기가 오동통할때까지 불려줍니다. 

㉡ 충분히 삶아준다. 

- 말랑말랑 부들부들 오동통할때까지 삶아줍니다. 

㉢ 완전히 식을때까지 건드리지않는다. 

- 삶은냄비째 그대로 식힙니다. 


시래기 손질

㉠ 적당량의 시래기를 물에 전체적으로 적셔준후 물 적당량을 부어 오동통할때까지 불려줍니다. 

㉡ 다 불려졌으면, 쌀뜨물에 푹 삶아줍니다. 

 - 쌀뜨물이 없을경우에는, 밀가루1큰술을 찬물에 잘 풀어넣어주면 됩니다. 

 - 이렇게 삶아야 시래기 특유의 냄새를 잡을수 있습니다. 

- 시래기가 부드럽다 느껴질때까지 삶아주면 됩니다.  

㉢ 다 삶아졌으면, 냄비째 그대로 식혀둡니다. 

 - 이래야 부들부들한 시래기가 만들어집니다. 

㉣ 다 식었으면, 줄기를 하나씩 잡고 엄지검지로 살짝 밀면 껍질이 밀려나옵니다. 

 그것을 쭈욱 잡아당겨냅니다. 

㉤ 다 벗겨냈으면, 깨끗하게 한번 씻어준후 보관통에 담아(냉장보관)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면 됩니다. 


불리기 및 삶기  


게으름의 끝판왕. 작년에 말린걸 이제서야 꺼냈습니다. 에휴... 

봄중턱에 해먹는다는게 덥다는 평계로 차일피일 미루다..오늘까지 오게되었다능. (저처럼 게으름피우지 마시고, 가을날 말려서 가을부터 차근히 챙겨 제때 맛보시길 바랍니다.)  


일단, 넉넉히 꺼내 충분히 담가두었습니다. 



충분히 불려져서, 냄비에 담고 물을 잠길정도로 부은후  앉은뱅이 우리밀1큰술을 넣고 잘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불에 올려 푹 삶았습니다. 


밀가루를 풀어넣어 삶으면, 처음 끓어오를때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넘치기 때문입니다. 

요것만 신경쓰면 됩니다. 휘저어주면 금새 가라앉습니다. 그러면 중불로 줄여서 뚜껑덮어 삶아주면 됩니다. 


한, 20분정도 삶아졌을때쯤 시래기 상태(삶아진 정도)를 확인한후 더 삶아내든지. 불을 끌껀지 판단하면 됩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부드러워서 불을 끄고 냄비째 그대로 식혀두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줄기를 잡고 살짝 밀어내 껍질(막)을 벗겨 내었습니다. 

가지런히 모아 담고 한번 깨끗하게 헹궈준후 보관통에 담아 냉장보관했습니다. 




시래기나물


재료: 손질한(삶은) 시래기 크게 두줌

밑간: 국간장1큰술, 다진마늘1큰술, 들기름1큰술

양념: 향신기름1큰술, 등뼈삶은물1컵, 국간장1/2큰술, 들깨가루1큰술, 다진대파약간, 통깨약간 


※ 시래기나물은요,

기본손질만 되면, 국간장과 들기름에( 또는 된장에 들기름) 밑간해 육수 적당히 넣고 살짝 볶아내면 됩니다. 


㈎ 밑간하기

㉠ 삶아 손질한 시래기는 적당한 길이로 썰어 볼에 담습니다. 

㉡ 국간장과 들기름, 다진마늘 넣고 조물조물 밑간해둡니다. 

 - 국간장 대신 된장으로 밑간해도 무방합니다만, 들기름은 필수!  


㈏ 볶기 

㉠ 팬이나 냄비에 담고, 적당량의 수분을 넣어 촉촉하게 볶아줍니다. 

 - 육수는 다시마우린물, 멸치육수, 고기육수 등  취향따라, 준비되는대로 넣어주시면 됩니다. 

 - 없으면 생수넣고 멸치가루나 새우가루등을 넣어도 됩니다. 


㉡ 모자란 간을 더하고 들깨가루, 다진파, 통깨 넣고 마무리

- 모자란 간은 국간장으로 조절하면 됩니다. 



밑간해 볶기


시래기는 밑간이 아주 중요합니다. 

국간장, 다진마늘,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잘 버무려 줍니다. 



그리고 냄비에 담고 향신기름 넣고 살살 볶다가 등뼈삶은물을 넣었습니다. 



양념하기 


수분이 살짝 줄어들기 시작하면, 간이 어떠한가 살펴 모자란 간을 추가하고 들깨가루 넣고 마저 볶다가 



수분이 적당하다 싶을때(취향껏 조절하세요!) 대파넣고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정말 시래기는 어찌저찌해도 맛있습니다. 

어쩜 이리 부들부들 야들야들 살살 녹는지. 구수한 맛도 일품! 부드러운 식감도 일품! 입니다. 

술술술 들어갑니다. 



사실, 살짝 불안했습니다. 너무 늦게 챙겨먹는터라 맛이 살아있을꼬 했는데, 기대이상 맛있습니다. 

진즉에 겨울과 봄날에 챙겨먹었으면 좋았을껄 하문서 올해는 말려내는 대로 최대한 빨리 챙겨먹어야겠다고 그리 다짐했습니다.  당연히, 이리 맛난 '시래기'를 올 가을에도 부지런히 짬짬히 잘 말려야쥐 하는 다짐도 불끈! 샘 솟습니다. 



요즘 날이 가물어서 조금 걱정이긴 한데, 나물말리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가을날입니다. 

가을무, 맛있게 챙겨먹으면서 동시에 시래기와 무말랭이도 아름아름 준비하면 좋을듯 합니다. 


벌써, 촛불을 들고 가슴아파했던 그날이 1년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길고도 찰나같은 시간이였습니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자리로 맴맴 돌아온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적폐세력은 여전히 반성도 죄값도 치름없이 우리앞에 꼿꼿하게 서있기때문입니다. 

또한, 우리앞에는 오래묵어 꼬이고 꼬여있는 수많은 과제들도 산적해있습니다.  


그래서, 쓰린가슴으로 밝혔던 1년전 촛불은 다시 타올라아야 합니다. 

무엇을 바꾸고자 했는지. 어떤세상에 살고 싶어했는지 

우린 다시 사색하고 돌아봐야 합니다. 


그 누구(외세)에게도 휘둘리지않는 '자주'의 나라, 

그 누굴 짓밟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평등'의 나라, 

분단으로 일그러진 비극의 현대사를 근원적으로 치유하는 '통일'된 나라,

누가 누굴 먹고 먹히우는 거말고, 남과 북이 '힘을 합치'는 근사한 통일로 

그 어떤나라도 우리민족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던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우린, 작으마한 촛불하나 단지 들었을 뿐인데 횃불이되고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었다. 

우린, 그것을 기적이라 부른다. 


그 기적은,   

사는게 너무 퍽퍽해 '나'만 보였던 세상에서,

어쩔수 없다며 주저앉은 나를 버리고,  

 '함께사는 사회'를 책임지는 막중한 존재가 우리자신임을 우리가 깨달았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앞으로의 갈길도, 이 깨달음의 무게가 얼만큼인지에 따라 달려있다. 

우리가 초를 밝히며 함께 꾸었던 꿈, 미래는 추호도 흔들림없이, 

그 누구의 눈치도 볼 것없이 뚜벅뚜벅 성큼 성큼 가야한다. 


이것이 우리가 기억하고, 기리고, 다시 살리는 촛불. 그 본연의 뜻.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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