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챙겨먹으면 너무 좋은 팥죽입니다.
보통은 음력 동지때 많이 챙겨먹는 전통음식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집은 날을 꼭 못 맞추고 겨울즈음 그 어느날 해먹습니다. 그날입니다.
팥이 가진 영양이나, 팥을 수확하는 시기를 봐서는 겨울철이 가장 적절할듯싶습니다.
'액운'을 몰아내준다는 기분좋은 이야기도 덤으로 얹어서 드시면 됩니다.
설령 동지가 지났어도 알뜰하게 챙겨드시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뜨끈하고 부드러운 팥죽은 소박하면서도 기특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팥을 푹 삶아서 끓이다가 채에 걸러서 앙금을 내리고 찹쌀새알심을 준비해서 넣고 끓여줍니다.
제가 끓인 팥죽은 몇가지 다르게 만들었답니다.
하나는 팥이 좀 다릅니다. 특별한 토종팥입니다. 엇그루팥으로 만들었구요, 또 하나는 새알심 대신 찹쌀가루만 넣었답니다.
보시기에는 딱히 특별한 차이점이 느껴지지않을 듯합니다.
팥만 봐서는 저는 색깔이 이런색이 나오리라 생각은 못했는데..그래도 얼추 비슷한? 팥죽색이 나왔습니다.
엇그루팥이 붉은색이 아니라 잿빛이라 다소 색상은 아주 다를것이라 상상했는데..그렇지는 않네요
토종팥 엇그루팥은 장터에서 구입했는데요, 가을날 장터를 꼼꼼히 돌아다니시다 보면 만날수있답니다.
토종식재료를 제가 아끼는 이유는 '돈벌이를 위해 생산하지 않기때문'이랍니다. 토종식재료는 맛때문에 생산하시지 절대로 돈을 많이 벌겠다는 그 어떤 생각으로는 키울수가 없습니다. 맛과 식감, 영양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대량으로 생산이 되지않습니다.
무슨말이냐.. 열매가 많이 맺지않는다. 혹은 열매가 우람하지않다.. 한번에 많이 열리지않는다. 여러번 수확할수없다..등등 이러한 연유때문에 70년대 대량생산으로 싹쓸이하듯 농업체계를 바꾸면서 다 내팽개치고 아름아름 명맥만 남았답니다.
그런데, 저는 다시 토종식재료에대한 재조명과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 또한 토종식재료를 생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답니다.
먹거리 생산의 핵심은 사람이 먹을 것이기때문에, 돈벌이의 가치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가장 맛있고 가장 건강한 식재료를 우선순위로 심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토종식재료를 배워가고 토종식재료를 구입하는 것..단순히 건강한 먹거리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소박하고 정직한 마음을 산다고 저는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구입할때 제 입가에는 미소가 한가득 넘친답니다.
이웃님들에게는 다소 만나기 어려운 식재료일수있겠지만, 혹여 장터를 돌아다니시다가 곡물을 파는 곳에 다다르면 주의깊게 살펴보시고, 선비잡이콩, (아주까리)밤콩, 엇그루팥 등을 판매하는 곳을 만나면 아는체도 한번 하시고 마음이 움직이신다면 한번 구입도 해보구시구요, 제가 확신하는것 토종콩, 토종잡곡을 판매하는 곳은 믿어도 되는 곳이랍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돈벌이욕심에서 벗어나 생산하는 것이기때문에 소박하고 정직하답니다. 물론 몇분들은 외국잡곡도 같이 판매하지만 다 솔찍하게 다 이야기해주십니다.
조목조목 토종잡곡과 비교도 해주시고요 공부도 많이 된답니다. '토종잡곡을 판매하는 분들은 100% 직접 생산한 분들입니다. 어데서 떼어와서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많이 배울수 있답니다.
저는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분들의 재배이야기가 교과서에 실리고 많은사람들이 배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자~ 겨울제철음식으로 이야기를 돌립니다.
팥으로 여러가지 음식들을 만들어 먹는 겨울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첫 요리로 팥죽을 내놓았습니다. 앞으로 떡을 먹을 생각입니다. 그건 다음번?에 올립니다. (얼릉..해먹어야겠어용..ㅎ)
잿빛 팥으로 만들었는데, 팥죽때깔 나지요? 괜찮지요?
음, 맛도 너무 괜찮습니다. 저는 붉은팥보다 엇그루팥에 더 점수 후하게 줍니다. 물론, 맘이 이미 기울기도 했지만..
단맛이 훨씬 좋습니다. 소금약간만 넣으면 단맛이 훅~하고 올라옵니다. 희한하지요?
설탕맛까지는 아니지만, 단맛이 붉은팥보다는 정말 강하네요, 그래서 우리어머님대분들은 붉은팥과 엇그루팥은 섞어서 팥죽을 쑤거나 팥떡을 하거나 그리하셨다네요. 다 이유가 있어요.
보통 붉은팥죽은 소금약간 넣으면 단맛이 아주 미세하게 나오는데 말이죠 ㅎ
우째든, 붉은팥죽대 엇그루팥죽 대결은 엇그루팥죽 승! 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이유는, 첫번째 불리는데도 승! 삶는데도 승! 맛에도 승! 이기때문입니다.
불리는것은 반나절 정도면 되구요, 삶는것도 물을 중간에 버리거나 하지않아도 되구요, 소금약간으로도 단맛이 나기때문입니다. 이정도면 우월한거 맞쥬?
이런 장점이 있기때문에 이맛을 아시는 우리 어머님대분들을 장터에서 꼭 찾으시거나, 꼭 심게 된다고 합니다.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식재료가 끄는 마력, 매력아닌가요?
얼마전에 식재료소개에서 보여드렸지만, 또 담습니다. 우째? 조금 이뻐보이지않습니까?
앗! 사진 앞부분에 벌레먹은 녀석이 하나 있지요? 팥은 전분기가 많아서 다른 잡곡과는 다르게 말리는데 신경을 아주 많이 써야 한데요, 벌레가 금새 생긴다네요 그만큼 맛있다는 거겠쥬? 그래서 가을볕에 잘말려 겨울철 보관했다가 날이 따스하기전에 냉동, 혹은 냉장보관해야 한다네요. 안그럼 벌레가 수굴수굴해진데요..꼭! 참조!! (일반팥, 토종팥 다 해당되니..꼭 참조!!)
토종팥이 아니여도 팥으로 죽 뜨끈하게 쑤워서 맛난 한그릇 채워보세요!
팥은 설탕보다 소금으로 간해서 먹는것이 소화에 이롭다고 해요, 근데.. 달달한 것이 많쥬?
팥은 현재 생산량이 6000톤정도 된다고 하고, 소비량이 3만2천톤정도 된다네요, 그러니..나머지는 죄다 수입산으로 충당하고 있답니다. 대부분 팥빙수나, 팥가공식품으로 소비되니..그런경향이 더더욱 심해지나봅니다.
더 말안해도 제맘 아시쥬? 겨울에는 국산팥 많이 먹읍시다. 제철식재료이기도 하구요, 잡곡은 지금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드려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엄청 버티기 힘든 일이니깐요.. 겨울만이라도 구입해서 먹어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을듯 싶어요~~
겨울철에 국산팥 많이 드시라는 것과 죽이 싫다면 밥에 넣어드셔도 좋구, 간단한 간식거리로 만들어 즐기셔도 좋답니다.
떡도 좋구요, 만들기 번거롭다 생각하시는데, 팥은 삶아서 냉동보관하면 언제든지 사용할수있답니다.
겨울철에 넉넉하게 삶아 간식거리 맛나게 많이 챙겨주셔도 아주 좋을듯 싶어요~
팥죽
재료: 엇그루팥 2컵 쌀가루1컵,물 넉넉히
팥손질법입니다.
팥을 물에 불려줍니다. 안불리고 삶으면 삶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요
먼저 물에 충분하게 불려준후 삶아줍니다.
<붉은팥>경우는, 사포닌이 많아서 쌉싸래한맛을 제거해주기위해서 한번 팔팔 끓기시작하면 불을 끄고 물을 버린후에 다시 삶아줍니다. 그리고 푹 삶습니다. 팥이 터질때까지 삶아주시면 됩니다.
단, 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통팥을 사용하고 싶을때는 팥이 터지기 직전까지 삶아주어야 하고요, 죽을 사용하거나,앙금을 사용하고 싶을때는 팥이 다 터질때까지 삶아주면 된답니다.
통팥은 적당량씩 덜어서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되구요, 팥앙금은 푹삶은 후에 채에 팥껍질을 걸러낸후 그 물을 면보에 밭쳐서 앙금을 모아냅니다. 그리고 팬에 넣고 볶아줍니다. 수분을 살짝 날려주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단맛,견과류,계피가루등등을 넣고 촉촉하다 싶을 정도일때 불을 끄면 됩니다. 팥가루가 필요하다면, 단맛등의 양념을 하지말고, 팬에서 가루가 될때까지 약불에서 잘 볶아주면 됩니다.
<엇그루팥>은 붉은팥과 다른점은, 반나절정도 불려줍니다. 보통 팥은 상당히 단단하기때문에 하루정도 충분히 불려야 불려집니다. 붉은팥과 달리 쌉싸래한 맛이 없기때문에, 끓인첫물을 버리지않고 걍 끓여주시면 됩니다.
앗! 팥이 붉은것만 있는것이 아니야요, 검은팥도 있구, 하얀팥도 있어요 ㅎㅎㅎ 물론, 제가 사용한 엇그루팥인 잿빛팥도 있구요
하얀팥은 주로 앙금으로 사용한답니다.
엇그루팥 맛이 너무 궁금했답니다. 사오자마자 물에 불렸습니다. 반나절 정도 불리니 오동통하게 불려졌네요^^
뭐, 몇알갱이는 여전히 단단한 놈?도 있었기는 했지만, 오래불리지않아도 되더군요..붉은팥은 이틀도 불린적있거든요^^
잘 불린 팥은 냄비에 담고 물 넉넉하게 담고 삶아줍니다. 중간에 물을 버리지않아도 되니..팥알갱이가 터질때까지 삶아줍니다.
물이 적다싶을때 좀더 추가하면서 끓여주었습니다. 시간계산은 안했습니당. 중요한것 팥알갱이가 포슬포슬하게 씹힐때까지 삶아주는 것이랍니다.
팥이 삶아지는 동안, 찹쌀가루를 냉동실에서 꺼냈습니다. 요건 제가 직접 만든 찹쌀가루인데요, 집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단단하게 뭉쳤네요..ㅎㅎ 손으로 만지면 부서지기는 하니깐..뭐..괜찮습니다. 찹쌀가루나 쌀가루는 겨울에 만드는 것이 좋아요,
불리는 시간도 그렇고, 말리는 시간도 넉넉해야 하니깐 차가운 계절이 조금 안전한듯 싶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쌀가루만들기도 올려보지요^^, 1컵정도만 담았습니다.
새알심을 만들고싶을때는요, 소금약간 넣고 팔팔 끓인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익반죽한뒤에 손톱?만하게 동글동글 빚어서 놨다가
한번 뜨거운물에 살짝 익혀준후에 팥죽에 넣어주면 된답니다.
익반죽한 새알심을 끓이던 팥죽에 넣구 끓이셔도 무방합니다. 그대신, 새알심이 익을때까지 팥죽이 타지않게 물조절과 수저로 열심히 저어주는 것 잘 하심 됩니다.
팥알이 터졌고 팥이 포슬포슬하게 다 익었다고 판단되면, 불에서 내려 핸드믹서기로 휘리릭~ 갈아줍니다.
핸드믹서기가 없을경우에는, 체에 껍질을 걸려주시면 되는요, 방법은 체를 담가서 걸러주는 것입니다.
물에 담가서 거른다는 뜻이여요, 삶은물속에 체가 살짝 담겨진채로 걸러주시면 여러번 물을 붓지않아도 되고 수저로 으깨가면서 체를 들었다 놨다하면 앙금만 쏘옥 잘 빠져나간답니다. 쉽죠? ㅎㅎ 이방법은 앙금을 만들때 사용하셔도 아주 좋은 방법이랍니다^^
자~ 저는 편리하게? 휘릭릭갈고 다시 불위에 올려 끓여주다가 찹쌀가루1컵을 부었습니다.
농도를 맞춰가면서 물약간씩을 추가해주었구요, 거품이 뻐금뻐금 올라올때까지 끓여주다가 찹쌀이 익으면 불을 끄면 끝!
찹쌀가루가 익으면 완성이랍니다. 오래끓이는 것이 답이 아니니 농도를 잘 맞추고 익는정도를 확인하시면서 끓이시면 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소금약간 넣고 잘 섞어서 한입 넣습니다.
아오~~달큰한맛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예상밖이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안달면 제가 설탕을 넣으려고 했는데..소금만으로도 충분히 달달합니다.
설탕처럼 단맛이 강하지않지만, 상당히 기분좋은 단맛이라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팥하면 겨울이 떠오르고,
겨울에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으면..하는 소박?한 바램을 가집니다.
물론..안되겠지요? 막강한 팥빙수가 있으니깐요..
겨울에 뜨끈한 팥죽, 포슬포슬 착착 감기는 팥찰밥, 팥시루떡, 팥앙금이 왕창 들어간 찹쌀떡.. 팥앙금들어간 수수부꾸미..그런거..겨울에 즐겨먹으면서 겨울을 맛있게 보냈으면 하네요~~ 여름에는 팥삶는거..너무 힘들어용..겨울이 조리하기에도 딱! 좋아용ㅎㅎ
겨울철에 우리잡곡, 더더 유난히, 유별스럽게 많이 사랑해주고 많이 즐기시는 계절로 바꿔지길.. 만들어질..간절히 바래봅니다.
날이 많이 추워요! 이웃님들 모두 건강에 유의하세요!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제철찾아삼만리 http://greenhrp.tistory.com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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