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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초봄

전복보다 맛있구나 초봄별미, 자연산홍합냉이밥~

너무 맛있는 자연산홍합(섭)냉이밥입니다.

사실, 겨울내내 자연산홍합을 기다렸습니다. 언제쯤 만날지 알길이 없어서 장터갈때마다 헛걸음하면서도 올겨울에는 만나려나했습니다. 그런던차에, 2월 말경즈음해서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덥썩 사오고 말았습니다. 

자연산홍합을 먹고나면 진주담치(양식홍합)을 먹기가 어려워집니다. 그건, 맛과 식감, 향 그 차이가 너무 크기때문입니다.

진주담치가 가벼운맛이라면 자연산홍합은 짙은맛입니다. 살점도 쫀득하고 탱글한 정도가 월등이 좋습니다. 자연산홍합은 1알만 먹어도 무언가 든든한 영양덩어리를 먹은듯한 느낌이 올정도로 맛있습니다. 그런차이를 알고나면, 자연산홍합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자연산홍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했던 토종해산물이고, 진주담치는 20세기중반쯤에 외국선박에서붙어 들어왔다가 양식으로 대거 키우게 된것입니다. 저는 자연산홍합 맛을 알게되면서 토종해산물의 귀중함도 배웠고 이런 귀한 맛을 가진 토종해산물을 양식하는건 왜 안되는지가 참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대하'도 실제 동남아산 혹은 남미산 흰다리새우로 양식하고 있고 (대하는 한자로는 큰새우를 뜻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토종새우에대한 고유명입니다. 그래서 외래종종자에 붙여줄수 없는 이름입니다.) 해산물중의 꽤나 많은 종자들이 외래종 종패를 대거 들여와 키우는 것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핵심은 대량생산. 그것이 목표이다 보니 정작 중요한 부분을 잃고 있습니다. 맛과 영양에서는 자신있게 말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바닥난 해산물을 길러내고 가꾸는 건 우리 먹거리사정과 현황을 봤을때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린치어들과 종패들을 대거 뿌렸다는 기사가 종종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걱정인게 그 종자들은 혹시 중국산일까? 그런 의구심이 드니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이렇게 어린치어들과 종패들을 외국종자로 들여와 마구 뿌려대면서 그간 외래종들이 강과 바다에 넘치게 된것이거든요. 

그러면서 강과 바다의 질서들도 교란시켜왔죠. 육지와는 다르게 바다와 강은 그런 작은변화에도 줄줄이 망가지게 되니깐요. 


아무튼, 진주담치(양식홍합)는 몇해전부터 폐타이어로 키운다 만다 이걸로 시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거기다가 바다수온도 올라가서 찬바다에서 알이 차는데 그러지못해 수확량도 대거 줄어들어 작년 늦가을부터 올해1-2월까지 장터에서도 그다지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른해같았으면 늦가을부터 가장 눈에띄고 흔하게 만날수 있었는데 말이죠. 

많이 팔면 그나마 한번쯤 사다 시원한 탕으로 한번 먹으려고 했으나 넉넉치않게 생산되는듯하여 자연산홍합만 기다렸습니다. 



아오~~ 자연산홍합은 정말 끝내주는 맛입니다. 마침, 살을 다 발라서 팔고계셔서 수고로움을 덜었습니다. 껍질째 사오면 껍질이 전복껍질보다 두꺼워서 무게도 너무 나가고, 그 껍질 벗기려면 '용'써야 하거든요. 장터에서 사오면서 오늘 장 다 봤다 이런 생각이 꽉차면서 뭘해먹을꼬 고민했습니다. 당연히 홍합밥은 해먹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미역국을 끓여 초봄기간동안 챙겨먹을 요량입니다. 조금만 넣어도 국물이 뾰얗고 진해서 아주 시원하고 맛있거든요. 


홍합밥을 했는데, 전복내장색깔처럼 초록빛이 한가득인거여요. 보이죠? 

향도 진하고요. 전복내장밥이라고 해도 누구하나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듯 합니다. 당연히 그맛도 전복밥못지않게 맛있습니다. 

거기다가 마지막에 냉이도 살짝 넣었더니 냉이향까지 더해져서 더 꿀맛이였습니다. 



너무 늦게 만난관계로 초봄음식으로 소개했지만, 자연산홍합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맛보는 식재료입니다. 늦게까지는 초봄까지가 되기는 하는데, 현재 겨울장터를 돌아본결과 이후에 다시 만나기는 조금 어렵지않을까 그리판단이됩니다. 

그래도 초봄 느즈막히 장터에서 만난다면 머뭇거리지마시고 꼭! 구입해서 진한 홍합밥도 챙겨먹고 홍합미역국도 꼭 챙겨드시라고 강력추천합니다. 


자연산홍합은 양식이 되지않는 관계로 일일이 사람이 바위틈에서 캐내야합니다. 껍질이 워낙 두껍고 단단해서 캐는일이 쉽지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철이여도 장터에서 자주 흔하게 만날수 있는 식재료는 아닙니다만, 매년 장터에서 만났습니다. 

올해는 겨울끝자락에 만났는데, 그만큼 잘 자라지 못했기때문이기도하고 생산하기 어려운 조건이 있었으리라 그리 추측합니다. 


귀한 식재료인만큼 마구 먹자곤 할수없지만, 장터에서 만난다면 주저없이 구입해서 꼭! 맛보고 '홍합'의 참맛이 무엇인지, 토종해산물의 귀중함이 무엇인지를 배운다면 그것만큼 귀한 배움은 없으리라 그리생각합니다. 







자연산홍합 냉이밥 (섭 냉이밥) 

재료: 살바른 자연산홍합 두줌, 쌀(맵쌀1과1/2컵, 잡곡 1컵), 냉이크게 한줌반 

밥물: 쌀과 동량의 다시마우려끊인물 

비빔장: 움파 적당량, 당근 적당량, 통깨약간 참기름약간, 양조간장2-3큰술, 고춧가루 약간 



자연산홍합 냉이밥은요, 

홍합을 적당하게 다진후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불린쌀넣고 살짝 더 볶아주고 밥물넣고 밥을 하면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뜸을 들일때 냉이를 넣으면 됩니다. 냉잎은 마지막에, 냉이뿌리는 그전에 넣어주면 됩니다. 


기본은 냄비밥입니다. 여러차례 강조하지만, 냄비밥을 잘 하면 맛있는 별미밥 거져 먹습니다. 꼭! 냄비밥 즐겨하시길.


자연산홍합은 껍질째로 구입했을땐 껍질 옆쪽에 칼을 넣고 관자를 자른후에 살점을 도려내면 됩니다. 다소 힘이 들어가긴하진만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수염이 양식홍합에 비해 굵고 거칠합니다. 양식홍합은 손으로 쭉 당기면 되지만 양식홍합은 가위나 칼로 반드시 잘라내야합니다. (자연산홍합은 겉면이 울퉁불퉁 무언가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하나만 들어도 상당히 묵직합니다.) 



▼요것이 자연산 홍합(섭)입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아시겠죠? 자연산이라서 크기도 들쑥날쑥하지만 보통은 한손에 꽉찹니다. 



장터에서 만나면 꼭! 구입하시길. 아주 귀한 것이고 만난다면 그건 축복이죠.  


자, 얼마전 장터에서 살만 바른것으로 구입해왔습니다. 무게는 모르겠고, 8000원정도 했습니다. 



살 바른것으로는 구분이 잘 안되죠? 생각보다 크기는 작으마했습니다. 

예전에 사서 살을 발라보면 한알만 해도 크기가 대단히 컸습니다. 

살을 만져보니 단단하더군요. 일반홍합은 얇고 부드럽거든요. 



장본날은 일(잔손질)이 많아서 바로 요리를 못해요. 체에 밭쳐 물기만 빼서 적당량씩 덜어 냉동실에 보관했습니다. 


쌀은 당연히 잡곡밥입니다. 차조와 찰수수가 듬뿍 들어갔습니다. 차진 잡곡들이라 뭘해도 밥맛 꿀맛입니데이~

깨끗하게 씻어서 20-30분간 불려둡니다. 



얼려놨던 홍합 꺼내 살짝만 녹이고 바로 퉁퉁 썰었습니다. 썰려질정도로만 해동하세요. 

썰기가 훨씬 수월해요. 냄비에 참기름 두릅니다. 

그리고 달달 볶습니다. 푸른내장이 뿜어나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불린쌀을 넣고 또 살짝 볶아줍니다. 살짝 투명할때까지 볶아주면 좋습니다. 

어느정도 볶아졌으면, 밥물(다시마우려끓인물)넣습니다. 



으아~~ 정말 진하죠? 전복내장으로 해도 이정도 색감은 안날듯해요. 끝내줍니다. 



냉이는 이제 끝물이여요. 초봄까지만 먹을수 있어요. 보니깐 뿌리에 심줄이 생기기 시작했더라구요.

아직까지 추운날씨가 있었던 저희동네에서는 그나마 먹을만하던데, 남쪽지방쪽에서는 이제 꽃대를 한창 올리지않을까 싶네요. 

초봄까지 얼렁 부지런히 챙겨 드시와요. 

손질해서 깨끗하게 씻어낸후 줄기와 뿌리를 각각 나누어 줄기는 듬성 듬성 썰고 뿌리는 다져놓습니다. 



밥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냉이뿌리는 넣어줍니다. 

그리고 뚜껑덮고 계속 밥하기를 합니다. 



밥하는 동안, 비빔장 만듭니다. 

움파(길러먹는 조선대파)입니다. 빛깔이 참 곱죠? 

이래뵈도 진액이 꽉차서 더 달콤하고 맛있습니다. 

당근도 곁들여 다져넣고 양조간장2-3큰술 붓고 참기름, 고춧가루 통깨약간씩 넣어 섞어줍니다. 


밥이 다 되어가면, 듬성하게 썬 냉이잎과 당근다진것을 넣습니다. 



그리고 살짝 뜸을 들입니다. 살짝만 익어도 되니깐 아주 마지막에 넣으면 됩니다. 

그럼 냉이향도 진하고 색도 푸른색이고 해서 더 맛나집니다. 


냉이숨이 죽으면 위아래 뒤섞어주면 끝!


자~

그릇에 담습니다. 


어쩜 좋아요... 너무 맛있습니다. 

계절별로 먹는 모든 별미밥이 다 맛있지만, 이번 별미밥은 최고!입니다.

진한 자연산홍합맛이 가득 담겨져서 더 맛있고 냉이향이 코를 찔러서 더 맛있었습니다. 



요즘 한창 먹고있는 무짠지무침, 냉이초무침, 파래김무침, 무말랭이무침 그밖에 김장김치와 들기름에 구운김도 있었죠.

별미밥만으로도 꿀맛인데, 찬도 많이 깔아두고 먹습니다. ㅎ 소개못한 찬은 조만간 다 소개할것입니다. 


이번 홍합밥은 짙은 초록빛이 강렬해서 밥알하나하나에 홍합영양이 한가득 들어간듯합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차진잡곡들이 또 차진맛을 주는지라 찰싹찰싹 입에 안기는 맛또한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저도 너무 귀하게 만난터라 식탐만 부추기는 건 아닌지. 한편으로 걱정이지만, 장터에서 만나게 된다면 귀하게 축복받았다 여기며 꼭! 구입해서 별미밥 꼭 챙겨소서~ 


소위, 인터넷과 미디어에서 떠드는 홍합의 영양이니 효능이니 하는건 '자연산홍합'을 말하는 겁니다. 고서에 나오는 효능을 써놓은 것인데, 토종홍합이 바로 그 효능과 영양의 장본인입니다. 외래종이고 20세기에 외국선박에 붙어 들어온 진주담치는 그 효능과 영양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습니다. 그러니, 효능과 영양이 얼마나 그릇되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알수 있습니다. 

결국은 그식재료가 어떻게 키워졌는가와 토종식재료인가가 더 중요함을 알려줍니다. 


자연산홍합이 양식으로 대거 생산되길 바라기보다는 자연산홍합이 잘 자라는 우리바다가 되길 바랍니다.

물론 양식을 한다면 진주담치보다는 좋다고 판단하지만, 바다가 좋아야 양식도 잘되는법이니 당연히 바다가 더 잘 가꾸어져서 이리 맛나고 영양가득한 자연산홍합이 우리바다 (삼면이 바다) 그 어데서도 흔하게 흔하게 만날수 있었으면..그리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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