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첫김치를 담갔습니다. 원래는 가을재료로 담가야 맞지만, 이맘때가 환절기라 어중간 합니다.
얼마전 무김치종류를 먹고 여름김치를 갈무리했습니다. 김치를 담그기에는 애매모호한 시절이라 딱히 재료가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우선 1포기로 간단히 담가 시간을 벌어두고 고민해봐야겠어요.ㅎ
올해는 유난히 장터에서 조선배추를 자주만나게 되어 봄철에 자주 먹었습니다. 그덕에 봄철을 맛있게 채웠습니다.이맘때는 늦여름 초가을사이에는 마땅한 김치거리가 보이지가않은데다가 배추겉절이를 먹고프다는 요구에.. 사러갔는데, 원래는 2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가 제철이 아니여서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그래서 1통만 사와서 만들고 겉절이 먹는동안 얼릉 다음김치 재료를 구상해야겠어용.
오랫만에 통배추 겉절이를 먹어봅니다. 거의 1년쯤 되는듯합니다. 가을에 한번정도 담가먹는것 외에 겨울김장김치 담가 겨울내내 먹고 봄과 여름에는 묵은지로 챙겨먹으니 사실 통배추는 오랬동안 먹는 김치재료이기는 하지만, 겉절이는 가을,겨울 그사이에 종종 해먹는듯 합니다. 마땅한 찬이 없을때 만들어도 아주 맛있어요. 물론, 가을이 무르익거나, 늦가을이 되야 통배추는 맛있으니깐 그때쯤 겉절이도 맛있어요. 거의 지금은 양념맛으로 먹어야 합니다. 배추가 닝닝하거든요. 여름기온에 키워진것이라 아무리 고산지대에서 자랐다고 한들 맥을 못추는 건 사실인것 같아요.
통배추는 아시다시피 중국에서 건너온 배추입니다. 일제시절에 양이많게 생산된다는 이유를 대대적으로 심게되었고 6-70년대를 거치면서 대중재배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통배추김치가 일상이 되어버린 거죠. 그러니 통배추로 담그는 김치는 그리 오랜역사를 가진 김치는 아닙니다. 김치 자체에 매몰되어 김치재료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고민을 안해서 더더욱 통배추만이 김치인줄 아는 사람들도 꽤나 됩니다.
김치산업을 이야기하자면 중국산김치가 수출하는 우리나라김치보다 더 많이 우리나라로 수입되고 있어서.. 사실 어디 '김치종주국'이라 이야기 하는건 참 민망한 일입니다. 하지만 더 부끄러운건, 우리일상에서 우리삶 곳곳에서 자기것이 되어 김치를 즐기고 있지않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만들어 먹는일도 그러하고, 자신만의 김치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보통은 그나라의 대표음식은 그나라 가정식에서 언제든지 구경할수있고 그 가정만의 독특한 레시피로 만들어내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자랑스럽다고 말은 하면서 정작 '김치'를 제손으로 담가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고, 자신만의 김치를 내어놓을 것이 가정마다 있지않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문화라는 것이 대부분 그러하지않나 싶어요. 문화 그 자체를 이야기하면 과거역사까지 따져서 자부심과 긍지에 넘치게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삶과는 완전하게 따로 노는 이율배반적인 것이 참 많습니다.
일예로 한글도 얼마나 멋지고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글인가요? 근데, 가장 천대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이란걸 아시는가요? 우리생활속에 삶속에 아름답게 피어나지않는 한글이라면, 그 어디에 도대체 자부심이 있는걸까요? 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삶속에 즐기고 누리고 값있게 만들어내지 않는데, 요란한 자부심과 긍지가 '말'로만 떠돌면서 오히려 우리들 스스로를 깍아내리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삶속에 빛나야 그것이 진정한 자부심이고 긍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치가 그렇게 뿌리내리길..간절하게 바랍니다.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 조금 독특한 조리법인거여요. 그리고 양을 줄여서 자주 만들어 먹다보면 이것만큼 쉬운 요리도 없어요. 계절별로 조금씩 조금씩 다양하게 즐기면서 '김치'가 우리생활속에 더 깊숙히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가을에는 맛있는 김치재료가 너무 많아요. 물론 지금(초가을)은 조금 선택의 폭이 적지만요. 이번 가을에는 맛있는 김치, 자신만의 김치 꼭! 만들어내는 가을이길 바래봅니다.
겉절이는 김치와 담그는 방식은 같지만 익히지않고 먹는 김치를 가르키는 말입니다. 김치재료를 절이고 양념해서 즉석에서 바로 먹는 김치입니다. 재료에 따라 절이지않고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것도 겉절이라고 부릅니다. 익혀서 먹는 김치도 맛있고, 상큼하게 생으로 먹는 겉절이도 맛있습니다.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왠간해서는 겉절이와 익혀서 먹는것 둘다 다 어울립니다. 그리고 겉절이일때 양념과 익혀먹는 김치의 양념이 살짝 다를수도 있지만, 가끔은 생으로 먹는 김치와 익혀먹는 김치의 그 차이점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발효가 주는맛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어째뜬, 겉절이는 발효없이 바로 무쳐서 생으로 먹거나 익히지않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생맛을 즐깁니다.
통배추의 제철은 늦가을입니다. 초가을에 심어서 늦가을에 출하하는 배추가 가장 맛있습니다. 배추가 제철일때는 생으로 먹어두 맛있구요. 뭘해도 맛있습니다. 아직 초가을이라서 여름에 심어 나온것인지라 배추가 제맛을 간직하고 있지않습니다.
하여, 양념을 조금 세게하고 양념맛으로 먹습니데이~
배추를 두통사려다가 너무 비싸서 1통으로 줄이면서 부재료로 파를 사려다가 집에 조선부추가 있던것이 기억나서 걍 왔어요.초가을김치에는 부추를 부재료로 넣고 담가도 좋거든요. 초가을까지 부추는 제철이니깐요. 그러면서, 홍고추가 또 제철이니(홍고추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제철) 부재료로 사왔어요. 갈아서 넣으면 또 맛이 너무 좋으니깐요.
여름김치와 초가을김치는 '홍고추'를 갈아서 넣어주세요! 달큰하게 익은 홍고추가 내어놓는 맛이 정말 좋아요!
얼렁뚱땅 절여서, 후다닥 버무려 내놓았습니다. 1년만에 내놓는 배추겉절이라서 그런지 너무 맛있게 먹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서 많이 담가드시라고 할순없구요. 다음김치 담그기전에 한번 담가 시간을 떼우시는 용으로 어떠실지?..ㅎ
초가을 첫번째 김치여요!
배추겉절이
재료:통배추1개, 조선부추크게 3-4줌, 통마늘1줌, 홍고추12개, 사과1/2개, 양파1개
배추절이기: 굵은소금1컵, 물 3리터 , 웃소금반컵
양념: 고춧가루1/2컵, 다진생강1큰술, 멸치액젓6큰술, 새우젓3큰술, 딸기청4큰술
배추겉절이는요,
배추를 적당하게 썰어준후 소금물에 절여줍니다. 다 절여지면 물기를 빼준후 겉절이 양념에 버무립니다.
이때! 익혀먹는 김치는 풀을 쑤지만, 익혀먹지않는 겉절이에는 사용하지않아요.
배추가 제철일때(늦가을)는 배추자체의 단맛이 강해서 강한양념으로 하지않아도 맛있지만, 초가을배추는 아직 여물지않아서 닝닝해요. 그래서 초가을배추로 겉절이를 담글때는 단맛양념을 조금 많이 넣어요. 단 과일을 신경써서 넣거나 단맛양념을 조금더 추가하시면 되요.
배추겉절이는 익숙해만 진다면 푸른잎도 잘 챙겨드셨으면 하구요. 절인후에 물빼기를 잘하는것만 신경쓰시면 양념이 흘러내리지않아서 맛있게 드실수 있어요. 초가을 겉절이나 김치에는 홍고추 챙기는것도 잊지마시구요.
통배추1통을 사왔습니다. 겉잎이 잘 붙은 것으로요. 조선배추를 봄철내내 잘 먹다보니 거친잎이랑 상당히 친해졌어요. 물론, 조선배추는 통배추의 겉잎처럼 거칠지는 않아요. 푸른배추잎이랑 친해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여요.
전체부피도 작았어요. 근데..4000원. 우이씨! 김장이후부터 지금까지 통배추를 사지않아서리..가격을 잘모르는것도 있겠지만. 제철이 아니니깐. 거기다가 올여름 폭염도 심했고 가뭄도 심했고 하니 가격은 오른것 같네요.
저는 겉잎을 다 사용했어요. 배추양도 적은데다가 겉잎도 지집은 잘 먹기때문에요.
우선, 뿌리부분을 칼로 도려서 제거해줍니다. 보통은 직감으로 뿌리부분을 잘라낸후 하나씩 뜯어서 하기도 하는데요. 최대한 배추의 모든부분을 알뜰하게 사용하자는 마음을 먹으니 별걸다 신경쓰면서 손질하네요.
뿌리부분을 빼내고 그 상태에서 4등분했습니다. 그리고 쫘악 펼쳐서 잎하나씩 들고 먼저 반을 쓰윽 가른후에 사선으로 쳐서 한입크기가 되게(먹을때) 썰었어요. 잎이 많은 부분은 조금 큼직하게, 줄기부분은 한입크기로 이렇게 썰었어요.
절이기입니다. 요건 제 김치담그는 글을 많이 보셨으면 이젠 익숙하실듯 하네요.
요리도 버릇이여요. 좋은 버릇을 만들어 가는 것이 숙제인데요.
저는 매번 이렇게 김치를 담그는지라 (특수한 식재료를 제외하고.) 항상 이렇게 글이 나가요.
기본 김치는 소금물로 절이는 것이 골고루 절여지는 데다가 절이는 시간도 단축되요.
소금물은 왠간해서는 이 비율로 준비해서 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습니다.
물3리터에 굵은소금1컵입니다. 잘 녹여줍니다.
썰어둔 배추를 적당량 덜어 소금물에 쑤욱 담갔다가 건져서 다른대야에 담습니다.
그리고 웃소금 약간을 살살 뿌려줍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담아내면 됩니다.
다 담아지면, 남은 소금물을 그 위에 최종적으로 붓고 웃소금을 살살 뿌려줍니다.
웃소금은 대략 반컵정도의 양을 놓고 적당량씩 집어서 뿌려주면 됩니다.
봄이나 겨울에는 홍고추가 없기때문에 김치에 사용하지를 않아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홍고추를 사다가 김치에 넣으면 맛이 참 좋아요. 이것도 열매라고 달큰한 맛이 한가득 있어요. 초가을김치에는 꼭! 챙겨넣으세요! 2000원어치만 사면 충분해요.
조선부추는 장터에서 사온것이 있어서 준비했어요. 썰었을때 크게 4줌정도 되는듯해요.
조선부추와 일반부추(그린벨트)는 보기만해도 차이가 확 보여요.
색깔이 우선 조선배추는 진한 녹색이구요. 크기도 아담하고 부추굵기도 얇아요.
이제, 부추는 꽃대를 올려야 하느라..작별을 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초가을까지는 챙겨드시면 좋으니깐 잘 챙겨보세요!
마늘도 까서 1줌 만들구요. 햇양파1개, 사과1/2개(큰것), 홍고추, 새우젓3큰술, 액젓6큰술을 넣고 휘리릭 갈아줍니다. 사과는 햇사과는 아녀요. 냉장고에 있길래..넣었는데요. 언제적 사과인지 기억이 안나용.
아무튼 요즘 과일로는 복숭아가 딱 좋아요. 복숭아 반개정도만 넣어도 단맛이 확~ 날듯하네요.
핸드믹서기로 휘리릭 갈아줍니다.
그리고 고춧가루1/2컵, 다지생강1큰술, 딸기청4큰술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잘 잘여졌는지 확인합니다. 절여지는 시간보다 잘 절여졌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가장 도톰한 녀석을 골라다가 휘어봅니다. 부드럽게 잘 휘어지면 잘 절여진것입니다.
배추1통이라 적은양이지만, 겉잎까지 다 챙겼더니 양이 그다지 작지는 않았어요
깨끗하게 두세번 헹군후에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뺍니다.
이때! 물기는 채반에서 똑...똑..이렇게 천천히 떨어질때까지 빼주세요.
물기를 제대로 안빼주면 양념이 마구 겉돌고 흘러내려요. 모든 김치가 그러하지만 겉절이는 특히 양념맛이 중요한데, 그 양념이 흘러내리면 너무 싱거워져요. 물기 잘빼는것 중요!!!
물기가 다 빠졌으면, 만든 양념넣고 적당하게 썬(2-3센치) 부추를 넣고 버무립니다.
겉절이니깐 통깨도 휙~ 뿌렸슴돠~
자~
접시에 담습니다.
바로 먹기시작했어요. 그점이 겉절이의 강점이죠. 너무 간만에 만들어서 그런가 정말 맛있네요.
새김치가 만들어지면 어김없이 밥한그릇 뚝딱! 헤치웁니다. 그 어떤 반찬보다 든든하기 때문입니다.
홍고추가 거칠게 갈려서 더 먹음직스러워보이져?ㅎㅎㅎ 같은 고추인데. 고춧가루와 생홍고추가 어울리는 맛이 참 달라요. 지금 한창 잘 먹고 있어요! 초가을 마땅한 김치가 없어서 고민중이라면 한번 만드시면 좋을듯 해요.
태풍이 와서 그런가. 날이 점점 찬바람이 많아지네요.
여름갈무리와 가을맞이 잘 하시길..
<더보기> 가을식재료를 정리하고 있어요. 참조하세요!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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