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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로> 찾기/오늘을 노래하다

<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 우린, 어떤사랑을 하고 있는걸까?



'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 이 영화는 다큐먼터리이다.

 89세의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의 사랑과 마지막여생을 보여주는 실화이다. 


처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지막여생을 담은 사랑이야기라 여기며 봤다가 영화를 한참을 보게되면, 한여자와 한남자의 소박하고 애틋한 사랑을 보게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길, 그리고 집에서 아주 긴시간 묻는다. 나의사랑은? 우리사랑은? 어디쯤 있는 건지를.. 우린,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건지를 되묻고 되묻는다. 


76년 그 긴시간을 연인으로 살았다는 그들... 

자식12명을 낳고 그중 6명을 잃고..남은 6명을 키워 분가시키고 둘이서 조용한 산골에서 소년소녀처럼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들에겐 산다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하는 것이 사는것이다. 


마당에 낙엽이 가득쌓여 마당을 치운다. 낙엽을 한자리에 모아두자, 그 낙엽을 할아버지가 할머니 머리위로 던져뿌린다. 장난치지말라고 곱게 이야기하는데도 계속 장난꾸러기처럼 뿌려댄다. 웃으며 할머니도 맞장구 쳐준다. 

그리곤 서로에게 봄꽃을 꽂아주면서 서로가 곱다며 칭찬해준다. 서로가 곱다며...



달래를 씻는 할머니가 있는 냇가에 돌을 던져 물을 튀긴다. 할아버지의 장난이, 왜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아마..할머님도 그리 여기셨는지.. 냇가를 나오자, 물을 주어담어 할아버지에게 뿌린다. 서로의 입가에 웃음이 한가득이다. 

 

눈이오면 첫눈을 서로 먹이며 건강을 기원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한다.

어찌 이리도 이쁘고 아름답단말인가? 함박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눈가에 눈물도 맺혀온다. 너무 눈분시게 아름다워서....

러브스토리 영화보다 더 감미롭고 사랑스럽다. 영화를 보는이들도 이들의 사랑에 폭 빠져버린다.



이 영상은 정말 최고! 다.

할머니가 무섭다고 밤에 화장실을 가자고 하니 그길을 따라 나선다.

그리고 할머니가 어디가지말라고 소녀처럼 신신당부를 한다. 

그리곤, 할아버지는 고개만 끄덕끄덕하셨는데.. 그곳에서 꼼짝하지않고 노래한자락을 거하게 불러준다. ㅎㅎ



이들에겐 진정 살아간다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한다는 것이 살아가는 일이다. 


그 긴 시간(76년)동안 어찌 바람잘 날이 있었겠는가? 그 풍파에도 그들이 연인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할 수 있었던건..무엇일까? 무엇이였을까? 


사랑도 얼굴이 있다. 아무나 고운 사랑을 할 수는 없다. 그건 서로가 가꾸어 가야만 만들어지는 것이기때문이다.

이들의 서로에게 전하는  고운말투도,이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만들어온 것이기에..여생끝에도 이들은 변함없이 연인처럼 살고 있었다. 그들의 사랑, 그 얼굴은 너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우리사랑은 어떤 얼굴일까? 

두사람이 만나 저절로 생기는 얼굴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만들어가는 '서로'가 만드는 사랑의 얼굴이기때문에.. 그 얼굴은 그 두사람의 노력이 담겨져있다. 그 애틋함이 담겨져있다. 서로에게 숨기는 것 없이 그대로를 내어보이며 가꾸어 온 사랑이였기에, 그 어떤 풍파도 시련도 그 사랑의 얼굴을 망가뜨리지 못했던 건 아닐까? 

서로에 대한 존중..그 애틋함, 그 모든것이 마지막 여생에도 그대로 담겨졌다. 그 사랑의 얼굴이 하도 고와서 아름다워서.. 그들의 인생이, 그들의 여생이..부럽기도 하고 또..우리들 사랑에도 용기를 내어볼 수 있을까?하는 작은 희망도 담아본다. 


76년동안 부부가 연인으로 사랑한다는 것...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었다. 


많은사람들이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지만, 연인처럼 평생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건, 노력하지않으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온 작별의 순간들...을 맞이한다. 

처음은, 공짜로 얻어온 강아지'공순이'가 급작스럽게 죽으면서..이들은 자신들에게도 곧 닥칠일이라..짐작한다. '불쌍타'며 망연자실해한다.  


할아버지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거친기침이..잠을 깨우고, 밤을 세우게 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조용히..이것을 작별인사로 받아들이며.. 할아버지의 옷가지를 하나씩 태운다. 

그마음이 어떠했을까... 떠나는 이의 옷가지를 태우는 마음..


그리고, 장터에 가서 평생 가슴에 박힌 못을 꺼낸다. 

잃어버린 6명의 자식들의 내의를 사온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부탁한다. 그들에게 따뜻한 내의를 입혀달라고....

그리곤..두분의 주름진 얼굴에서 곱디 고운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그들은 이렇게 작별인사를 하나씩 하나씩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제,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할아버지가 밥도 못드시고 거친 숨소리만, 아니 숨쉬는 것조차 버거워지자.. 병원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할머니는 다시 집으로와서..제일 먼저.. 할아버지 수의를 빨아 넌다.......

작별을 준비하는 할머니는 차분하면서 부산하다. 


자연스럽게 '죽음' '작별'을 준비하는 할머니...

그러나 님이 건너간 강, 무덤 앞에서 오열한다. ' 석달만 함께하면 내가 얼마나 반갑겠소'라며.. 


할머니가 14살에 결혼해 76년간 연인으로 사랑했고, 곧 따라 간다면서.. 연인을 보내주었다. 

남은 할아버지의 옷가지를 태우며, 잃어버린 6명아이의 내의를 태우며.. 아이들에게 이쁜 내의를 입히고 기다리라고...

그렇게 작별인사를 전한다. 


무덤에서 주저앉은 할머니... 

그리고 살아있을때 불러주었던 할아버지의 노래와 할머니의 노래가 잔잔하게 흘러나오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장면에서 숨소리 거칠게 기침하며 잠못드는 할아버지를 지켜보다 날을세워 잠이 든 할머니를 깨어난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얼굴을 쓰다듬는 장면이..나는 제일로 잊혀지지가 않는다.  14살 처음 만났을때부터 얼굴을 스다듬어주었다고... 할머니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할아버지의 그 눈길과 손길이..사랑이 철철 넘쳐나는 것이 보였기때문이다. 곤히 잠든 할머니에게 고운 작별인사를 하는듯이...느껴졌기때문이기도하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또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사랑은 순간순간 서로를 소중히 대하는 것 아닐까? 

너무 소중하기때문에 그마음이 말의 끝자락에도, 손끝 발끝에도 넘쳐나는 것이 아닐까?  


그 어떤 영화도 담지못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연인으로 76년을 사랑한다는 건..누군가가 선사하는  선물이 아니다. 

서로가 만들어내는,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가장 값진 최고의 선물이다. 

76년을 함께 살아간것은 하늘이 준 축복이였지만, 이들이 연인으로 사랑한 것은 이들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보석같은 삶이라고...그래서, 그들의 작별은...예고된것이고 거스를수없는 것이지만, 영화를 보는 나도..붙잡고 싶었다. 


남겨진 할머니가 봄이오면 봄꽃을 보며, 냇가를 마주하며, 낙엽을 보며,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면서..그 얼마나 그리워할것인가...그것을 생각하니.....가슴이 져며온다. 


오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부부의 인연을 약속한사람이 있다면,그리고 부부의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연인으로 한결같은 사랑, 그것은 함께 살아온 날들이 주는 선물이 아니다'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리고, 함께하는 동안, 그 순간이 길던, 짧던 매순간을 연인으로 아름답게 사랑하길..바래본다. 


덧, 사진은 daum영화 에서 가져왔다.


개인적으론..먼저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시아버님..그리고 홀로 남으신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님..모두가..떠올랐다.

홀로남는이들이 얼마나 아픈지를 보았기때문이다. 같이 오랜시간을 함께 산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축복이다.

하지만, 오랜세월을 함께한다고 연인같은사랑을 할수있는 건 아니다. 부모님의사랑도, 지금내가 가꾸어가는 사랑도 돌아보게했다.그리고..죽음도 생각해보았다. 사랑하는 이를 남겨둔다는 것..떠나보낸다는것.. ..상상만으로도 아프다.

사랑, 죽음.. 그래, 우리가 사는동안 반드시 부딪혀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앞(사랑, 죽음)에 섰을때..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