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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말걸기(공지사항)

함께 해주신다는 고마운 독자님들께..

여름 수락산에서 만난 망태기버섯이여요. 너무 어여쁜 드레스를 입어서 눈에도 확 띕니다. 

비가 주룩주룩 오고있어서 쑤욱 자란 버섯들이 산바닥에 널려있었습니다. 우람하게 큰 버섯들을 보니 이제 가을로 산은 들어가나봅니다. 산행을 매주마다 하게되면, 자연이 조금씩 조금씩 계절을 맞아가고 또 보내주는 방법을 보게됩니다. 

아마, 하루하루 온몸으로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들 처럼 매일매일이 달라져갑니다. 한주마다 그 소박하고 거대한 변화를 느낄때마다 감탄은 절로 나옵니다. 습기가 한가득인 산행이였지만, 가을로 달려가는 여름산이 무척이나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산행을 날씨따라 가다보면 절대로 만날수 없는 '구름속에 들어간 산'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늘날 발걸음한 수락산 전경입니다. 

물론,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않아 답답하지만 바람이 부는대로 조금씩 열려지는 풍광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독자님들에게 갑자기 하고픈말이 생겨서..(그동안 생각한거지만..) 잠시 글을 담아봅니다.


아름아름 감사의 글과 함께 요리를 따라하신다는 독자님들이 계십니다. 눈물나게 고마워서 저도 글을 남깁니다.


사실, 최대한 조리법은 간단한것으로, 상세하게 설명하려는 이유도 많은 분들이 따라하시라고 하는일인지라.. 사진찍는것부터 글을 담아내는 것까지 소요되는 시간,노동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만들어먹는것'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일은 일생을 사는동안 참으로 중요한 일이기에 꾸준히 의지를 잃지않고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요리가 조금 어려운편에 속하는 건, 식재료때문일 것입니다. 제철식재료로 요리하기때문에 그것이 아마 가장 어려운일이 되리라 판단합니다. 거기다가 제철식재료중에 핵심인 토종식재료를 더 많이 사용하려고 하다보니 더더욱 어렵게 느껴질수 있습니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더 많이 시도하고 또, 더 많이 홍보하려고 하는 가장 큰이유는 제 스스로가 '제맛'에 대한 요구가 높기때문입니다. 그것을 잃어버린 것이 오늘날 우리음식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여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맛을 찾는거, 잃어버린 맛을 밥상에 채워내는일은 언제나 제자신과의 싸움이기도합니다.

후다닥 사다가 후다닥 조리할수있는 여건은 우리에게 널려져 있습니다. 그 편리함을 버리고 굳이 불편함을 덕지덕지 붙이고 식재료를 찾아나서고, 그 식재료로 여러가지 요리들을 시도해보고 ..그러다가 그 어느날 내소소한 일상이 되어가길..저는 바랄뿐입니다.


사실, 함께하는 마음만으로도 얼마나 벅차고 기쁜지 모릅니다. 제철을 찾는일은 오늘날엔 상당히 무모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건, 제철을 잃어버리게 하는 사회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회적 구조를 그대로 나두고서는 해결될수 없는 일입니다.

당연히 많은사람들이 같이 고민하고 같이 풀어가야하는 문제로 될수밖에 없습니다. 

철잃은 식재료를 안타까워하고, 제맛을 잃은 식재료가 생산되는 구조를 볼줄아는 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안에 뿌리내린 기형적인 식문화도 하나씩 뜯어고쳐내야 합니다. 


저도 아직은 너무나 부족하고 여전히 배우며 채워가는 중인지라, 함께 고민해주고, 함께 작지만 실천해나가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아는건 얼마나 큰 힘이되고 활력이되는지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조만간, 가을식재료 정돈에 들어갑니다. 맘이 벌써 무겁기만 하지만, 가을엔 꼭 챙겨야 하는 식재료들이 있는터라.. 마음 단단히 먹고 짬짬이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뭔가에 집중하는 것이 잘 안되어서..새벽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데.. 글쓰는 시간이 많이 모자라네요. 되는만큼 할수있는만큼 하지만, 그래도 함께 해준다는 독자님이 있어서..언제나 마음 다잡아 가고 있어요.


제철찾아삼만리, 그 여정에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주저앉고 싶을때마다 큰힘이 되었다는 걸 ..

앞으로도 더 과감하게 더 용감하게, 나서는 먹거리문제들을 더 많이 이야기하면서 '세상과 나'를 더 깊숙하게 들여다 보는 그런 블로그가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무척이나 무더운 여름입니다. 더위를 잘 이겨내야 가을겨울도 잘 이겨냅니다. 

힘내시고, 얼마안남은 여름 멋지게 잘 채워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