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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요리/가을중턱

가을에 너무 맛있는, 햇팥밥~

가을에 챙겨먹으면 너무좋은 햇팥밥입니다.

팥은 6월초순경에 심어 10월초중순경즈음 수확합니다. 보통은 서리가 내리기전에 수확합니다.

그러니 지금이 한창 수확철입니다. 장터에 가니 햇팥을 팔기시작했습니다. 하여, 한아름사와 밥에 넣어 먹고 있습니다. 

처음 장터에서 햇팥을 만났을때는 얼룩덜룩해서 저게 뭔고하면서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그건, 팥이 붉다고만 단정지어서 얼룩덜룩하다는 것 그 자체가 이상했기때문입니다. 


헌데, 토종식재료들을 하나씩 배워가다보니 내가 아는 식재료에 대해 고정시키고 단정시키는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가를 알게되었습니다. 수천,수만가지의 곡물을 키워 재배했던 땅인데 한가지색으로 곡물을 단정시키는 것 그 자체가 무모하고 어리석은일이였습니다. 여러가지색과 모양의 토종식재료들을 배워가면서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식재료가 많이 재배되어왔는지를 알게되었고, 그 다양성에 놀라고, 지금의 단일화된 재배풍토에 가슴치며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장터에서 수확철마다 만나는 소중한 토종곡물들이 참으로 반갑습니다. 다양한 색감에 반하고, 찰진 이름에 반합니다. 이름만 불러도 어쩜 그리 친근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토종곡물은 소중하다는 당위성만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기간 우리민족구성원들이 땅을 일구며 땀을 바치며 가꾸어온 노동이 고스란히 이름에 묻어서 부르기만해도 내살이 되고 내이름이 되는듯이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날은 이런 어여쁜 곡물들과 하나씩 친근해지는 계절이 아닌가싶습니다. 가을장터에서 눈부릅뜨고 잘 찾아내시길.  



▲얼마전, 산행들머리에서 햇팥을 만났습니다. 꼬투리는 10센치정도 길이입니다. 동부콩 꼬투리가 20여센치쯤 됩니다. 

꼬투리길이랑 모양새와 친근해져도 햇곡물을 잘 챙길수 있습니다. 특히나 꼬투리째 판매하는 곡물들은 수입산이 없으니 더더욱 믿음직하고 대부분 밥에 넣어먹는 용으로 판매합니다. 꼬투리째 사다 가을밥에 하나씩 넣어먹으면서 곡물의 소중함도 배우고, 한가지색으로 단정짓는 곡물들에서 벗어나보면 좋을듯 합니다. 




▲햇팥입니다. 장터에서 꼬투리째 팔기도 하지만, 이렇게 알갱이를 하나씩 빼놓아 판매도 합니다. 제철찾기 처음여정이 시작되었을때는 이것이 뭔고하면서 이상하네하고 지나쳤었습니다. 이제는 만나기만하면 덥썩 사옵니다. 

재팥과 붉은팥인데요. 오동통하게 생겼죠? 아직 말려지지않아서 그러한 건데요. 그래서 불리지않고 바로 밥에 넣어먹으면 너무 좋습니다. (한바구니에 5000원.) 


요즘 돌솥밥을 해먹고 있으니 거기에 툭하고 넣었습니다. 오잉? 너무 맛있습니다. 

포슬포슬달큰하니 톡톡 팍팍 터지며 퍼지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거기다가 모양도 너무 어여쁩니다


제눈에만 그런거 아니죠? 어찌나 어여쁜지. 보기만해도 미소가 한가득이 됩니다. 거기다가 정말 맛있습니다. 

지집밥이 다양한 곡물을 수굴수굴 넣는지라 워낙 잡스럽지만, 그중 단연 돋보이게 맛있는 밥이 아마 '팥밥'이 아닐까싶습니다. 물론, 여러 햇콩들도 죄다 맛있었지만 유난히 햇팥이 밥과 어울어짐이 너무 좋습니다. 


팥을 죽이나 여러 제과제빵에 넣어먹는 것도 좋지만, 밥에 넣어먹는건 정말 끝내줍니다.  

특히나 햇팥을 넣어 먹는 밥은 일단 불릴필요가 없다는 점이 너무 좋고, 쌀과 어울어지는 팥의 맛이 상당히 좋아 밥맛이 쑥 올라갑니다. 가을장터에 가신다면, 꼭! 놓치지말고 한바구니 사다 가을밥에 차곡차곡 넣어 맛나게 챙겨보시랏!



얼마전 직거래장터에서도 꼬투리째 팔기 시작하더이다. 꼬투리가 10센치정도 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엄지검지를 벌리면 딱 그정도 길이입니다. 알갱이를 까놓고 판다면 색깔은 붉은색도 있지만, 재빛(회색빛)도 있어요. 


밥에 넣으면 샤르록 녹는맛에 고소함이 한가득입니다. 


▲구글이미지에서 가져옴


꼬투리째 판매하는 건 양에 따라 3000원에서 5000원정도하고, 알갱이를 까놓은건 5000원정도 해요. 

사가지고 오면 깨끗하게 씻어준후 보관팩에 담고 바로 냉동하세요! 말리지않은것이라 상온이나 냉장보관하면 싹이나와요. 냉동해서 오래두지말고 가을밥에 차곡차곡 넣어 맛나게 챙겨드시옵소서~~~강추합니다. 



냉동보관했다가 꺼내, 불려둔쌀을 돌솥에 안치면서 위에 올려주기만하면 되요. 밭물 부어주고 밥을 하면, 알록달록한 팥이 보라빛을 머금고 윤기흐르며 햇팥밥이 완성됩니다. 



오늘밥에는 유난히 노란색이 눈에 띄죠? 찰기장과 노란차조를 듬뿍넣어 그렇답니다. 

유난히 햇팥밥이 맛있었던건, 찰기있는 곡물과 밥을 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팥이 찰진것과 엄청 잘 어울리거든요. 


가을장터에서 꼭! 챙겨서 가을밥에 잘 채워넣으시길 바랍니다. 

가을제철의 맛은 '밥'입니다. 한해 농사지어 수확하는 가을철에 가장 즐기고 사랑해야 하는 맛은 밥맛입니다. 햇곡물들 하나씩 하나씩 담아내며 더더더 잡스러워지고 더 수굴수굴 우굴우굴대는 밥으로 만들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밥을 가을철에는 가장 사랑하고 아껴가길 바랍니다.  



가을제철밥상은 잡곡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라 여깁니다. 먼곳에서 찾지마시고 밥에 한가득 담아 소박하고 투박하지만 든든함이 한가득 안겨오는 밥에서 가을맛을 채우시길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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