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오는 시기에, 챙겨먹으면 좋은 팥죽입니다.
겨울에 뜨끈하게 챙겨먹으면 좋았는데, 여차저차해서 그러하지 못하다 겨울갈무리겸, 봄마중겸 해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날이 추울때 챙겨먹으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호호 불어가며 든든하게 챙겨먹기에 아주 좋기때문입니다.
그간 먹어왔던 토종팥 몽땅 꺼내 삶아서 휘리릭 갈아 끓였습니다. 간단하게, 쌀이나 새알심없이 팥만으로 끓였습니다.
거기에, 앙금을 거르지않고 거칠게 껍질까지 갈아 팥맛 제대로 맛보게 했습니다.
팥죽은 보통 '동지'에 끓여먹으며 한해마무리겸 새해맞이겸해서 먹곤합니다. 제철찾기과정에서는 겨울철별미음식으로 종종 챙겨먹으면 좋지않을까싶습니다. 팥도 수입산이 대거 들어오는지라 가을에 수확한 것을 구입해 겨울나기용으로 알뜰하게 챙겨먹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또, 팥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니 빨간색만 있는것이 아니라 흰색부터 알록달록한 것, 잿빚 등등 다양하게 많은데다가 모양도 특색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팥에 대한편견도 버리게되었고 팥에 대한 남다른 사랑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장터에서 알록달록하면서 낯설어보이는(붉은색이 아닌)팥을 보면 눈여겨보면서 구입도 아름아름해가며 어떻게든 친숙해지려고 그간 노력해왔습니다. 작년에도 아름아름 구입해 밥에 꾸준히 넣어먹는것부터 해왔습니다.
그렇다고 겨울밥상에 특별한 무언가를 주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지만큼은 자꾸 충전되고 있습니다.
기본은 밥에 꾸준히 넣어먹으면서 '토종팥'과 친숙해지는 것이고, 겨울나기에 '팥'으로된 요리를 안정적으로 먹을수 있는 것을 마련하는 건데, 팥죽이 제일 만만한듯 하고, 원래는 '팥떡'을 해먹는것으로 고민을 했었는데.. 잘 안되었어요.
마침, 봄이 오는 길목이 추우니깐 집에 있던 팥 꺼내 만들어 뜨끈하게 충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는 팥죽보다 붉은빛이 좀 적죠?
개골팥과 잿빛팥을 넣어서 그렇습니다. 붉은밭으로는 '이팥'을 넣기는 했는데 붉은색을 짙게 내기에는 1/3분량이라 어려웠던 듯싶네요. 그간 소개를 쭈욱 해왔지만, 잠깐 소개할께요.
▲ 순서대로 '개골팥', '이팥', '잿빛팥'이여요. 가운데 이팥은 붉지만 모양새가 상당히 작아요. 그걸 보여줄려고 일반붉은팥을 앞에 두고 찍었어요(두번째 사진)
어때요? 보통 만나왔던 팥과 많이 낯설죠? 그런데, 가을에 장터에 나가면 정말 알록달록한 팥을 많이 팔아요. 겉보기에는 콩같아보이는데 자세히보면 콩?에 하얀줄이 일자로 그어져있어요. 팥인거여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눈여겨보다가 제손에 들어오게된 팥들입니다. 그리 멀지않은곳에서 손만뻗으면 그래도 만날수 있었는데.. 모르니깐 여짓껏 팥에 대해 고정관념만 강하게 자리잡았던듯싶어요. 새삼, 우리잡곡이 얼마나 풍성한 종류를 가지고있는지 배웠고 그 풍성한 종류가 땅을 비옥하게 하고 식재료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힘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왜냐면, 단일품종으로 키워내는 풍토는 땅도 금새 망가지고 맛도 획일화되어 좋지않기때문입니다.
어쨋든, 이름도 이쁘고 모양새도 각각 다른걸 보니 더 사랑스럽더라구요. 그죠?
팥죽색은 조금 연해도, 개성넘치는 토종팥으로 만들어서 제게는 더 맛있는 팥죽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찹쌀가루나, 찹쌀, 또는 새알심이 들어간 팥죽을 좋아하질 않아서..또, 게을러서 안넣었어요.
원래, 팥은 찹쌀과 찰떡궁합이여요. 찹쌀가루 약간넣어 걸쭉하게 만들거나, 새알심을 만들어서 동동 띄어먹으면 더 좋아요.
이건 취향따라 만들어 먹으면 될듯하구요.
중요한건, 가을에 수확하는 다양한 팥과 친해지고 겨울나기부터 봄마중까지 잘 챙겨먹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싶습니다.
팥죽
재료: 개골팥1컵, 이팥1컵, 잿빛팥1컵
팥죽은요,
팥을 푹 삶아준후 체에 껍질은 걸러내고 윗물을 떠서 냄비에 담아 쌀(또는 쌀가루)을 넣고 끓여주다 쌀이 퍼지면 나머지아랫물(앙금)과 새알심을 넣고 끓여 새알심이 떠오르면 완성입니다.
저는 편리하게 만들었습니다. 팥 푹삶고 휘리릭 껍질째 갈아 한소끔 끓여주면 끝!
쌀도 넣고 새알심도 넣어 포만감을 주면 더 좋을듯 합니다. (제가 귀찮아서 안한거니깐요.)
새알심을 만들때는 찹쌀가루 적당량에 소금 약간 넣고 익반죽(뜨거운물로 반죽)해서 엄지손톱만하게 만들어 주면됩니다.
반죽을 오래치대면 쫄깃한 식감이 나오니깐 이왕 만드는 거 신경더쓰면 좋겠지요?
앗! 주의사항이요. 붉은팥은 사포닌이 많아 배앓이(설사)를 할수가 있어요.
삶을때 처음 삶은물은 버리고 새물넣고 푹삶아줍니다!!!
또, 팥은 잡곡중 가장 단단하기로 유명합니다. 일단 시간이 나면, 넉넉하게 불려줍니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불려지지는 않지만 삶을때 시간을 단축할수는 있습니다. 참조~
팥을 3종류를 선택하다보니, 각각의 팥 익는속도가 다를듯하여 따로 각각 담아 삶아주었습니다. 미리 불려놓지를 못해 삶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습니다. 팥죽용 팥삶기는 팥알이 터질정도로 폭 삶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통팥을 고명으로 사용코자 할때는 터지기 직접까지 삶아야 하고요. 앙금으로 사용할때는 팥껍질이 거의 터질정도로 삶아야 됩니다. 참조.
각각의 냄비에 1컵씩 담고 푹~~ 삶아줍니다.
불려주지않았던터라 물을 많이 먹습니다. 넉넉하게 부어 끓여줍니다.
'이팥'만 한번 삶아 첫물은 버려 체에 거르고 다시 삶아 팥껍질이 살짝 터질때까지 삶았습니다.
나머지 팥은 푹 삶다가 껍질터질때까지 삶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삶은물 그대로 냄비째 부어 볼에 담고 핸드믹서기로 휘리릭~ 갈아줍니다.
껍질째 갈아내는 것이라 곱게 갈았습니다.
뜨거울때 갈아주면 바로 먹어도 되구요. 식혀서 갈아주었다면 (되직함의 농도따라) 물 적당량 넣고 한소끔만 끓여내면 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새알심도 안넣고 해서 고명으로 만만한 '잣'을 꺼내 힘껏! 모양내봤습니다~~ㅎ
잣꽃이 이쁘게 피었죠? (제음식이 다 투박한거 아시죠? 이정도면 엄청 꾸민겁니다~)
호호 불어가면서 뜨끈하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입가득 안겨오는 팥의 포슬포슬한 맛이 너무 좋습니다.
소금약간만 넣으면 팥단맛을 그대로 느낄수 있고요. 달달한 맛을 강하게 느끼고프다면 설탕을 넣고 먹으면 됩니다.
그대신, 죽은 소금은 미리 다 넣고 끓이면 안되요 (삭는다는 표현인데요. 죽이 걸쭉해야 하는데 물이 올라요 상당히 묽어져요.)
그러니 먹을때 취향껏! 간해서 먹으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팥의 포슬포슬한 맛을 상당히 사랑합니다. 그맛이 한가득이라서 마냥 행복했습니다.
푹삶고 갈아주기만 하면 되는거니깐 조리법으로 치면 무진장 간단합니다.
팥만 집에 있다면 간단하게 끓여 챙겨먹으면 좋을듯 합니다. 넉넉하게 끓여 한번은 소금간으로 한번은 달콤하게 이렇게 챙겨도 좋을듯 하구요. 단, 설탕은 팥의 영양을 흡수하는데 방해하기는 해요. 알고는 먹어야겠죠?
꽃샘추위는 봄을 시샘하는 추위인데, 정말 너무 춥습니다. 제가 있는동네는 영하5도니깐 체감온드는 영하7-8도는 훌쩍 뛰어넘습니다.(이거 겨울아닌가요?) 아무튼, 오늘이후로 누그러든다고 하니 멋진봄이 다소곳하게 나타나줄까..그리 상상하며 오늘 하루도 거뜬하게 이겨봐야겠습니다.
봄은 이렇게 찾아와야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봄이 진입하면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될것이라니 이리 어렵게 찾아온 '봄'이 금새 달아날까..걱정도 해봅니다. (봄작물 수확이 한창일때(4-5월)에는 가뭄도 찾아온다고 하고.. )
이렇게 어렵게 찾아오고 금새 사라지는 '봄' 더 사랑해주어야 할듯합니다. 우리 꽃샘추위 잘 이겨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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