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꼭 챙겨먹어야 하는 별미, 호박범벅입니다.
'범벅'은 죽의 한 형태인데요. 보통 미음, 죽, 범벅으로 있는데, 미음은 가장 묽고, 죽은 퍼진농도이고, 범벅은 좀더 되직한 농도에 여러가지를 결합한 것입니다. 별미로 챙긴다면, 범벅이 좋을듯합니다.
주로 감자범벅, 옥수수범벅, 호박범벅등 이있습니다. 감자와 옥수수는 여름이 제철이니 그때 챙겨먹으면 좋을듯 하고, 호박은 가을중턱이나 되야 충분히 익어(늙어)가니 이맘때 챙기면 별미계절음식으로 아주 좋을듯 합니다.
특히나 호박범벅이 별미음식으로 좋은 까닭은 여름가을 수확한 포슬포슬한 콩과 가을견과류등을 듬뿍 넣어 먹을수 있기때문입니다. 호박은 여름부터 가을중턱까지 애호박(여린호박)으로 든든한 찬이 되어주고 가을중턱부터는 노랗고 달큰하게 단단하게 익어 듬직한 늦가을부터 겨우내 식재료가 되어줍니다. 참으로 복스런 식재료입니다.
한덩이를 사오기가 여간 부담스러운데, 집앞 가까운데서 호박농사를 지으시는분들이 꽤나 있어서 어렵지않게 1통 짊어지고 왔습니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3천원에서 1만원까지 하더이다. 중간이상 크기로 7천원에 사왔습니다.
이맘때 사다 보관만 잘하면 겨우내 먹을수 있으니, 델꼬오는데 문제가 없다면 조금 넉넉히 사두셔도 무방할듯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범벅'은 죽의 한 형태라 곡물가루가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곡물가루없이 오로지 호박만으로 끓였습니다. 되직함도 좋고 부드러움도 좋고, 차진맛도 좋던데요? 굳이 곡물가루(찹쌀가루)가 들어가야할 이유를 못찾아 호박만으로 끓였습니다. 그랬더니 식어도 찐득해지지않고 부드럽고 방금한 죽처럼 부드럽고 너무 맛있습니다.
거기다가, 호박에 수분없이 찌듯이 익혔어요. 물 안넣어도 호박수분이 바특하게 올라와 잘 쪄 지던데요?
여하튼, 물넣고 호박을 삶으셨다면 되직함이 필요하니 찹쌀가루 푼 물을 쪼로록 따라내면서 저어주면 될듯하구요.
찹쌀가루없이 오로지 호박맛을 즐기고자 한다면 저처럼 한번 따라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찹쌀가루 없는게 깔끔하니 월등히 맛있습니다.
또, 곡물가루가 안들어갔으니 부담없이 먹기에도 아주 좋더라구요. 당연히 가을콩이 듬뿍 들어가서 더 맘에 쏙 듭니다.
요번에는 밤도 넣고 대추도 넣어봤습니다. 으앙~~ 쓰러지는 맛입니다.
호박은 손질도 만만치않기는 합니다만, 손질만 끝내면 내어주는 별미가 너무 기특하니깐요. 눈딱감고 후딱 해치우세요!
이번에는 절반은 죽으로 끓이고 절반은 채썰어 보관했습니다. 채썰어 놓으니 보관하기도 너무 좋고, 냉장보관했다가 전부쳐먹어도 너무 좋을듯 해요. 당연히 조만간 소개할낍니다.
울타리콩과 팥, 강낭콩을 듬뿍 넣어 포슬포슬함이 부드러운 호박사이로 파근파근 터집니다.
여기에 더 파근하고 달큰한 밤에, 달큰한 대추까정 곁들여져서 환상적입니다.
뜨끈하게 먹어도, 식은후에 먹어도 식감차이가 전혀없고 마냥 부드럽습니다.
늙은호박 1덩이를 구입했다면, 꼭 챙겨드시라고 강력 추천합니다.
호박범벅
재료: 늙은호박1/2개(지름 30센치는 되는듯) ,햇팥1컵, 햇울타리콩1컵, 삶은밤 10알, 햇대추8개
콩삶기: 소금1/2작은술, 비정제설탕1큰술
범벅양념: 소금1큰술,비정제설탕2큰술
※호박범벅은요,
늙은호박을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은후 푹 삶아주다가 여러가지 콩과 밤 등을 넣고 뻑뻑하게 끓여준 것입니다. (보통은 마지막에 되직해지라고 찹쌀가루푼 물을 부어 끓여주곤 합니다.)
㈎ 호박 손질 및 보관
㉠ 호박은 먼저 반을 쪼갠후 씨를 빼냅니다.
- 줄기가 있는 쪽이 호박두께가 두꺼우므로 반대쪽으로 뒤집어 썰어내면 조금더 수월합니다.
- 씨가 있던 부위는 너무 박박 긁지말고 씨만 설설 긁어냅니다.
(요부위가 수분이 많아 물없이도 충분히 삶아지게 합니다 참조)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후 감자깍는칼과 일반 칼을 사용해 껍질을 벗겨냅니다.
-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후 안쪽 씨가 있었던 부위를 잘라내고 껍질을 벗기면 미끄럽지않아 조금더 수월합니다.
- 이렇게 씨쪽부위를 잘라낸 것들은 몽땅 냄비에 담아줍니다.
㉢ 껍질을 다 벗겼으면, 퉁퉁 작으마한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습니다.
※ 호박을 물없이 삶을수 있는 비법은 호박안쪽부위를 몽땅 썰어서 넣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은 절반을 채칼을 이용해 채썰어 냉동 또는 냉장보관하면 됩니다.
㈏ 부재료 준비
-호박을 삶는동안 준비하면 됩니다.
㉠ 콩은 햇콩으로 준비하면 더 수월합니다.
- 콩이 나오는 시기별로 햇콩을 구입해 냉동했다 꺼내 사용하면 바로 삶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 말린 콩일경우에는 충분히 불려준후 삶아주면 됩니다.
- 포슬포슬한 맛이 좋은 콩이 잘 어울립니다. (울타리콩, 강낭콩, 동부콩, 팥 등이 좋습니다.)
㉡ 밤은 삶아서 껍질을 벗겨놓으면 맨 마지막에 넣으면 됩니다.
- 생밤일 경우에는 콩 삶을때 같이 넣고 삶아주면 됩니다.
㉢ 대추는 씨빼내고 돌돌 말아 얇게 썰어 준비합니다.
㈐ 호박 삶기
㉠ 호박담은 냄비를 중약불에서 뚜껑덮고 푹 익혀줍니다.
㉡ 자박자박 호박물이 나오면서 물러집니다. 그때까지 그대로 두고 삶습니다.
㉢ 푹 익었다 싶으면, 주걱이나 수저, 국자로 으깨줍니다.
- 핸드믹서기로 휘릭 갈아주어도 됩니다.
㈑ 섞어 끓이기
- 으깬 호박 삶은 것에 삶은콩, 밤, 대추를 넣고 빡빡하게 끓여주면 끝!
- 퍽퍽 소리가 날때까지 끓여주면 됩니다.
※ 혹여, 호박삶는데 불안하다여긴다면, 물 반컵 또는 한컵정도를 부어주어 삶으면 되고,
마지막 부재료 넣을때쯤 찹쌀가루푼 물을 넣고 농도를 잡아주어도 됩니다.
호박손질
늙은호박은 골이 깊을수록, 분이 많을수록 더 맛있다고 해요.
저는 크기를 중심에 두고 구입하는터라(집에 가져갈수 있는 무게인가 아닌가가 중요하거든요^^,)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큰덩어리로 일단 사왔습니다.
먼저, 꼭지가 있는 쪽은 호박살점이 상당히 두껍기때문에 뒤집어 칼을 넣어 반쪽을 가른후 나머지 반쪽도 갈라주고
양손으로 쥐고 쫙 벌려주었습니다. 잘 익었습니다.
씨부터 빼냈습니다. 호박씨는 요로코롬 늙은호박을 통해 얻은 것으로 챙겨드세요! 수입호박씨는 어떻게 키워져 손질하는지가 불투명한데다가 견과류라 유통보관상태도 불안합니다. 조금 까다롭고 번거로와도 늙은호박이 내어주는 양만큼 알뜰하게 먹으면 그만이다 여기면 좋을듯 합니다.
씨는 너무 박박 긁어내지 말고 씨만 살살 걷어낸다는 느낌으로만 빼내세요! 미끄덩거리는 씨부위가 물없이 호박을 삶게해주는 터라 그러합니다.
씨를 적당히 덜어냈으면, 적당한 크기로 썰어냅니다.
그리고, 감자깍는칼과 일반칼을 이용해 껍질을 벗겨내주고 잘잘하게 썰어줍니다.
절반 남은 호박은 씨부위만 퉁 썰어서 냄비에 다 담아주세요!
호박 삶기
냄비에 담고 뚜껑덮어 푹 삶습니다.
혹시나 물을 안넣어서 어찌되려나 하고 눈여겨봤건만, 자박자박 흥건히 호박물이 나오더이다.
앗싸! 하고 푹 삶아준후 물러졌다 싶을때쯤 주걱으로 으깨주었습니다.
아주 잘 으깨지더이다. 조금 몽글몽글한 것들도 있는데, 먹어보니 식감이 나쁘지않습니다. 그대로 두어도 될듯하구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핸드믹서기로 한번 갈아주면 되겠습니다.
부재료 준비
호박 삶는동안, 콩을 삶습니다.
냉동실에 얼려둔것이라 물에 한번 휑궈준후 냄비에 담고 소금1/2작은술, 비정제설탕1큰술, 물 적당량을 넣고 삶아주었습니다. 파근한 맛이 날때까지 삶아주면 됩니다.
햇콩들은 나오는 시기마다 장터에서 아름아름 사다 냉동보관하면 쓰임새가 아주 좋습니다. 불려서 사용하지않고 바로 밥할때 넣어도 좋고 요로코롬 범벅으로 만들때도 요긴합니다.
햇팥, 햇울타리콩, 햇강낭콩입니다. 햇콩은 가을밥할때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상당량을 털었습니다.
밤은 요즘 간간히 사다 먹고 있는데요. 그때마다 절반은 폭 삶아서 먹고 절반은 조금 덜 삶을때 꺼내 껍질 벗겨놓고 냉장보관했다가 두루두루 음식에 활용하려고 하던터라, 오늘은 삶아진 밤을 꺼내 퉁퉁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기만 했습니다.
깐밤을 사다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콩삶을때 삶아주면 될듯하여이다.
호박 보관
남은 절반의 호박은 씨부위는 이미 썰어서 삶는데에 다 넣었고 남은건, 채칼을 이용해 몽땅 채썰었습니다.
요로코롬 채를 썰어두면, 보관이 수월합니다. 부피가 줄어들어 아주 좋습니다.
거기다가 이렇게 냉동보관하면 그대로 꺼내 죽끓이기에도 수월하고, 냉장보관해 부침개를 해먹어도 아주 좋습니다.
호박씨는 깨끗하게 씻은후에 채반에 널어 말리면 됩니다. 대추는 늦게 생각나 얼렁 씨빼고 돌돌말아 곱게 채썰었습니다.
부재료 섞어 바짝 끓이기
잘 삶아 으깬 호박에 삶은콩, 밤, 대추를 넣고 퍽퍽 소리가 날때까지 빡빡하게 끓여주면 끝!
소금과 설탕은 취향따라 적절하게 넣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찹쌀가루를 넣지않았기에 눌러붙지도 않습니다. 뻑뻑해질때까지 대충 주걱으로 긁어주면 됩니다.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정말 호박범벅은 너무 보약같이 귀하고 너무 맛있습니다.
부드러운 호박살점이 한가득한데 그 사이로 달큰한 대추가 파근파근한 콩과 밤이 너무 맛있습니다.
호박은 우리민족이 정말 사랑하는 식재료일수밖에 없습니다. 여름부터 어린호박(애호박)으로 가을중턱까지 내어주다가 잎도 챙겨먹게 해주고 가을중턱부터는 알차게 단단하게 달큰하게 익어 요로코롬 맛난 별미도 주고 덤으로 고소한 씨앗까지 내어주니 정말 보배입니다.
또, 갈무리해놓았던 말린호박(호박고지)은 든든한 겨울찬거리도 되어주니 정말 너무 기특한 식재료입니다.
한입 한입 너무 맛있어서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찹쌀가루도 안들어가서 호박자체맛을 한껏 즐길수 있어서 더욱 맘에 쏙 듭니다.
그리고, 대추는 사실 생각치 못했다가 고명으로만 쓰려고 했는데, 넣어 끓이니 달큰한맛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꼭! 챙겨서 넣어드세요!
호박범벅은 늦가을별미로, 잘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늙은호박을 챙겨먹는다는 차원에서도 좋지만, 여러 가을콩과 견과류와 햇대추까지 곁들여 먹는 차원에서도 상당히 알차고 든든한 늦가을별미가 아닐까싶습니다.
한해 결실인 늙은호박 1덩이 델꼬와서, 요로코롬 맛난 늦가을별미 꼭! 잘 챙기소서~~
안챙기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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