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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초봄

딸기청으로 맛냈어요, 봄동겉절이와 유채나물~

작년에 담근 딸기청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초봄식재료들에 넣고 맛을 내봤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고 맛있습니다. 


딸기청은 사실 제겐 보기만해도 아픈..그런 양념중 하나랍니다.

그 연유는 딸기가 제철을 잃은 대표과일이기때문이고, 또 하나는 작년에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기전에 마지막으로 먹고싶어했고 챙겨 드렸습니다. 결국은 한알을 맛있게 드시고는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르고..아버님이 남긴 딸기를..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청으로 담갔습니다. 

그래서 딸기는 제철을 잃어버린 것만으로도 아픔인데..개인적 사연까지 겹쳐서.. 익은지가 한창이 지났는데도..꺼내지도 못해봤답니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담담하게 맛볼수있을듯하여 꺼내보았습니다. 


딸기는 철모르는 대마왕입니다. 이제 맛볼수없는 계절이 없는듯합니다. 계절을 넘나들게되면 그만큼 손실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지않으니 마냥 맛있게만 먹습니다.거기다가 제철이 겨울인줄로 알고 있기도 합니다.  철을 잃어버린 딸기인데..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마주하며 유혹에 안넘어가기도 참 힘들기는 합니다. 너무 어여쁜 얼굴로 유혹하니깐요


그래도, 딸기는 봄날볕을 잔뜩받고 4월말 5월초에 맛보는 것이 가장 맛있답니다. 제철딸기는 봄입니다. 봄에 맛보는 딸기가 딸기의 제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철을 잃은건 제맛을 잃은 것입니다. 제맛을 잃은건 그 식재료의 값어치를 잃은 것이니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은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철잃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잃은것인지를 통탄해하지않습니다. 


제철찾아삼만리 여정을 하면서, 저는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제철을 잃은 것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값어치를 빼앗아갔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은 우리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그로인해 우리들도 '맛'을 잃었다는 사실을...

먹을것이 지천에 널려 철없이 풍성하게 나오는것이 복인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였습니다. 

철을 잃은 것은 식재료의 본성을 잃어버린것이고, 식감과 맛, 영양까지 일그러뜨리고 망가뜨렸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식재료의 귀중함도 모르게 되고 당연히 키워내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사람냄새나는 먹거리가 아니라 돈냄새 펄펄나는 먹거리로 변질되었습니다. 


딸기, 제철을 되찾고 봄볕으로 가득채워진 영양과 맛을 봄에 맘껏! 맛보며 즐기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이것은 청을 담근지 1년이 아직 안된것입니다. 

청을 만들려면 건지는 3개월후에 건져놔야하는데..저는 걍 두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건져두었습니다. 

건지는 따로 놔두었다가 여러가지로 응용할 예정입니다. 보통은 떡에 많이 넣습니다. 딸기청건지는 생각보다 쫀득하고 단단해서 ..어디에 넣어 먹을꼬...하고 고민중입니다.  

향이 참 좋습니다. 상당히 진하고 맛도 너무 좋습니다. 이번에 초봄 식재료에 넣고 양념을 하니 그 풍미가 엄청 좋습니다. 

맛을 한층 좋게 해주는 듯합니다. 요런맛이..바로 별거아닌데 별거되는 특별함..입니다. 

 


작년에 담글때 찍은 사진입니다. 담근지 2-3일 안되었을때 사진입니다. 설탕이 막 녹는 시점에 찍었습니다. 

그때는 어찌나 색이 고운지..정말 눈이 황홀했답니다. 딸기과즙이 빨리나오라고 반갈라서 담갔거든요 그건 잘한듯싶어요

색깔을 1년이 지나니 진한붉은색으로 변했어요. 처음 담글때는 설탕맛과 딸기향이 그윽했다면, 1년이 다되가는 지금은 깊은 딸기맛이 가득 담겼어요 그것이 숙성되면 채워지는 맛인가봐요. 봄마다 봄딸기로 담가서 그 다음해에 이렇게 맛보는것이 참 좋네요.


제가 과일청은 여러가지로 담그고 맛보고 있는데요, 딸기청도 손꼽을만큼 맛이 너무 좋습니다. 

올봄에 도전해보실분들은 하시면 좋을듯합니다. 봄나물과 봄식재료들과 아주 잘 어울릴듯합니다. 

몇가지만 제가 요리해서 맛봤는데...아주 흡족합니다. 깜짝놀랄만큼 풍미가 좋습니다. 





직거래장터가 긴 겨울나기를 끝내고 대보름 즈음해서 개장을 했습니다. 어슬렁거리며 구경하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그 앞에서 너무 맘에는 봄동을 파시길래 덥썩 사왔습니다. 직거래장터가 열리면 그 주변에서 판매하시는 분인데..이분도 직접 재배해서 가져나옵니다. 그분이 파는 식재료들은 토종식재료도 꽤나 많이 판매해서 제가 눈여겨 보았던 분인데..이번에도 역시나 실망시키는 법없이, 노지봄동을 파시길래..엄청 좋아서 제가 기분좋게 덥썩 구입하였습니다. 


'봄동'은 겨울부터 초봄까지 제철입니다. 지금이 한창 제철입니다. 하지만, 워낙 하우스재배도 많은터라 노지에서 겨울을 이겨낸 튼튼한 제철 봄동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않더라구요. 그런데 막 뽑아오셨는지..정말 진한 초록빛깔이 너무 이쁘게 환하게 펼쳐진 모습을 보니 얼굴에 웃음 한가득 피게 되더이다. 

제철식재료는 자연의 힘으로 커온 식재료이기때문에 노지에서 자란것이 제철식재료입니다.



노지 봄동 구별법은, 잎이 전체적으로 진한 초록색을 하고있고, 겉잎이 거친듯한 느낌이 있고, 뒤집어 보면 뿌리부문이 잘린 단면이 넓다랍니다. 고소한 맛이 아주 좋답니다.

제철에는 하우스재배된 봄동 맛과 노지 봄동의 맛이 무엇인지 구별해내는것도 좋은 공부가 됩니다. 

그러면, 노지봄동맛이 왜 더 월등한지도 알게되고, 그것이 자연이 만들어주는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3월까지 제철이니, 남은 기간동안 봄동의 제맛! 찾아보시길 ...바래봅니다. 




유채나물은 주로 남쪽지방에서 많이 재배해서 나오는 겨울 및 초봄 식재료인데요,

봄동을 사니..맛보라고 덤으로 훅..넣어주셨습니다..ㅎ  쫌 줄기가 굵직했는데.. 담백하게 챙겨먹었습니다. ㅎ


봄동과 유채나물에 딸기청 살짝 넣는것으로 맛을 내보았는데..두가지다 너무 맛있어졌습니다. 

오잉?.. 이런 마법이 다있나..하는 생각이 들정도로..말입니다.

원래 과일청이 모나게 맛이 튀는 법이 없는데..딸기청은 조금 더 풍미가 좋은듯싶네요..

다가오는 봄이 무르익을때쯤 딸기로 과일청 담가 내년에 한번 그 풍미를 배워보시는 것도 아주 좋을듯합니다. 






꼬소 꼬소하게 정말 맛나요~

노지 봄동 겉절이


재료: 봄동2개 (작은 것)

양념: 국간장(조선간장)1과1/2큰술, 고춧가루1과1/2큰술, 딸기청1큰술,다진마늘1작은술, 통깨약간 


봄동은 씻어서 맨것으로 맛을 보세요! 정말 고소하답니다. 고소함이 진할수록 겨울을 잘이겨낸 봄동이랍니다.손질법은 펼쳐진 봄동을 손아귀로 잡아쥔 후 작은칼로 뿌리부분을 도려냅니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이때! 봄동은 줄기(뿌리쪽)부분을 손으로 잘 문질러 씻어줍니다. 

물로 헹구기만 하면 안됩니다. 줄기(뿌리쪽)부분이 가장 지져분하기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문질러 씻어줘야 합니다.


다 씻었으면 물기빼고 적당하게 썰어줍니다. 저는 일일이 반갈라주었습니다. 

그리고 국간장(조선간장)1과1/2큰술을 넣고 뒤적거리며 버무려줍니다. 



고춧가루1과1/2큰술도 넣고 딸기청1큰술넣고 다진마늘1작은술 넣고 살살 잘 버무려준후 통깨뿌려 마무리~

양념이 아주 단조로운데..엄청 맛있습니다. ㅎ 





유채나물


재료: 데친유채나물 크게1과1/2줌 

양념: 된장1큰술, 고추장1/2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딸기청1큰술, 들기름1큰술,다진대파약간, 통깨약간 


유채는 딱히 손질한것이 없어요,

팔팔 끓는 물에 소금약간 넣고 데쳐줍니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 놓습니다. 



먹기좋게 썰었습니다. 

여린 유채가 아니라서 줄기도 상당히 굵직해서 굵은것은 반갈라주었구요, 길이도 꽤 긴듯하여 적당하게 썰어주었습니다.

양념은 된장과 고추장을 넣었구요, 딸기청과 들기름으로 맛을 냈어요. 

된장반큰술만 넣었다가 너무 슴슴해서 반큰술 더 넣고, 고추장반큰술, 다진마늘1작은술 넣고



딸기청1큰술, 들기름1큰술을 넣어 단맛과 고소한맛을 내었어요

다진대파와 통깨로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저녁밥상에 오랐는데, 너무 맛있는 초봄밥상이 되었답니다. 

간단하게 준비할수있었던 것도 맘에 들고, 

단순한 양념인데, 이토록 맛있게, 흡족하게 해주니 소박한 밥상인데 푸짐하게 느껴지는 밥상이였습니다. 


꼬순맛이 일품인 봄동의 식감이 살아있어서 더 맛있었구, 

딸기청의 풍미가 입안가득 넘쳐서 더 맛있었습니다. 



얼떨결에 얻은 유채나물인데, 담백한 맛에 맛나게 먹었습니다. 

딸기청을 살짝 넣어준것이 또 별거아닌데..맛있게 해주었습니다. 입에 감기는 들기름의 맛도 좋았구요.



워낙, 묵나물로 겨울나기를 했더니..그런걸까여?

왜이리 맛난겐지..ㅎㅎ 초봄식재료가 노지에서 잘 자라서 풍성하게 나오는 시기입니다. 

별거아닌 딸기청으로 그덕에, 맛있는 저녁밥상을 차렸습니다. 


사실, 제철식재료에는 특별한 양념이 필요치는 않답니다. 그 자체가 '맛'이기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딸기청 하나 들고..이렇게 맛있다고 요란하게 떠듭니다. ㅎㅎㅎ 


이웃님들에게도 봄날은 봄식재료의 제맛, 제철의 힘! 그것이 무엇인지 더 많이 배우고 채우는 그런날들이 되길..바래봅니다.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수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먹을것인가'의 진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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