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이 읽히기 시작한다.
몇해전부터 책이 눈에 안들어와서..덮은지 꽤 오래되었다.
읽고싶은책이 없었던 것도 큰 이유이거니와, 요즘은 한창 식재료관련 서적만 읽게되다보니 딱히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다. 설령 내손에 들어온다 한들..어느날 보니 .. 건성 건성읽기가 버릇처럼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데에는 나이가 들었다는 핑계는 어울리지않는 비겁함 같다.
뭔가가 배우고 싶거나 알고 싶어지지 않은 그 시점이 아마..책과도 담을 쌓기 시작한때가 아닌가..
물론 책을 아예 안읽은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읽었는지는 사실 말하기 너무 힘들다.
그런데..요즘 책이 너무 보고싶고, 읽고 싶다. 궁금해진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맘이 얼만큼 나를 지배할지 모르나..궁금할때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 이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너무 바쁘다. 하루를 쪼개고 또 쪼개 책읽는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책만 펼치면..으찌나 잘자는지..에고..가끔은 눈을 뜨고도 조는 일까정... 이런이런.
그러함에도 감기는 눈꺼풀을 번쩍 뜨게하는 하나의 책이 내 가슴팍에 잔잔하게 물결치며 밀려 들어오기에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남기고자 글을 써본다.
나는 한글을 사랑한다.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한글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 이것이 나를 이책으로 이끌고 있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도대체, 왜? 그는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내려했을까?
그는 왜? 후대 우리들에게 한글을 건네 주려했을까?
그리고, 지금의 우리들은 정녕 한글로 우리들의 삶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지를 묻게 되었다.
* 구글 이미지 검색
혹여, 우리는 당위만으로 한글을 써야지라고만 생각했다면, 한글의 존재와 가치를 정말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사람이 우리말을 쓰는것 물런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이 쓰는 언어는 우리말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정말 너무 부끄럽다. 물론, 그누구도 부끄러워하지않는다. 그러나 영어를 모른다면,영어를 끼워넣지않는다면, 부끄러워한다. 참 이상하다.
나는 자주 한글의 문법과 받침..이런것이 참 헷갈리기도 하구.. 영어단어가 먼저 떠오르고 한글로 뭐지?라고 생각하는 내가 참 밉다.이미 일상생활에서는 영어로 통용되버린 언어들도 너무 많아서, 굳이 한글로 바꾸어 말하는 것, 생각하는것 자체가 안되는 듯하다.
이런 사정이 나를 자꾸 한글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 한글은 현재 애써 노력하지않으면 내 삶에 쓸수없는 글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있다. 온전하게 한글로 나를, 우리들삶을 표현하는 건..전적으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먹기> 여기에 주목하는 것외에 방법이 없는듯하다. 이 얼마나 통곡할만한 일인가?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쓸수없다니...
노력하지않으면 한글을 누릴수없다니? 이런 세종대왕이 대성통곡하고, 일제강점기 피땀흘려 한글을 지키고자했던 선열들이 무덤을 박차고 나올만한 일 아닌가?
나는 한글을 사랑하지만, 한글을 내삶속에서 온전하게 누리지못하며,
한글로 살며 사랑하며 지금까지 살았지만, 한글도 제대로 구사할줄 모르며 살아왔다.
무엇이 이리 만들었는지 우리는 반드시 돌아봐야한다.
그리고 늦지않았다.
한글로 나의삶을,우리들삶을,우리들 생활을, 그 모든것을 표현하는데 아낌없이 주저없이 사용되어야 한다.
*구글 이미지 검색, 이극로 청년시절 사진
이극로평전은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한청년이 한글창제이후 400여년동안 방치되어 있었다는 현실과 일제강점으로 우리말과 글이 사라지는 위기까지 봉착하면서, 그 누구보다 한글을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체계를 마련하고 우리글답게 갖추고자, 그리고 일제로부터 사라지는 우리글을 지키고자 했던 삶의 여정을 그린 책이다.
나는 한 청년이 <해야할일>을 찾았다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봤다.
같은 시절을 산 사람들이 다 그러하지않았기때문이다.
<해야할일>, <하고픈일>, <할수있는일>, 그것을 일치시켜가면서 그는 조국의 현실에 가장 절박하고 필요로하는일, 한글의 체계적인 정비,표준어법마련, 외래어표기, 사전편찬을 나라를 구하는 첫번째일이라며 모든 열정을 다받쳐 그 어려운 일을 해내었다. 그일을 결심하기 전까지 이 청년은 온몸으로 부딪히며 세계를 돌아다니며, 우리글과 말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절감했다.
19살이 되던해, 그는 무장하여 일제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여 만주로 떠난다. 그러면서 압록강 근처에서 밥을 먹는데, 고추장을 달라고 한말을 못알아 듣는 것을 보면서 소통이 되지않는 한글의 현실, 중구난방이 된 쓰임새를 보게된다.
또한, 가르치는것으로, 혹은 노동을 하며 학비를 벌면서 여러나라의 대학에서 공부를 하다 유명한 언어학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글은 있는데 사전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고민한다. 사전이 없다라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를 그리고 그는 굳건하게 다짐하게 된다. 고국으로 돌아가면 꼭 사전을 만들리라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갔다오면서 아일랜드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그들의 언어를 잃어버린것을 보고서 충격에 휩싸인다. 곧 고국도 자기말을 잃을 것이라는 그는 다짐한다. 자기말을 잃는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을.
그외에도 그에게 이러한 세계여러곳을 다닐수있는 기회가 여러번 주어졌다. 그는 아주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다. 그가 돈이 있어서 혹은 여행차 떠돌던 것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청년시기 20만리길을 걸어서도 돌아다녔을뿐만아니라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돌아다녔다. 그는 오로지 한가지만을 생각했다. 언어 우리언어를 반드시 정비하고 사전을 편찬하리라는 다짐말이다.
나는 이과정을 보면서, 나도 한가지만을 생각했다. 청년시기 그시기에 세상을 배우며 자신이 자신의 터전에서 해야할일, 하고픈일, 할수있는일을 절절하게 찾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 열악한 일제강점시기도 해냈는데. 지금의 우리청년들이 못할바가 뭐가 있겠는가 하고 말이다. 물론 현실은 그때보다 더 암울하고 비참할수있다. 그래도, 청년이기에 도전하고 꿈을 키워하며 자신이 할수있는일, 해야하는일, 하고픈일을 일치시켜가는 일만큼은 절대 버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마, 이것도 이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큰 감동중 하나이다. 비록 내삶이 그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청년들에게 던져주는 이야기는 참 많은듯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게 던져준 질문도 가볍지않다. '한글은 과연 나에게 무엇인지'를 무겁게, 뜨겁게 묻고 있기때문이다.
이극로는 조선어학회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였고, 최초의 한글사전을 편찬한 큰 공로가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해방이후 북으로 갔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업적을 남쪽?에서는 언급되는 것 조차 꺼려하며 슬그머니 빠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찾을수도없게 되었다. 이 얼마나 편협한 평가란 말인가? 그가 친일을 한것도 아니거늘, 또한 그 업적이 어디 숨길만한 것인가?
그가 한 업적은 한글창제 못지않은 중차대한 업적이다. 창제이후 400여년동안 무방비로 있었던 한글을 정비하고 문법과 표준법을 정비하고 사전을 편찬했다는 것은 한글의 새로운 도약과 시작을 열어준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업적이다.
창제이후 그 누구도 거들떠보며 다듬어주지않은 한글을, 더군다나 자신들의 통치를 수월하게 하기위해 없애려는 일제강점시기에 이것을 했다는 것은 전세계에 내놓아도 아깝지않은 자랑거리이며, 우리민족의 위대한 유산이다.
이 토대로 부터 한글을 더 연구되었고, 발전해왔고 오늘날 우리에게 온것이다.
창제하고 400여년동안 방치, 그리고 일제강점의 한글말살 그것이 그대로 되었다면, 우리에겐 한글은 지금처럼 존재하지않고 떠돌고만 있었을 것이다. 그 어딘가에.잊혀진 소리로 있던가...아니면 없어졌거나.. 이를 생각한다면, 이 업적은 결단코 가볍게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또한, 그 누구보다 자랑하고 아껴주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나 한글로 오늘도 살고있고 내일을 꿈꾸고 있는 당신이라면말이다.
사실, 책은 평전이니 딱딱하다. 산문처럼 술술 읽히지는 않는 책이다.
그런 책을 몇달을, 아니 몇년을 붙잡고 있었다. 나는 한글이 너무 좋다. 한글만큼 속이 시원하게 표현하는 말이 내겐 없기때문이다.살아있게 표현해줄수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이미지검색
몇해전 <뿌리깊은나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한글창제에 대해 가슴뜨겁게 느낀적이 있었다.
그 뜨거움은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다. 한글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그어떤 것도 없다. 그러함에도 우린 누리지 못하고 산다.그 아름다움을, 그 놀라움을 우린 생활속에서 마주하고 있지않다. 이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나는 내가 가끔씩 미워질때가,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나를 볼때이다. 밉다. 진짜 밉다.
이 아름다운 언어로 나를, 나의삶을 표현하고 말하고 생활하지 못한다는 건 비극이다.
얼마 있으면 한글날이 온다.
나는 묻는다.
진정 한글은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그리고 우린 그 아름답고,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그리고 위대한 언어, 한글을 삶속에 가슴벅차게 안고 살아가는지를.
그리고 우리는 답해야한다. 어떠한가를.
이것이 한글날 우리가 되짚어보고, 되뇌어보아야하는 무거운 질문이며
아니,숨쉬며 이땅을 살아가는동안, 우리는 이 무거운 질문에 끊임없이 답해야 한다.
왜? 이 한글을 가장 하찮게 여기는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니깐..
덧, 책소개보다 이극로라는 인물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오늘날 우리들에게 가치있게 존재해야하며,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해냈던 일은 국어사전이 더이상 편찬되지않는다는 오늘, 우리에게 더이상 필요없어진 '한글사전편찬' 그의미를 무겁게 묻고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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