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구정 설이 다가옵니다. 사실, 저는 새해라는 느낌도 감동도 전혀 없는 2016년입니다. 그만큼 마음이 늙었다는 징표일지도 모릅니다. 새삼스럽지가 않은겁니다. 무언가에 설렘도 뜨거움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지요. 그래서, 무덤덤하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거 같아요. 이웃님들에게는 어떤 새해인지 모르겠네요. 그 어떤 소박한 꿈들을 담아내셨는지.
나에게 구정설은 무엇일까..이렇게 생각하다. 한창 날이 추워서 장엘 못가서 요즘 날이 풀린김에 장터를 몇번 갔습니다.
어찌나 속상하던지. 무슨 명절이 수입산먹는날도 아니고. 수입식재료가 몇곱절은 더 늘어나서 판매하는 것을 보니 이런 협박이 따로없구나 하는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우리나라의 농수축산물의 46%는 명절에 소비된다고 하던데.. 왜 장터나 마트에는 온통 수입산으로 떡칠이 되있는겐지. 저는 명절만 되면 사실 장터가 가기 싫어집니다. 천지가 수입산이라서 선택의 여지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건 협박이나 다름없는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온 국민이 수입산식재료 먹으며 명절을 보내는 이상황이 진짜 이상하지않나요?
뭐, 지금의 수입정책으로 봐서는 평일도 명절 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전변될 것이라 더더욱 씁쓸하고 무섭습니다.
조만간 음력대보름도 있을터인데, 그때도 수입산 곡물천지인 꼴을 봐야겠지요.
도대체, 고유명절하나 우리식재료로 연명못한다는 것이 어찌나 불편하고 답답한지 모르겠습니다.
수입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새해덕담을 나누는 일은 이제 낯설지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언젠가는 수입산으로 차려진 밥상이 더이상 이상해지지도 않을 터이고, 그 밥상 이면에는 우리생산자들의 피눈물이 어려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겠지요. 더이상 우리땅에서 식재료가 생산되지않는 날도 올터이고요. 이렇게 하다가는..
이미, 그런나라가 있습니다. 더이상 농사도 짓지않고 더이상 물고기도 잡지않고 오로지 수입된 가공식품으로 삼시세끼를 채우는 나라. 우리나라도 그런날이 조만간 올듯해서 저는 무섭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가 앞으로 살면서 맞이할 명절들은 달라질까요?
사실, 새해덕담이나 한줄 쓰고 말면 좋았을껀데, 그것이 안되어서 제고민을 담았습니다.
명절음식 차리면서, 먹고 나누면서 한번쯤 고민했으면 해서요.
'먹는것'이 빠진 삶은 없잖아요? 또 '먹는것'이 빠진 명절은 있을수도 없구요.
그런차원에서, 우리앞에 놓인 음식들, 만들 음식들. 어디에서 왔는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바꿀수 있는건지.
더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요즘 가끔씩 그런생각합니다. 정말 답이 없는걸까. 이대로 우리 수입산에 의존해서, 연명해서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건가...
정말 생산자들은 이 상황에서 버텨낼 재간이 있을까. 그런 무거운 고민이 떠나질 않습니다.
명절즈음해서 장터를 돌다가 그 무거움에 힘이 쫘악 풀렸습니다.
정작 무차별적인 수입은 정부가 열어놓고 차린밥상앞에서, 장보는 장터에서 우리는 이토록 아파해야하는 건가요?
더 무서운건,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지금의 상황이 터럭만큼 바꿜것 같지않다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먹을것인가. 그 고민이 더 깊어지고 무거워지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내야 하니깐, 더나은 삶을 향해 한걸음 전진할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는 시간들이 되길..바랄뿐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내야 하니깐, 새해 다짐했던 것들 다시 꺼내들고 용기내어 잘 가꾸어 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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