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밥상 두번째, 묵나물입니다.
'말린나물'(묵나물)은 제철식단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식재료입니다. 계절마다 그 계절갈무리를 하면서 말려온 것들을 겨울부터 초봄시기까지 집중적으로 챙겨먹기때문에 그러합니다. '묵나물'을 정월대보름만의 음식으로 남겨두어서는 안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겨울철 주요식재료로 잘 자리잡아 누구나 능숙하게 유능하게 조리하고 즐기는 식재료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또한 계절마다 제철갈무리(말리기등)를 버릇화 생활화할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안받침되어야 진정한 제철지킴이식단이 잘 차려집니다. 그런점을 꼭! 기억하시고 정월대보름밥상을 차려냈으면 합니다.
정월대보름시기는 겨울나기밥상인만큼 당연히 묵나물이 주요한 찬이됩니다.
하여, 그간 챙겨먹어오던 묵나물들을 한데모아 차리며 한해를 마감하고 다가올 봄부터 계절마다 어찌 갈무리할꼬 하면서 차려내는게 중요합니다.
해마다 계절마다 기후변화의 변주가 심각해 작황에 여러가지 장애를 주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말려지는 식재료들도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격곤했습니다. 다행히 작년에서 큰 문제가 없어서 말리는데 어려움이 많지않았습니다.
매해, 말리기를 버릇들이다보니 말린나물(식재료)도 상당하고, 종류도 다양해집니다. 그 계절의 변주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좀더 지혜로와지는듯 합니다. 올해는 겨울철에 말린식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해보려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가짓수는 적었지만 응용범위를 상당히 늘었습니다. 좀더 욕심을 내어 내년에는 더 풍성해지길 바래봅니다.
일단, 묵나물은 잎채소, 열매채소, 줄기채소로 나누어 그 특성에 맞게 말리고 손질(불리고 삶고)합니다.
특성만 알아채면, 누구나 능숙하게 할수 있습니다. 허니, 지례짐작 어렵고 번거롭다 여기지말고 덤벼들어 자기것으로 만들어내면 됩니다.
마침, 오늘 소개할 묵나물이 열매채소2가지, 잎채소2가지. 줄기채소2가지씩 되어 그에 맞게 설명하기에 좋게 되었습니다.
잎채소는 잎을 주로 먹는 나물이나 채소로, 말린나물로는 ' 섬쑥부쟁이, 취나물, 곤드레, 다래순' 등입니다.
열매채소는 열매를 주로 먹는 채소로, 말린나물로는 '호박, 가지, 박 '등 입니다. 여기에 뿌리열매채소인 '무'도 포함됩니다.
줄기채소는 줄기를 주로 먹는 채소로, 말린나물로는 '고사리, 토란대, 고구마줄기, 죽순' 등이고, '시래기'(무청줄기)는 잎과 줄기를 같이 먹는 묵나물입니다.
대략 어떻게 구별하는지 판단이 되죠?
잎채소는 주로 '봄' 즉 봄중턱이나 늦봄즈음 나오는 잎나물이 주를 이루고, 열매채소는 여름에 주로 생산되는 식재료이고, 줄기채소는 주로 가을에 생산되는 식재료입니다. 식재료에 따라 계절과계절사이를 걸쳐있는 것도 있지마는 대충 이렇게 구분합니다. 이에 따라 말리는 시기, 방법이 다 각각 입니다.
잎채소는 봄볕을 왕성하게 충분히 받고 자란 것들이라 푸른잎을 살려주는 방법으로 말립니다. 소금물에 데쳐서 바람잘통하는 그늘에 말립니다. 볕에 말리면 누래집니다.
열매채소나 줄기채소는 볕에 짱짱하게 말려주면 됩니다. 단, 시래기는 잎채소가 마찬가지로 푸른잎을 살려주기위해 데쳐서 서늘한 그늘에서 말려줍니다.
그럼 손질은 어떻게 다를까.
잎나물과 줄기채소는 방법이 같으나 삶는시간이 다르고, 열매채소는 충분히 물에 담가 불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잎나물은 여린잎인 만큼 팔팔끓는물에 5분내외로 삶아주기만 하면되고, 줄기채소는 섬유질이 질긴관계로 15분-20분이상 푹 삶아주면 됩니다. 다만, 시래기는 충분히 불려 충분히 삶아주어야 합니다. (잎과 줄기가 같이 있는터라 방법을 달리해야함)
모두다 찬물에 충분히 불려 삶아주어도 딱히 문제될것이 없을듯 하나, 영양성분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므로, 짧은시간에 손질하는 방법이 좋고, 방법도 간단하니 이방법으로 능숙해지면 좋을듯 합니다. (둘다 해보고 자기몸에 맞는 것으로 자리잡으면 됩니다. 저는 이게 좋아 그리하는 것 뿐이니. 참조)
불리는 것까지 해결되면, 나물로 만드는 건 아주 간단합니다.
'밑간'과 볶기만 잘하면 됩니다.
밑간은 '국간장'과 '들기름'이 필수!입니다. 볶기는 간단한 육수를 준비해 1/4-1/2컵씩 부어주고 자작해질때까지 볶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취향따라 들깨가루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엄청 간단하죠?
능숙해지면, 더 풍서하고 다양한 겨울식단을 짤수있습니다. 올해는 겨울이 유난히 추워 초봄시기까지 추위가 있을터이니 초봄시기 식단에도 채우면 좋습니다.
'묵나물'을 사랑하면, 제철을 사랑하게되고, 제철을 사랑하면 묵나물을 만드는일을 생활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묵나물'은 '제철'이고, '묵나물'은 우리네밥상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묘약이 담겨있습니다.
대보름날을 맞아 '묵나물'을 더 사랑하고 아끼고, 자기것으로 만들어내겠다는 다짐과 의지가 넘쳐났으면 합니다.
묵나물 손질법
호박, 가지, 다래순, 어수리나물, 시래기, 고사리를 준비했습니다.
다래순과 어수리나물은 늦봄에 사다 말렸고, 호박가지는 초가을에 말렸고, 고사리는 늦봄, 시래기는 가을날 말렸습니다.
시래기를 제외하고는 당일준비했습니다. 시래기는 하룻밤 충분히 불려 충분히 삶아주어야 합니다. ( 삶을때 쌀뜨물에 삶는것과 삶은후 그대로 식혀주고 줄기껍질을 벗겨냅니다. ) 그간, 시래기는 소개를 줄곳 해온터라 오늘은 생략합니다.
호박고지와 가지말랭이 불리기
호박말린것을 '호박고지'라 부릅니다. 호박오가리는 길게 말린 늙은호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가지 말린것은 '가지말랭이'라 부릅니다.
호박을 조선호박으로 말렸습니다. 적절하게 씨부분을 제거하고 도톰하게 썰어 말렸습니다. 물을 부어 주고 향신간장1큰술을 넣었습니다. 그냥 맹물만 부어 불려도 무방함.
가지말랭이는 '쌀뜨물'에 불리는 게 좋습니다. 말려지면서 쌉싸래한 맛이 생겨서 그맛을 빼주는게 좋은데 쌀뜨물이 그역할을 합니다. 쌀뜨물을 붓고 향신간장 넣고 불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쌀뜨물로만 불려도 무방.
밑간
딱딱한것 없이 잘 불려졌으면, 건져서 물기 꽉 짜고 볼에 담습니다.
국간장과 들기름 1큰술씩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줍니다. 다진마늘1큰술을 넣고 버무립니다.
'향이 좋은 나물류'는 향신채로 양념하는 것을 줄이지만, 그밖에는 넉넉히 넣고 밑간하면 됩니다.
묵나물 맛내기
묵나물은 밑간한후 볶는데, 볶을때 적당한 수분을 넣고 볶습니다. 이때 육수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저는 만만한 '육수도우미'를 다시마우린물에 설설 풀어 반컵씩 넣어가며 각각 나물을 볶아주었습니다.
자세한건 아래글을 참조하세요!
육수도우미는 찬물에도 잘 풀어지기때문에 얼마든지 활용도가 뛰어나는데다 국물맛도 좋아 아주 좋습니다. 만들어 두셨다면 묵나물요리에 적극 활용하세요! 강추합니다.
다시마우린물3컵에 육수도우미 1큰술이면 됩니다.
볶기
팬에 밑간한 호박고지를 담고 육수도우미푼물 반컵을 붓고 향신기름반큰술, 들기름반큰술을 넣고 볶습니다.
자작하게 수분이 줄어들면, 대파채, 통깨뿌려 마무리~
가지말랭이도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말린 잎나물 손질법
말린잎나물은 주로 여린봄나물이기때문에 팔팔 끓는물에 5분내외로 삶아준후 그대로 식혔다 건져내 물기짜서 밑간한후 볶아주면 됩니다. 잎이 여리면 1-2분도 가능하고, 잎이 거칠고 줄기도 있으면 5분정도 삶아주면 됩니다.
초여름산나물이 거친데, 초여름산나물류는 5분정도 삶아주면 됩니다. 참조.
다래순과 어수리나물을 준비했는데, 다래순은 말려야 진가가 발휘되는 나물입니다. 달큼한 다래향이 납니다.
어수리나물도 향이 좋은 나물인데, 데쳐서 봄에 먹을때는 너무 짙은향이라 여겼는데, 말려 손질해 맛보니 그향이 너무 좋습니다. '묵나물'에서 이리 향긋한 향이 나는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젓가락으로 풀어가며 삶다가 잎이 잘 펼쳐졌으면 잘 삶아진 것입니다. 그럼, 불끄고 뚜껑덮고 그대로 식혀둡니다.
다 식었으면 건져서 물기 꽉 짜서 볼에 담습니다.
밑간해 볶기
묵나물은 종류를 따지지않고 손질해놓으면 '국간장과 들기름'에 밑간만 해주면 모두다 맛있습니다.
밑간해 팬에 담아 육수도우미푼물 반컵넣고 볶다가 들기름약간 넣어주고 대파채, 통깨뿌려 마무리합니다.
다래순과 어수리나물은 향이 너무 좋은터라 다진마늘은 넣지않았습니다. 참조.
줄기나물 손질법
말린 고사리, 토란대, 고구마줄기, 죽순 등의 손질법입니다.
팔팔 끓는물에 퐁당 담가 15분에서 20분 이상 센불에서 푹 삶아줍니다. 삶는시간이 긴만큼 물도 넉넉히 넣어주는 것만 신경쓰면 되고, 센불에서 삶아주고, 오동통해졌는가 눈으로 확인한후 불끄고 뚜껑덮어 그대로 식혀두면 됩니다.
삶을때도 뚜껑을 닫아 삶아주면 더 빨리 삶아집니다. (불안하면 살짝 뚜껑을 걸쳐두고 삶으면 됩니다.)
밑간해 볶기
한김 식으면 꺼내서 먹기좋게 자른후 국간장, 들기름, 다진마늘에 밑간합니다.
고사리가 너무 야리하죠? 세발 고사리라 그러해요. 아주 야리한 고사리랍니다.
육수도우미반컵붓고 팬에서 볶다가 들기름 약간 추가하고 자작해지면 대파채, 통깨뿌려 마무리~
자, 담아봅니다.
작년한해동안 말려왔던 나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담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칩니다.
말릴때 볕이 좋아 무리없이 말려왔던 시간도 생각나고, 이것저것 욕심내며 부지런떨며 말렸던 시간도 지나갑니다.
봄나물은 주로 산나물로 말리는데, 작년 처음으로 어수리나물을 말려봤는데 아주 괜찮네요. 향이 정말 맘에 쏙 듭니다.
가격도 비싼편이 아니라서 매해 잘 말려두기를 해야겠다 하는 마음이 불끈 솟습니다. 뭐, 다래순이야 말린나물중 으뜸입니다. 달큼한 다래향이 나는게 보통내기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매해 말리기를 멈출수 없게 합니다.
가지와 호박은 여름내내 도움받는 식재료이고 초가을에 부지런히 말려두기를 했는데, 쓰임새는 아주 많습니다.
도톰하게 씨부분이 적게해서 말려낸 호박고지는 씹는맛이 예술입니다. 아삭아삭거린다면 믿으실랑가요?
가지는 쫄깃한게 끝내줍니다. 반 길게 갈라 도톰하게 어슷썰었는데, 그래서인지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시래기는 뭐. 워낙 부드럽게 잘 삶아가지고 부들부들 야들야들 구수한게 너무 맛있습니다.
고사리는 많이 사다 말리질 못하고 작은양 사다 말려서 좀 아쉬운데요. 야리야리한 세발고사리여서 고기같은 질감이 더 좋습니다.
이밖에, 무말랭이며, 당근말랭이며, 잡나물(여러산나물 모듬), '말린죽순' '취나물' 등등을 계절이 오가 갈때마다 짬짬히 부지런떨며 말렸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하나씩 하나씩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초봄시기까지 잘 챙겨먹으며, 느리게 오는 봄을 차근히 맞이하려고 합니다.
올해도 계절을 하나 하나 맞고 보내며 갈무리를 잘해 내년 대보름날도 풍성해지길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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