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양평오일장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가을에 양평오일장 갔다온 기억이 너무 좋아서, 맘먹고 훌쩍 떠나듯 갔다왔습니다.
상당히 더운 날씨라 땀이 흥건하기도 했구, 장터도 여름으로 넘어가니 상인들도 많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장터에 사러 나온 사람들도 많지 않았구요^^ 약간은 실망스런 기색으로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중, 낯설은 콩을 발견했습니다. 장터에서도 잘 만나지 못했던 콩인지라 파는 상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밤콩이라는데, 무슨 맛이냐고 물었더니 서리태? 같은 맛이라고 했습니다. 주로 씨앗으로 사간다고 합니다.
맛도 궁금하고 잘 만날 수 없는 식재료인지라 냉큼 사왔습니다.
집에서 와서 밤콩사왔다며 보여주니, 시어머님께서 옛날에 먹던 콩이라며, 아주 귀한 콩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토종콩이고, 장터에서 아름아름 생산해온 것을 씨앗으로 판매한다고 하네요
귀한 토종콩이라고 하니, 그맛이 점점 궁금해지고 얼릉 그 맛을 보고싶어서 일을 만들어 봅니다.
보기에는 땅콩같기두 하지요?ㅎㅎ
아님, 메주콩을 조림한듯하기도 하구요ㅎㅎ
밥을 해먹으니, 푹삶은 밤같은 맛이 나기도 합니다.
콩장을 하니, 여느 콩장과는 살짝 다른 식감입니다. 말랑말랑하면서 밤맛이 가득 안겨져 옵니다.꼭 맛밤을 먹는듯한 식감입니다.
희한한것은, 콩을 별로 안좋아하는 뉘님이 너무 잘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ㅎㅎ
뭔일인지.. 맛있다며, 계속 챙겨달라고 하니.. 놀랄일입니다^^
제가 너무 놀라서 왜 그러냐고 하니, 맛있다는 말만 자꾸 합니다.
아마도 밤콩이 귀한 콩이고, 요즘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콩인줄 알고 있어서 인듯합니다^^
밤콩은 밤 색깔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밤맛이 나는 것이 특징인듯합니다.
처음에는 양념장때문에 똑같은 콩장이구나 느끼지만, 입안에서 고소한 밤맛으로 가득 찹니다.
이맛이 너무 좋아서 더 맛있게 먹을수있는듯합니다.
밤콩은 장터에서 만난 특별한 보물입니다.
식재료중에는 유독 장터에서만 만날수있는 특별한 재료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토종 식재료입니다. 이번에 만난 밤콩은 아주 특별하게 기억할듯싶습니다.
밤콩의 맛도 특별했지만, 밤콩을 시댁에 나누어 주어 심기도 했습니다. 귀한 콩이라며 키우겠다시네요^^
벌써 싹이 올라왔어요ㅎㅎ
우리가 흔하게 마주하는 맛밤은 모두 중국산입니다.
맛밤을 좋아하신다면, 장터에서 밤콩 꼭 찾아내어 조림으로 한번 만들어보세요, 맛밤보다 맛있는 콩조림에 반하실껩니다~
맛밤처럼 너무 맛있는 토종콩~~
밤콩조림
재료: 불린밤콩2와1/2컵, 콩이 살짝 잠길정도의 물
양념장: 양조간장4큰술, 참기름2큰술, 조청3큰술, 설탕1큰술, 통깨약간
* 1큰술: 15㎖ ,1작은술5㎖, 1컵 200㎖
요것이 바로 밤콩이랍니다~
어케 만나보신 적이, 구경해본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보는 식재료랍니다.
시어머님 이야기를 빌리면, 어릴적 고향에서는 많이 즐겨먹었던 콩이랍니다.
이렇게 맛있는 콩이, 왜 이젠 만나기 힘들어진것 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토종곡식에대한 고민이 한창 있어서 책을 읽어보니, 토종 식재료들은 하나같이 더디게 크고 결실이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보니 빨리 자라고 많이 결실을 맺는 것들로 재배하다보니 하찮게 여겨지면서 점점 우리들 곁에서 사라지게 된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골텃밭에서 아름아름 키우던 것을 장터에 아름아름 내놓고 파는 듯합니다.
혹여, 장터에 가신다면, 밤콩 눈여겨 보시고 보물같은 존재이니 만나시면 덥썩 구입해서 토종콩맛 꼭 즐겨보시길 바래봅니다.
1되에 1만원이였으니 가격이 착한편은 아니지만, 값어치는 충분하답니다.
토종곡식,잡곡은 만나는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축복이랍니다. 귀한 대접받으면서 명맥을 꼭 이어갔으면 합니다.
장터에서 보물 만나고 싶으신 분들은 꼭 눈여겨 보세요~~
밤콩1컵을 불렸더니 3컵분량정도가 나왔습니다.
그중 1/2컵은 빼서 밥에 넣어 먹었습니다.
가스 압력밥솥에 넣어 밥을 했는데, 콩이 샤르륵 녹네요ㅎㅎ 강낭콩과는 맛이 사뭇 다릅니다. 강낭콩은 포슬포슬한 맛이라면, 밤콩은 씹는 식감이 있는 포슬한맛?ㅎㅎㅎ 밤맛이여요~
불린2와1/2컵분량을 냄비에 담고 콩이 살짝 잠길정도의 물을 붓고 삶아줍니다.
콩장은 기본적으로 콩을 먼저 다 삶아준후에 양념에 조려야 콩이 단단해지지않습니다.
(이유는 콩의 단백질성분이 익기도 전에 양념을 만나면 단단해지기 때문에 양념이 잘 배여들지않는답니다.
또한 딱딱해져서 콩장이 엄청 딱딱해진답니다.)
앗! 밤콩은 오래 불리지않아도 상당히 잘 불려졌습니다. 넉넉히 1-3시간정도면 됩니다.
콩이 잘 삶아진것이 확인이 되면, 양념을 합니다.
양조간장4큰술, 조청3큰술, 설탕1큰술, 포도씨유2큰술을 넣고
바닥에 양념장이 거의 다 졸아들때까지 조려줍니다.
다 조려지면, 통깨, 참기름 약간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습니다.
마치 맛밤을 먹는듯한 맛입니다ㅎㅎ
짭조롬하고 달콤한 첫맛에 고소하고 담백 달큰한 밤맛이 입안가득 퍼집니다.
정말 맛있는 콩이네요~
이런 콩이 사라질수도 있다고 하니..맘이 아파옵니다.
밤콩은 여름콩은 아니랍니다. 이맘때 심어서 가을에 수확하는 가을콩입니다.
콩은 잘 말려두면, 1년연중 먹을수있는 식재료입니다.
장터에서 만나기만 한다면, 꼭 사시라고 권하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밤콩입니다.
제가 장터를 오래동안 가다보니 보물같은 식재료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터에 보물찾으러 가는 맘으로 떠나니 무슨보물이 기다리고 있을꼬..하며 간답니다^^
생각지못했던 밤콩, 만나서 토종콩맛도 보고, 이후 저희집 밥상에 자주 올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맘먹었습니다.
즐겨먹는 누군가가 있다면, 재배에도 힘을 얻지않을까요?
이번 밤콩을 먹으면서 저는 또 한번 장터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귀한 식재료를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잡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전에는 제철식재료를 공부하고 배우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주 귀하고 소중한 식재료를 만날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장터도 예전같지않아서, 수입산도 넘치고 하우스 재배 채소들도 너무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들에게 귀한 식재료를 만나게 해주는 좋은 연결고리같습니다.
기회가 또 주어져서, 귀한 식재료를 만나 이웃님들께 자랑스럽게 또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덧붙이는말1: 6월24일 (어제) 모란장에 갔더니 밤콩을 몇군데 (3-4곳)에서 팔더군요^^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도 눈여겨 보지않았던듯 합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1되에 6000원이였습니다. 가격차이가 장터마다 조금씩 있는듯하고요, 이름은 대추밤콩이라 부르시더군요^^
덧붙이는말2: 밤콩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나봅니다. 황색밤콩, 아주까리밤콩 , 갈색밤콩 등등
주로 밥밑콩으로 밥에 넣어 같이 먹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콩은 밥과 같이 먹으면 단맛을 더 많이 느낀답니다. 연유는 단백질과 아밀라아제라는 효소(쌀에 있는)가 만나면서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니 밥에 넣어 먹으면 아주 맛있는 밥맛이 되는 겁니다~
덧붙이는말3:이래 저래 밤콩에 대해 알아보니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에도 밤콩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타임지의 선정기준이 얼만큼 우리밥상에 영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양에서는 즐겨먹는 콩임에는 틀림이 없네요
외국에서 유명하다고 떠들면, 좀더 우리토종식재료에 눈이 더 가고, 손이 더 갈까여?
암튼, 밤콩 외에도 토종콩이 장터에는 팔고 있습니다. 눈여겨 보시고 귀한 토종콩 잘 챙겨 우리네 밥상에서 우리다음 세대 밥상에도 꼭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제철찾아삼만리는
제철식재료의 귀중함을 하나 하나 배워가며 채워내는 공간입니다.
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식재료를 자연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농어축산분들의 노고를 소중히 아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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