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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요리/초여름

간단하고 맛있는 여름찬 47, 가지장아찌~

간단하고 맛있는 여름찬 마흔 일곱번째, 가지 장아찌입니다. 

가지는 여름 대표식재료입니다. 여름에 먹어야 '약'이 됩니다. 여름철 부지런히 잘 챙겨드시고 계시죠?

가격도 만만하고 양도 푸짐해서 여름철 가장 든든한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이리 만만하다 보니, 저렴하게 많은양을 사왔는데 한번 맛있게 요리해먹고 남은건 다시 먹지 못할때가 많습니다. 

거기다가 가지를 비롯한 여름채소들은 수분을 한껏 가지고 있는터라 냉장고에 있다고 마냥 싱싱하게 있지않기때문에 얼렁 먹어야 하는데 한번 해먹고 나면 연달아 먹기에는 어렵고 마땅한 것이 생각나지않아 방치해둘때가 많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하여, 꽤를 냈습니다. 어떻게하면 한번 사왔을때 몽땅 다 요리해서 알뜰하게 먹을꼬.


예전에 해먹어봤던 것인데, 얼마전 가지말이밥을 하면서 다시 생각이 났지뭡니까!


어쨌거나, 2천원어치만 사도 너무 푸짐하다보니 장을 봐오면 기분이 무척 좋지만 한번에 다 먹기에는 너무 많고 조금만 미뤄두면 금새 상할듯하고 연달아 먹기에도 많은양이니 어쩔꼬하는 고민이 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드뎌 생각해냈습니다.


'장아찌'인데요. 장아찌하면 요즘은 완전 변형되어서, 식초,간장,설탕 등으로 조린간장에 담가먹는것을 말하는듯한데요. 요건 명확히 이야기하면 '피클'이고 조금 더 섬세하게 말하면 '간장피클'이라 불러야 해요. 우리나라 음식은 새콤한 맛을 '발효'를 통해 얻어요. 그것을 일시적으로 맛내기위해 '식초'를 가미하는 요리가 있기는 하지만, 장아찌를 간장피클과 동일시하면  안되요.


장아찌는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으로 절이거나 박아두거나 해서 숙성과정을 거친 것을 말해요. 

넓은의미에 '김치'인 거죠. 김치는 여기에 '발효'과정이 있는 거구요. 장아찌와 김치의 공통점은 '저장음식'이라는 점이여요. 오래두고 먹기위해 만들어진 음식이여요. 우리음식의 이름인 '장아찌'를 쓰려면 최소한의 것들(장에 절인다 정도는)을 지켜가면서 불러주어야 하고, 거기에 변형을 주었으면 '간장피클'이라는 이름을 붙쳐주는 게, 상호간의 예의가 아닐까싶은데요? (피클은 끊인식초와 향신료, 소금, 설탕넣고 끓인물을 붓는 서양저장음식)


제가 걱정하는건, 마치 장아찌가 식초를 꼭 넣어 끓인 간장절임으로 아예 굳혀가는 듯한 오늘날식문화가 걱정스럽습니다.

굳이 멋스런 장아찌이름을 변형된 조리법에 끼여넣는건지. 식초넣고 끓인 간장물이면 간장피클이라 부르면 됩니다. 


어쨌거나, 요리이름도 자기머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사도 자기머리로 들여다봐야하듯 요리도 이름에서부터 식재료명칭, 조리법 그 어데 하나 그러려니하고 남의생각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왜 그런지 궁금해하면서 그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쑥쑥 자라나는 건강한 음식문화양식이 생깁니다. 



핫! 장아찌 얘기하다, 옆으로 샜습니다. 요즘 만들고 즐기는 '장아찌'가 죄다 '간장피클'이다 보니 '장아찌'개념조차 바꾸어내는듯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옆으로 샜습니다. 


제철찾기여정 전에는 저도 장아찌하면 의례 식초,간장, 설탕 등으로 팔팔 끓여붓는것인줄 알고 이것저것 많이두 해먹곤 했는데요. 몇해전부터 '식초'넣고 끓인 간장피클이 영 맘에 들지않아, 여름에 한번 찬으로 만들어 먹고 굳이 저장음식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소금물에 삭혀서 만드는 장아찌가 맘에들더이다. 식초넣은 새콤함보다, 삭혀지면서 발효되어 나오는 새콤함이 월등히 맛있더이다. 


어쨌거나, 장아찌는 장아찌라는 이름에 걸맞게 만들어내는 것이 어떨까싶어요.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수분이 많은 것은 말려서 '장'에 담그기도 하고, 끓는 소금물을 붓는 방식도 있고, 방법이 다양합니다. 오늘날 장담그는 것이 생활화 습성화되기 어려워, 장에 담그는 장아찌도 사실은 어려운일이 되가는듯 한데요. 소금물로 삭혀서 담그는건 그다지 어렵지않으니, 차근히 우리나라 장아찌에 관심을 가지고 하나씩 도전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장아찌에 대해 이야기하고나니, 제 요리는 장아찌일까?하는 생각을 곰곰히 해봤는데요. 

숙성과정없이 바로 먹기 시작하고, 만들어 일주일안에 다 먹는 짭조롬한 밑반찬 이여요. 


가지 수분을 잡기위해, 팬에 구워주었고, 일주일안에 먹을 것이라 들기름에 구웠고 구운후 통에 담아 간장과 조청 넣고 휘릭 섞으면 끝이여요. 장아찌?인가요? 장 절임인가요???


장에 절여 오래두고(양이 적어 일주일정도 길면 보름정도?) 먹는다는 점에서는 장아찌에 들어가죠?

절이는 '장'을 꼭 끓여야 되는건 아니거든요. 식초들어간 간장피클을 장아찌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훨씬 '장아찌'에 가깝죠. 그죠? 


우야튼, 가지 특성상 한번 굽고 장물에 담가두었다가 바로 먹기시작해 냉장고에 두고 밑반찬으로 먹는 것입니다. 

정말 방법도 쉽고 가지 부피가 줄어서 양도 적절하고 차갑게 꺼내 먹어도 바로 만든 찬처럼 아주 훌륭합니다. 

좀 짜다 싶으면 참기름약간넣고 살짝 버무린후 내놓아도 되구요. 


만들고 바로 먹고, 다음날도 똑같을까?하고 먹었는데, 아주 훌륭해요. 부드러운듯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거기다가 가지 8개가지고 만들었는데, 부피도 줄어서 만만하게 여름 밑반찬으로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너무 많은양 욕심내지 마시고, 한번 사오면 절반은 맛난 가지요리 선택해 해먹고, 남은 가지는 냉장고에 오래두지말고 '가지장아찌' 만들어 바로 만들어 맛깔난 여름 밑반찬으로 챙기세요! 


생각보다 너무 짜지않아 바로 먹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하니깐요 아마 흡족하실껩니다. 

만만하게 챙겨 즐기는 여름밑반찬으로 즐겨보세요! 강추합니다. 








가지장아찌


재료: 가지 8개(작은것,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

굽기: 들기름1큰술, 현미유1큰술 

장물: 양조간장2큰술, 조청2큰술 


※ 가지장아찌는요,

가지를 먼저 노릇하게 구워준후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고 간장과 조청 적당량을 부어주고 바로 먹어도 되고 냉장보관해 밑반찬으로 먹으면 됩니다. 



㉠ 가지는 깨끗하게 씻어 꼭지 잘라내고 반을 길게 갈라줍니다. 

㉡반가른 가지 하얀면이 바닥에 닿게 한후 길쭉하게 적당한 두께로 썰어냅니다. 

㉢팬에 들기름과 식용유 1큰술씩 넣고 가지를 굽듯이 볶듯이 구워줍니다. 

 - 썰어놓은 것은 다 팬에 담고 먼저 구워진것은 보관통에 담아내면서 구워줍니다. 

㉣ 보관통에 구운가지를 차곡차곡 담고, 간장과 조청 적당량을 부어주고 뒤섞어줍니다. 

 - 장물을 부은후 뒤섞어준후 그대로 내비두다가 냉장고 보관전에 위 아래를 뒤바꾸어 주면 좋습니다. 

㉤ 한김 식은후에 냉장보관합니다. 



얼마전 장터에서 가지를 샀는데, 2천원어치인데 10개넘개 주셨어요. 작으마한 가지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번에 먹기에는 너무 많고 두고 찬으로 하자니 냉장고에 조금 더 있을듯해서, 가지말이밥 해먹고 남은 가지들은 '장아찌'를 해버렸습니다. 


가지가 아담해도 단단하고 꽤 굵직한 몸통을 가지고 있어요. 야무지게 생겼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가지입니다.

반을 길게 갈라줍니다. 



보라색껍질이 있게끔 길쭉하게 썰어냅니다. 


그리곤, 팬에 몽땅 담았습니다. (조금 많은듯했지만, 가지런히 굽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손도 자주 가니깐. )

현미유와 들기름 1큰술씩 휘릭 둘러주었습니다. 버무리듯 섞어준후 먼저 구워지는 것부터 뒤집어 주고 다 구워진 것은 보관통에 담아가면서 나머지를 구워냈습니다.  가지가 촉촉하게 숨이 죽고 노릇해지면 잘 구워진 것입니다. 



다 구워지면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그리고, 양조간장 2큰술, 조청2큰술을 흩뿌려줍니다. 끝! 


너무 쉽죠? 이게 장아찌야? 하는 생각이 마구 들죠. 

장물이 다 스며들지않아도 먹기 시작할수 있구요. 냉장보관한후 다음날부터 먹어도 됩니다. 



장물을 넘치게 부어주어도 되는데, 그러면 장물에 다시마우린물을 약간씩 섞고 간도 좀더 세게 해야 하는데요. 

요정도면, 무난하게 일주일에서 보름정도 냉장보관해 밑반찬으로 먹을수 있어서 이정도로만 했습니다. 


또, 부피가 팍 줄었기때문에 그다지 많은 양의 장물이 필요치는 않아요. 

아주 오랬동안 보관해 먹고프다면, 장물을 간장과 조청을 동량으로 하고, 소량의 다시마우린물을 적절하게 배합해 섞어서 부어주면 되요. 근데, 여름밑반찬으로 잘 챙겨먹는게 더 괜찮은 듯하오니, 많은양을 욕심내거나 오래먹겠다 욕심내지마시고 요정도 양으로 맛깔나게 즐기는것이 나을듯 하여이다.


또, 취향따라 조청을 조금(반큰술)정도 간장보다 많이 넣어 달콤한맛이 좀더 나게 즐겨도 무방해요.

 



자~

다음날 그릇에 담았습니다. 


오호~~ 부드러운듯 쫄깃한 식감도 좋고, 간도 딱 적당합니다. 씹는맛도 좋고 밥반찬으로도 너무 괜찮습니다. 



가지가 길이는 짧고 아래쪽이 뚱뚱한편이라 아래쪽이 넙쩍하게 썰린것이 꽤나 되요. 그래도 모양이 별로 흐트러지지않고 그대로이고, 꺼내 먹을땐 아래쪽부터 먹으면 되요. 장아찌이라 짭조롬한 편이니 밥과 함께 밑반찬으로 즐기면 되요.


첫맛은 짭조롬하다 부드럽게 살살 녹는듯한 식감이 오다가 쫄깃하게 씹히다 달큰한 맛이 올라와요. 아주 별미입니다. 아주 맛난 가지나물을 먹는듯하기도 하고요. 



가지8개인데, 800㎖통에 절반 조금 넘게 담겨요. 가지가 아담해서 그대로 길쭉하게 담았고 길쭉한 채로 먹었어요. 

혹여 길쭉한 가지로 했다면 장아찌를 담글때는 그 길이 그대로 담고, 먹을때 반잘라 담아내면 되요.


뭐, 만들기가 워낙 쉬우니깐요. 얼렁 도전하시고, 얼렁 맛도 보시고, 여름밑반찬으로 잘 챙기셨으면 해요. 



3일째 되는날에는 색감이 다소 변해요. 보라빛이 흘러내리네요. 물론, 맛, 식감에는 아무 변화가 없어요. 

구울때 바짝 골고루 구워야 하는데, 살짝 덜구워진 쪽에서 색소를 가두어 두질 못해서 보라색이 흘러내리는 거니깐요. 딱히 먹는데는 문제없어요. 


어쨌거나, 너무 맛있는 여름밑반찬이오니, 잘 챙겨서 가지별미찬으로 흠뻑 즐기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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