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이 제철인 시기가 오니, 이것저것 맛보며 어떻게 하면 봄식재료들과 어울림을 만들까 하는 구상때문에...한편으로는 즐겁고 한편으로는 머리회전이 안되는 제머리탓만 한창 하고 있답니다.
산나물이 가진 특성을 온전히 다 배우지는 못했지만, 산이 주는 귀한 선물임을 배우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산나물중 유명해진 나물들은 대대적인 재배에 들어가면서 산나물의 기본 특성을 완전하게 상실했습니다.
향과 식감이 완전하게 변했습니다. 그것을 마주하자니, 상당히 속상했습니다.
산나물이 산나물 다운것이 무슨 대수냐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속성과 특성을 잃어버리면, 도대체 무엇으로 값어치를 논할수 있을까요?
한겨울에 마트나, 장터에서 산나물을 볼때면 저는 참으로 씁쓸합니다. 초봄(이른봄)부터 나와있는 우람한 산나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을 거스르니 산나물이 자기특성을 다 잃었습니다. 향을 잃어버리니..일반 나물만도 못해져버렸습니다.
이건, 키우는 분들이나, 먹는 우리들에게나 너무 손해가 아닌가싶습니다.
산나물답게 키워서, 산나물이 가진 특성을 사랑하면서 먹었으면 합니다.
얼마전, 마트에서 맛이 하도 궁금한데 좀처럼 직거래장터나 5일장에서 만날수없는 산나물을 발견해서 맛이나 보자며 사온 나물이 '어수리'나물이였습니다. 비닐포장으로 아주 적은양을 판매했는데요. 제 궁금증이 결국 사게 만들었지요.
그런데, 얼마전 5일장에서 '어수리'를 발견했어요. 이런 너무 기쁜마음에 한아름 사왔습니다.
판매하시는 분은 강원도 정선 분이신데, '어수리'나물을 알아본다며 너무 기쁜나머지..엄청 많이 담아주셨답니다. 저도 마트에서 본것과는 모양도 다르고 거칠게 생겨서 너무 기쁜마음에 사겠다고 하자, 그분이 높은산에 올라가서 캐온거라면서 향이 좋다고 하셨지요. 그리고 본인도 이번에 처음 맛보고 너무 좋아서 판매하는 건데 이렇게 알아봐줘서 너무 반갑다고 하시네요.
이번주에도 5일장을 갔는데.. 산나물이 다 팔렸는지 없길래 쓰윽 쳐다만 보고 가는데, 사간 어수리는 잘 먹었냐며 먼저 말을 거셨어요. 으잉..저를 알아보면 안되는디.. 전날 어수리를 사갈때 정말 반가우셨나 봅니다. 많은사람들을 만나시는 판매상인지라 저를 딱히 알아보시리라 상상도 못했는데.. 반가운 인사까지 하면서 '어수리'칭찬만 서로 한참하다 왔습니다.
지난번 마트에서 산 어수리는 양이 하도 작어서 '전호'나물과 함께 부침개를 해먹으며 향이 진한 것을 느꼈었는데요.이번 5일장터에서 산것은 그보다 한수 위여요. 정말 향긋함이 코와 입을 찌릅니다.
판매상이 가르쳐 주신대로 '나물'로 무쳐보았습니다.
된장에 무쳐먹으면 좋다고 해서, 오늘은 된장과 들기름으로 무쳐 보았습니다.
이렇게 무쳐놓으면..뭐가 뭔지 모르겠지요?
어수리나물인데, 향긋함이 정말 좋은 나물이랍니다.
산나물은 아무리 생각해도 눈으로 먹는것이 아니라 코와 입에 닿는 향으로 먹는듯 합니다.
눈으로는 알아맞출 재간이 없을듯 하구요.(전문가가 아닌이상)
물론, 혀와 입으로도 구별을 잘 하지 못할만큼 향이 좋은 나물들이 있기는 해요. 그래도 먹어본다면 사뭇 다르다는걸 금새 알수있답니다.어수리는 당귀와 비슷한 향이 나요. 당귀보다는 훨씬 연한 향이지만, 산나물 중에는 향이 진한 편에 속한답니다.
산속 깊은 곳,높은 곳에 자라면 더 향이 진해지는 듯싶어요. 참 희한해요.
앞으로 산나물 소개는 많이 할터인데..걱정이 앞서네요. 향이 좋다, 진하다라는 걸..으찌 표현을 잘 할수있을런지..맛보지않는 이상.. 상상으로 가능할런지..그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많은 분들이 맛보시고 그 맛을 그려낸다면, 참으로 좋겠다 싶습니다.
요거이 '어수리'인데 장터에서 마주치면 알아보시겠지요?
마트거보다 잎이 도톰했구요, 색깔도 진녹색으로 더 짙었답니다. 당연히 향도 몇배는 더 강렬했구요.
요즘 산나물을 생으로 입에 마구 집어넣어서..무신 몸에 반응오지않을까..걱정도 된답니다.
이미 살때부터 입에 넣고 보니깐요. (지난주에 북한산에 갔다가 글쎄 단풍취를 만났지 뭡니까? 단풍취는 600고지는 넘어서야 만날수있는데요. 작년 운악산에서 만나보고 다른 산에서는 만나질 못했는데..단풍취를 보니 너무 반가워? 글쎄 그잎을 살짝 떼어 입에 넣었지뭡니까? 큰일날려구..ㅋㅋ 산에서는 마구 뜯어 먹어보면 병원가야하거든요.. 나물 쬐금 알아보기시작했다고..너무 나대기 시작한듯해서..조심해야겠다..그리 생각하고 있답니다.ㅋㅋㅋㅋ)
제가 채소같은 경우는, 요리하기전과 후의 맛 차이를 본다고 생으로 많이 맛보거든요. 이거이 좋은겐지..나쁜겐지..저는 이젠 즐기는 수준까지 되어서 그런지..이젠 습관이 되어버렸답니다.
일반야채들은 딱히 문제될것이 없는데, 산나물은 마구 집어먹으면 안되는거 같아요. 물론 아직까지 탈은 안났지만요. 산나물이 괜히 산나물이 아니거든요. 나름 산에서 자랄려면 산나물이 자기몸을 지키기위해 독성을 가져야 하거든요.그 독성이 사람에게 안해로운것도 있구 아주 해로운 것도 있어서..산나물은 정말, 조심해야 한답니다. 특히나 잘모르는 산나물은 함부로 먹다가는 큰일납니다. 뭐, 장에서 파는건 그나마 안심해도 되겠지만요.(그래도 생으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시구 드시와요~)
아무튼, '어수리'나물은 독특한 향이 상당히 진해서 그 향만으로도 흡족한 밥상을 채울수있습니다.
어수리향에 흠뻑 빠져있다보면, 산에서 주는 선물이 이런거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사람에게도 저마다 향이 있다는데..우리들은 돈냄새만 날까여?..
자기 향도 자기가 다듬지 않으면, 금새 고약한 냄새만 날듯해요.
우리도 멋진향을 가져서 그 누군가에서 향기로움을 전해준다면 그것만큼 사람을 기쁘게 하는일은 없는듯 싶어요. 산나물처럼만 살자..뭐..이런거죠..ㅎ
향이 짙고 매혹적이여요~
어수리 무침
재료: 데친 어수리 크게 두줌
양념: 된장1과1/2큰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대파약간, 통깨약간
어수리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산나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만날수있는 산나물입니다.
요즘 재배농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 재배 어수리도 만나기는 어렵지는 않다고 합니다.
재배어수리도 최대한 산에서 자란 어수리만큼의 맛과 향이 보존되고 키워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어수리가 가진 아찔한 매력적인 향을 많은 사람들이 맛보고 즐길수있을듯 합니다.
어수리는 여느 산나물처럼 딱히 손질이 필요치않습니다.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데쳐줍니다. 찬물에 바로 헹궈주고 물기 꽉짜서 먹기좋게 썰어줍니다.
산나물 무침에서 가장 중요한 양념은요, '된장과 들기름'이랍니다.
어떤 된장이냐과 어떤 들기름이냐에 따라 맛이 사뭇 달라지기도 해요.
당연히 된장은 집된장, 재래된장이 좋구요, 들기름은 직접 짠 들기름이 좋아요.
들기름은 산나물이 맛있는 이맘때 꼭 준비하셔서 산나물을 더 맛있게 챙겨드세요!
직접짠 들기름이 필요한 계절이 있는데요, 산나물이 제철인 늦봄과 초여름이구요. 그리고 묵나물을 먹는 겨울에 준비하면 좋답니다.
묵나물도 들기름으로 무쳐야 더 맛있거든요.
된장1과1/2큰술에 들기름1큰술 넣고 다진마늘은 아주 약간, 대파도 약간 ,통깨약간 뿌려 마무리~
(데친나물을 무칠때에는 손가락힘으로 무치는 거거든요. 손가락으로 야무지게 조물락조물락 잘 버무려주세요!)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너무 향긋한 나물입니다.
사실, 얼마전 부침개로 먹었을때는 '전호'나물과 같이 부쳐서리..그향이 그향인줄 잘 몰랐는데요.
나물로 무쳐먹으니 알겠네요. 이거 어마무시한 향입니다.ㅎㅎㅎ
나물로만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산나물입니다.
어케..더 맛있게 즐길수있는 방법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 무슨 요란한 양념, 현란한 조리법으로도 절대 이 향을 따라올수도 채울수도 없는듯 싶어요. 용써도 안되는 거죠. 향만으로도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이 멋진 산나물을 어이할꼬...ㅎ
봄날에 꼭 챙겨드셨으면 하는 향이 좋은 산나물 세번째, 어수리 였습니다.
<더보기1>
<더보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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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식재료에 대한 사랑은 잃어버린 식재료의 제맛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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