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을 네번째 김치, 갓파김치입니다.
톡쏘는 갓과 쪽파를 묶어서 같이 김치를 담갔습니다. 보통은 갓김치라 부르는데, 파도 이름에 넣어보았습니다.
작년에 김장할때 남은재료로 후다닥 담가 먹었던 김치가 갓파김치였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그 기억에 다시 담가봅니다.
톡쏘는 맛이 너무 좋아서 매해 김장때마다 남은재료로 담가두어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장터에 갔다가 한주내내 토란대 뽑고 정리하느라 며칠 장을 빼먹었는데 오늘 나왔다면서 지나가던 저를 반갑게 붙잡는 할머니 덕에, 잘 키운 푸른갓을 사오게 되었습니다. ( 딱히 갓을 사려고 장에 간건 아닌데, 너무 반가워하시는 할머님의 미소에 사오고 말았습니다. 이날 조선배추겉절이용으로 사 김치담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갓파김치까지 후다닥 담가삤습니다. )
갓은 가을중엽부터 늦가을 내내 장터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톡쏘는 매운맛이 강하다 보니 주로 김치 부재료로 쓰이는데요. 쪽파와 반반씩 담아내면 어울림이 아주 좋습니다. 갓은 대부분 재래종이 많습니다만, 유명한 '돌산갓'은 50여년전에 일본품종으로 들여온 것이라는걸 알고나서는 유명세로 포장되어 몰랐던 품종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갓은 삼국시대부터 먹어오던 식재료입니다.)
유명해지고 요란한 식재료일수록 품종에서부터 재배풍토와 재배환경까지 꼼꼼이 들여다 보는 눈을 가져야 겠구나 싶었습니다. 유행, 유명세 그 거품의 실상을 확인하는 시간이였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몇해 꼬박 담아왔던 돌산갓은 미련을 버리고(집착하면서 고집스럽게 담그려고 했던 제가 어찌나 부끄럽든지), 장터에서 아름아름 내다파는 재래종 갓을 맛보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은 붉은갓을 많이 파는데, 붉은 갓은 토종도 많고 재래종도 많은 편이라서 이것을 잘 챙겨 맛깔난 김치로 자리잡아야 겠다고 그리 다짐했었습니다. 그러던차에, 얼떨결?에 푸른갓을 만났는데, 어차피 한차례 담그려고 했던거고 한단 정도의 양이라서 담그기도 어렵지않을 듯해서 가져왔습니다.
가을철 장터에서 만나기 쉬우니, 한바구니정도양이면 1단정도 되는데 거기에 쪽파 반단정도 사다가 같이 묶어서 담그면 좋습니다. 폭 익혀서 두고먹는 김치로 챙기면 아주 좋습니다. 톡쏘는 맛이 가을밥상을 든든히 채워줄낍니다.
그런 기대를 한껏! 담아 후다닥 담갔습니다.
손질도 여러김치에 비해 어렵지않고 잘 절였다가 양념에 쓰윽 발라 쪽파랑 묶어주면 되는터라 쉬운김치에 속합니다.
가을에 간단하게 편하게 담가 두둑한 찬으로 챙기면 아주 좋을듯합니다. 톡쏘는맛이 주는 기특함은 정말 대단하잖아요?
가을밥상에 꼭! 챙기시길.
이틀정도 숙성시켰다가 꺼낸 것이여요. 푸른 색인데 맛있게 익은 색감이 나죠? 냉장고에서 한 일주일정도 더 숙성시키면 매운맛은 어느새 사라지고 톡쏘는 맛과 새코롬하게 익은맛이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는 김치가 생긴답니다.
아마, 갓처럼 톡쏘는 매운맛, 고들빼기처럼 쓴맛을 가진 김치재료들은 '익은맛'이 얼마나 멋스럽게 만들어주는지를 보여주는 거같아요. 갓김치나 고들빼기김치는 오래두고 먹을수록 맛있어지는 게, 바로 익은맛이 주는 독특함이 아닐까싶어요.
많이 담겠다는 욕심보다 가을 중턱부터 늦가을 초겨울까지 만날수있는 김치거리이니 작은양으로 아름아름 담아 익은맛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듯 해요. 입맛없는 어느날 훅~ 꺼내 먹으면 톡쏘는 새코롬한 맛에 밥맛도 살아나고 기운도 불끈 솟아납니다. 가을날 여러번 작은양으로 담가두고 맛있게 챙겨 드셔보세요!
일단, 양이 적으니깐 담그기도 수월하고 또 갓김치는 한번에 많은양 먹는 김치가 아니니깐요. 적당히 두고먹기에도 괜찮은 양같아요. 가을날 버릇들여보고 매해 안착시킬것인가는 자기집 사정에 맞게 하면 될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늦가을에 너무 김치거리가 맛있어지는 것들이 몰려있어서 그때 맞추어 담그자면 너무 힘겨우니깐 몇가지씩은 떼어놓고 담가두면 늦가을김치에 부담도 덜고, 또 가을밑반찬이 마땅치 않은데 든든하게 채워주니 이시기 갓파김치를 담가 먹는건 아주 좋을듯 싶습니다.
이틀 상온에서 숙성시키고 냉장고에 넣기전에 찍은 사진인데요. 그래서 아직 익은맛은 확인이 안되었어요.
근데, 톡쏘는 매코롬한 맛이 코끝까지 전해지더군요. 아마, 일주일정도 냉장숙성시키면 톡쏘는맛이 더 매혹적으로 변하리라 확신해요. 이번 가을김치를 연달아 담게되어 연달아 글을 쓰게 되었어요. 딱히 그럴계획은 아니였으나, 그리된 관계로 연짝 김치만 소개하게 되었네요. 김치는 든든하고 두둑한 밑반찬이라서 '찬'으로 이해하고 봐주시면 더 좋을것 같네요.
저처럼 급하게 연달아 담을 필요없구요. 하나씩 필요한만큼 선별해서 담아두기를 해보면 될듯합니다.
적은양으로 이번에는 담갔으니깐 부담도 덜할테고, '감'도 익히고 '맛'도 익힌다는 차원에서 가을 중 그 어느날에 한껏! 도전해보셨으면 하네요.
앗! 개인적으로 돌산갓에 대한 집착을 벗으니, 장터에서 파는 수많은 재래종 갓들이 눈에 들어오드라구요. 사람이 편협하면 얼마나 보는세상이 좁은지를 새삼 알게해주었어요. 종류도 엄청 다양하고 톡쏘는 맛도 달라요. 붉은갓은 토종이 많기때문에 더 애정있게 챙겨주면 좋아요. 그리고, 갓만으로 김치를 담그면 쏘는 맛이 너무 강하니깐요. 쪽파를 반반씩 곁들여 담으면 파도 맛있어지고, 갓도 맛있어져서 상승효과로 배로 맛난 김치가 탄생해요.
'톡쏘는 맛과 새코롬하게 익은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챙기시와요~~~
갓파 김치
재료: 갓1단-2000원어치, 깐쪽파2000원어치
절이기: 3리터에 굵은소금1컵, 웃소금반컵
찹쌀풀: 물1컵, 찹쌀물(찹쌀가루1과1/2큰술+물3-4큰술)
양념: 고춧가루7큰술, 갈치속젓3큰술, 멸치액젓2큰술, 다진마늘1큰술, 산머루청5큰술, 다진생강1/2큰술
갓파김치는요,
갓과 파를 대충 반반씩 준비해서 소금물에 절여준후 줄기쪽부분에 양념을 주로 버무려준후 갓속에 쪽파몇개씩을 넣고 둘둘 말아 담아내면 됩니다.
절이기는 소금물에 담가주면 되구요, 갓이 쪽파보다 굵직할경우가 많으니 갓을 먼저 절여서 숨을 죽여준후 다 절여지기 30분전쯤에 쪽파도 넣고 절여주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찹쌀풀은 절이기 전에 쑤어두고 식혀놓습니다.
방법은 물1컵을 냄비에 붓고 팔팔 끓여준후 찹쌀가루1과1/2큰술에 물3-4큰술을 넣어 잘 섞어준 찹쌀물을 쪼로록 부어가며 저어주면 됩니다. 투명해지고 걸죽해지면 다 된것입니다.
양념은 기본 매운맛이나 쓴맛, 톡쏘는 맛이 강한 김치재료에는 짙은젓갈을 쓰면 더 맛깔스럽습니다. 멸치젓(액젓말고)이나 갈치속젓 등을 쓰면 더 맛있습니다.
숙성도 매운맛, 쓴맛, 톡쏘는 맛이 강한 김치재료는 이틀정도 상온에서 푹 익혀주고 일주일이상 냉장숙성시켜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오래두면 둘수록 깊은맛이 좋아집니다. 참조~
갓은 푸른갓이고요. 보통 붉은갓과 푸른갓 두종류로 있습니다. 붉은빛이 나는 갓이 좀더 영양이나 효능적으로 더 뛰어다나고 하고 거의가 토종이거나 재래종이니 더 신경써서 챙기면 좋습니다. 푸른갓은 '돌산갓' 품종만 피하면 재래종으로 만나기가 더 쉽습니다. (물론, 마트나 대중적시장에서는 힘들지만, 5일장이나 직거래장터에서는 어렵지않을 낍니다.)
길이가 4-50센치는 넘는듯했구요. 줄기도 오동통했습니다. 갓은 까쓸까슬한 가시솜털이 많아요. 잘못 만지면 따끔따금해요. 살때도 살짝 시들었는데, 집에 가져오니 잎부분이 풀썩 주저앉아버렸네요.
농사지어 파는 것이라 단으로 묶질않아서 1단이라 말하기가 어려운데요. 한뭉치를 2000원에 파셨어요.
오늘 장에서 돌아다니며 확인하니 30센치 전후 크기로 푸른갓을 주로 판매하셨어요. 좀더 지나면 붉은갓도 판매가 시작될듯해요. 가격은 2-3000원 정도.
풀은 먼저 쑤어놓고 식혀두기를 했습니다.
갓은 딱히 손질할 것이 없어요. 헹굴때 줄기사이사이(뿌리쪽)에 흙이 많이 들어앉아있으니 그것을 신경써서 씻어주는 것만 잘 기억하면 됩니다.
소금1컵에 물 3리터를 넣고 잘 녹여줍니다. 그리고 부어줍니다. 길이가 길어서 보통 사용하는 김치대야위로 올라오더라구요. (다 뉘여지지않고) 하여, 줄기부터 소금물에 담갔다가 잎부분까지 퐁당 담가주고 줄기쪽부분이 소금물에 잠기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웃소금으로 사이사이 흩뿌려주었습니다. 줄기가 굵은 아래쪽에 굵은소금을 좀더 많이 뿌려줍니다.
절여지는 동안 양념을 만들어 놓습니다.
고춧가루7큰술, 갈치속젓3큰술, 멸치액젓2큰술, 다진마늘1큰술, 산머루청5큰술, 다진생강1/2큰술, 찹쌀풀1컵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갓이 부들부들해지고 전체적으로 김치대야속으로 폭 잠겼습니다. 하여, 헹구기 30분전쯤에 다듬은 쪽파도 곁에 넣고 절여주었습니다. 쪽파는 갓살때 까놓고 파시는 것 2000원어치 사다가 한줌정도는 빼내 조선배추겉절이에 넣고 나머지는 여기에 몽땅 사용했습니다.
쪽파가 어느정도 숨이 죽었다 싶으면 꺼내 흐르는물에 여러번 헹궈주어 채반에 물기를 빼놓습니다.
(헹굴때, 갓줄기(뿌리쪽)안쪽을 하나씩 펼쳐보면서 흙을 제거해주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물기를 빼주면 잘 안빠집니다. 잎부분을 손으로 쥐고 꾸욱 눌러서 남은 물을 빼줍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양념이 흘러내리고 전체적으로 간도 안맞게되니 신경써야 합니다.)
물기뺀 갓과 파를 담고 양념에 쓰윽 버무려줍니다. 주로 뿌리쪽부분에 양념을 넉넉히 발라주고 나머지는 쓰윽 문지르는 방식으로만 해줍니다.
그리곤, 갓 한줄기에 쪽파 두세개를 끼어넣고 돌돌 말아주고 보관통에 차곡차곡 담아내면 끝!
위사진 아래쪽 제일 끝사진이 이틀숙성뒤 사진인데, 처음 담근것과는 색감이 다르죠?
더 익으면 푸른기운이 거의 없어집니다. 물론, 맛은 더 맛있어집니다.
자~
이틀 숙성시킨뒤 냉장보관전에 꺼내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매운맛이 여전히 강하게 올라오고 톡쏘는 향도 제법 짙습니다. 일주일정도 냉장보관했다 꺼내면 될듯합니다.
일주일뒤에 글을 올릴까 하다가, 그러면 또 늦을듯고 하고 해서, 장보기하다가 가을김치거리로 찜꽁해보시라고 담았습니다. 양은 적어도 만들어두기만하면 두둑해지고 든든해지는 만능찬이니깐요.
연일 김치담그기를 했더니 밥상걱정이 쏴악 사라졌습니다.
뜨끈한 밥만 맛있게 잘지어 내는것만 신경쓸려구요. 그래도 되겠죠?
잘 익어 맛있어진 김치 하나는 소박하지만 풍성함을 한가득 안겨줍니다.
그 뭣이 부럽겠냐며 뜨끈한밥에 척하고 얹어먹으면 꿀맛입니다.
맛있는 가을김치들이 그 누구의 밥상에도 풍성하게 한자리 차지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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