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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로> 찾기/책,삶이되어라~

<한국음식문화 박물지> 한국음식, 도대체 뭘까? 에 대한 고찰과 답을 내오다.






<한국음식문화 박물지> 이책은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전반적인 감정은 '냉소적'이다. 소위 한국음식이라는 것들(한식이라 불리우는)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내었다. 뿐만아니라, 허상에 지나지않는 것들도 발가벗겨내기도 했다. 

읽는이에 따라 혹은 보는입장에 따라 여러가지 반론을 내올수도있겠지만,중요한건 그 문제의식이 아주 깊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은 글의 끝맺음이 잔인할 정도로 냉소적이기때문에 뭘 말하고자하는지 갈피를 못잡을때도 있었다. '그래서..어쩌자는거지?'라는 질문이 마구 튀여나온다. 저자가 이야기 하는것은 어떻게 하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음식이 가지고 있는 거품, 혹은 잘못 알려진 모든것들에 대해 아주 냉소적이면서도 역사적으로 훑어보고 있었다. 


시대적흐름은 대개 조선시대후기, 일제시대, 전쟁후6-70년대, 크게 2000년대 이정도로 나누어서 오늘날의 한국음식이라 불리우는 많은 음식들에 대해 고찰도 하고 엉뚱한 인식이나 여러가지 복잡한 사회적여건, 또는 그 시대적 사람들의 심리, 욕구등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또는 상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 또한 짚어낸다. 결론적으로 한식이란 무엇인가? 한식의 정체성에 대해 더 진진하게 묻고 그에 대해 답을 내린다.


나는 단숨에 읽어버렸다. 너무나 흥미로왔기때문이다. 모르는것들을 알게된것도 있고, 상세하게 알지 못했던 대충 그러하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몇가지 고찰도 있어서 보는내내 아주 긴장감있게 보았다. 


오히려, 읽으면서 나는 또다른 충동이 생겼다. 

우리나라 먹거리 생산체계는 6-70년대 주로 큰전환점을 이룬다.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음식들이 대중화되는데에는 .. 그시점의 경제정책을 꼭 공부하고싶다는 충동이다. 이미, 최근 대량생산으로 인한 우리나라 식재료가 다 망쳐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있던터라 그 시점이 6-70년대시점이다. 이시점의 농업,경제정책 전반을 보는문제는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한식에대한 좀더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내올수있지않을까싶었다. 


아무튼, 간헐적이고 간결하게 훑어낸 역사적고찰이였지만, 음식을 바라보는 역사적 고찰시점도 좋았고, 음식이 단순히 똑같이 그대로 전해져서 오늘날에 오지않고 변화해간다는 지점 또한 지적해준것도 좋았고 마지막에 한식의 정체성에 대해서 명확하게 '한국에서 나고자란 특수한 특별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주어서 너무나 반갑고 기뻤다. 


음식을 담는그릇, 음식을 하는방법 그 차이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그 차이를 느낄수가 없을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나고 자라는 특별함. 이것을 담아내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만 할수있기때문이다. 

특히나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먹는것에만 혈안이되어있고, 그 음식의 역사와 배경을 모른채 입에 넣기 바쁜 우리들의 너무나 가볍고 비상식적인 음식문화에 일갈을 가했다. 


뿐만아니라. 이 책을 쓰던 당시 '한식의세계화'라는 화두가 정부로부터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던 때라 '한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상당히 깊었고 정부의 한식세계화가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확인시켜준다. 


책이 나온지는 꽤나 되었는데(2011년)..이제서야 책을 읽었다. 

유명한 '황교익' 맛칼럼리스트를 알고자 했다기보다는, 그가 느끼는 한국음식에 대한 깊이가 사실 어느정도인지 알고 싶었다는 것이 더 이책을 읽게된 계기이다. 

요즘 책과 친해지기를 선언?하고 끌리는데로 읽고 있는데.. 서문의 글을 읽고 빨려가듯이 단번에 읽어버렸고 단번에 소감을 쓰게되는일이..벌어진 것이다. 소감하나 쓰려면 며칠은 끙끙 앓다가 쓰는 편인데.. 사실 반론을 제기하고픈 것들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저자의 깊이있는 '한국음식'과 '한국의 맛'에 대한 관심과 깊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가 더 눈에 띄었다.

비록 그 말투(글이)가 너무 냉소적이고 직설적이지만, 그 깊이있는 고민은 더할나위없이 소중하다고 느꼈다. 


몇달전에 읽었던 <식탁위의 한국사> 주영하 / 휴머니스트  이책이 스쳐지나갔다. 

이책은 메뉴로 본 20세기 한국음식문화사를 담았는데, <한국음식문화 박물지 >보다는 깊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은 똑같다.

100여년동안 이어져온 음식들이 현재 어떻게 우리앞에 와있는지, 그리고 그 음식문화를 어떻게 이해할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지 등등은 같은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책을 보고서도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뿌리가 무엇인지를 깊이있게 돌아봤었다. 다른점이 있다면, <한국음식문화 박물지>는 깊이있는 설명은 많이 생략되었지만, 다양하고 넓게 우리가 먹고있는 음식들 전반을 돌아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질문은 아주 무겁다. '한국음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진지하게 답을 한다. 


요리하는것(만들어 먹는것)을 좋아하고, '맛난것을 먹는것'을 좋아한다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그러면서도 우리가 현재 먹고있는 다양한 음식들에 대해 '무거운'질문을 받을수있기때문이다. 

그 환상, 아니 거품을 걷어낼수도 있고, 아님, 그에 대한 궁금증이 더 발생할수도 있다. 

그래도 긍정적인것은 과도하게 설정된 우리음식에 대한 거품을 벗어내기에는 딱! 이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먹는문화가 어때야하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그 무언가를 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할것은 저자의 '냉소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에 민감하지 말 것과 본질은 그 누구보다 '한국음식'을 아끼는 사람이라는 점을 더 느끼길 바란다. 


저자가 마무리글을 쓰며, 한말이 가슴에 남는다. (여러가지 말들이 있지만..)

'한국식재료에 대한 정보, 가치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다.

한국의 자연으로부터 나오는 식재료와 그 식재료에 대한 정보, 그 가치를 아는 일은 나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이다. 아마, 이것을 모르기때문에 오늘날 우리음식은 더 겉돌고, 더 소란스럽고, 요란한지모르겠다. 껍데기 같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는데..그 이유는 저자가 말한 '한국식재료에 대한 가치, 정보' 이것이 소중하다는 걸 알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평생을 먹어야 하고, 먹으며 살것이다. 

자신 스스로 이것은 한국음식이야 했던 것들이 이 책을 읽게되면..아니라는걸 알게된다. 살짝 허무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보시라고 권한다. 거품을 빼야 한국음식이 어디까지 왔는지..알수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한국음식, 한국음식다운 음식이 나오고 맛볼수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읽고, 그 문제의식 선상에서 '한국음식'의 질을 높이는데 자기몫을 찾았으면 한다. 


특히나, 내가 만드는 음식이 다 한식이려니..하는사람은 꼭 읽으시라. 당연히 내가 먹는 음식이 다 한식이려니..생각하는 사람도 꼭 읽으시라! 그 막연한 생각이 오히려 한국음식의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걸..제대로 한방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