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4 17:00

간단하고 맛있는 가을찬 스무번째, 시금치무침입니다. 

시금치무침을 가을찬으로 소개하니 조금 이상하지요? 사실은 시금치는 봄과 가을나물인데, 철을 앞당겨 재배하는 풍토가 만연해지다보니 겨울나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거기다가 남쪽지방은 겨울에도 따뜻한 편이라서 남쪽지방에서 지배하는 시금치가 겨울철채소를 어느정도 담당해주다보니 더더욱 굳혀지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사실을 안지가 몇해 안됩니다. 


겨울에 먹는 시금치가 워낙 맛있어서 겨울이 제철이려니 생각했고, 이름봄과 가을 중턱부터 초겨울까지 장터에서 붉으스레한 뿌리를 가진 시금치를 파는것을 갸우뚱하며 쳐다보다가 파시는분들에게 여쭈어보니, 추우면 얼어서 못키우고 늦겨울에 심어 초봄에 캐오거나, 늦여름부터 심기시작해 가을중턱에서 늦가을까지 캐서 내다판다고 하시네요. 


그러고 이래저래 알아보니, 시금치는 봄과 가을에 먹는나물이였습니다. 겨울이 제철이려니하고 봄과 가을에 만나는 시금치를 애써 외면하고 겨울까지 꾹 참고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노지시금치 챙겨먹겠다고 그리 힘썼건만, 힘이 탁 풀리면서 순간, 내머리속에 든 지식과 정보, 경험이 '정답'은 아니구나! 하면서 막연하게 알고있는 식재료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 의지에 식단을 짜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후로는 5일장터에서 아름아름 재배해 파시는 분들이 계절별로 내놓는 식재료들을 꼼꼼히 보면서 배우려고 해왔습니다. 


이번 5일장터에서 짙은분홍빛깔줄기가 어여쁜 시금치를 팔길래 덥썩 사왔습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다른데서 파는 시금치와는 달라 맛있는 시금치여'하시면서 파셨습니다. 그러면서 한바구 가득에 덤까지 더 챙겨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재래종 시금치는 잎부분 끝이 뾰족하고 (뿌리쪽)줄기부분이 붉고 달큰한 맛이 있으며, 특이하게 '씨앗' (종자)에 뿔이 나있습니다.  

그래서 뿔시금치로도 불리웁니다. 


어쨌든, 장터에서 보는 족족 사다 맛보기로 했기에, 머리를 하얗게 비우고 초가을에 맛을 봤습니다. 

왜? 맛있는 시금치라 했는지 공감 백배하면서 맛있게 챙겨먹었습니다. 



생기기는 줄기가 아주 여리디여리게 생겼는데, 아삭한식감이 끝내줍니다. 시금치가 아삭한 맛을 가진거 봤어요?

붉은(짙은 분홍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데요)빛깔이 있는 부분은 달큰하기까지해요. 뿌리가 아니라 뿌리쪽에 가까운 '줄기'가 붉은거여요. 희한하죠? 


여느 무침과 마찬가지로 국간장, 참기름에 쓰윽 무쳤는데. 아삭아삭 맛있는 소리사이사이로 스리슬쩍달큰한맛이 쿵하고 입안에 내려와요. 오호~ 이런 맛이였구나! 봄과 가을에 맛보는 시금치는 이맛인거구나! 하면서 이제부터 가을날 장터에서 만나는 시금치는 볼때마다 잘 챙겨 먹어야쥐 하면서 굳게 다짐했습니다. 



한뿌리에 여러줄기가 붙었는데, 그줄기들이 얇디얇아요. 근데, 엄청 아삭해요. 뿌리끝을 깔끔하게 잘라오셔서 뿌리는 거의 없었는데요. 뿌리쪽 줄기가 저리이쁜 분홍빛이여요. 보기만해도 보석같이 이뻐요.  아마 장터에서 보신다면 눈에 팍팍 띌꺼여요. 처음에 저는 낯설은 시금치여서 뭔고했는데, 이리 맛있는 시금치인줄 미처 몰라본 것이 참으로 후회되요. 


작년부터 챙겨 먹기 시작한거 같아요. '낯설다' 는말이 어찌보면 토종식재료와 제철식재료에게 붙여지는 설명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린 그만큼 멀리했고, 하찮게 여겼고 그누구에게도 배우질 못했으니깐요. 

그래서 제철찾기여정은 '친해지기'가 가장 큰 숙제인거 같아요. 특히나 토종식재료들은 제철을 꼬박 잘 지키는 제철꼬박지킴이들이라서 제철을 사랑하고 아끼고자 한다면, 최우선에 두고 이름부터 생김새까지 알려고 하는 것이 중요해요. 비록 만나기가 그리 쉽진 않지만, 간절하면 꼭! 만나니깐요.  짐짓, 만나질 못할터인데 하면서 덥썩 밀어두지마시고 생김새 잘 기억해두었다가 그 언젠가 만날수 있으리라는 자그마한 소망 한자리 담는 시간으로 가지면 어떨까요?


항상, 토종식재료들을 소개할때마다 마음한켠이 무거워요. 내가 만날수 없는 식재료다여겨, 지레짐작 마음문을 확 닫을까봐요. 그 누군가가 자꾸 떠들고 소개하고 하다보면, 그 언젠가는 그 누구라도 만나게 되리라 믿기에 우직하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제경험담이지만, 토종식재료 얼굴을 조금이라도 먼저 알았다면 아마 이 시금치도 3-4년은 앞당겨서 소개했을 낍니다. 눈뜨고도 알지못하면 보구도 못만났다 그리 여기니, 알기만이라도 한다면 분명 그리어렵지않게 찾아내시리라!   

그런 간절한 바램을 담아 씁니다. 



근데, 시금치나물 보기만해도 진짜 넘 이쁘죠? 나물류 중에 이렇게 아삭한건 내 또 처음입니다. 

거기다가 이번엔 고명으로 통깨가 아닌 '흰들깨'를 살짝 부셔서 넣었거든요. 오호~ 이것도 끝내주네요. 


들깨는 가을에 수확하는데요. 제가 손수 재배해서 아름아름파시는 분들을 장터에서 구석구석 알고 있기에 그분들 보따리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 버릇인데요. 그러다가 발견?한건데요. 낯설은 알갱이라서 이거 뭐예요? 하고 물으니 들깨라는 거여요. 근데 왜이리 하얗죠? 이건 원래 하얀겨. 그리 답해주셨습니다. 그럼, 어떻게 먹죠? 물으니, 통깨처럼 온갖음식에 뿌려먹어도 되고, 갈아서 들깨가루넣는 음식에 사용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에 가져와 고민고민했죠. 어케 먹지...



깨끗하게 씻어서 볶아두었어요. 그리고 요즘 음식에 고명으로 넣어먹고 있는데, 까만 들깨보다 껍질이 얇아서인지 껄끄러움이 없어요. 들깨의 꼬소롬함이 음식마다 스며드니 들기름과는 또다른 멋이 있네요. 

(하얀 들깨는 토종들깨여요, 낯설었지만 그냥 지나치지않고 챙겨왔어요! 그덕에 가을음식은 더 맛있어질거 같아요! )




아무리 봐도 넘 이쁜거 같아요. 짙은 초록에 짙은분홍이 어울어져인지 더 눈에 팍팍 띄어요.

어쨌거나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멋진 가을나물입니다. 








토종 시금치 무침


재료: 데친 토종시금치 크게 두줌  

양념: 조선간장(국간장)1큰술, 참기름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흰통들깨1큰술 



토종 시금치 무침은요,

손질은 한포기가 상당히 묵직해요. 줄기 하나 하나는 아주 여리게 생겼는데 아주많이 뭉쳐져서 굵직해요. 


줄기가 여리여리 야리야리해서 살짝만 데쳤습니다.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물에 담갔다가 젓가락으로 한두번 저어주고 바로 건져서 찬물에 씻어주고 물기꽉 짜서 볼에 담고 조선간장 , 참기름, 다진마늘 넣고 무쳐주면 됩니다. 


깜짝 놀란것은, 그리 야리한 줄기인데 아삭한 식감은 끝내주는 거여요. 아마 이 식감때문에 맛있다고 하신겐지. 

또, 붉은빛이 도는 줄기부분은 달큰했어요. 모든 포기가 붉은건 아니였지만, 절반이상은 붉은줄기를 가졌어요. 


여하튼, 가을에 먹는 나물치고는 으뜸이 아닐까싶었습니다. 장터에서 눈여겨보고 꼭! 찾아내시길.



굵직한 포기가 많아서 4등분 또는 8등분도 해주어야 해요. 먹기좋게 쪼개준후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한번 끓는물에 담갔다 건진다 여기고 한번 담갔을때 젓가락으로 두어번 휘저어주면 끝! 그리고 바로 건져서 흐르는 물에 씻어주고 물기 꽉 짜줍니다.  



중간에 사진이 몇장 날아가서.. 중간 사진이 조금 엉망이기는 한데요. 기본 '조선간장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다진마늘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면 됩니다. 저는 그냥했는데요. 먹기에는 줄기가 얇아서인지 길쭉했어요. 도마에 놓고 반절정도 잘라서 무쳐내 놓는것이 먹기에는 더 수월할 것 같아요! 참조 ~


하얀들깨는 까뭏한 들깨에 비해 껄끄러운 식감이 전혀 없네요. 까뭏한 들깨로 가을에는 고명에 자주 넣어먹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몇가지 식재료외에는 어울리지않아 어쩔꺼나 하고 있었는데, 하얀들깨가 나물에 어울려버리니깐 고민 끝!이 되어버렸네요. 혹여 가을장보기 중에 만난다면 주저마시고 덥썩 구입하시라고 권합니다. 가격도 참깨보다 저렴하고 참깨처럼 고명으로 즐겨 쓸수 있으니 너무 좋지않아요? 


자~

그릇에 담습니다. 나물무치면서 무슨맛일꼬 하면 낼름낼름 맛보다 아오~ 어떻게 이렇게 아삭할수 있지?

그러면서 한볼 가득 먹어삐서요. 거기다가 하얀들깨맛이 너무 좋은거여요. 깨보숭이처럼 손으로 부셔서(살짝 으깨서) 넣었거든요. 들깨향이 진하게 퍼진탓에 코도 신나고, 입도 신나삤습니다.  



가을날 놓쳐서는 절대 안되는 맛으로 찜꽁 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면서 또 어떤맛을 내어주는지 가을기간 내내 설레면서 맛보면 될듯합니다. 



보기만해도 탐나죠? 탐나시랏!  토종식재료는 탐 많이내도 됩니다. 한껏 욕심내도 됩니다. 

많이 찾고 많이 사랑해주면 분명 재배농가도 많아지리라 그리 믿기때문입니다. 



사진에는 확대해서 굵은줄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얇고 여리여리 야리야리하게 생겼어요. 

아직 가을날은 기니깐요. 가을 기간동안 꼭! 맛보실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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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철찾아삼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