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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로 읽는 세상/어떻게 먹을 것인가?

봄나물,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면 안되나요?


봄은 봄나물을 맛보고 즐기는 계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물이름이 뒤죽박죽되어있거나, 잘못되어 부르는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거기다가 봄나물이 4계절 하우스재배까지 하는통에 그 이름이 더더욱 혼란스럽게 불러지고 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마음을 담아 , 봄나물을 무한히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써내려갑니다. 



봄나물은 봄에 먹어야 비로소 봄나물


봄나물은 봄에 먹는나물입니다. 다른계절에 맛보는 것은 하우스나물입니다. 그이상도 이하도 아닌.

하우스에서 봄온도를 인위적으로 맞추어(난방, 가온해서) 재배한 나물입니다. 그것을 봄나물이라 부르기에는 저는 민망한 일이라 그리여깁니다. 우리가 그것만큼은 키우는 사람이나 먹는사람이나 인정하고 즐겼으면 합니다. 


봄나물이 영양이 많다고 특별하게 칭송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겨울에 얼어붙은땅이 따스한 봄기운을 맞고 아침저녁으로는 찬기운을 맞아가면서 스스로 봄환경을 이겨내어 자라났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인위적인 환경과 조건을 맞추어 성장한 나물과 식재료들은 그 인위적인 환경에 조그마한 변화만 있어도 제대로 성장하지를 못해 지난겨울 죄다 하우스재배임에도 버텨내지못하고 반타작도 못하는 결과를 내온겁니다. 


봄나물만큼은 차갑고 따뜻한 봄기운을 맞아가며 키워냈으면 합니다. 다른계절도 마찬가지지만 봄만큼은 그리해도 좋을만한 계절아닙니까? 비싼 난방비써가며 생산하는 풍토는 가격도 저렴하게 만들지 않고 있고, 그렇다고 영양을 온전하게 다 담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배풍토가 점점 바뀌어가는것에 안타까움이 넘칩니다. 

여기에, 나물이름까지 뒤죽박죽임을 알게되니 봄나물을 제대로 맛보는일이 여러가지로 꼬여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환호하는 봄나물, 얼마나 알고 있나요? 

봄맛은 봄나물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일부터 시작.


매년 나물이름을 제대로 불러보자고 글을 쓰고는 있으나, 언제쯤 제대로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이름에 그 무슨 많은 사연이 있는겐지. 아마. 돈과 연관이 가장 깊은 듯싶습니다. 돈벌이가 되야하니 조금 유명한 이름을 붙여 얼렁뚱땅 파는 모양처럼 보입니다.  그 속사정은 어찌되었든. 나물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키우는 사람이되었던, 판매하는 사람이던, 먹는사람이건 할것없이 제대로 불러주는 일부터 하는 것이 봄맛을 제대로 맛보는 그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우리는 나물하면 '그나물에 그밥' 이라며 '거기서 거기'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합니다. 그만큼 나물에 대해 모르기때문인 자신탓을 하기보다는 의례 '나물맛이 거기서 거기'려니 하고 나물이 가진 이름에서부터 맛과 식감, 향이 주는 소소하고 섬세한 차이점들을 굳이 알려고 하지않습니다. (사실 알려고 해도 알수있는 방법도 그다지 많지 않기는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서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봄나물을 얼만큼 알고 있나요? 봄나물의 이름은 제대로 알고 있나요? 아니, 최소한 자신이 손질한 나물 이름은 제대로 알고 있나요?

파시는 나물 이름은요? 그럼 찬으로 먹는 분들은 그 나물이 뭔지 알고 먹나요? 아님 먹어보면 어떤나물인지 알아맞출수 있나요?


우리나라는 60%산, 그 나머지는 들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지요? 구릉지대가 많으니깐요. 들나물, 나무나물, 산나물이 무성할수밖에 없는 자연지형입니다. 그래서 수천년간 이들의 도움을 받아 끼니를 해결해오며 삶을 빛어왔습니다. 그덕에 맛있는 나물이 무엇인지도 남겨주었고(먹으면 안되는 나물도), 나물말리기(보관법, 먹는법)도, 나물재배법도 뿌리를 내리게 되었겠지요. 


이건 단순히 옛것을 지키자, 전통을 지키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삶으로 체득하고 그들의 삶을 이어오게한 것이기에 단순하게 재단할수 없는 일입니다. 이걸 '지혜'라고 말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저는 '이땅을 먼저 살아간 사람들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여깁니다. 거창한 문화재만 유산이 아닙니다. 삶으로 이어온 것들에는 그 얼마나 고통한 역경들이 다 담겨져있겠습니까? 수많은 외적의 침입,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 그안에서 먹을것을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 그 결과 아니였을까? 그것을 한단어로 표현할수 있단말입니까! 


물론, 나물들도 수천년동안 벌어진 여러가지 자연환경의 변화에 치열하게 고닯프게 적응하며 오늘까지 왔겠지요. 

그래서 나물은 이땅을 살아낸 사람들의 긴 여정의 결과물이기도 하고, 또 앞으로도 우리들과 긴 여정을 함께 엮어갈 동반자들이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몸이 될거니깐요. 



우리삶에 봄이 있는한, 

봄나물의 이름, 식감, 향, 맛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필요해


나물을 사랑한다면서 나물이름을 모른다거나, 봄나물에 환호하면서 나물이름도 모르고 그 나물의 차이점도 구별못한다면 그건 안타까움을 너머 슬픈일입니다. 아무리 수입산식재료가 우리식단을 좌지우지할만큼 덤벼들고 있다고해도 나물만큼은 똑뿌러지게 이름에서부터 맛과 식감, 향까지 구별해내는 능력은 꼭! 길렀으면 합니다. 그 어느나라에 이토록 많은 나물을 아낌없이 먹고 즐기는 나라가 있는가요? 우리나라만 할수있는 거. 그것이 있기에 한식이라는 이름을 붙일수 있는거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아닐까요? 


이런 거창한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봄나물 그이름만큼은 제대로 불러주는 것부터 욕심을 내보는게 어떨런지요? 

오늘 먹은 나물찬의 이름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올 봄에는 나물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 그 나물의 맛과 식감 향을 배워보는일을 해보고, 그리고 겨울에는 '봄과 여름에 말려진 나물'(묵나물)들의 달라진 맛과 식감, 향을 배워보는 겁니다. 


저는 나물만큼은 도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저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나물'이 21세기 얼마나 소중한 식재료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나물사랑' 지나쳐도 된다고 여깁니다. 

격렬하게 사랑해주어도 되는 멋진 식재료입니다. 그 시작은 당연히 '이름'을 제대로 아는일, 불러주는일 부터입니다. 

그리고 더 격렬하게 사랑한다면, 눈감고도 그 나물의 향과 식감을 구별하는 신비한 능력까지 겸비하시길.

(저는 이런능력을 가지기 위해 몸부림. 용부림하고 있습니다. )



자, 그럼, 무엇부터 시작할까요?

가장 많이 잘못부르고 있는 나물 6가지만 꼽아 소개하겠습니다. 


1. 섬쑥부쟁이와 취나물, 부지깽이나물과 섬쑥부쟁이. 

2. 참나물과 삼엽채

3. 곰취와 곤달비 



1. '섬쑥부쟁이'라 불러주세요!


'섬쑥부쟁이' 이름 너무 이쁘지않습니까? 이렇게 불러주면 안되는겐지. 

섬쑥부쟁이는 울릉도가 원산지입니다. 그래서 울릉도에서 자란 섬쑥부쟁이가 가장 맛있습니다. 

하지만, 섬쑥부쟁이는 우리나라 왠간한 들에서도 병충해없이 아주 잘 자라기때문에 육지재배 섬쑥부쟁이도 향긋하니 아주 맛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울릉도산 섬쑥부쟁이가 유명해지다보니 울릉도에서 부르는 애칭' 부지깽이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더니, 이제는 '울릉도 취' '쫑취' '제주도 취' ' 취나물'로도 부릅니다. 


우선, 섬쑥부쟁이와 부지깽이나물은 종이 다름니다. 생김새도 다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지깽이'나물이름을 버리지 못하는데에는 울릉도생산지라는 것을 강조하기위함인듯 싶습니다. 하지만 아셔야 할것은 '부지깽이나물'은 따로 존재하기때문에 그리부르면 더 혼란스럽습니다.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라 부르면 됩니다.  


다음으로는 육지?에서 재배 판매되는 섬쑥부쟁이를 '울릉도 취', 또는 '제주도 취', 또는 '취나물' 이라고도 부르며 판매합니다. 

햐.. 물론 향긋함이 있기때문에 얼렁뚱땅 유명한 섬이름을 붙여 파는 것도 그럴싸할지 모르겠지만, 제이름이 아니니 고쳐불렀으면 합니다. 


가장 걱정인건, '취나물'이라고 버젓이 판매하는 일입니다.  취나물은 산나물이지만 워낙 유명해지면서 대대적인 하우스재배가 시작되면서(겨울에 난방해 키워) 초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취나물'과 '섬쑥부쟁이'는 완전 생김새가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나물'이라며 판매하는 곳을 무척이나 많이 봤습니다. 재배하시는 분들도 그리 알고 키우는 분들도 있구요. 

이건 좀 심하다 그리 판단하고 있습니다. 


▲ 섬쑥부쟁이와 취나물입니다. 


다른 것이 확인하게 보이지요?  잎모양새가 다릅니다. 섬쑥부쟁이는 길쭉한 마름모꼴이고 취나물은 너른 삼각형모양으로 줄기가 있는곳으로 옴폭 파여 들어갔습니다. 만나면 구별해내겠지요? 

데쳐서 나물로 놨을때 구분하는 거. 그거 조금 쉽지는 않아요. 섬쑥부쟁이와 친숙해지다보면 매년 그 차이가 조금씩 느껴지실껩니다. 

만약에 식당에서 (초봄에서 봄이 무르익을때쯤) 취나물이라고 한다면 재배취일경우일터인데요. . 재배취가 난방비써서 키우기때문에 가격이 섬쑥부쟁이보다 비쌉니다. (섬쑥부쟁이는 워낙 비료나 농약없이 잘 자라다보니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보통은 섬쑥부쟁이를 취나물이라 그리 알려줍니다. 


올봄에는 섬쑥부쟁이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고, 맛도 취나물과 구별해 낼줄 안다면 봄맛이 더 풍성해지겠지요? 



▲ 노지재배, 울릉도산, 하우수재배 섬쑥부쟁이 구별 사진입니다. 


어케 구별이 되십니까? 나물도 재배하는 방법에 따라 재배지역에 따라 생김새도 맛과 식감, 향도 다 다릅니다. 

그 차이까지 구별해 낸다면 나물도사 맞습니다. 그런데, 나물도사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나물이 제맛인지 제대로 된 맛인지를 알기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절대로 '그나물이 그나물' 아닙니다. 그 차이에 우리가 둔감한 것이지, 그 차이는 배우면 배울수록 엄청나다는 걸 알게됩니다. 그만큼 어떻게 키웠는가가 식재료의 모든것을 결정한다는 걸 배우기 때문입니다. 


현재, 섬쑥부쟁이는 올해부터 달라졌습니다. 노지재배가 왕성해졌습니다. 하여, 3월중하순부터 4월초순까지 노지재배 섬쑥부쟁이가 많이 판매됩니다. 그밖에 시기는 하우스재배라 보면 됩니다. 워낙 잘자라는 들나물이기때문에 노지재배는 봄과 가을인데요. 

작년까지는 연두빛의 하우스재배 섬쑥부쟁이가 가 흔하디 흔해 1년 4계절 내내 만날수 있었고 가격도 무척이나 저렴했습니다.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는 이름값에다가 재배량이 한정되어있고 원하는 사람은 많고 하니 가격이 다소 비싼편입니다. 

기회가 닿으면 먹는것으로 하면 됩니다. 노지재배 섬쑥부쟁이가 향이 워낙 짙고 좋으니깐 울릉도 섬쑥부쟁이만 고집하지않아도 될듯합니다. 


앗! 섬쑥부쟁이와 취나물 구별법인데요. 사실, 이시기에 나오는 취나물은 하우스재배 취나물이 대부분이라서요. (자연산 취나물은 산나물이라서 산의 기온을 봤을때 아주 여린순정도의 크기입니다.) 재배취나물과 제철 취나물의 차이점을 구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터라, 그때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하고, 섬쑥부쟁이의 특징적인 맛을 알려드리자면, 짙은 향이 아주 좋지만, 나물을 목으로 넘길때쯤 아릿한 맛이 있습니다.  미각이 섬세하신 분들은 분명 찾아내실수 있습니다. 


어쨋든, 이름만은 제대로 불러주면 안될까요? '섬쑥부쟁이' '섬쑥부쟁이' 이름이 너무 이쁘잖아요? 

향긋한 봄나물 '섬쑥부쟁이' 이름으로 불리우며 더 많은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2. 곤달비로 불러주세요!


곰취가 유명한 산나물이다보니, 그와 닮은 곤달비가 '곰취'로 불려지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재배하는 분들은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데, 선뜻 '곤달비' 판매하지않고 '곰취'로 이름을 불러 판매합니다.

직거래 장터에서도 (강원도에서 재배하는 분)인데, 얼렁뚱땅 곰취로 불러 판매하기도 하더군요. 

5일장이나 시장에 가면 더 가관입니다. 곤달비인데 곰취로 판매합니다. 왜 그럴까요?


상세한 속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 유명한 이름을 따라붙여야 판매가 된다고 생각해서일까요? 곤달비라고 하면 잘 안팔린다고 생각해서일까요? 식당은 더하겠지요? 장아찌로 보통 찬으로 내놓으니 모양새로는 구별해내기가 만만치 않을터이니 '곰취장아찌'다 하고 내놓을 것입니다. 내가 뭘 구입했는지, 뭘 먹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곰취를 먹었을까? 곤달비를 먹었을까?


▲ 곰취와 곤달비 


사진으로 봐도 정말 닮기는 닮았죠? 근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게 생겼습니다. 곰취는 잎이 도톰하고 거친느낌이 강하고, 곤달비는 잎이 얇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거기다가 줄기가 다릅니다. 곰취줄기는 잎에서부터 내려오는 줄기에 홈이 파여져 줄기끝까지 나있습니다.  곤달비는 줄기가 원형입니다. 홈이 없습니다. 겉모양새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줄기(잎에서 줄기시작하는 부분에)에 홈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면 됩니다. 


식감과 향과 맛이 다릅니다. 물론, 새콤달콤한 장아찌로 만든다면 구분해내기 쉽지않을 듯한데요. 

(제가 판매하는 장아찌를 먹어본적이 없어서.)  곰취는 거친식감(잎이 도톰하므로)에 짙은향이 있으면서 쌉싸래한 맛이 납니다.(물론 아주 여린것은 아주 향긋하기만  합니다.) 곤달비는 향긋하지만 곰취처럼 짙지않고 달콤한 맛을 가졌습니다. 곰취줄기는 거칠다면(질긋합니다) 곤달비 줄기는 상당히 아삭합니다. 



어쨋든, 곤달비도 멋들어진 산나물입니다. 곰취로 불릴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곤달비로 멋들어지게 불러주세요!


산나물도 철어기기에 동참한지가 오래되어 '곰취와 곤달비'가 겨울에도 판매가 되더군요. 하지만, 산나물의제철은 늦봄입니다. 

봄이 무르익어야 싹이 자라고 나물크기로 성장합니다. 이맘때 맛보는 산나물이 제맛이 되겠습니다. 

곧 산나물의 맛을 제대로 보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곰취와 곤달비 그 각각의 맛대로, 사랑해주면 됩니다. 


사실, 곰취가 유명해서 그렇지. 곤달비는 산나물치고는 쌉싸래한 맛이 없고 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입맛에도 낯설지않습니다. 늦봄부터가 제철이니 (장아찌로 하면 그 본연의 향과 식감을 배울수 없으니) 생쌈으로 맘껏 즐겨보세요! 아마 상추보다 더 사랑하실껩니다. 강추합니다. 가격도 산나물치고는 저렴합니다. 


한번 따라 불러볼까요? '곤달비' '곤달비' '곤달비' 너무 이쁘죠?  

이름도 화끈하게 불러주고 봄밥상에서도 맘껏 사랑해주시길!



3. 참나물이 아니잖아요? 삼엽채로 불러주세요! 


여기에 문제점은 참나물이 아닌데, 삼엽채를 참나물이라 부르면서 생긴겁니다. 

여짓껀 참나물로 알고 먹어왔던 참나물은 참나물이 아닙니다. 삼엽채입니다. 삼엽채는 일본종자로 '미쯔바'가 정식이름입니다. 

이 나물이 어찌 '참나물'로 불리게 되었는가는 정말 곰곰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물론, 참나물과 향이나 식감이 비슷하다는 점도 있겠지만, 얼렁뚱땅 종자도 속이고 이름도 속여 판매하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판단합니다. 참나물은 산나물이고, 늦봄과 초여름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만날수 없는 귀한 나물입니다. 

그러니, 흔하디 흔하게 식당과 밥상에 올라왔던 참나물은 삼엽채, 이녀석입니다. 참나물은 너무 귀한 나물이라 4계절 맛볼수도 없거니와 식당에서 이리 귀하고 비싼 참나물을 내어놓을리도 만무합니다. 산나물을 직접 채취해서 식당을 운영하는 곳에서 조차 만나기 어려운 찬입니다. 


죄다 참나물이라며 판매하고 참나물인줄 알고 먹어왔고 참나물이라 사다 맛보며 행복해했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시겠지요? 이런 글을 써야하는 저도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잘못 알고 있는 이름이 보편화되었을때는 어찌해야 하는지 정말 고민이 많이됩니다. 그래도 아닌건 아닌겁니다. 그리고 제대로 불러야 합니다. 


누군가가 자기이름을 다른사람이름으로 평생 부르면 그건 기분나쁜정도가 아니잖아요? 자기자신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참나물은 요넘의 삼엽채때문에 제대로 '참나물'임을 뽐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어찌나 가련한 인생인지.

그나마 다행인건 몇해 유심히 늦봄에 직거래장터와 5일장터를 돌아보니 이제는 재배농가도 많아졌나봅니다. 그래서 눈여겨 보면 '참나물'을 만나는 건 아주 어려운일이 되지는 않은듯 합니다. 얼마전에도 초벌해서 판매하는 참나물을 봤습니다. 오호~ 놀라워라. 하면서 반갑게 만났습니다.   


워낙 삼엽채가 참나물이라는 이름을 가져가 버리니, 진짜 참나물은 늦봄에 '자연산 참나물'이라는 이름으로도 판매하더군요. 워낙 흔하게 삼엽채가 판매되었던지라 '참나물'이라는 이름표로는 누구하나 유심히 관심을 갖지않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그 이름을 제대로 아는 저도 이리 속상한데, 참나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얼마나 가슴이 무너질까요? 



▲참나물과 삼엽채.


삼엽채는 이제 참나물 모자를 벗고 제이름으로 불리워야 합니다. 이녀석때문에 참나물 값어치도 떨어졌고, 참나물의 제맛도 완전 버렸습니다. 참나물은 삼엽채와 비슷한 향이라 얼렁뚱땅 표현할수 없습니다. 참나물향이 더 짙고 좋습니다. 나물중 최고라 하여 그이르도 '참'나물입니다. 어디 일본종자 미쯔바(삼엽채)가 '참나물'이름을 도용한단 말입니까! 

이건 삼엽채 재배농가가 무조건 잘못한 일입니다. 판매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엽채라 부르고 판매하면 됩니다. 


삼엽채도 향긋한 맛이 좋아 그 누구도 '참나물'이름이 잘못되었음에도 문제제기 한번 안한거 아닙니까? (물론 진짜 참나물의 존재를 몰랐기때문인 것이 더 큰 원인이지만)  삼엽채라 불러도 여전히 사랑해주리라 그리 판단합니다. 

삼엽채도 하우스로 1년연중 재배하고 또 빨리빨리자라는 통에 여러번 수확해 질긋한 맛이 있기는 하지만, 봄에 첫수확한 삼엽채는 연하고 맛있습니다. 삼엽채로 부르며 사랑해주는일은 참나물의 제이름을 돌려주는일이고, 참나물의 제맛을 새롭게 배우고 익히는 일입니다. 




삼엽채와 참나물의 구별법은 외관상으로 한눈에 구별할려면 조금시간이 필요하기는 한데요. 가장 쉬운방법은 줄기로 구분합니다. 

보랏빛줄기가 있는것이 참나물입니다. 연두빛줄기로만 되어있습니다. 

줄기만 보면 구분이 가능하구요. 잎으로 구별할때는 뒷면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잎뒷면에 줄기자욱이 선명하고 윤기가 나는건 참나물이고 잎뒷면 줄기자욱이 흐릿하고 윤기가 없는건 삼엽채입니다. 


사실, 삼엽채를 찾아내는것이 더 쉽지요. 그간 참나물인줄 알고 먹어왔으니깐요. 시장과 마트, 장터에서 '참나물'이라고 파는건 죄다 삼엽채라 보면 됩니다. 왜냐면, 진짜 참나물은 판매시기가 아주 짧고 여러번 수확할수도 없는터라 양도 많지않습니다. 늦봄과 초여름 부지런히 직거래장터(산나물판매하는 곳)이나 5일장에서나 만날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간 참나물로 먹어왔던 나물이름을 '삼엽채'로 불러주는 일만 잘해내면 됩니다. 

'삼엽채' '삼엽채' 또는 '미쯔바' '미쯔바' 이렇게 불러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이름이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참나물의 본질입니다.  

올봄에는 기회가 닿는다면, 참나물의 제맛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하지만, 참나물 모자쓴 삼엽채를  '삼엽채'라 불러주는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참나물이 제이름을 당당하게 떳떳하게 달고 우리앞에 찾아오게 될테니깐요. 


올 봄부터는 삼엽채라 불러주시렵니까?


그리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참나물의 명예와 제맛을 화창한 이 봄날에 되찾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하게 원합니다. 


 


이것으로, 잘못된 나물에 관한 글을 마칩니다.

이밖에도 어수선한 나물이름들이 혼재해 있는 것도 많기는 합니다만, 가장 심각한 것만 뽑았습니다. 

이것만 제대로 불러주기만해도 봄이 더 사랑스러워질 것입니다. 


어떠신지요? 올 봄에는 한번 통크게 , 우렁차게 제대로 불러주며 사랑받는 봄나물이 되길.. 그리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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