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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요리/초봄

향이 좋아 더 맛있는 봄주먹밥1, 섬쑥부쟁이 주먹밥~

향긋한 봄내음이 가득 퍼지는 봄 주먹밥 첫번째, 섬쑥부쟁이 주먹밥입니다.

봄향이 진하게 퍼지는 주먹밥입니다. 봄날에 챙겨먹으면 너무 좋습니다. 

이제, 봄싹들이 만연한 때이라서 몸도 점점 적응하느라 나른해지기 쉬워집니다. 입맛도 나른해지기 쉬워지는터라 향긋함을 가진 식재료로 주먹밥만들어 먹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주먹밥은 만들기도 워낙 쉽고 또 어울림의 범위도 워낙 좋은터라 만드는 재미, 먹는재미가 솔솔한 음식입니다.

향긋한 봄나물만 준비되면 후다닥 만들어 맛나게 챙길수 있습니다. 


섬쑥부쟁이는 이미 소개했지만, 지난번 소개한 것은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라면, 이번에 소개하는 건 육지 섬쑥부쟁이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장터에서는 팔았지만, 집앞시장에서는 잘 만나질 못했는데 아주 많이 재배하나봅니다. 

노지 섬쑥부쟁이까지 나오는 걸로 봐서는 재배지역이 상당히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간, 장터에서 만난 섬쑥부쟁이들은 죄다 철을 잃고 가온재배한 하우스 섬쑥부쟁이들이였는데 짙은색과 향을 머금은 노지 섬쑥부쟁이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덥썩 사다 맛있게 챙겨먹고 있습니다. 


섬쑥부쟁이는 소위 '울릉도 취'로 판매하고 있거나 가끔은 엉뚱하게 '취'나물이라고도 불리며 판매되기도 합니다.

또 부지깽이나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웁니다. 요건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를 울릉도사람들이 부르는 애칭같은 건데 유명해지다보니 이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버렸습니다. 하지만, 부지깽이나물은 십자화과로 생김새 자체가 아예 달라 그리부르면 안됩니다.

아무튼, 부르는 이름이 잘 정리되려면 시간이 좀 소요되야할듯 합니다. 


섬쑥부쟁이는 원산지가 울릉도이지만 우리나라 산과 들 아무대고 탈없이 (병충해없이) 잘 자라는 덕에 육지로 건너와 많은 곳에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이 제철이고, 하우스재배가 워낙 많아 사시사철 만날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먹을수 있다고해서 같은맛과 같은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봄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이제, 집앞 도깨비시장에서도 흔하게 만날수 있게된듯하여, 이름도 잘 불러줬으면 좋겠고 나물도 즐겨먹으면서 봄날밥상을 잘 채웠으면 합니다. 




우리나라가 나물만큼은 정말 많이 먹을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름도 아직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는 나물들이 많고, 이름도 잘모르는 나물들도 많습니다. 

나물을 사랑하고 나물을 즐겨먹는 걸 좋아한다면, 이름만큼은 그리고 그 생김새만큼은 제대로 알아야 하지않을까싶습니다. 

아는만큼 더 사랑하게 되고, 더 아껴주게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섬쑥부쟁이와 취나물을 구별하고 넘어갑니다. 

우선, ▼ 섬쑥부쟁이입니다. (노지에서 재배한 것들이라 짙은 녹색입니다.)



아래사진 ▼참취 (취나물)와 비교가 되죠? (자세히 보면 잎모양이 완전 다릅니다.)



두 나물다 좋은 향, 짙은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제철이 다릅니다. 섬쑥부쟁이는 들나물로 봄과 가을이 제철이고

참취(취나물)은 늦봄에서 초여름까지가 제철입니다. 취나물도 유명해지면서 가온 하우스재배가 많아져 이른봄부터 쏟아져 나오지만, 제철(늦봄)에 맛보는 참취맛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섬쑥부쟁이는 그간 하우스(가온)재배한 것들만 만나다 노지에서 재배된 것을 맛보니 어찌나 향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제철이 주는 선물은 '향'과 '맛'이 아닐까 그리 판단됩니다. 


종종 판매하는분들이 '취'나물이라고도 하고 '울릉도 취'라고도 하며 판매하길래, 그럼 진짜 '취나물'(참취)가 너무 서운하지않을까요? 무슨나물인지도 모른 체 봄나물이라 대충 부르며 먹을순 없잖습니까! 

물론, 양념해 무쳐놓으면 그나물이 그나물같고 저나물이 저나물 같은거야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만 식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만큼은 알고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야 그나물에 그나물같아보여도 그향과 식감만으로 '나물의 차이'를 확연히 알아챌수 있으니깐요. 나물을 사랑하는 만큼 나물만큼은 '도사'가 되야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나물생김새까지 확인하니 '섬쑥부쟁이'라는 이름이 촥촥 감기죠? 이름 너무 이쁘잖아요. 섬쑥부쟁이. 

매년 봄마다 친근하게 불러주는 이름도 되고, 봄밥상에도 넉넉하게 올라가길 바래봅니다. 


주먹밥에 향이 짙은 섬쑥부쟁이나물을 넣었더니 어찌나 맛있는지 모릅니다. 꿀떡인가? 꿀떡꿀떡 맛있게 먹었습니다. 

섬쑥부쟁이의 향이 팡팡팡~~ 퍼져요! 봄날에 꼭 챙겨드시길~~



섬쑥부쟁이 주먹밥 


재료: 데친 섬쑥부쟁이 적당량, 밥 1과1/2공기, 당근약간, 소불고기약간 

섬쑥부쟁이밑간: 들기름약간, 소금약간 

밥밑간: 소금약간, 참기름약간 



섬쑥부쟁이 주먹밥은요,

나물만 데쳐 소금과 들기름 또는참기름에 살짝 간한후 밑간한 밥에 버무려 주면 됩니다.


주먹밥에서 가장 중요한건 밥밑간입니다. 결합하는 부재료에 따라 간세기를 결정하면 됩니다. 밑반찬일경우는 조금 슴슴하게, 간이 안된 채소일경우는 짭조롬하게 하면 됩니다. 요건, 맛봐가면서 결정하면 됩니다. 


나물주먹밥은 나물의 특성에 따라 생으로 먹을수 있다면 생으로 넣어도 되구요. 보편적으로는 데쳐 다져준후 간단한 밑간을 해준후 섞어주면 됩니다. 


주먹밥은 어떤밥으로 해도 상관없지만 찰기가 많은 밥이 부재료를 듬뿍넣어도 흐트러지지않아 좋습니다. 

찰기가 많은 잡곡(차조,찰기장, 찰수수 등등)을 넣은 밥은 부재료를 밥보다 많이 넣어도 절대로 모양이 흐트러지지않습니다. 참조~(햇보리가 나오는 늦봄 초여름까지 가을잡곡 많이 챙겨드세요!)


섬쑥부쟁이는 이미 소개했으니, 나물손질입니다.

뿌리쪽 줄기부분만 다듬으면 됩니다. 그리고 팔팔끊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살짝 데쳐줍니다. 

나물은 친숙해지면 데치는 것쯤이야 식은죽먹기처럼 쉽지만, 친숙하지않다면 데치는 것도 어렵습니다.

숨이 살짝 죽었다는 느낌을 알아채는 것이 제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숨이 죽으면 바로 건져 흐르는 찬물에 재빨리 헹궈주는 것을 잘하면 됩니다. 그래야 나물이 흐물흐물하지않고 아삭함도 살고 색감도 살고 맛있습니다. 


언제나 요리라는 것이 그러하듯, 많이 자주 한사람이 능숙할수밖에 없습니다. 봄날은 나물과 친해지는 계절이니 친숙해지면 거뜬하게 나물데치는 것쯤이야 하면서 거만?하게 만들수 있습니다. 아자!



섬쑥부쟁이는 줄기부분이 데친후에 살짝 변하더군요.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것이 아니니 ( 나물마다 가지고 있는 성분들이 달라 데쳐지면서 반응하는 방법이 달라요.) 물기꽉 짜서 잘게 다져줍니다. 그리고 도마위에서 소금약간, 들기름약간 넣고 조물조물 섞어줍니다. (볼에 담아 섞어주면 더 편리해요. 저는 게을러서요.ㅎ)



만만한 당근과 불고기를 해놨던 것이 있어서 적당량 다져 준비했습니다. 곁들이는 부재료는 취향껏! 또는 냉장고 사정껏! 하심되겠습니다. 밥은 당연히 잡곡밥입니다. 어금니동부콩과 이팥, 약차조, 노란차조,찰수수가 들어갔어요. 

밥에는 참기름과 소금약간 넣어 미리 밑간해준후 준비한 부재료 몽땅 넣고 잘 섞어줍니다. 



주먹안에 쏘옥 들어가는 양만 집어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줍니다. 제가 욕심꾸러기인거 알잖아요?

당연히 밥반 부재료 반, 근데 사실 밥보다 부재료가 항상 더 많아요. 그런데 언제나 잘 뭉쳐지는 거 보면 희한해요. 

아무래도 차진 잡곡밥 덕분인거 같아요. 


자~~

그릇에 담습니다. 

아오~~ 향이 짙은 섬쑥부쟁이가 입을 호강시켜줍니다. 

어쩜이리 멋진 향을 가진걸까요? 진짜 부러워요. 나물향을 부러워하는 제가 좀 이상한가요?

너무 멋진 향을 가진 섬쑥부쟁이. 사랑스럽습니다. 



봄은 어원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보다'에서 온 말이 아닐까 그런생각이 듭니다.

'봄' 보는일이 너무나 행복해지는 그런날. 생명의 신비 그 자체를 오롯이 느끼는 계절이기때문인가봐요.

그런데, 봄나물은 '보는 행복'말고도 몸으로 스미는 '향'도 있어서 몸으로 제대로 느낄수 있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습니다. 



어김없이 봄날이 오듯이 또, 어김없이 돋아나는 봄싹 봄나물처럼

우리들 생에서도 어김없이 봄같은 날이 찾아오리라 믿어보는 거. 그것을 배우는 계절인가봐요. 


봄향기를 닮은 삶을 살아내고픈, 그런 마음이 간절해지는 봄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봄기운이 만연해지는 속도만큼 황사와 미세먼지도 짙어져서 눈살 짓게합니다. 

봄식재료 잘 챙겨먹으며 잘 가꾸어낸 봄날을 보내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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