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맛있는 봄찬 일곱번째찬, 향긋함이 끝내주는 울릉도 섬쑥부쟁이나물입니다.
섬쑥부쟁이는 육지쑥부쟁이와 달라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울릉도가 원산지입니다.
그런데, 울릉도 섬쑥부쟁이는 자기이름을 제대로 불려지려면 꽤나 걸릴듯합니다. 울릉도에서는 '부지깽이나물'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때문이고 또 유명세를 타면서 '부지깽이나물'로 이름이 굳혀져가기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지깽이나물은 종이 완전 다른식물입니다. 그래서 혼동해서 부르면 안되는데, 이거 부르는사람 맘인건지.. 도통 자리가 잡히지않습니다.
그래도, 제대로는 알고 있어야 할듯해서, 정확하게 이름을 붙여봅니다.
우선, 울릉도 섬쑥부쟁이라 함은 울릉도에서 자란 것을 말하고요, 워낙 유명해지면서 종자를 육지에도 가지고와서 대량재배한 것은 '울릉도 취', 또는 '쫑취' 등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제가 그간 육지 섬쑥부쟁이를 먹었는데요. 그래서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를 잘 몰랐습니다.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굳이 일부러 구매하려고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장터에서는 1년연중 육지 섬쑥부쟁이를 판매하는터라 그리 어려운일도 아니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기본, 섬쑥부쟁이는 성장이 무난해서 물만 잘주면 아무데고 잘 자랍니다. 제철은 봄과 가을에 키운것을 챙기면 됩니다.
이번에, 우연찮게 울릉도 섬쑥부쟁이를 만나서 한번 사와봤습니다.
먹어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원산지는 남다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울릉도는 정말 대단한 섬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흙과 바람,볕이 어떻길래 육지와는 사뭇다른 이런 맛을 주는걸까요? 섬쑥부쟁이가 좋아하는 땅,바람,볕이 있기때문일까요?
'종자'가 식물에는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그 못지않게 그 종자가 가장 잘 자랄수있는 터가 있다는걸 다시한번 배웁니다.
그래서, 토종종자와 우리땅은 찰떡궁합일수밖에요.
울릉도 섬쑥부쟁이는 모양새도 살짝 다르고, 향이 짙어 그 맛이 너무 좋네요.
누누히 강조했던, 제철이 주는 힘은 '향'의차이로부터 나오는데.. '제땅'에서 자라야 주는 '향'이라는 것이 있네요.
그 식물마다 자기어울림이있는 땅이 있다는 게,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그만큼 땅은 식물과 혼연일체인가봅니다.
이런것을 지켜주면서 키워내기만해도 우린 먹거리걱정을 정말 덜해도 될듯합니다.
별로 기대하지않았다가 깜짝 놀래서일까요?
엄청 향긋하니 맛있습니다. 매년 맛볼지는 모르겠지만, 봄날에 만난다면 너무(미친듯이) 반가울듯합니다.
꼭! 늦봄(제철)에 맛보는 짙은 참취나물맛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요즘 나오는 취나물은 사실 온실재배취나물이라 향이 모자라거든요.) 그래서, 울릉도취라는 이름도 만만하게 붙여부르나봅니다.
육지재배 섬쑥부쟁이도 향긋함이 좋습니다. 울릉도 섬쑥부쟁이만큼은 아니지만, 향긋한 봄나물중 하나라 봄철밥맛을 돋구는데 무척이나 좋습니다. 울릉도산만 고집하면, 울릉도 땅넓이가 한계가 있는데.. 가격만 올라갈듯합니다. 또 울릉도에 너무 많이재배하면 울릉도땅이 못버텨낼 것입니다. 장터에서 만나게 된다면 구입해서 맛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섬쑥부쟁이는 봄날 잘 챙겨먹고 또 말려두었다가 겨울에 먹으면 끝내줍니다.
그러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고 육지 섬쑥부쟁이 잘챙겨먹읍시다!
혹여, 울릉도 섬쑥부쟁이를 만나 사오셨다면 '제철을 지키고 제땅에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맛으로 우리에게 오는가를 배우면 좋을듯 합니다. 그런 배움만으로도 우린 보다 값진것을 얻은 것이라 그리 생각합니다.
너무 향긋해서 또 버릇나옵니다. 한줄기 한줄기 입에 넣으며 눈감고 음미합니다.
아...향긋해~~~
울릉도 섬쑥부쟁이나물
재료: 데친 울릉도 섬쑥부쟁이 크게1줌
양념: 된장1큰술, 들기름1큰술, 다진마늘약간, 움파약간
울릉도 섬쑥부쟁이나물은요,
일반 나물무침과 동일해요. 다만, 향이 너무 좋은터라 들기름과 된장에 무치면 더 맛있습니다.
그리고 마늘은 안넣거나 아주 소량만 넣어 그 향을 즐기면 좋습니다.
울릉도산 섬쑥부쟁이와, 육지재배 섬쑥부쟁이를 비교해 사진을 마련했습니다.
구별해서 보면 좋을듯 합니다.
▲ 울릉도산 섬쑥부쟁이입니다. 위아래를 사진을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잘 보입니다.
울릉도에서 자란 섬쑥부쟁이는 줄기부분이 보랏빛을 띄고 있고 잎모양도 살짝 다른듯하구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울릉도섬쑥부쟁이는 노지에서 자란거 같고, 아래의 육지 섬쑥부쟁이는 하우스에서 자란듯해요.
색깔만 봐도 구분이 되네요. 역시, 자연의 힘으로 자란것이 색감도 향도 맛도 더 좋다는걸 증명하는건 아닌지.
▲ 육지재배 섬쑥부쟁이인데요 작년봄에 찍은 사진이여요. 지금와서 다시 보니, 줄기가 길쭉한걸로 봐서 여러번 수확한 뒤에 길러낸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육지재배 섬쑥부쟁이도 노지에서 봄을 맞으며 성장한 것은 짙은녹색입니다. 다만 줄기부분이 보랏빛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육지재배 섬쑥부쟁이 특징은 울릉도산 섬쑥부쟁이에 비해 윤기가 나는듯합니다.
구별을 잘 못하겠다구요? 흠.. 그리 어려울것이 없어요. 일단, 울릉도산 섬쑥부쟁이는 보통 '부지깽이'나물로 불리우거나 '울릉도'에서 재배했다는 걸 엄청 강조하기때문에 금새 알아채실거구요. 가격도 육지산보다 비싸요.
육지재배 섬쑥부쟁이는 워낙 성장속도가 좋고 대량재배가 되는터라 철잃은 겨울에도 가격이 엄청 저렴한 편입니다.
봄에는 더 저렴합니다. 보통 '울릉도취'라는 이름으로 판매합니다. (울릉도라는 이름을 넣었지만 울릉도에서 재배되는 건아니여요.)
맛을 배운다는 입장에서나 봄을 배운다는 입장에서는 두가지다 각각 맛보고 어떤차이가 있는가를 배우면 좋습니다만, 기회가 닿으면 그리하면 될듯합니다. 관심있게 관찰하며 장터와 시장을 돌아다니다보면 눈에 익숙하게 들어오게됩니다.
그간 못 만난것이 아니라 못 본것이 틀림 없기때문입니다.
자, 그럼 나물 손질들어갑니다.
여느 나물처럼 먼저 줄기끝부분 살짝 다듬어주고요. 팔팔 끓는물에 소금약간 넣고 살짝 데쳐줍니다.
그리고 흐르는 찬물에 헹궈주고 물기짜서 볼에 담습니다.
나물은 양념하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건, 나물맛이 살게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나물의 독특한 향과 식감이 있다면 그것을 살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국간장(조선간장)이나 된장으로 무치면 가장 좋습니다. 깔끔하게 나물맛을 살려주기때문입니다.
그중, 된장으로 무치는 건 향이 좋은나물같은 경우 더 빛이납니다. 여기에, 들기름을 첨가하면 향이 춤을 춥니다.
참기름도 나물과 아주 잘 어울리지만 향이 독특한 나물과는 안어울립니다. 그건 참기름향이 나물향을 먹기때문입니다.
고로, 참기름은 나물향이 적은나물에 즐겨사용하면 좋습니다.
별거아니지만, 나물에 따라 국간장과 된장맛에 따라 달라지고 기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 차이점을 하나하나씩 배우는 것도 나물찬을 사랑하게되는 과정일껩니다.
된장과 들기름 각각 1큰술, 다진마늘은 아주 약간 넣거나 안넣어도 됩니다. (향이 좋은나물은 피하면 더 좋습니다.)
조물조물 버무린후 통깨뿌려 마무리~~~
자~
그릇에 담았습니다.
아오~~~~ 너무 맛있습니다. 진짜 늦봄에 먹는 참취의 짙은향이 나옵니다.
이리 멋진향을 만날때면 정말이지 뭐먹고 이리 크노? 이리 묻고싶어집니다. 자기향을 가졌다는 것도 멋진데, 그향이 너무 좋으니 더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이 봄날 기회가 닿는다면 또 만나고픕니다. 아~ 사랑스럽다.
울릉도 섬쑥부쟁이, 그맛에 반할만 합니다. 그래서 육지재배도 그리 많아진거 같습니다.
좀더 연구해서 울릉도에 나물이 왜 더 맛있는지 땅,기온, 바람, 볕 그 모든것을 잘 파악해서 많은사람들이 즐길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가끔, 너무 유명해진 나물들이 그향과 식감을 잃고 철모르게 키우며 맛과 식감을 잃어 그 본연의 나물맛마저 버려놨습니다.
그것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모르겠습니다. 무늬만 같아지지말고, 대량생산에만 눈멀지말고, 향과 식감도 오로지 담아내는 제대로 키우기가 더 욕심내는 재배풍토가 되길 바래봅니다.
저는 향이 좋은 나물을 만나게 되면, 항상 그들이 가진 '향'이 참 부러워요.
분명, 그 향은 생존방법일테이지만 우리삶에도 향기라는 거. 그런거 가지고싶어지거든요. 결국 자기환경을 잘 이겨내는 힘에서 오는 것이니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그리 말하는 것같아 부럽고 내삶을 보면 무겁고..그렇습니다.
아무튼, 봄이 훌쩍 와버렸는데 밍숭밍숭해요. 금새 달아날까봐 걱정만 커지고요.
우리삶도 향이 폴폴나는 멋진 봄날이 되게! 용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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